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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25 · 이중난수

화분증·시작

"여기 브레멘의 특산 소시지랑 자우어크라우트 5인분 주문하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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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브레멘.

안젤리아의 은신처.

안젤리아

......

AK12

내기할까?

RPK16

20분.

AN94

무슨 얘기지?

AK15

안젤리아가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지 내기하는 거다.

AN94

음? 아아...

넌 저걸 알아듣는구나...

AK15

레나테도 한가한 짓을 하는군.

RPK16

정말 한가한걸요.

안젤리아 씨, 벌써 2시간째 저러고 있잖아요.

다 허물어진 절의 위엄 넘치는 불상처럼 말이에요.

AK12

물론 이해는 가지만 말이야.

지금 우리의 처지가 안 좋은 건 사실이니.

AN94

상황이 안 좋다니?

AK15

......

RPK16

에르빈도 참, 주제가 어려워질 것 같으니 바로 또 존재감을 지우려 하네요.

가끔은 대화에 어울릴 줄도 알아야죠.

AK12

저번에 잔뜩 소란을 피운 덕분에, 전 세계가 그리폰과 안젤리아를 주목하게 됐어.

"그 기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기술"의 정체는 무엇인지.

어중이떠중이들부터 날고 기는 것들까지 전부, 지금 이 순간에도 여길 지켜보고 있겠지.

RPK16

이렇게 번듯한 저택을 내어 준 슈타지도 마찬가지죠.

나쁜 속셈일지 누가 알아요?

K 씨부터도 좋은 사람처럼 안 생겼는데.

AK15

그건 그래.

AK12

그런 전제하에 어떻게 행동할지는 당연히 신중히 고려해야지.

지도도 없이 마구잡이로 돌아다녀봤자 막다른 길에 몰릴 뿐이야.

RPK16

안젤리아 씨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받고 있는 처지니 말이죠. 아이스크림 하나 사 갖고 오는 것도 분석팀을 모아서 의도를 알아내려 할걸요?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저렇게 방구석에서 밍기적거려서 좋을 것 없어요.

움직이지 않는 것도 그들 눈에는 또 하나의 움직임이니까요.

어쩌면, 가만 있는 편이 오히려 그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네요.

AK12

나 참, 일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지옥 난이도라니.

물 좀 사러 내려가기만 해도 감시를 10명은 마주칠 지경이라니까?

여태까지 우리가 누군가를 감시하는 입장이었는데, 반대는 태어나서 처음이야.

RPK16

내 앞에 창조된 것 없나니.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그리하지 않으면 필시 지옥에 떨어지리라♪

AK12

시 한번 참 엉망이네.

그나저나, "그건" 어떻게 됐어?

RPK16

방 안에서만 12개 찾았고, 밖에선 9개 찾아냈어요.

과연 독일제랄까, 녹취 정밀도에 신호 송출 기능까지 흠잡을 데가 없네요.

다음에 K 씨를 만나면 몇 개 대신 구입해 달라고 부탁할까요?

AN94

은신처라면서 도청기가 이렇게 많다니...

AK12

즉, 아무리 겉보기에 친절한 사람이라도 무슨 꿍꿍이속인지 모른다는 거야.

그래서 다 떼냈어?

RPK16

보이는 대로 다 없애긴 했지만, 만일이라는 게 있잖아요?

AK12

아직 더 있다 해도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

필요한 거 있으면 혹시 모를 청취자분께 말해 봐.

바로 배달해 줄지 누가 알아?

RPK16

오, 그거 일리 있네요.

아 아, 여보세요~ 들리시나요~

여기 브레멘의 특산 소시지랑 자우어크라우트 5인분 주문하고 싶은데요~

AK12

달리 생각하자면...

탈린과 팔디스키에서 겪은 일은 우리의 수호 부적이자 히든카드지.

그걸 쥐고 있으니까 안젤리아도 이쪽 동네의 높으신 분에게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통행증을 받은 거고.

안젤리아

맞아.

RPK16

우와, 불상이 움직여요.

안젤리아

게다가 심각한 손실을 입고 M4까지 행방불명인 지금...

그리폰의 지휘관도 세력을 다시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당분간은 그쪽에서 지원이 올 거란 기대는 버리는 게 좋아.

안전국도 물론이고.

여기서 우리가 믿을 건 우리밖에 없어.

AK12

아주 자연스럽게 수다에 끼어드네.

AN94

울릭 주석도 포함인가?

안젤리아

우리에 대한 그녀의 태도가 진심일 수는 있지.

하지만 신분상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는 없어.

AK15

......

안젤리아

왜 그래?

AK15

위성 통신입니다.

RPK16

줘 봐.

안젤리아

채널은?

RPK16

<color=#00CCFF>66.45요.</color>

AK12

하벨 영감?

안젤리아

그 여우 같은 영감탱이가 긴급 상황이 아니고서야 우리한테 연락할 리가 없는데.

무슨 내용이지?

RPK16

기다려 보세요, 암호화 해독은 힘든 일이라고요.

......

오호......

와아... 그런 일이...

안젤리아

너 자꾸 마임 개그하면 앞으로 통신은 전부 루치아한테 맡긴다?

RPK16

우리 선배님이 대신해 주신다면 저야 고맙죠.

좋은 소식이에요.

"플로라"란 이름의 연구소, 들어본 사람 있나요?

AK12

무슨 사탕 공장 같은 이름이네.

안젤리아

거기가 어쨌는데?

RPK16

그리폰 지휘관님이 정보를 보내 주셨는데, 관할구역에서 독일에서 운송된 걸로 의심되는 컨테이너가 발견됐대요.

그래서 하벨 씨가 그쪽과 다른 곳의 사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 내용물은 붕괴 복사를 머금은 "우담화" 같다네요.

그걸 잔뜩 실은 컨테이너로 옐로우존의 민간인 거주지를 벌써 몇 개나 작살냈대요.

그리고 지금 하벨 씨가 보내신 좌표는, 그 컨테이너의 발송지로 의심되는 곳이에요.

안젤리아

"우담화"...

드디어 첫 번째 단서가 나왔군.

AK12

돌파구가 알아서 찾아왔네.

일할 시간이야, 안티아.

AN94

알겠다.

똑똑.

RPK16

오, 소시지 배달 왔나 봐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안젤리아

장난치지 말고 도청기 꺼, 그리고 몰리도한테 연락해.

거길 조사하러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