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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25 · 이중난수

등잔 밑

"인류를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건 같은 인류밖에 없어요."

-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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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보기 (63줄)

독일, 브레멘.

시청.

똑똑.

울릭

들어오십시오.

K

......

울릭

어서 오세요, 슈바벤 씨...

아니, 지금도 K라 불러야 하나요?

K

편하실 대로 부르십시오.

무슨 용건이십니까?

울릭

그런 식으로 말하면 당신에 대한 평가만 떨어질 뿐입니다, K.

정말 모르고 물으셨다면 우선 문부터 닫으시죠.

K

참 예민하시군요, 전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울릭

물론 저도 당신이 살아 돌아오셔서 정말 기쁩니다.

하지만 저희에겐 숨 고를 시간도 넉넉하지 않아요.

지금 이렇게 인사치레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낭비하는 겁니다.

K

친절함을 어필하는 것도 주석님의 업무니 말이죠.

안젤리아에게 하신 말씀도 단순한 외교적 언사였습니까?

울릭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그 소련인들 덕에 목숨을 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녀와 그녀의 동료분께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고, 우리 모두 같은 소망을 가졌다 믿습니다.

하지만 진영의 차이가 저희가 공개석상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어요.

K

그녀도 그렇게 생각하겠죠.

하지만 프로메테우스파가 생각 없이 그녀를 파견하진 않았을 겁니다.

안젤리아와 저희는 분명 협력할 기회가 있습니다.

그녀의 실력은 저희의 눈이 증명하고, 그녀가 해결하려는 문제도 저희가 예전부터 하려던 것입니다.

K

그리고 이번엔 그때 아주 편리했던 두 인형도 동행했죠.

그 여우 같은 녀석이 일부러 실력을 아낀 게 아니라면, 저도 더 많은 정보를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울릭

하지만 안젤리아 씨가 마주할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늑대 무리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그녀가 쥔 정보는 세계가 노리고 있으니까요.

우리뿐만 아니라, "그들"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K

아무리 밟아도 꿈틀거리는 놈들...

아마 이번이 그들의 마지막 발악이 될 겁니다.

울릭

안쓰러운 자들이죠.

진심으로 "유적"만 있다면 지금의 국면을 뒤집을 수 있다 믿다니...

똑같은 생각을 품다 체포된 모스크바의 정객들을 보고서도 전혀 깨닫지 못한 걸까요?

K

어리석은 놈들은 항상 자신감만 가득한 법이죠.

놈들이 안젤리아에게 손대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울릭

네, 당신의 책임을 다해 주세요.

그래도 상대를 너무 얕보진 마세요, 적어도 마지막 승부를 걸 만한 저력은 남았습니다.

난민 구역에서의 일도, 그들이 암암리에 손을 쓴 흔적이 보이고요.

그놈의 쇼비니스트들이란...

K

그 일도 저희 측 인원이 계속 추적 중입니다.

금방 꼬리를 잡을 수 있겠죠.

울릭

아뇨 K, 꼬리를 잡는 것만으론 부족합니다.

놈들을 뿌리째 뽑아내야죠... 물론 그건 별개의 일이 되겠지만요.

이렇게 당신을 부른 이유는...

K

안젤리아가 가진 정보에 대해서입니까?

울릭

네, 윌리엄의 실험실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그녀 외엔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현장에 있었던 당신조차 전혀 접촉할 수 없었잖아요.

프로메테우스파가 그렇게 중요한 정보를 우리에게 거저 주진 않을 겁니다.

손에 쥐고 있어야만 안심이 되는 물건이란 게 있으니까요.

K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안젤리아와 그 그리폰의 지휘관은 한배를 탄 사이입니다. 프로메테우스보단 민간 회사 하나를 상대하는 편이 훨씬 쉽겠죠.

이를 이용할 생각은 않으셨습니까?

울릭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이 아니에요.

만약 제가 그리폰을 협상 조건으로 내세웠다면, 그 즉시 안젤리아 씨의 신용을 잃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안젤리아 씨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녀도 지휘관도, 모두 용감하고 정직한 분들이시죠. 저는 그분들과 적이 아닌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다만... 국가의 이익 때문에, 언제까지고 같은 편일 수는 없는 노릇이죠.

현재 윌리엄에 관한 정보는 안젤리아가 쥔 최강의 패입니다. 쉽게 건네주지 않는 것도 당연해요.

하지만 다행히, 우린 한발 앞서 가장 좋은 위치를 선점했습니다.

그녀를 보호하면서 신뢰를 얻어내세요. 다른 일은 천천히 해도 됩니다.

K

물론입니다. 하지만...

하시고 싶은 말씀은 그것만이 아니겠죠?

겨우 그게 다라면 굳이 저를 여기까지 불러낼 필요가 없으셨을 텐데요.

울릭

......네.

솔직히 말해서, 당신은 지금 제가 브레멘에서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약간 사적인 일은 당신에게 따로 말할 수밖에 없어요.

K

그렇게까지 신뢰해 주시니 황송할 따름이군요.

울릭

"범유럽 연맹의 주석"으로서, 방금 한 말은 다 진심입니다.

우리 민족을 위해, 우리는 유적 기술이 필요합니다. 직접 쓰진 않더라도, 적어도 손에 쥐고는 있어야 해요.

하지만, "길다 울릭"으로서는...

설령 안젤리아 씨가 작정하고 아무 정보도 제공하지 않더라도...

저는 그녀가 위험에 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현재로선 저 혼자서 모든 일을 정할 수 없어요.

정부는 아직도 안에서부터 잡음이 잔뜩이니, 루크사트주의의 필요성을 인지시키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K?

K

아직도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자가 많다...

울릭

제 상급자마저도 그렇죠.

K

정말 개인적인 요구군요. 하지만 그런 것쯤, 정식 임무에 대충 끼워넣으셔도 됩니다.

어찌됐든 간에, 앞으로 어떻게 임무를 수행할지 파악해 뒀으니 말입니다.

다만...

울릭

다만?

K

다만, 정치가인 당신이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야 그렇다 쳐도, 만약 누가 녹음이라도 했다간...

벼슬길은 그대로 끝장이잖습니까.

울릭

그 정도 리스크는 감수해야죠.

제 솔직한 생각을 꼭 당신께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K

어째서죠? 왜 그렇게까지 그녀를 주목하는 겁니까?

울릭

저희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상을 새로 쓰는" 것입니다.

전 아직도 자주, 베오그라드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려요.

세상엔 안젤리아 씨와 같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녀가 대표하는 것은 그녀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녀와 같은 모든 이들이죠.

그녀처럼 소련인임에도 절 구해 주신 지휘관 같은 사람이 있기에, 이 세상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인류를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건 같은 인류밖에 없어요.

전 이런 소중한 정신이 유적 기술보다 훨씬 가치 있다 생각합니다.

K

당신의 뜻, 잘 알았습니다.

울릭

고맙습니다.

K

천만에요, 그건 솔직히 저도 바라는 일입니다.

하지만 주석님의 의견을 하나 더 듣고 싶군요.

울릭

"패러데우스" 말인가요?

K

예... 안젤리아가 브레멘을 찾은 근본적인 이유기도 하죠.

울릭

우리가 그들에 관해 알아낸 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데, 지금으로선 그들을 샅샅이 조사할 여력도 없죠.

최저한의 대비만이라도 할 수밖에 없습니다.

K

정보팀은 그들이 이미 정부에까지 침투했다 보고 있습니다.

울릭

그게 사실이라면... "그놈들"의 어리석은 행보가 설명되는군요.

간첩이 아니고서야 그런 짓을 저지를 리 없으니.

그들은 안젤리아 씨가 우리 대신 처리하게 될 테니, 당신은 그녀와 잘 협력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K

예, 맡겨 주십시오.

울릭

작전의 현장 책임자는 누구죠?

K

"J"입니다.

울릭

......

K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 주시죠.

그가 최적의 인선이었습니다.

울릭

하아... 그 일은 나중에 얘기해요.

이만 돌아가셔도 됩니다.

명심하세요, 그 누구도 쉽게 믿어선 안 됩니다.

당신의 측근마저도 "그들"의 스파이일 수 있어요.

K

주석님이 안젤리아에게 붙이신 그 두 사람은 어떻습니까?

울릭

그 두 분은――

삐익.

K

이런, 죄송합니다.

울릭

괜찮습니다, 받으세요.

K

실례하겠습니다.

나다.

...뭐라고?!

......

잠깐, 아직 끊지 마! 자세히 설명――

삑.

울릭

J인가요?

K

죄송합니다 주석님, 당장 가봐야겠습니다.

K

안젤리아가 습격당했습니다.

울릭

......

어서 가세요.

그녀를 반드시 지키세요.

K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