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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5 · 거울단계

타나토스의 키스 Ⅰ

"광견의 목줄을 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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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전, 공장 내부.

페로사

...이쪽.

표도로프

언제 이런 가루를 뿌렸어요?

자외선 램프가 밝히는 길을 따라, 그리폰 소대는 잔뜩 경계하고 공장 아래로 나아갔다.

선두에 선 페로사는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길을 놓치지 않도록 바닥을 주시했다.

페로사

내가 한 게 아니라, AR-15와 상의한 거야.

콜리브리

에이 뭐야, 그런 거였어?

페로사

그녀의 우려가 들어맞았어.

새비지

과연 AR팀, 명불허전의 엘리트 소대로군요.

데린저

404는 뭐하고 있대?

아직도 신호 연결이 안 되잖아!

페로사

그쪽도 시간이 필요하겠지.

이 교란 신호는 본 적 없는 패턴이니, 분명 패러데우스가 개발한 최신형일 거야.

데린저

그래도...

표도로프

페로사, 길이 끊어졌어요.

페로사

......

AR-15가 남긴 흔적이 철문에 가로막혀 끊기자, 페로사는 고개를 들고 인상을 찌푸렸다.

콜리브리

이제 어떡하지?

페로사

우회하자, 다시 흔적을 찾아서――

부스럭...

작은 발소리가 저 앞의 길모퉁이에서 들려오자, 그리폰 소대 전원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무기를 들었다.

???

으으...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익숙한 형체가 벽을 짚으며 나타났다.

페로사

마흐리안...?

마흐리안

그... 그리폰 소대 여러분...?

표도로프

다치셨군요.

표도로프가 급히 다가가 마흐리안의 팔을 살폈다.

표도로프

출혈이 심해... 무슨 일이 있었죠?

지휘관과 AR팀은 어딨습니까?

마흐리안

흩어지고 말았어요...

무슨 수를 썼는지, 패러데우스가 댄들라이 씨의 스캔을 피했어요.

몰려든 매복에 AR팀이 맞서던 중, 지휘관님과 저만 고립되고 말았어요...

페로사

AR팀과 흩어졌다고?!

그럼 지휘관은!?

마흐리안

지휘관님은 부상을 입어서... 움직이질 못해요.

그래서 빈 방에 숨기고 저만 도움을 구하러 나온 거예요.

따라오세요, 지휘관님을 찾은 다음 AR팀을 찾도록 해요.

페로사

...알았다.

안내해 줘.

페로사는 마흐리안을 주욱 훑어본 다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부축했다.

마흐리안

고마워요.

페로사

...천만에.

......

마흐리안의 안내를 따라, 그리폰 소대는 조용한 복도를 나아갔다.

하지만 마흐리안이 너무 허약해진 탓에, 느리게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콜리브리

좀 더 빨리 가면 안 돼?

이러다 지휘관이 위험해지면 어떡해!

표도로프

하지만 마흐리안의 상태가...

콜리브리

으이구, 그럼 네가 업고 가면 되지!

마흐리안

아뇨... 괜찮아요, 거의 다 왔어요.

마흐리안은 상냥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페로사

......

마흐리안, 너와 지휘관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어?

마흐리안

네...? 무슨 뜻인가요?

페로사

매복에 당해 AR팀과 헤어졌다며.

댄들라이에게 제공받은 지도에 따르면 여기는 꽤 위층이야.

그런데 저 아래서 여기까지 부상자 둘이서 아무 탈 없이 올라왔지? 운이 좋아도 너무 좋은데.

마흐리안

아... 지휘관님은 처음부터 다친 게 아니었거든요.

절 데리고 이 근처까지 도망쳐 왔는데, 도중에 패러데우스 병사와 마주쳤어요.

그래도 어렵사리 도망칠 수 있었죠.

데린저

...듣기에 좀 이상한걸?

데린저가 눈살을 찌푸렸다.

마흐리안

그런...가요? 어디가요?

페로사

......

페로사가 걸음을 멈추자, 소대원들도 덩달아 멈춰섰다.

콜리브리

응...? 왜 그래, 페로사?

페로사

마흐리안.

마흐리안

네?

페로사

정말 지휘관이 저 앞에 있어?

마흐리안

물론이죠...?

지도를 보셨다면, 저 앞에 버려진 창고가 있다는 걸 아시잖아요.

지휘관님을 저기에 숨도록 했어요.

페로사

지도는 봤어.

그래서 이상하다는 거야.

둘이 도망쳐 나왔다는 경로가, 원래 위치에서 너무 멀어.

마흐리안

...무슨 말씀이세요?

페로사

너, 대체 어떻게 위층까지 왔어?

지휘관과 AR팀은 어딨지?

마흐리안

......

페로사의 질문에 마흐리안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금세 다시 평온함을 되찾았다. 하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마흐리안

믿어 주실 줄 알았는데.

페로사

네가 믿을 만하다면.

페로사가 총을 들었다.

페로사

대답해, 지휘관 어딨냐고.

마흐리안

말했잖아요, 저기 있다고요.

마흐리안은 미소지으며, 사근사근 말했다.

마흐리안

저기... 지옥에.

데린저

페로사! 피해!

페로사

뭐——?!

부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복도의 벽을 베면서 페로사를 향해 날아왔다.

간발의 차로 먼저 눈치챈 데린저가 페로사를 밀어 넘어뜨렸다.

쾅!

나르시스

아하하핫! 제법이네 제법이야! 그걸 피하네?

이 겁도 없는 쓰레기들이!

소름끼치는 웃음소리와 함께, 그 왜소한 몸집으로 거대한 위압감을 내뿜는 니토가 벽의 반대편에서 나타났다.

나르시스

――뭐야, 왜 겨우 5명밖에 없어? 너희들 설마...

...날 무시하는 거야!?

발랄하게 웃던 나르시스의 목소리가 돌연 험악해지더니, 그리폰 소대를 보며 분노했다.

"마흐리안"

나르시스.

나르시스

——!

하지만 마흐리안이 가볍게 이름을 부르자, 그 소녀의 주위를 떠다니는 칼날이 일제히 멈췄다.

나르시스

윽...

솔직히, 언니가 그 차림인 거... 엄청 보기 싫어...

"마흐리안"

얌전히 굴어야지, 나르시스.

임무가 잘 끝나면 상을 줄 테니까.

나르시스

언니 죽이는 거?

"마흐리안"

그건 아직.

갑자기 온순해진 광견의 모습에, 그리폰 소대는 오히려 한층 더 오한이 들었다.

모두 "나르시스"라는 니토를 주시했지만, 누구도 감히 먼저 발포하지 못했다.

전술인형은 두려움에 위축되지 않는다.

허나 저 콜리브리와 비슷한 체격인 소녀를 상대로, 누구도 승리할 가능성을 산출해낼 수가 없었다.

페로사

너...

역시...!

페로사는 마흐리안을 노려보며, 눈에서 분노의 불꽃을 태웠다.

철컥——

타타타탕——!!

팅!

페로사가 발사한 총탄이 전부 부유검에 튕겨나갔고, 얌전했던 광견이 다시 이를 드러냈다.

나르시스

이것들이 감히... 언니한테 더러운 걸 뿌려대!?

"마흐리안"

......

하지만 마흐리안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미소에 흔들림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분노를 억누르는 나르시스를 바라봤다...... 광견의 목줄을 풀 때였다.

"마흐리안"

난 아직 할 일이 있어.

나르시스, 깔끔하게 처리하렴.

나르시스

맡겨만 줘, 언니!

모두 들었지? 언니가 처리하래.

그러니까, 나를 위해... 크흐히히힛, 패러데우스를 위해! 죽어!!!

표도로프

페로사!

새비지

산개! 집중당하지 마!

데린저! 빨리 피해!

데린저

우와악!!

콜리브리

저게 짜증나게 우릴 무시하네!?

페로사

——전투 개시!

산출해낸 결과가 어떻든, 결국 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결판을 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