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우스와 거북Ⅲ
"그녀의 가녀린 몸을 비추며 깜빡이는 등불 아래로 움직이는 것은, 불빛에 이끌려 춤추는 나방뿐이었다."
콰아앙!!
죽겠다죽겠다이러다죽겠다아아...!
아오 진짜, 저놈들 뭐야?! 이렇게 대놓고 날뛰어도 되는 거야!?
여긴 베를린 한복판이란 말이다 이 자식들아아!!
패러데우스가 병력은 J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요양원의 보안 인력과 슈타지만으로는 니토가 안으로 돌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다양한 상황을 예측해 대응책을 세웠건만, 설마 상대가 당당하게 정문으로 쳐들어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원군이 올 때까지만 버틴다면 저놈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겠지만... 상대도 당연히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J가 아무리 떠들어도, 요양원은 리오니를 포함한 환자들을 대피시키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
즉, 지금 이 건물에는 이 일과는 아무 관련 없는 일반인과 의료진들이 잔뜩 남아있지만, 현재 병력으로는 모두를 보호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머리를 굴려... 잘 좀 생각해 봐...
J는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라이트가 있었다면...
——전원 돌격!
......엉?
J가 거의 자포자기하려던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패러데우스 부대의 측면에서 들려왔다.
AK-15!
라저.
설마하는 심정으로 J가 엄폐물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보니 과연, 은빛 형체가 뱀 같은 잔상을 남기며 패러데우스 병력의 진형 중앙으로 돌입했다.
――!!
은빛이 그대로 검정색과 충돌하는가 싶더니, 굵직한 팔이 니토의 목을 잡고 지면에 처박았다.
크윽!
선배님!
어어...? 아, 그래 그래!
A팀, B팀! 지원군이다!
지원 사격 개시! 밀어붙여!
......
......
......
안젤리아와 라이트가 전장에 개입하자, 패러데우스의 공세는 신속하게 제압되었다.
그리고 J는 그제서야 우두머리인 니토를 제외하면 나머지 병사들은 그저 고성능 무기를 지닌 인간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뭐야, 왜 다 죽었어?
니토도 숨이 끊어졌습니다.
복용하면 일정 시간 후에 효과가 발휘되는 독약이야.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다 여기서 죽을 운명이었어... 신분 확인 가능해?
아니. 전부 얼굴이 훼손됐고, 지문도 채취 불가능하다.
우선 DNA를 채취했다. 데이터를 라이트 요원에게 전달하겠다.
네, 받았습니다. 선배님, 저 대신 본부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주시겠어요?
...선배님?
너... 너 이 새애애...
어...
"대신 대조해 주시겠어요"~?
그거 말고 할 말 없냐!?
아, 으, 죄송합니다! 선배님께 숨길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내가 말하지 말라고 시켰어.
효과 확실하잖아, 안 그래?
쓰으읍, 후우우... 제대로 된 설명 부탁드립니다.
봤지? 패러데우스는 이제 정말로 다급해졌어.
나를 해치우려 할 땐 적어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어.
하지만 이번엔 목표가 대비하고 있자 번거롭게 암살하려 할 생각을 접었어.
그리고 이렇게 강경 수단으로 쳐들어왔지.
머릿수만 보면, 딱 너네를 찍어누를 수준이었네.
거기서 제가 갑자기 지원군과 함께 나타나면, 상황은 그들의 예측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죠.
잠깐만, 그래서 넌 그때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온 건데?
안젤리아 씨가 무사히 탈출하자, 암살자들도 일제히 후퇴했습니다.
하지만 전 발을 삐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죠.
AK-12 씨가 아니었으면...
그 백랑 아가씨가 말이지...
안젤리아 씨, 그 아가씨 백업하고 나면 같이 한잔하자고 말해 주시겠습니까?
잔소리는 됐어, 지금 너랑 수다 떨 시간 없어.
니토의 시체는 끌고가, 중요한 단서니까.
...리오니는?
댁의 은여우 아가씨가 밀착 경호 중입니다.
그러니까 묻잖아, 걔네 지금 어딨냐고.
...어라?
그제서야 위화감을 눈치챈 J가, 주위를 황급히 둘러봤다.
이상하다, 제자리서 가만 있으라 했는데?
아, 안젤리아!
뭐야?
RPK다!
...안젤리아.
무슨 일이야? 리오니는? 너 지금 어딨어?
죄송해요.
뭐...?
......
지하 통로.
안젤리아 일행이 황급히 현장에 도착했지만, 그곳은 이미 엉망이었다.
총에 몸을 기대고 무릎을 꿇은 RPK-16의 표정은 평소의 능글맞은 미소가 아니었다.
......!
그 옆의 리오니는 생기 없는 몸으로 벽에 쓰러져 있었고, 벽에 흩뿌려진 핏자국은 흡사 활짝 펼친 날개 같았다.
계단 위의 안젤리아는 고개를 떨군 리오니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만은 확실하게 보였다.
그녀의 가녀린 몸을 비추며 깜빡이는 등불 아래로 움직이는 것은, 불빛에 이끌려 춤추는 나방뿐이었다.
리오니는 죽었다.
...어떻게 된 거야.
기습당했어요... 하얀 니토에게.
하얀 니토가...?
안젤리아는 말없이 계단을 내려가, 리오니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볼 때마다 두려움에 떨리던 그녀의 속눈썹은 더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눈동자의 빛도 완전히 사라졌다.
목에 난 흉칙한 자상은, 아주 예리한 날붙이로 인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이를 본 안젤리아의 뇌리에는 거대한 낫을 휘두르는 하얀 니토가 스쳐 지나갔다.
......
...적어도, 이젠 더 이상 두려움에 떨 일 없게 되었겠죠.
약속했어...
네...?
약속했다고... 지켜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원통함에 주먹을 꽈악 쥐면서, 안젤리아는 오른손을 내밀어 채 감기지 않은 리오니의 눈을 덮어 주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지켜내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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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앙!!
죽겠다죽겠다이러다죽겠다아아...!
아오 진짜, 저놈들 뭐야?! 이렇게 대놓고 날뛰어도 되는 거야!?
여긴 베를린 한복판이란 말이다 이 자식들아아!!
패러데우스가 병력은 J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요양원의 보안 인력과 슈타지만으로는 니토가 안으로 돌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다양한 상황을 예측해 대응책을 세웠건만, 설마 상대가 당당하게 정문으로 쳐들어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원군이 올 때까지만 버틴다면 저놈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겠지만... 상대도 당연히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J가 아무리 떠들어도, 요양원은 리오니를 포함한 환자들을 대피시키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
즉, 지금 이 건물에는 이 일과는 아무 관련 없는 일반인과 의료진들이 잔뜩 남아있지만, 현재 병력으로는 모두를 보호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머리를 굴려... 잘 좀 생각해 봐...
J는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라이트가 있었다면...
——전원 돌격!
......엉?
J가 거의 자포자기하려던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패러데우스 부대의 측면에서 들려왔다.
AK-15!
라저.
설마하는 심정으로 J가 엄폐물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보니 과연, 은빛 형체가 뱀 같은 잔상을 남기며 패러데우스 병력의 진형 중앙으로 돌입했다.
――!!
은빛이 그대로 검정색과 충돌하는가 싶더니, 굵직한 팔이 니토의 목을 잡고 지면에 처박았다.
크윽!
선배님!
어어...? 아, 그래 그래!
A팀, B팀! 지원군이다!
지원 사격 개시! 밀어붙여!
......
......
......
안젤리아와 라이트가 전장에 개입하자, 패러데우스의 공세는 신속하게 제압되었다.
그리고 J는 그제서야 우두머리인 니토를 제외하면 나머지 병사들은 그저 고성능 무기를 지닌 인간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뭐야, 왜 다 죽었어?
니토도 숨이 끊어졌습니다.
복용하면 일정 시간 후에 효과가 발휘되는 독약이야.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다 여기서 죽을 운명이었어... 신분 확인 가능해?
아니. 전부 얼굴이 훼손됐고, 지문도 채취 불가능하다.
우선 DNA를 채취했다. 데이터를 라이트 요원에게 전달하겠다.
네, 받았습니다. 선배님, 저 대신 본부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주시겠어요?
...선배님?
너... 너 이 새애애...
어...
"대신 대조해 주시겠어요"~?
그거 말고 할 말 없냐!?
아, 으, 죄송합니다! 선배님께 숨길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내가 말하지 말라고 시켰어.
효과 확실하잖아, 안 그래?
쓰으읍, 후우우... 제대로 된 설명 부탁드립니다.
봤지? 패러데우스는 이제 정말로 다급해졌어.
나를 해치우려 할 땐 적어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어.
하지만 이번엔 목표가 대비하고 있자 번거롭게 암살하려 할 생각을 접었어.
그리고 이렇게 강경 수단으로 쳐들어왔지.
머릿수만 보면, 딱 너네를 찍어누를 수준이었네.
거기서 제가 갑자기 지원군과 함께 나타나면, 상황은 그들의 예측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죠.
잠깐만, 그래서 넌 그때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온 건데?
안젤리아 씨가 무사히 탈출하자, 암살자들도 일제히 후퇴했습니다.
하지만 전 발을 삐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죠.
AK-12 씨가 아니었으면...
그 백랑 아가씨가 말이지...
안젤리아 씨, 그 아가씨 백업하고 나면 같이 한잔하자고 말해 주시겠습니까?
잔소리는 됐어, 지금 너랑 수다 떨 시간 없어.
니토의 시체는 끌고가, 중요한 단서니까.
...리오니는?
댁의 은여우 아가씨가 밀착 경호 중입니다.
그러니까 묻잖아, 걔네 지금 어딨냐고.
...어라?
그제서야 위화감을 눈치챈 J가, 주위를 황급히 둘러봤다.
이상하다, 제자리서 가만 있으라 했는데?
아, 안젤리아!
뭐야?
RPK다!
<color=#00CCFF>...안젤리아.</color>
무슨 일이야? 리오니는? 너 지금 어딨어?
<color=#00CCFF>죄송해요.</color>
뭐...?
......
지하 통로.
안젤리아 일행이 황급히 현장에 도착했지만, 그곳은 이미 엉망이었다.
총에 몸을 기대고 무릎을 꿇은 RPK-16의 표정은 평소의 능글맞은 미소가 아니었다.
......!
그 옆의 리오니는 생기 없는 몸으로 벽에 쓰러져 있었고, 벽에 흩뿌려진 핏자국은 흡사 활짝 펼친 날개 같았다.
계단 위의 안젤리아는 고개를 떨군 리오니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만은 확실하게 보였다.
그녀의 가녀린 몸을 비추며 깜빡이는 등불 아래로 움직이는 것은, 불빛에 이끌려 춤추는 나방뿐이었다.
리오니는 죽었다.
...어떻게 된 거야.
기습당했어요... 하얀 니토에게.
하얀 니토가...?
안젤리아는 말없이 계단을 내려가, 리오니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볼 때마다 두려움에 떨리던 그녀의 속눈썹은 더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눈동자의 빛도 완전히 사라졌다.
목에 난 흉칙한 자상은, 아주 예리한 날붙이로 인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이를 본 안젤리아의 뇌리에는 거대한 낫을 휘두르는 하얀 니토가 스쳐 지나갔다.
......
...적어도, 이젠 더 이상 두려움에 떨 일 없게 되었겠죠.
약속했어...
네...?
약속했다고... 지켜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원통함에 주먹을 꽈악 쥐면서, 안젤리아는 오른손을 내밀어 채 감기지 않은 리오니의 눈을 덮어 주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지켜내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