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테의 탄생 Ⅱ
"이때만 해도 나는 저 악마의 얼굴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를 몰랐다."
내 어깨에서 내려온 엘사는 황급히 성녀를 뒤쫓았다.
다른 난민들은 "푸짐한 음식"이란 말에 홀려, 우르르 식당으로 몰려갔다.
그리고 나는 보는 시선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약속 지점으로 이동해 초소형 통신기를 켰다.
전원, 자리에 위치했어?
네, 지휘관님. 그쪽 상황은 어떤가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지휘관님. 이곳의 생활에 푹 빠지신 줄 알았습니다.
...이쪽은 별 문제 없어.
간략하게 상황 보고해.
현재, 계획에 따라 방비가 취약한 옆문으로 마을로 잠입에 성공, 감제고지를 확보해 대기 중입니다.
다만 어제보다 마을에서 감지되는 패러데우스 신호의 수가 급증했습니다. 위험하니 철수 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건의드립니다.
괜찮아, 아직은 내 계획대로야.
저도 행렬에 숨어들어, 부유층의 구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지휘관님, 이 난민촌은 "인형의 집"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마을 사람들의 모든 활동이 감시받고 있습니다. 소꿉놀이처럼 말이죠.
마을 곳곳에 있는 출입금지 구역엔 감시 카메라가 잔뜩 설치되어 있어, 그 부호들이 여기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더불어, 이리야가 부유층에게 제공한 명단에도 의심되는 인물은 없었습니다.
저희도 의심되는 대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나도 비슷한 사람도 못 봤어. 아무래도 정말 헛고생한 모양이야.
아 참, 그 성녀에 관해서는 알아낸 거 없어?
현재 북쪽의 임시 진료소로 향합니다.
그나저나 댄들라이, 그쪽은 왜 그렇게 시끄러워? 혹시 들킨 거야?
"성녀"라... 정말 흥미로운 존재입니다.
성녀가 나타난 그 순간, 여기의 부호들이 모조리 짐승처럼 울부짖더군요. 얼마나 들더라도 성녀의 "보살핌"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입니다.
댄들라이가 통신기를 문틈에 갖다 대자, 소름이 다 돋는 "포효"가 들렸다.
......
얼른 치워, 꿈에 다 나오겠네...
아무튼, 이쪽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지휘관님, 그 성녀를 더 조사할 생각이신가요?
여기까지 온 이상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잖아?
그 성녀와 접촉해보겠어. 엘사의 반응으로 봐선 성녀를 철석같이 믿는 것 같아.
알겠습니다,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대기하겠습니다.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도 의심받으니, 저도 복귀하겠습니다.
난 성녀를 추적한다. 시간 되면 모두 예정 장소로 집합하도록.
예!
난 AR팀의 정보를 따라, 성녀의 종적을 쫓았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치유해 주시다니, 정말 바닥 없는 신앙심을 가지셨군요.
신앙심이요? 제게 그런 거창한 것은 없습니다.
저는 그저 최선을 다해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할 뿐입니다. 그것이 저의 사명이에요.
속세를 정화하기 위해 헌신하시니 어찌 아니겠습니까.
제 짧은 머리로 헤아리건대, 성녀님은 다른 방식으로 헌신하시는 것도 마다 않으시겠죠.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만 있다면, 모두 기꺼이 희생할 겁니다.
아뇨, 스스로 희생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저 한 명이라면... 꺼릴 것 없습니다.
곧 제 말을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아, 다 왔군요. 들어가시죠.
이리야의 방문이 서서히 열려, 두 사람은 나란히 안으로 들어섰다.
밖에서 훔쳐본 것만으로도, 이리야의 방은 다른 난민 치료실보다 훨씬 넓었다. 그런데, 방 안에는 전혀 환자로 보이지 않는 선객들이 있었다.
무슨 치료실처럼은 안 보이는데?
꺄아아아――!!
그때, 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나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문까지 달려가, 틈으로 상황을 확인했다.
틈새로 새어 나오는 플래시에 눈이 멀 지경이었다.
여긴 환자의 방이 아니잖아요!
성녀님! 나랑 사진 한 장 찍자!
성녀 아가씨, 내 몸에 사인 좀 해 주오! 어디든지 좋아!
사, 사람이 너무 많아요...! 부탁이에요, 그만 나가게 해 주세요...!
열정적인 파도에 구석으로 몰린 성녀는 겁먹은 손으로 이리야를 붙잡았다.
이리야, 구해 주세요...!
성녀님, 이것도 본 마을을 위한 일입니다.
당신이 환자의 치료하려고 헌신하시는 것처럼, 이 또한 하나의 방식이에요.
이리야는 성녀의 애원을 무시하고 그녀의 손을 뿌리치면서, 막연하게 사람들 사이로 걸어갔다.
싫어요! 내보내 주세요!
여기 있기 싫어요! 부탁이에요, 제발 누가... 누가 절 구해 주세요...! 여기 있기 싫어요!
과연 성녀랄까, 싫어하는 표정도 가슴이 두근거리는구만!
이리야가 물러나자, 방의 부호들은 더 이상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게 되었다.
자신의 카메라, 휴대폰, 종이 등등을 성녀에게 들이대며 난리를 피웠다.
도와 주세요... 제발 누가...
내 분노 때문일까, 성녀의 몸부림 때문일까. 문짝이 덜덜 떨렸다.
제발... 여기서 나가게 해 주세요...
그녀의 절망적인 울먹임이, 내 고막이 아니라 가슴을 때리는 것 같았다.
손도 저절로 문고리를 향했다. 밖에서 이 문고리를 돌린다면, 그녀는 저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리고 손바닥에 분노가 가득 찬 그 순간, 설마 낡은 문짝이 통째로 떨어질 줄은 예상치 못했다.
문짝이 떨어져 나가자, 내 눈엔 시야를 뒤덮는 플래시는 보이지 않고 오직 가녀린 하얀 몸이 내 품에 기대는 것만이 보였다.
――따라오세요!
......?
여기서 나가고 싶으면 따라오세요!
로빈?! 지금 뭐하는 겁니까!?
당장 나가세요! 여긴 당신이 와도 되는 곳이 아닙니다!
성녀가 부들부들 떠는 손을 내게 내밀었다.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 전에, 나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냅다 달렸다.
그러자, 분노로 격앙된 고함이 뒤쫓아왔다.
저놈들 붙잡아! 여기 인형 있잖아, 얼른 쫓아 보내!
저, 저 무슨... 이리야, 어떡할 거야? 제때 수습 못하면 지원금은――
잡아라――!!!
RO! 댄들라이!
변동이 좀 생겼으니까 빨리 지원 부탁해!
네! 바로 가겠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시니 이해합니다만, 남들 보는 앞에서 대놓고 납치라니. 역시 지휘관님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일 아닐까 싶군요.
강 건너 불구경하는 소리 말고 저놈들 좀 어떻게 막아 봐!
저들의 오락용 인형들을 해킹했습니다, 시간 벌이는 되겠죠.
지휘관님은 계속 그 길을 따라 마을 입구로 달리십시오. 저도 금방 갈 테니, RO와는 거기서 합류하시면 됩니다.
과연, 금세 뒤따라오던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나는 성녀를 데리고 그대로 왔던 길을 따라 마을 입구 쪽으로 내달렸다.
로빈...? 그게 당신의 성함인가요?
아니지만 일단은 그렇게 불러도 됩니다.
저... 저는 마흐리안이라고 합니다...
점점 크게 들리는 이리야의 목소리를 듣고, 마을사람 몇 명이 길목에서 나타났다.
로빈이 성녀를 납치했다!
모두 저놈을 붙잡아라!!
댄들라이!
잠시만요.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오락용 인형들이, 엄청난 속도로 마을사람들을 덮쳐 바닥에 나뒹굴었다.
하지만 이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달려나왔다.
성녀 언니!
로빈!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그건 우리 성녀란 말이야! 어떻게 네가――
엘사...
......
사람들 사이로 나타난 엘사도, 눈물을 펑펑 흘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하지만 설명해 줄 시간은 없었다. 나는 멈추지 않고 마흐리안과 함께 합류 장소로 달려갔다.
배신자 로빈을 잡아라!
배신자! 사악한 신의 광신도다! 붙잡아라!!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내달렸다.
댄들라이의 지원 덕분에 AR팀이 기다리던 곳까지 오고 나서야, 나는 드디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잠입이 들켰어, 임무 실패야.
그래도 우선 마흐리안을 데리고 여기서 나가야――
......?!
이 여자가 목표 아닌가요?
오오, 사진의 그 여자랑 완전 똑같다!
...뭐?
그 말에 심장이 쿵쾅댔다. 고개를 돌려 보니, 마흐리안의 후드는 어느샌가 벗겨져 있었다.
......
그 아래 있던 것은, "몰리도"와 완전히 똑같은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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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에서 내려온 엘사는 황급히 성녀를 뒤쫓았다.
다른 난민들은 "푸짐한 음식"이란 말에 홀려, 우르르 식당으로 몰려갔다.
그리고 나는 보는 시선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약속 지점으로 이동해 초소형 통신기를 켰다.
전원, 자리에 위치했어?
<color=#00CCFF>네, 지휘관님. 그쪽 상황은 어떤가요?</color>
<color=#00CCFF>정말 오랜만입니다, 지휘관님. 이곳의 생활에 푹 빠지신 줄 알았습니다.</color>
...이쪽은 별 문제 없어.
간략하게 상황 보고해.
<color=#00CCFF>현재, 계획에 따라 방비가 취약한 옆문으로 마을로 잠입에 성공, 감제고지를 확보해 대기 중입니다.</color>
<color=#00CCFF>다만 어제보다 마을에서 감지되는 패러데우스 신호의 수가 급증했습니다. 위험하니 철수 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건의드립니다.</color>
괜찮아, 아직은 내 계획대로야.
<color=#00CCFF>저도 행렬에 숨어들어, 부유층의 구역으로 들어왔습니다.</color>
<color=#00CCFF>지휘관님, 이 난민촌은 "인형의 집"입니다.</color>
그게 무슨 뜻이야?
<color=#00CCFF>마을 사람들의 모든 활동이 감시받고 있습니다. 소꿉놀이처럼 말이죠.</color>
<color=#00CCFF>마을 곳곳에 있는 출입금지 구역엔 감시 카메라가 잔뜩 설치되어 있어, 그 부호들이 여기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습니다.</color>
뭐라고...?!
<color=#00CCFF>더불어, 이리야가 부유층에게 제공한 명단에도 의심되는 인물은 없었습니다.</color>
<color=#00CCFF>저희도 의심되는 대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color>
나도 비슷한 사람도 못 봤어. 아무래도 정말 헛고생한 모양이야.
아 참, 그 성녀에 관해서는 알아낸 거 없어?
<color=#00CCFF>현재 북쪽의 임시 진료소로 향합니다.</color>
<color=#00CCFF>그나저나 댄들라이, 그쪽은 왜 그렇게 시끄러워? 혹시 들킨 거야?</color>
<color=#00CCFF>"성녀"라... 정말 흥미로운 존재입니다.</color>
<color=#00CCFF>성녀가 나타난 그 순간, 여기의 부호들이 모조리 짐승처럼 울부짖더군요. 얼마나 들더라도 성녀의 "보살핌"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입니다.</color>
댄들라이가 통신기를 문틈에 갖다 대자, 소름이 다 돋는 "포효"가 들렸다.
<color=#00CCFF>......</color>
얼른 치워, 꿈에 다 나오겠네...
<color=#00CCFF>아무튼, 이쪽의 상황은 이렇습니다.</color>
<color=#00CCFF>지휘관님, 그 성녀를 더 조사할 생각이신가요?</color>
여기까지 온 이상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잖아?
그 성녀와 접촉해보겠어. 엘사의 반응으로 봐선 성녀를 철석같이 믿는 것 같아.
<color=#00CCFF>알겠습니다,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대기하겠습니다.</color>
<color=#00CCFF>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도 의심받으니, 저도 복귀하겠습니다.</color>
난 성녀를 추적한다. 시간 되면 모두 예정 장소로 집합하도록.
<color=#00CCFF>예!</color>
난 AR팀의 정보를 따라, 성녀의 종적을 쫓았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치유해 주시다니, 정말 바닥 없는 신앙심을 가지셨군요.
신앙심이요? 제게 그런 거창한 것은 없습니다.
저는 그저 최선을 다해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할 뿐입니다. 그것이 저의 사명이에요.
속세를 정화하기 위해 헌신하시니 어찌 아니겠습니까.
제 짧은 머리로 헤아리건대, 성녀님은 다른 방식으로 헌신하시는 것도 마다 않으시겠죠.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만 있다면, 모두 기꺼이 희생할 겁니다.
아뇨, 스스로 희생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저 한 명이라면... 꺼릴 것 없습니다.
곧 제 말을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아, 다 왔군요. 들어가시죠.
이리야의 방문이 서서히 열려, 두 사람은 나란히 안으로 들어섰다.
밖에서 훔쳐본 것만으로도, 이리야의 방은 다른 난민 치료실보다 훨씬 넓었다. 그런데, 방 안에는 전혀 환자로 보이지 않는 선객들이 있었다.
<color=#A9A9A9>무슨 치료실처럼은 안 보이는데?</color>
꺄아아아――!!
그때, 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나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문까지 달려가, 틈으로 상황을 확인했다.
틈새로 새어 나오는 플래시에 눈이 멀 지경이었다.
여긴 환자의 방이 아니잖아요!
성녀님! 나랑 사진 한 장 찍자!
성녀 아가씨, 내 몸에 사인 좀 해 주오! 어디든지 좋아!
사, 사람이 너무 많아요...! 부탁이에요, 그만 나가게 해 주세요...!
열정적인 파도에 구석으로 몰린 성녀는 겁먹은 손으로 이리야를 붙잡았다.
이리야, 구해 주세요...!
성녀님, 이것도 본 마을을 위한 일입니다.
당신이 환자의 치료하려고 헌신하시는 것처럼, 이 또한 하나의 방식이에요.
이리야는 성녀의 애원을 무시하고 그녀의 손을 뿌리치면서, 막연하게 사람들 사이로 걸어갔다.
싫어요! 내보내 주세요!
여기 있기 싫어요! 부탁이에요, 제발 누가... 누가 절 구해 주세요...! 여기 있기 싫어요!
과연 성녀랄까, 싫어하는 표정도 가슴이 두근거리는구만!
이리야가 물러나자, 방의 부호들은 더 이상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게 되었다.
자신의 카메라, 휴대폰, 종이 등등을 성녀에게 들이대며 난리를 피웠다.
도와 주세요... 제발 누가...
내 분노 때문일까, 성녀의 몸부림 때문일까. 문짝이 덜덜 떨렸다.
제발... 여기서 나가게 해 주세요...
그녀의 절망적인 울먹임이, 내 고막이 아니라 가슴을 때리는 것 같았다.
손도 저절로 문고리를 향했다. 밖에서 이 문고리를 돌린다면, 그녀는 저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리고 손바닥에 분노가 가득 찬 그 순간, 설마 낡은 문짝이 통째로 떨어질 줄은 예상치 못했다.
문짝이 떨어져 나가자, 내 눈엔 시야를 뒤덮는 플래시는 보이지 않고 오직 가녀린 하얀 몸이 내 품에 기대는 것만이 보였다.
――따라오세요!
......?
여기서 나가고 싶으면 따라오세요!
로빈?! 지금 뭐하는 겁니까!?
당장 나가세요! 여긴 당신이 와도 되는 곳이 아닙니다!
성녀가 부들부들 떠는 손을 내게 내밀었다.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 전에, 나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냅다 달렸다.
그러자, 분노로 격앙된 고함이 뒤쫓아왔다.
저놈들 붙잡아! 여기 인형 있잖아, 얼른 쫓아 보내!
저, 저 무슨... 이리야, 어떡할 거야? 제때 수습 못하면 지원금은――
잡아라――!!!
RO! 댄들라이!
변동이 좀 생겼으니까 빨리 지원 부탁해!
<color=#00CCFF>네! 바로 가겠습니다!</color>
<color=#00CCFF>이런 일은 처음이시니 이해합니다만, 남들 보는 앞에서 대놓고 납치라니. 역시 지휘관님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일 아닐까 싶군요.</color>
강 건너 불구경하는 소리 말고 저놈들 좀 어떻게 막아 봐!
<color=#00CCFF>저들의 오락용 인형들을 해킹했습니다, 시간 벌이는 되겠죠.</color>
<color=#00CCFF>지휘관님은 계속 그 길을 따라 마을 입구로 달리십시오. 저도 금방 갈 테니, RO와는 거기서 합류하시면 됩니다.</color>
과연, 금세 뒤따라오던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나는 성녀를 데리고 그대로 왔던 길을 따라 마을 입구 쪽으로 내달렸다.
로빈...? 그게 당신의 성함인가요?
아니지만 일단은 그렇게 불러도 됩니다.
저... 저는 마흐리안이라고 합니다...
점점 크게 들리는 이리야의 목소리를 듣고, 마을사람 몇 명이 길목에서 나타났다.
로빈이 성녀를 납치했다!
모두 저놈을 붙잡아라!!
댄들라이!
<color=#00CCFF>잠시만요.</color>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오락용 인형들이, 엄청난 속도로 마을사람들을 덮쳐 바닥에 나뒹굴었다.
하지만 이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달려나왔다.
성녀 언니!
로빈!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그건 우리 성녀란 말이야! 어떻게 네가――
엘사...
......
사람들 사이로 나타난 엘사도, 눈물을 펑펑 흘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하지만 설명해 줄 시간은 없었다. 나는 멈추지 않고 마흐리안과 함께 합류 장소로 달려갔다.
배신자 로빈을 잡아라!
배신자! 사악한 신의 광신도다! 붙잡아라!!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내달렸다.
댄들라이의 지원 덕분에 AR팀이 기다리던 곳까지 오고 나서야, 나는 드디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잠입이 들켰어, 임무 실패야.
그래도 우선 마흐리안을 데리고 여기서 나가야――
......?!
이 여자가 목표 아닌가요?
오오, 사진의 그 여자랑 완전 똑같다!
...뭐?
그 말에 심장이 쿵쾅댔다. 고개를 돌려 보니, 마흐리안의 후드는 어느샌가 벗겨져 있었다.
......
그 아래 있던 것은, "몰리도"와 완전히 똑같은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