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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25 · 이중난수

봉제 인형

"원장님의 편지야. 릴리안은 착한 아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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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FFFF00>원활한 스토리 감상을 위해, 먼저 "드림박스·시작"을 열람하시기 바랍니다.</color>

......

안젤리아

방금 끌려간 아이, 왠지 신경 쓰이는걸.

몰리도

클로네 선생님이 말하시길, 저 릴리안이랑 아이는 원장님의 따님과 엄청 닮았대요.

안젤리아

원장에게 딸이 있다고?

몰리도

네, 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다네요...

안젤리아

그렇군... 그래서 원장이 각별하게 보살폈구나.

몰리도

소중한 사람을 두 번이나 잃었으니, 저 아이도 분명 괴롭겠죠.

안젤리아

돌이킬 수도 없는 노릇이니,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야 해. 그런데...

넌 왜 자꾸 날 따라와? 방금 그렇게 겁에 질려놓고선.

좀 조용한 데 가서 쉬는 게 어때?

몰리도

주석님께서 저한테 당신을 도우라고 하셨는걸요! 여기서 나사 빠진 모습을 보일 순 없죠!

혹시 알아요? 당장 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길지.

안젤리아

흐음... 그렇게 말한다면, 하나 도와줄 게 있긴 하네.

음악 교실 밖에서, 키 큰 아이들이 릴리안을 에워쌌다

연한 금발 여자애

왜 그러니 릴리안~ 떼쟁이 릴리안~ 이제 원장 선생님도 없어서 떼쓰지도 못한대요~

눈이 푸른 소년

울보 릴리안~ 고자질쟁이 릴리안~ 이번엔 또 누굴 부르나 보자고!

말총머리 여자애

너무하네 너희들, 릴리안을 괴롭히면 안 되지!

릴리안~ 그 "노래하는 엠마", 엄청 못생겼네~ 그거 그냥 나 주라. 나 주면 내가 보내 줄게, 응?

릴리안

으아앙! 엠마 안 줘! 엄마아아...

몰리도

얘들아, 지금 무슨 놀이하니? 언니도 끼워 줄래?

말총머리 여자애

에이, 조사단 언니네. 또 릴리안을 도와주러 왔어.

연한 금발 여자애

너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울기만 하면 꼭 누가 와서 도와주냐?

눈이 푸른 소년

누나랑은 안 놀아, 누나 릴리안 편이잖아!

몰리도

얘들이 정말, 아무리 어려도 남을 존중할 줄 알아야지! 친구 괴롭히면 못써!

몰리도가 눈을 부릅뜨자, 릴리안을 괴롭히던 아이들은 겁에 질려 사방으로 도망쳤다.

얼굴이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릴리안은 몰리도에게 이끌려 안젤리아에게 왔다. 품 속의 봉제 인형을 꼭 껴안고서, 지저분한 손으로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어 안젤리아를 바라봤다.

안젤리아

난 안젤리아라고 해.

몰리도

몰리도 언니예요~

낯가림이 심한지 릴리안은 입을 열지 못하자, 눈치 빠른 몰리도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릴리안의 손에 쥐여 주었다.

릴리안은 받은 사탕을 조심조심 주머니에 넣었다.

릴리안

아, 안젤리아 언니, 몰리도 언니... 엄마를... 원장 선생님을 다치게 한 사람, 잡았어요...?

안젤리아

아직이지만 곧 잡을 거야.

아까 방에서 나갈 때,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것 같던데.

릴리안

네...?

안젤리아

넌 무슨 할 말이 있는 눈빛이었어.

릴리안

저기... 안젤리아 언니는, 조사단의 사람이죠?

안젤리아

그래.

릴리안

그럼... 언니는 좋은 사람인가요?

몰리도

좋은 사람?

릴리안

원장 선생님이, 저한테 조사단의 좋은 사람한테만 말하라고 했어요.

안젤리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난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있지.

몰리도

어... 저도 좋은 사람의 범주에 들지 않나요...?

릴리안은 수줍게 몰리도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몰리도

으에에... 언니 삐졌어, 언니가 사탕도 줬는데.

안젤리아

그러니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언니한테 말하렴. 몰리도는 신경쓰지 말고.

안젤리아를 바라보던 릴리안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몰리도가 듣지 못하도록, 안젤리아와 릴리안은 거실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젤리아

원장님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너라고 들었단다.

그때 그분이 네게 뭘 말해 주셨니? 기억나는 대로 말해 줄 수 있을까?

릴리안

원장님이 인형을 꿰매 주신대서... 클로네 선생님이, 방에 데려다 주셨어요.

그때 원장 선생님... 조금 무서웠어요... 말도 안 하시고, 바느질하면서 계속 절 보셨어요.

그러다 갑자기 우시길래, 제가 꼬옥 안아서 울지 말라고 했어요.

안젤리아

울으셨다고?

릴리안

왜 원장 선생님이 속상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원장님... 엄마가 우니까 저도... 저도 같이 울었어요...

우으으으... 엄마아...

그때 일을 떠올리던 릴리안이 다시 울먹거렸다.

안젤리아는 그 옆에 쪼그려앉아, 조용히 그녀가 진정하길 기다렸다.

잠시 후, 울먹이던 릴리안이 눈가의 눈물을 손으로 닦으려 했다.

그걸 본 안젤리아는 손수건을 꺼내, 릴리안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릴리안은 서서히 다시 진정했고, 다시 고개를 들어 안젤리아를 바라봤다. 이에 안젤리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릴리안

그... 그래서... 엄마가 제가 우는 걸 보고 눈물을 닦아 줬어요.

저한테 울지 말라고, 얘기를 들려주셨어요.

예전엔 이야기는 한 번에 하나만 들려주셨는데, 그때는 계속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아는 이야기는 전부 다 들려주시려는 거 같았어요.

안젤리아

그 다음엔...?

릴리안

그리고... 엄마가 곧 8시니까 그만 잘 시간이래서, 클로네 선생님한테 전화로 절 데려가라고 했어요.

다 꿰맨 인형을 돌려주시면서, 이제 다짐했댔어요.

이따가 조사단에서 사람이 오니까, 그중에 우릴 도와줄 좋은 사람이 있다면 이 인형을 주랬어요.

언니, 언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안젤리아

네가 보기엔 어떻니?

릴리안

언니는... 엄마랑 눈이 비슷해요.

그러니까...

릴리안이 내내 안고 있던 인형을 안젤리아의 품속으로 밀었다.

인형을 받아든 안젤리아가 차근차근 살펴보니, 인형의 등에는 딱 봐도 새로 깁은 천조각 2개가 보였다.

수상하게 여긴 안젤리아가 약간 힘을 주어 천조각을 뜯어내니, 안에서 고이 접은 쪽지가 나왔다.

그 쪽지 안에 든 건 십자 모양의 훈장이었다. 훈장의 뒷면엔 "W"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쪽지의 내용을 훑어본 뒤, 곧바로 주머니에 접어넣었다.

릴리안

무슨 종이예요?

안젤리아

원장님의 편지야. 릴리안은 착한 아이래.

릴리안

엄마가 저보고 착한 아이래요?

안젤리아는 고개를 돌려, 많이 부드러워진 눈빛으로 릴리안을 바라봤다.

안젤리아

릴리안, 이번엔 네가 원장님을 잘 지켜 줬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