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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25 · 이중난수

피리 부는 소년

"저것 봐, 생쥐들이 전부 따라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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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FFFF00>원활한 스토리 감상을 위해, 먼저 "드림박스·시작"을 열람하시기 바랍니다.</color>

......

안젤리아의 지시로 경찰이 올 때까지 봉쇄된 버얼 고아원에서, 리벨리온이 수사를 전개했다.

아이들은 모두 음악 교실로 모였고, 모두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클로네 선생이 수업을 진행했다.

클로네

"...저기 봐, 쥐들이 다 저 소년을 따라간다!"

"생쥐들은 넋이 나간 듯 피리부는 소년을 따라갔습니다. 피리소리가 강가에 도착하자, 매혹된 쥐들은 덩달아 강물에 뛰어들었고, 모두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답니다..."

RPK-16은 교실에 들어와 제일 뒷줄에 앉았다.

나일락

저 그 다음 알아요! 마을 사람들이 아까워서 피리부는 소년한테 금화 한 개만 주니까, 화가 난 소년이 피리로 애들을 전부 데려갔어요!

클로네 선생님, 그 이야기는 원장 선생님이 벌써 잔뜩 들려줬어요.

클로네

조용! 손님도 계신데 예의바르게 있어야지.

그제서야 아이들은 뒤에 앉은 RPK-16을 눈치챘다. 그탓에 활발하던 아이들은 바로 쥐죽은듯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졌다.

RPK16

후훗, 전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클로네 선생님의 조수라 생각하면 돼요.

클로네

아이고, 어떻게 그러겠습니까?

RPK16

고아원에서 불행한 사건이 벌어졌지만, 감사가 취소되진 않았답니다.

사건이 정리되면 이 고아원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거예요.

클로네

저, 정말입니까?

RPK16

그러니 어린이 여러분, 궁금하거나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언니에게 말해 주세요. 언니는 소원을 들어주는 마술사랍니다~

RPK-16이 웃으면서 주머니의 사탕을 잔뜩 꺼냈다. 아니나다를까, 아이들은 바로 눈을 반짝이며 그녀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RPK-16은 사탕을 전부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눈이 푸른 소년

아싸~! 사탕 주는 누나가 또 한 명 생겼다!

RPK16

또 한 명?

눈이 푸른 소년

누나랑 같이 온 검은 머리 누나도 저번에 와서 우리들한테 맛있는 거 가져왔어!

그런데 같이 안 왔네, 아쉽다.

RPK16

검은 머리 누나... 몰리도 씨 말이니?

연한 금발머리 여자애가 다가오자, RPK-16은 놓치지 않고 사탕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고개를 저으면서 사탕을 받지 않았다.

연한 금발 여자애

저...

RPK16

레나테 언니라고 부르렴.

연한 금발 여자애

레나테 언니, 원장 선생님이 안 계시면, 우린 이제 어떻게 돼요?

다른 곳으로 보내지나요? 앞으론 맛있는 거 못 먹어요?

RPK16

으음...?

연한 금발 여자애

전 엄마 아빠 모두 저만 두고 사라지셔서, 원장 선생님이 보살펴 주셨어요.

원장 선생님이 저한테 계속 여기서 살아도 된다고 하셨는데, 이제 안 계시면... 고아원도 같이 사라지는 거예요?

RPK16

음... 그건 말이지...

눈이 푸른 소년

이 바보야, 그게 왜 궁금해? 원장 선생님이 안 계시면 혼낼 사람도 없으니까, 마음대로 간식 꺼내 먹어도 되잖아!

아이들

푸하하하하하!!

아직 어린 아이들은 사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웃었지만, 조금은 철이 든 아이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갈망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RPK-16이 확언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RPK-16은 그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아이들을 달래 줄 말이야 얼마든지 지어낼 수 있지만, 그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질 못했다.

RPK16

...걱정 마렴, 다 방법이 있으니까.

금발머리 여자애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는 말은, 이미 질리도록 들어봤다.

연한 금발 여자애

원장 선생님은 꼭 선생님이 볼 수 있는 곳에만 있으라고 하셨어요. 안 그러면 마귀한테 잡혀간댔어요.

벌써 마귀가 제 친구를 몇 명이나 잡아갔는데, 원장 선생님이 안 계시면 또 마귀가 오지 않을까요?

RPK16

마귀?

아이들이 다시 조용해졌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아닌, 두려움 때문이었다.

금발인 여자애의 얼굴에 눈물자국이 선명했고...

푸른 눈의 남자애도 두려움에 고개를 숙였다.

RPK16

클로네 선생님... 마귀라니, 무슨 뜻이죠?

클로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아이들 앞에선 하기 어려운 말이라... 잠시 자리를 옮겨도 될까요?

클로네 선생이 RPK-16에게 목소리를 낮췄다.

심상찮음을 느낀 RPK-16도, 눈치 있게 교실 밖으로 나왔다.

클로네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들 때문에 당황하셨죠?

RPK16

동화 이야기는 아닌 모양인데...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클로네

하아...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군요.

원장 선생님도 이제 안 계시니, 계속 숨겨봤자 의미도 없을 테니 말이에요.

RPK16

무슨 일인가요?

클로네

사실... 이 고아원에서 아동 실종 사건만 벌써 네 차례나 일어났답니다.

분명 전날만 해도 함께 저녁을 먹던 아이가, 다음날 아침 점호 때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어요.

첫 실종 사건이 일어난 뒤론 아이들을 한곳에 모아 생활하게 했는데도, 계속해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지 뭡니까.

RPK16

경찰에 신고는 했겠죠?

클로네

물론이죠, 하지만 경찰도 무엇 하나 알아내지 못하더군요.

무엇보다, 그 작자들은 고아 몇 명 사라졌다고 걱정할 위인들이 아니에요.

그래서 저도 원장님께 기자를 불러서 매스컴에 도움을 청하는 게 어떠냐 여쭤봤지만...

일이 커지면 고아원의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셔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더 가슴 아픈 소문만 떠돌게 됐죠. 저희 고아원이 인신매매를 한다는...

RPK16

인신매매요?

클로네

다 헛소문입니다, 하늘에 맹세코!

저를 포함해, 여기서 아이들을 돌보는 직원들은 모두 원장님께서 직접 교회에서 선별해 모셔온 분들입니다. 그런 악독한 짓을 하는 놈들은 제가 하느님께 맹세코 가만두지 않아요!

저희는 진심으로 저 아이들을 사랑하고, 모두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 뿐입니다.

RPK16

실종 사건이 그렇게 많이 일어났는데, 보안을 강화하진 않으셨나요?

클로네

경비원도 교대로 근무하게 하고, 저도 여러 번 밤을 새면서 아이들의 숙소를 순찰했습니다.

하지만... 실종 사건이 일어난 밤마다 꼭, 어째선지 저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지더군요.

깨어나 보면 아이는 사라졌지, 경비원도 아무것도 못 봤다 하지...

RPK16

흐음...

클로네

그 일로 충격받으신 원장님은 항상 우울해하셨습니다.

난민놈들이 아이를 유괴해 팔아먹는다는 소문을 자주 들었는데, 기어이 오늘 원장님마저 해치고 말았군요...

RPK16

난민의 짓이라 생각하시나요?

클로네

아... 그저 추측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놈들 말고 또 누가 그런 악독한 짓을 할지 떠오르지 않네요.

RPK16

혹시 원장님한테 적은 없었나요? 원수나, 경쟁자라던가요.

클로네

원장님은 항상 자애로운 분이셨습니다, 원수가 있을 리 없지요...

그리고, 자선 사업을 하시는 분께 누가 경쟁하자고 달라붙겠습니까.

RPK16

피해자 본인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용의자는 없다...

클로네

하아... 원장님이 돌아가셨으니, 저 아이들도 앞으로 고생할 텐데...

RPK16

어째서요?

클로네

이번에야말로 이 고아원이 해산될 수 있으니까요.

RPK16

다른 누군가한테 원장 자리를 인계하면 되잖아요? 제가 보기엔 선생님도 적격일 텐데.

클로네 선생은 더욱 크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클로네

고아원의 운영 자금은 전부 원장님께서 지출하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먹여 살리느라 여태까지 겨우겨우 버텨 왔죠.

그런데 이렇게 원장님께서 가 버리시면, 자금은 금세 동이 날 겁니다.

게다가 아동 실종 사건까지 있었으니, 그 누가 아동 인신매매 의혹이 있는 고아원을 도와주려 하겠어요...

유일한 희망이 바로 상호협조 위원회 여러분의 지원금이었는데, 제가 이렇게 다 털어놨으니 지원금도 무리겠죠...

RPK16

그걸 알면서 왜 제가 말하셨어요?

클로네

경찰이 오면 어차피 조사로 다 밝혀질 일이니까요.

그럴 바에야, 제가 직접 말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RPK16

그렇군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마워요. 위원회의 지원금은, 특파원분께 말씀드려볼게요.

...아, 하나 더. 많이 무례할 수도 있지만요.

클로네

말씀하세요, 전 괜찮습니다.

RPK16

혹시, 오늘 원장실에 들어가신 적 있나요?

클로네

아... 저는 저녁 내내 아이들과 함께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저 아이들이 증언해 줄 거예요.

RPK16

그럼, 그 동안 단 한 번도 원장실 근처에 가지도 않으셨겠네요?

클로네

어... 아니, 한두 번 정도 가긴 했군요.

저녁 식사 후에 6시 좀 넘어서요.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잖아요?

아이들이 번개를 무서워해서 울기 시작했지요.

릴리안이 엉엉 울면서 원장님께 가겠다고 떼를 쓰는데, 특히나 번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라 달랠 수가 없어, 결국 원장님께 전화로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릴리안을 돌볼 테니 원장실로 데려와 달라 하셨죠. 말씀대로 데려다 준 뒤, 전 거실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데려가 달라 하셔서 갔죠.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적어도 8시 전인 건 확실합니다.

제가 릴리안을 데리고 거실로 나왔을 때, 원장실을 뻐꾸기 시계가 정각에 내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RPK16

그렇다면 적어도 8시까진 원장님께서 살아있었겠네요.

클로네

그렇겠죠.

그때 뻐꾸기 말고 다른 소린 못 들었습니다.

거기서 나올 때도 릴리안과 함께였으니, 그 아이도 들었겠죠.

RPK16

원장실에 강도가 들었다면, 분명 엄청 큰 소리가 났을 텐데.

정말 아무 소리도 못 들으셨나요?

클로네

원장실은 건물 가장 깊숙이 있는 데다, 거실에서 많이 멉니다.

그리고 내내 폭우가 쏟아져서 빗소리도 컸고요.

그래서 저도 아이들도, 별다른 소리를 못 들었나 봅니다...

RPK16

축하드려요, 지금 하신 말씀이 전부 사실이라면 당신의 알리바이는 확실해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여쭤볼게요. 이 건물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말고 또 누가 있나요?

클로네

다른 교직원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만, 시간이 시간이라 모두 퇴근했습니다.

전 여러분을 맞이하려고 남았고요.

아, 경비원들도 열쇠가 있습니다. 오늘 당번은 오셨을 때 보신 앤드류죠.

그리고 잡역부인 아담이 가끔 원장님의 심부름을 했기에, 그 사람도 모든 방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가 있습니다.

RPK16

감사합니다. 정황은 대강 파악했어요.

그럼 여기까지 하죠.

클로네

후우... 다 말하고 나니, 속이 좀 시원하군요.

아니, 이렇게 이미 엉망인 세상에 왜 좋은 일 하는 사람이 보답받지 못하는 걸까요?

전임 원장님도 젊은 나이에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제발, 하느님께서 선량한 사람들을 더 많이 연민하셨으면 좋겠어요.

클로네 선생은 아이들이 있는 거실로 돌아갔다.

RPK-16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젤리아에게 연락했다.

RPK16

안젤리아, 방금 기록 몽땅 보냈어요.

안젤리아

<color=#00CCFF>확인했다. 고마워, 큰 도움이 됐어.</color>

RPK16

그래서, 진실은 밝혀내셨나요?

안젤리아

<color=#00CCFF>재촉하지 마, 거의 다 왔으니까.</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