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미궁 Ⅲ
"오직 피만이 상처를 치유한다."
베를린 시가지, 임시 지휘부.
마흐리안 정말 불쌍하다, 면역체라고 저리 험하게 다루다니...
패러데우스가 여태까지 무슨 짓을 했는지 봤다면 알겠지만, 저건 애들 장난에 불과해.
그 여자도 더는 원래의 그녀가 아니야. 만약 배후의 흑막이 무시무시한 속셈을 품고 있다면, 더 큰 재난을 불러올 뿐이야.
야, 넌 동정심이란 것도 없니?
조용히. 지휘관이 지시 하달 중이시잖아.
테러에 관한 파편은 전부 정리해서 훈작사께 보내고, 그분 쪽에서 이 장소들의 좌표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드려.
네, 전송하겠습니다.
댄들라이, 마흐리안은 언제쯤 깨어나지?
약 5분 후면 정신을 차릴 것입니다. 계속 심문하시겠습니까?
으에, 지휘관도 잔인하다...
지휘관이 데린저랑 같은 편이라 천만다행이야!
......
이상한 오해가 생겼네요...
저, 지휘관님? 기억을 훔쳐본 것을 마흐리안도 알 권리가 있지 않을까요?
맞아 맞아! 인형은 누구나 허락 없이 기억 훔쳐보는 걸 제일 싫어한다고!
그야 그렇지, 기억은 데린저한테 가장 소중한 거니까.
패러데우스 포로한테 인권은 무슨 인권.
게다가, 이 녀석이 무고한 척하면서 속으론 뭘 꾸미는지도 모르잖아.
침입은 패러데우스에게 일상 같은 일입니다. 굳이 통보할 필요 없습니다.
그만, 모두 그만. 내가 직접 말하겠어.
......
당연히 그래야지!
......
인형들이 떠들던 와중, 마흐리안이 깨어났다.
정신이 들어? 어디 아픈 곳은 없고?
......
마흐리안은 팔에 새로 감겨진 붕대를 바라보기만 할뿐, 입을 열지 않았다.
...하늘에 맹세코, 우린 패러데우스가 아니야.
정말인가요?
당신을 한 번 믿었지만, 두 번은 믿지 않겠어요.
진정해, 마흐리안.
말했다시피, 우린 네게 뭘 원하는 게 아니라 널 지키려 해.
방금도 네 상태가 위험해져서, 댄들라이에게 네 파노라마... 네 의식에 침입해 저지하도록 시켰어.
......
미안해.
......
허락 없이 네 기억을 보았어.
지휘관은 시선을 떨구고, 그 끔찍한 기억들을 떠올렸다.
마흐리안도 지휘관의 주먹이 떨리는 것을 보았다.
네 기억 속에서, 패러데우스가 일으킨 수많은 재난을 봤어.
그 재난을 일으킨 니토들이, 그걸 "고치 계획"이라 부르던데...
고치 계획...
베를린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꽃가루를 퍼뜨리는 폭탄을 터뜨려, 베를린 전체의 붕괴복사 농도를 레드존 이상으로 높이는 테러였어.
베를린의 시민들은 모두 도망치려 했지만... 끝내 쓰러져 ELID가...
......
...이 일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있지?
네가 아는 모든 걸 말해 줘. 테러가 일어날 장소들이 어디인지, 언제 실행될 예정인지.
폭탄이 숨겨진 장소를 전부 찾아내서,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밝혀내야 해. 그러지 못하면, 내가...
지휘관은 깊게 심호흡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억눌렀다.
예전에 내 가까이서 붕괴액 폭탄이 터져서, 생지옥이 무엇인지 직접 느껴본 적이 있어.
ELID 변이가 얼마나 뼈를 갉아먹는 고통이었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
그러니 난,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가만있지 않겠어.
마흐리안, 난 네 도움이 필요해.
......당신들은, 정말 패러데우스가 아닌가요?
그래, 패러데우스와 대립한다는 것만 두고 보면, 우리는 같은 입장이야.
정말... 당신을 믿어도 되나요...?
네가 날 믿는다면, 나도 널 믿겠어.
우릴 도와 줘, 함께 그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자.
마흐리안의 눈동자가 더없이 맑아졌고, 한결 나아진 분위기에 힘입어 지휘관은 아까 보았던 장면을 다시 간략하게 설명했다.
......
역시...
네 기억이 심각하게 파편화되었다는 건 알아, 그래도 기억나는 게 있다면 전부 말해 주길 바라.
......
네 기억 속의 베를린은 곳곳이 패러데우스의 공작으로 무너졌어.
놈들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베를린이 통째로 파멸할 거야.
이 지점들이 어딘지, 기억나는 게 있어?
숨기려는 것이 아니지만...
제 기억이 온통 엉망이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휘관과 인형들은 침묵에 빠졌고, 마흐리안은 점점 불안해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잔뜩 있지만, 그걸 제대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맞출 수가...
우리가 봤을 때도 그랬지.
......
그럼 이야기를 바꿔볼까? 네가 기절하기 전에 말한 복사감염증의 치료에 관해, 다시 확인하고 싶어.
어떻게 감염증을 치료한 거지?
......
제... 피로요.
뭐...?
혈액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원료로 가공해서...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널 탐냈는지 알겠군.
......
......
네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그럼 분명, 어딘가에서 네 혈액으로 복사감염증을 완화, 내지는 치료하는 약품을 연구해냈고...
너도 거기서 몰리도를 알게 되었겠지?
......
그리고 거기는 패러데우스와 아주 밀접한 관계다.
내 추측이 맞아?
네.
약의 효과도 확실해?
네, 확실해요... 제가 환자에게 직접 써봤어요.
하지만 네 몸을 인형들이 수색해도 약품이랄 만한 건 없었어. 나머지 약은 어디 있지?
......
말할 수 없어요.
...그래, 그럼 조사에 새로운 진전이 생기면 그때 다시 물어볼게.
네...
지휘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떨군 마흐리안의 난처해하는 표정에, 지휘관은 이어서 추궁하려는 AR-15를 말렸다.
그만. 오늘 심문은 여기까지 하자.
그때, 지휘관의 통신기가 울렸다.
안녕하십니까 지휘관, 정기 연락입니다.
임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쪽에서 도저히 파견할 여유 인력이 나질 않아 대신 404를 보냈습니다만.
네,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404와는 이미 합류했습니다.
참, 카리나는 어떤가요?
떠난 뒤에 404 소대가 전해 준 메시지 외에는 카리나의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안정된 상태입니다, 크루거 님께서도 더 나은 의료 지원을 알아보는 중이십니다.
지휘관이 복귀할 때쯤이면 카리나도 예전처럼 업무에 복귀해 있을 터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
다행이군요... 지금 카리나도 옆에 있습니까?
지휘관도 아시잖습니까, 복사감염증 환자는 예외 없이 격리되어야 합니다.
......
지휘관, 당신은 임무에 집중해 주세요. 카리나는 크루거 씨와 제가 돌보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임무 완수 즉시 복귀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도 건강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카리나에게도, 금방 돌아갈 테니 얼른 나아 기다리고 있어 달라 전해 주십시오.
지휘관님, 카리나 씨는 분명 금방 나을 거예요.
......
그래... 괜찮겠지. 나도 좀 쉴 테니, 보초 담당 외엔 휴식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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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시가지, 임시 지휘부.
마흐리안 정말 불쌍하다, 면역체라고 저리 험하게 다루다니...
패러데우스가 여태까지 무슨 짓을 했는지 봤다면 알겠지만, 저건 애들 장난에 불과해.
그 여자도 더는 원래의 그녀가 아니야. 만약 배후의 흑막이 무시무시한 속셈을 품고 있다면, 더 큰 재난을 불러올 뿐이야.
야, 넌 동정심이란 것도 없니?
조용히. 지휘관이 지시 하달 중이시잖아.
테러에 관한 파편은 전부 정리해서 훈작사께 보내고, 그분 쪽에서 이 장소들의 좌표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드려.
네, 전송하겠습니다.
댄들라이, 마흐리안은 언제쯤 깨어나지?
약 5분 후면 정신을 차릴 것입니다. 계속 심문하시겠습니까?
으에, 지휘관도 잔인하다...
지휘관이 데린저랑 같은 편이라 천만다행이야!
......
이상한 오해가 생겼네요...
저, 지휘관님? 기억을 훔쳐본 것을 마흐리안도 알 권리가 있지 않을까요?
맞아 맞아! 인형은 누구나 허락 없이 기억 훔쳐보는 걸 제일 싫어한다고!
그야 그렇지, 기억은 데린저한테 가장 소중한 거니까.
패러데우스 포로한테 인권은 무슨 인권.
게다가, 이 녀석이 무고한 척하면서 속으론 뭘 꾸미는지도 모르잖아.
침입은 패러데우스에게 일상 같은 일입니다. 굳이 통보할 필요 없습니다.
그만, 모두 그만. 내가 직접 말하겠어.
......
당연히 그래야지!
......
인형들이 떠들던 와중, 마흐리안이 깨어났다.
정신이 들어? 어디 아픈 곳은 없고?
......
마흐리안은 팔에 새로 감겨진 붕대를 바라보기만 할뿐, 입을 열지 않았다.
...하늘에 맹세코, 우린 패러데우스가 아니야.
정말인가요?
당신을 한 번 믿었지만, 두 번은 믿지 않겠어요.
진정해, 마흐리안.
말했다시피, 우린 네게 뭘 원하는 게 아니라 널 지키려 해.
방금도 네 상태가 위험해져서, 댄들라이에게 네 파노라마... 네 의식에 침입해 저지하도록 시켰어.
......
미안해.
......
허락 없이 네 기억을 보았어.
지휘관은 시선을 떨구고, 그 끔찍한 기억들을 떠올렸다.
마흐리안도 지휘관의 주먹이 떨리는 것을 보았다.
네 기억 속에서, 패러데우스가 일으킨 수많은 재난을 봤어.
그 재난을 일으킨 니토들이, 그걸 "고치 계획"이라 부르던데...
고치 계획...
베를린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꽃가루를 퍼뜨리는 폭탄을 터뜨려, 베를린 전체의 붕괴복사 농도를 레드존 이상으로 높이는 테러였어.
베를린의 시민들은 모두 도망치려 했지만... 끝내 쓰러져 ELID가...
......
...이 일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있지?
네가 아는 모든 걸 말해 줘. 테러가 일어날 장소들이 어디인지, 언제 실행될 예정인지.
폭탄이 숨겨진 장소를 전부 찾아내서,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밝혀내야 해. 그러지 못하면, 내가...
지휘관은 깊게 심호흡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억눌렀다.
예전에 내 가까이서 붕괴액 폭탄이 터져서, 생지옥이 무엇인지 직접 느껴본 적이 있어.
ELID 변이가 얼마나 뼈를 갉아먹는 고통이었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
그러니 난,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가만있지 않겠어.
마흐리안, 난 네 도움이 필요해.
......당신들은, 정말 패러데우스가 아닌가요?
그래, 패러데우스와 대립한다는 것만 두고 보면, 우리는 같은 입장이야.
정말... 당신을 믿어도 되나요...?
네가 날 믿는다면, 나도 널 믿겠어.
우릴 도와 줘, 함께 그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자.
마흐리안의 눈동자가 더없이 맑아졌고, 한결 나아진 분위기에 힘입어 지휘관은 아까 보았던 장면을 다시 간략하게 설명했다.
......
역시...
네 기억이 심각하게 파편화되었다는 건 알아, 그래도 기억나는 게 있다면 전부 말해 주길 바라.
......
네 기억 속의 베를린은 곳곳이 패러데우스의 공작으로 무너졌어.
놈들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베를린이 통째로 파멸할 거야.
이 지점들이 어딘지, 기억나는 게 있어?
숨기려는 것이 아니지만...
제 기억이 온통 엉망이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휘관과 인형들은 침묵에 빠졌고, 마흐리안은 점점 불안해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잔뜩 있지만, 그걸 제대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맞출 수가...
우리가 봤을 때도 그랬지.
......
그럼 이야기를 바꿔볼까? 네가 기절하기 전에 말한 복사감염증의 치료에 관해, 다시 확인하고 싶어.
어떻게 감염증을 치료한 거지?
......
제... 피로요.
뭐...?
혈액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원료로 가공해서...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널 탐냈는지 알겠군.
......
......
네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그럼 분명, 어딘가에서 네 혈액으로 복사감염증을 완화, 내지는 치료하는 약품을 연구해냈고...
너도 거기서 몰리도를 알게 되었겠지?
......
그리고 거기는 패러데우스와 아주 밀접한 관계다.
내 추측이 맞아?
네.
약의 효과도 확실해?
네, 확실해요... 제가 환자에게 직접 써봤어요.
하지만 네 몸을 인형들이 수색해도 약품이랄 만한 건 없었어. 나머지 약은 어디 있지?
......
말할 수 없어요.
...그래, 그럼 조사에 새로운 진전이 생기면 그때 다시 물어볼게.
네...
지휘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떨군 마흐리안의 난처해하는 표정에, 지휘관은 이어서 추궁하려는 AR-15를 말렸다.
그만. 오늘 심문은 여기까지 하자.
그때, 지휘관의 통신기가 울렸다.
<color=#00CCFF>안녕하십니까 지휘관, 정기 연락입니다.</color>
<color=#00CCFF>임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쪽에서 도저히 파견할 여유 인력이 나질 않아 대신 404를 보냈습니다만.</color>
네,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404와는 이미 합류했습니다.
참, 카리나는 어떤가요?
떠난 뒤에 404 소대가 전해 준 메시지 외에는 카리나의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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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지휘관이 복귀할 때쯤이면 카리나도 예전처럼 업무에 복귀해 있을 터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color>
다행이군요... 지금 카리나도 옆에 있습니까?
<color=#00CCFF>지휘관도 아시잖습니까, 복사감염증 환자는 예외 없이 격리되어야 합니다.</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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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지휘관, 당신은 임무에 집중해 주세요. 카리나는 크루거 씨와 제가 돌보고 있습니다.</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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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완수 즉시 복귀하도록 하겠습니다.
<color=#00CCFF>당신도 건강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color>
명심하겠습니다. 카리나에게도, 금방 돌아갈 테니 얼른 나아 기다리고 있어 달라 전해 주십시오.
지휘관님, 카리나 씨는 분명 금방 나을 거예요.
......
그래... 괜찮겠지. 나도 좀 쉴 테니, 보초 담당 외엔 휴식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