유령자매 Ⅱ
"어차피 두 시간만 지나면 또 잊어버릴 텐데, 꼭 가르쳐 줘야 해?"
제라토우스트 제약 회사, 1층 로비.
404소대는 본격적으로 수색을 개시했다.
...한 발 늦었네.
쓸 만한 건 다 옮겨졌고, 잡동사니밖에 안 남았어.
신호원으로 직행해도 되겠는데?
예전엔 분명 으리으리한 건물이었겠지?
저 봐, 사치스러운 크리스탈 샹들리에에, 저긴 예쁜 조각상에 유화도 있고...
그런데, 너무 오래돼서 청소하는 사람도 없으니 다 먼지에 뒤덮였네.
청소하는 사람이 없다기보단, 청소할 줄 모르는 사람이 온 거지.
UMP45가 쪼그려앉아, 대리석 바닥에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을 살펴봤다.
이거... 우리 발자국이야?
이 두 줄짜리 발자국의 크기를 봐. 안나가 두 명으로 분열한 게 아닌 이상, 이런 발자국은 안 나와.
그리고 여기 잔뜩 뒤엉킨 발자국. 인근의 떠돌이 개라도 들어왔나?
혹시 누가 따라오는 건...
이,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이게 과연 뭔지는, 따라가 봐야 알 수 있겠지.
미지의 발자국은 로비 너머로 이어졌다.
가자. 로비에는 별거 없어.
단서가 너무 쉽게 나타났는데, 함정 아닐까?
그렇다면 더더욱 조사할 가치가 있지.
그리고 이 두 줄인 발자국의 주인이, 우리의 오랜 친구일지도 모르잖아?
응? 설마...
타타타탓——
텅 빈 로비 끝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거, 거기 누구야?!
으아아아앙!!!
너넨 좀 진정해!
거기 누구야? 당장 나와!
그렇게 소리 지른다고 나오겠어?
저쪽에서 진심을 담아 우릴 초대하고 있는데, 가서 얼굴도장이라도 안 찍으면 실례지.
416, 짐덩이 둘을 부탁해.
9은 416 뒤에서 엄호하고.
응!
내가 무슨 보모 인형도 아니고...
404소대는 경계를 유지하면서 발소리가 사라진 방향으로 향했다. 잠시 후, 복도 끝에 낡은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발자국은 여기서 끊어졌어. 다른 길은 확실히 안 보이지?
그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른 층으로 이동했겠네.
꽤 높은 건물인데, 어느 층으로 갔을까?
옆에 안내판이 있어. 2층 위로는 다 사무실이고, 지하 1층과 2층은 주차장...
음? 지하 3층은 표기가 없는데 버튼은 있네.
그럼 지하 3층이 수상하네.
불길한 숫자다...
안나, 멍하니 거기서 뭐해? 위험하니까 이리――
나... 여기 와본 적 있는 거 같아...
하지만 잘 떠오르질 않아...
제대로 찾아왔네. 우선 이 지하 3층에 내려가보자.
...카드 인증이 필요한데.
쳇, 하는 수 없지. 다 꽉 잡아.
잠깐, 그걸 하려고...?
야호! 정말 오랜만이다!
응? 뭔데?
됐으니까 416 꽉 잡아!
끼리리리릭!!!
문이 닫히자마자, 낡은 엘리베이터는 고장이라도 난 듯 추락했다.
꺄아아아아!!!
으아악 작작 좀 껴안아! 다리 부러지겠어!
45!!! 앞으론 이거 금지야아아아!!
눈 깜짝할 새에, 엘리베이터는 지하 3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창고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여긴... 창고?
대기업이 창고를 본부 지하에 두는 건 처음 보네.
이 기업의 규모로 봐선, 생산품을 보관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면적인데...
그렇다면, 여기에 보관하던 건...
외부에 드러나선 안 되는 것들이었겠지.
드라마서 보면 너무 많은 걸 아는 사람은 다 입막음당하던데...
......
바닥에 남은 흔적으로, 이곳에 상당히 많은 화물이 보관됐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서진 상자의 잔해들밖에 없었다.
404소대는 남겨진 조각에서 단서를 찾아내러, 빈 상자들 사이로 흩어졌다.
죄다 빈 상자뿐이야...
운송장도 전부 찢어졌네. 좀 멀쩡하다 싶은 건 먹칠되어 있고.
일단 가져가서 분석할 수 있을지 봐야겠어.
그런데, 왜 나무 상자를 썼을까?
약품을 담는 거라면 그냥 골판지 상자로 충분하잖아?
그거 꽤 흥미로운 질문인걸.
......
안나는 말없이 한 상자 곁에 다가가, 바닥에 뒤집힌 덮개를 살며시 만졌다.
안나? 뭐 찾아냈어?
......
상자 덮개의 안쪽에는 온통 소름 끼치는 손톱자국이었다. 자국들은 하나같이, 절망과 비통이 느껴지는 진한 갈색이었다.
이건...!
......
나... 기억났어...
나... 여기 온 적 있어... 한동안 여기 있었어...
하지만... 어디서 여기로 왔는진 모르겠어...
엄청 오랫동안 어둡고, 어지럽고, 숨막힌 채로 있다 갑자기 눈앞이 밝아졌어...
뭐야... 그럼 이 상자는...
......
......
건물의 상황실.
드리머는 모니터에 비친 창고의 감시 카메라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직 개조도 안 된 유년체가 저렇게 많이 안다니...
한참을 조사해도 아무 수확이 없었는데, 이렇게 변환점이 제발로 납셨네.
그리폰이 조금 좋아질 지경이야.
음? 우리가 뭘 조사했는데?
......
어차피 두 시간만 지나면 또 잊어버릴 텐데, 꼭 가르쳐 줘야 해?
나, 나도 내 기억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건 안다구...
그래도... 그냥 알려 줘! 말해 줘 말해 줘 말해 줘 말해 달라니까!
어휴 정말...
우리 보스였던 엘리사가 철혈을 통째로 버렸잖아. 그래서 새로운 상사를 찾으려는 거야.
그리폰은 지금 거지 신세고, 군도 거의 무너질 처지니...
남은 건 패러데우스뿐인데, 아직 어떤 데인지 잘 모르니 이렇게 공부하면서 그들의 실력을 확인하는 중이야.
흐음... 그치만 난 걔네 디자인 마음에 안 들던데...
지금 네가 그런 걸 따질 처지라 생각해?
윽...
그, 그럼 이제 어떡할 거야?
쓸모 있는 녀석은 당연히 잡아가야지.
요 며칠 내내 계속 부품만 뜯어다 갈았으면서 그것도 기억 못 해?
내가 갈긴 뭘 갈아?
하지만 저기 저 녀석들도 있잖아.
또 까먹었니...
뭐가 무서워? 우린 저 유년체를 빼앗기만 하면 돼. 굳이 녀석들과 정면으로 맞붙을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네 말은...
안나를 달래 준 뒤, HK416은 상자 속에 웅크린 회색 물체로 눈을 돌렸다.
아이 깜짝이야, G11! 왜 하필 상자 속이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잠이 와!? 당장 나와!
우으으―― 얼굴 꼬집지 마아아...
잠깐, G11 밑에 저게 뭐야?
어째 잠자리가 불편하더라니...
이건... 인형의 부품?
하지만 IOP 규격은 아닌 것 같은데...
역시나.
팟.
창고의 불이 갑자기 전부 꺼졌다.
그리고 어둠 너머로, 붉은 빛을 발하는 눈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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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토우스트 제약 회사, 1층 로비.
404소대는 본격적으로 수색을 개시했다.
...한 발 늦었네.
쓸 만한 건 다 옮겨졌고, 잡동사니밖에 안 남았어.
신호원으로 직행해도 되겠는데?
예전엔 분명 으리으리한 건물이었겠지?
저 봐, 사치스러운 크리스탈 샹들리에에, 저긴 예쁜 조각상에 유화도 있고...
그런데, 너무 오래돼서 청소하는 사람도 없으니 다 먼지에 뒤덮였네.
청소하는 사람이 없다기보단, 청소할 줄 모르는 사람이 온 거지.
UMP45가 쪼그려앉아, 대리석 바닥에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을 살펴봤다.
이거... 우리 발자국이야?
이 두 줄짜리 발자국의 크기를 봐. 안나가 두 명으로 분열한 게 아닌 이상, 이런 발자국은 안 나와.
그리고 여기 잔뜩 뒤엉킨 발자국. 인근의 떠돌이 개라도 들어왔나?
혹시 누가 따라오는 건...
이,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이게 과연 뭔지는, 따라가 봐야 알 수 있겠지.
미지의 발자국은 로비 너머로 이어졌다.
가자. 로비에는 별거 없어.
단서가 너무 쉽게 나타났는데, 함정 아닐까?
그렇다면 더더욱 조사할 가치가 있지.
그리고 이 두 줄인 발자국의 주인이, 우리의 오랜 친구일지도 모르잖아?
응? 설마...
타타타탓——
텅 빈 로비 끝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거, 거기 누구야?!
으아아아앙!!!
너넨 좀 진정해!
거기 누구야? 당장 나와!
그렇게 소리 지른다고 나오겠어?
저쪽에서 진심을 담아 우릴 초대하고 있는데, 가서 얼굴도장이라도 안 찍으면 실례지.
416, 짐덩이 둘을 부탁해.
9은 416 뒤에서 엄호하고.
응!
내가 무슨 보모 인형도 아니고...
404소대는 경계를 유지하면서 발소리가 사라진 방향으로 향했다. 잠시 후, 복도 끝에 낡은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발자국은 여기서 끊어졌어. 다른 길은 확실히 안 보이지?
그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른 층으로 이동했겠네.
꽤 높은 건물인데, 어느 층으로 갔을까?
옆에 안내판이 있어. 2층 위로는 다 사무실이고, 지하 1층과 2층은 주차장...
음? 지하 3층은 표기가 없는데 버튼은 있네.
그럼 지하 3층이 수상하네.
불길한 숫자다...
안나, 멍하니 거기서 뭐해? 위험하니까 이리――
나... 여기 와본 적 있는 거 같아...
하지만 잘 떠오르질 않아...
제대로 찾아왔네. 우선 이 지하 3층에 내려가보자.
...카드 인증이 필요한데.
쳇, 하는 수 없지. 다 꽉 잡아.
잠깐, 그걸 하려고...?
야호! 정말 오랜만이다!
응? 뭔데?
됐으니까 416 꽉 잡아!
끼리리리릭!!!
문이 닫히자마자, 낡은 엘리베이터는 고장이라도 난 듯 추락했다.
꺄아아아아!!!
으아악 작작 좀 껴안아! 다리 부러지겠어!
45!!! 앞으론 이거 금지야아아아!!
눈 깜짝할 새에, 엘리베이터는 지하 3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창고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여긴... 창고?
대기업이 창고를 본부 지하에 두는 건 처음 보네.
이 기업의 규모로 봐선, 생산품을 보관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면적인데...
그렇다면, 여기에 보관하던 건...
외부에 드러나선 안 되는 것들이었겠지.
드라마서 보면 너무 많은 걸 아는 사람은 다 입막음당하던데...
......
바닥에 남은 흔적으로, 이곳에 상당히 많은 화물이 보관됐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서진 상자의 잔해들밖에 없었다.
404소대는 남겨진 조각에서 단서를 찾아내러, 빈 상자들 사이로 흩어졌다.
죄다 빈 상자뿐이야...
운송장도 전부 찢어졌네. 좀 멀쩡하다 싶은 건 먹칠되어 있고.
일단 가져가서 분석할 수 있을지 봐야겠어.
그런데, 왜 나무 상자를 썼을까?
약품을 담는 거라면 그냥 골판지 상자로 충분하잖아?
그거 꽤 흥미로운 질문인걸.
......
안나는 말없이 한 상자 곁에 다가가, 바닥에 뒤집힌 덮개를 살며시 만졌다.
안나? 뭐 찾아냈어?
......
상자 덮개의 안쪽에는 온통 소름 끼치는 손톱자국이었다. 자국들은 하나같이, 절망과 비통이 느껴지는 진한 갈색이었다.
이건...!
......
나... 기억났어...
나... 여기 온 적 있어... 한동안 여기 있었어...
하지만... 어디서 여기로 왔는진 모르겠어...
엄청 오랫동안 어둡고, 어지럽고, 숨막힌 채로 있다 갑자기 눈앞이 밝아졌어...
뭐야... 그럼 이 상자는...
......
......
건물의 상황실.
드리머는 모니터에 비친 창고의 감시 카메라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직 개조도 안 된 유년체가 저렇게 많이 안다니...
한참을 조사해도 아무 수확이 없었는데, 이렇게 변환점이 제발로 납셨네.
그리폰이 조금 좋아질 지경이야.
음? 우리가 뭘 조사했는데?
......
어차피 두 시간만 지나면 또 잊어버릴 텐데, 꼭 가르쳐 줘야 해?
나, 나도 내 기억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건 안다구...
그래도... 그냥 알려 줘! 말해 줘 말해 줘 말해 줘 말해 달라니까!
어휴 정말...
우리 보스였던 엘리사가 철혈을 통째로 버렸잖아. 그래서 새로운 상사를 찾으려는 거야.
그리폰은 지금 거지 신세고, 군도 거의 무너질 처지니...
남은 건 패러데우스뿐인데, 아직 어떤 데인지 잘 모르니 이렇게 공부하면서 그들의 실력을 확인하는 중이야.
흐음... 그치만 난 걔네 디자인 마음에 안 들던데...
지금 네가 그런 걸 따질 처지라 생각해?
윽...
그, 그럼 이제 어떡할 거야?
쓸모 있는 녀석은 당연히 잡아가야지.
요 며칠 내내 계속 부품만 뜯어다 갈았으면서 그것도 기억 못 해?
내가 갈긴 뭘 갈아?
하지만 저기 저 녀석들도 있잖아.
또 까먹었니...
뭐가 무서워? 우린 저 유년체를 빼앗기만 하면 돼. 굳이 녀석들과 정면으로 맞붙을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네 말은...
안나를 달래 준 뒤, HK416은 상자 속에 웅크린 회색 물체로 눈을 돌렸다.
아이 깜짝이야, G11! 왜 하필 상자 속이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잠이 와!? 당장 나와!
우으으―― 얼굴 꼬집지 마아아...
잠깐, G11 밑에 저게 뭐야?
어째 잠자리가 불편하더라니...
이건... 인형의 부품?
하지만 IOP 규격은 아닌 것 같은데...
역시나.
팟.
창고의 불이 갑자기 전부 꺼졌다.
그리고 어둠 너머로, 붉은 빛을 발하는 눈이 하나둘씩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