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기회'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는 남이 자신을 실망시키는 것을 싫어했다."
베를린 교외.
어땠어?
완전 무리였지.
접속 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얼굴을 들이민 AR-15를 보며, UMP45는 고개를 저었다.
어지간해서는 약한 모습 드러내지 않는 UMP45도, 이번만큼은 드물게 안색이 좋지 않았다.
45, 괜찮아?
사전에 약속했잖아, 너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걱정해 줘서 고마워, 지휘관.
그래도 아직은 내 능력 범위 안이니까 발 동동 안 굴러도 돼.
416이 좀 험한 꼴을 당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잖아?
제시간에 빠져나오기도 했고.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바로 들통나 버렸어요...
나름 예상했던 바이니 괜찮아, 너희가 무사하니 다행이다.
댄들라이도 이 녀석만은 어쩌지 못했는데...
전술인형은 상대도 안 되겠지.
그 말 들으니 왠지 화나는데?
그치만 사실인걸...
그래서, 뭐 알아낸 거 있어?
조금은. 녀석이 언급한 "이아손의 상자"랑 "불꽃놀이"...
뭐 떠오르는 거 있지 않아?
뭔데 그게.
"이아손의 상자"... 또 그건가.
역시 그건 "고치" 계획의 일부였어.
저 녀석 말대로라면 그건 이미 준비가 끝났고, 심지어 포장해서 운반까지 된 상태야.
터뜨릴 시기는 아마... "불꽃놀이"와 관계 있는 날이겠지.
오늘에서 가장 가까운 명절이나 기념일이 뭐가 있지?
이것저것 많지만, 불꽃놀이를 하려면 크게 축제를 벌이는 수준의 기념일이어야겠죠.
가장 가까운 시일에 있는 국경일은 통일절입니다. 그날엔 독일의 대도시들이 순차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고, 정부의 고위 관료들도 참석한다고 해요.
독일 통일절이라면 열흘밖에 안 남았잖아... 그럼 가만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그리고 뭘 터뜨릴지 알기만 해서 뭐해? 적어도 어디서 터뜨릴 셈인지를 알아내야지!
통상적인 심문은 저... 녀석에겐 안 통할 거야.
45마저도 버거워하니...
RO, 댄들라이의 상태는 어때?
...댄들라이는 아직도 혼수 상태입니다.
기지에서 빠져나온 후로 무슨 수를 써도 깨어나질 않고 있어요.
......
지휘관은 콧등을 문지르며 관자놀이의 지끈거림을 억눌렀다.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레 벌어졌다.
......
그 순간, 댄들라이의 몸을 빌어 나타난 것은...
M~~4~~!
좀 일어나 봐~아아~~!
SOP2는 댄들라이에게 올라타 쉬지도 않고 쫑알댔다.
모두가 지하 기지에서 빠져나온 뒤부터 고민하는 와중, SOP2는 서슴없이 댄들라이를 M4라 불렀다.
그만해 SOP2, 댄들라이한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깨어난 다음에 해.
그치만... 그치만 M4인걸!
분명히 M4였어! 내가 잘못 봤을 리가 없다구!
AR-15도 알았잖아, 그치?
......
AR-15는 대꾸하지 않고 그저 잠자는 듯한 얼굴의 댄들라이를 보았다. 감긴 눈에, 그때의 익숙한 색채는 지금 없었다. 환각을 본 것일까? 아니면, 정말 기적이 일어났던 것일까?
AR-15, 네 생각은 어때...?
...내가 어떻게 알아!
그보다, 지금 우리가 안전하기는 해? 몰리도를 사로잡은 것까진 좋은데, 그년이 정신 차리면 언제든지 바깥이랑 통신할 수 있을 거라고.
머릿속은커녕 소체의 내부 구조가 어떻게 되어먹은지도 모르고... 완전 시한 폭탄이야.
지금 생각해봤자 쓸데없는 고민보단, 당장 우리가 어떻게 살아서 돌아갈지나 생각해야 해.
우와, 매정하다. 아무리 그래도 소중한 가족인데 그래도 돼?
퍽이나 매정한 말이겠다. 너 지금 상황 파악 안 돼?
지금 우린 아직도 숨이 붙어 있는 게 기적이야!
그리폰 소대는 전멸에, 그 여자... 마흐리안까지 거기서 죽었어.
설마 이걸로 우리가 이겼다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쟤 말이 맞아 9, 지금 우리 상황은 매우 심각해.
꽤 값어치 있는 포로를 하나 잡았으면 뭐해, 제일 중요한 녀석이 깨어나질 않고 있는데.
게다가 저 여자는 버리지도 못하는데 데리고 다닐수록 위험해져. 언제 우리 등짝에 푹! 하고 칼을 꽂을지 누가 알아?
골치 아파 죽겠어 정말.
카리나 씨에게 전달할 약마저 깨져버렸으니...
차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한심한 소리는 그만하자.
적어도 이렇게 계속할 수 있게 됐잖아.
다신 없을 소중한 기회야.
지휘관은 마른 입술을 핥고 모두에게 웃어 보였다.
그리폰 소대의 희생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래도 덕분에 패러데우스 놈들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었어.
최소한 아까보단 상황이 많이 나아졌으니, 기운내자.
하지만, 마흐리안 씨가...
RO, 지금은 그 슬픔을 분노로 바꾸자.
우린 애도하려고 살아남은 게 아니야.
놈들이 대가를 치르게 만들기 위해서지.
그래... 풀죽어 있어 봤자지. 이동 경로 확인할게.
일단 안전한 곳에 가서 어떻게든 댄들라이를 깨우자.
아, 나도 도울게!
......
인형들이 각자 할일을 찾으러 가자, 계속 가만히 지휘관을 지켜보기만 하던 UMP45가 움직였다.
느릿느릿 지휘관의 곁에 다가오더니,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힘든 때라고 무리하면 안 된다?
본인한테 직접 말해서 기분 묘한데, 지휘관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우린 정말 끝장이야.
...고마워.
그 말에 뻣뻣하게 굳어 있던 지휘관의 어깨가 부드러워졌고, 깍지 낀 손도 풀어졌다.
무모한 짓 절대 안 할 테니 걱정할 것 없어.
약속한 보수는 반드시 살아 돌아가서 줄 테니까.
그렇담 다행이고.
위로해 주려고 말 건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몰리도의 머릿속에서 덤으로 발견한 게 있거든.
말해 줘.
그년의 컨셔스 파노라마에 들어갔을 때 봤는데, 마흐리안과 비슷한 상태더라.
시꺼먼 부분이 아주 쫙 깔렸어.
그러니까, 잠겨진 기억 파편들?
응. 하지만 마흐리안이랑은 다르게, 말 그대로 파편화되지 않은 아주 온전한 것들이었어.
그저 자물쇠가 걸린 상태니, 한 번 더 들어간다면 더 많은 걸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댄들라이가 깨어난 다음에.
나 못 믿어?
걱정하는 거야.
일 빨리 끝내고 저년을 해치워 버리고 싶지 않아?
마음이야 굴뚝 같다만... 그러기엔 너무 가치 있어.
단순히 고위 니토여서 가치가 높은 게 아니야. 그녀를 살려 두는 편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겠지. 잘만 이용하면 패러데우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을 테고.
그걸 위해서라면, 그녀로 인한 리스크도 감당할 수 있어.
흐음... 인간은 극도로 분노하면 정신이 나가버리거나, 무서울 정도로 냉철해진다더니...
지휘관은 후자인가 보구나.
그런데 이걸 어쩌나, 지금 우리는 금광을 눈앞에 두고도 파내질 못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네게 무모한 모험을 시킬 순 없어. 댄들라이가 깨어나길 기다리자.
어휴... 그 거물님한테 연락도 못 하는 상태인데 말이지.
연락만 되면 뭐라도 도와 달라 할 수 있을 텐데.
그건 걱정할 거 없어.
훈작사가 페로사에게 연락을 시도하면 바로 그들이 사라진 것을 알아채겠지.
그쪽에서 움직인다면 금방 우릴 찾아낼 거야.
당장으로서는... 우리만으로 버티는 수밖에.
통일절이 오기 전에, 몰리도가 아는 모든 것을 캐내야 한다.
......
...아직 태양은 제게서 멀군요.
이카로스와 같은 말로를 원치 않는다면, 더 튼튼한 날개가 필요합니다.
과정이야 어떻든 상관없어. 나는 결과만을 원하네.
대가라면 얼마든지 말하도록.
망설임이 없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또 연락해요.
삑.
통신 종료.
......
몰리도의 사진을 조용히 서랍 안에 넣은 뒤, 훈작사는 다른 양피지 서류 봉투를 뜯어 탁상에 놓았다.
"기회"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는 남이 자신을 실망시키는 것을 싫어했다.
오버슈타인 가문의 7대 장남이자, 90Wish의 실질적인 리더... 그리고, 루니샤의 부친.
...만나는 날이 기대되는군.
훈작사의 탁상 위의 전화기 램프가 깜빡였다. 하인리히 슈바인슈타이거 장군이 보낸, 오늘밤 베를린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있을 공연에 초대하는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확인한 훈작사는 테이블에 놓았던 초대장과, 봉투에 동봉된 참석자 명단을 집어 들었다.
그는 줄줄이 적힌 참석자들 중에서 오직 한 이름에 주목했다.
공업 및 정보부 장관, 국무 위원 부주석 - 루돌프 폰 오버슈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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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교외.
어땠어?
완전 무리였지.
접속 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얼굴을 들이민 AR-15를 보며, UMP45는 고개를 저었다.
어지간해서는 약한 모습 드러내지 않는 UMP45도, 이번만큼은 드물게 안색이 좋지 않았다.
45, 괜찮아?
사전에 약속했잖아, 너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걱정해 줘서 고마워, 지휘관.
그래도 아직은 내 능력 범위 안이니까 발 동동 안 굴러도 돼.
416이 좀 험한 꼴을 당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잖아?
제시간에 빠져나오기도 했고.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바로 들통나 버렸어요...
나름 예상했던 바이니 괜찮아, 너희가 무사하니 다행이다.
댄들라이도 이 녀석만은 어쩌지 못했는데...
전술인형은 상대도 안 되겠지.
그 말 들으니 왠지 화나는데?
그치만 사실인걸...
그래서, 뭐 알아낸 거 있어?
조금은. 녀석이 언급한 "이아손의 상자"랑 "불꽃놀이"...
뭐 떠오르는 거 있지 않아?
뭔데 그게.
"이아손의 상자"... 또 그건가.
역시 그건 "고치" 계획의 일부였어.
저 녀석 말대로라면 그건 이미 준비가 끝났고, 심지어 포장해서 운반까지 된 상태야.
터뜨릴 시기는 아마... "불꽃놀이"와 관계 있는 날이겠지.
오늘에서 가장 가까운 명절이나 기념일이 뭐가 있지?
이것저것 많지만, 불꽃놀이를 하려면 크게 축제를 벌이는 수준의 기념일이어야겠죠.
가장 가까운 시일에 있는 국경일은 통일절입니다. 그날엔 독일의 대도시들이 순차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고, 정부의 고위 관료들도 참석한다고 해요.
독일 통일절이라면 열흘밖에 안 남았잖아... 그럼 가만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그리고 뭘 터뜨릴지 알기만 해서 뭐해? 적어도 어디서 터뜨릴 셈인지를 알아내야지!
통상적인 심문은 저... 녀석에겐 안 통할 거야.
45마저도 버거워하니...
RO, 댄들라이의 상태는 어때?
...댄들라이는 아직도 혼수 상태입니다.
기지에서 빠져나온 후로 무슨 수를 써도 깨어나질 않고 있어요.
......
지휘관은 콧등을 문지르며 관자놀이의 지끈거림을 억눌렀다.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레 벌어졌다.
......
그 순간, 댄들라이의 몸을 빌어 나타난 것은...
M~~4~~!
좀 일어나 봐~아아~~!
SOP2는 댄들라이에게 올라타 쉬지도 않고 쫑알댔다.
모두가 지하 기지에서 빠져나온 뒤부터 고민하는 와중, SOP2는 서슴없이 댄들라이를 M4라 불렀다.
그만해 SOP2, 댄들라이한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깨어난 다음에 해.
그치만... 그치만 M4인걸!
분명히 M4였어! 내가 잘못 봤을 리가 없다구!
AR-15도 알았잖아, 그치?
......
AR-15는 대꾸하지 않고 그저 잠자는 듯한 얼굴의 댄들라이를 보았다. 감긴 눈에, 그때의 익숙한 색채는 지금 없었다. 환각을 본 것일까? 아니면, 정말 기적이 일어났던 것일까?
AR-15, 네 생각은 어때...?
...내가 어떻게 알아!
그보다, 지금 우리가 안전하기는 해? 몰리도를 사로잡은 것까진 좋은데, 그년이 정신 차리면 언제든지 바깥이랑 통신할 수 있을 거라고.
머릿속은커녕 소체의 내부 구조가 어떻게 되어먹은지도 모르고... 완전 시한 폭탄이야.
지금 생각해봤자 쓸데없는 고민보단, 당장 우리가 어떻게 살아서 돌아갈지나 생각해야 해.
우와, 매정하다. 아무리 그래도 소중한 가족인데 그래도 돼?
퍽이나 매정한 말이겠다. 너 지금 상황 파악 안 돼?
지금 우린 아직도 숨이 붙어 있는 게 기적이야!
그리폰 소대는 전멸에, 그 여자... 마흐리안까지 거기서 죽었어.
설마 이걸로 우리가 이겼다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쟤 말이 맞아 9, 지금 우리 상황은 매우 심각해.
꽤 값어치 있는 포로를 하나 잡았으면 뭐해, 제일 중요한 녀석이 깨어나질 않고 있는데.
게다가 저 여자는 버리지도 못하는데 데리고 다닐수록 위험해져. 언제 우리 등짝에 푹! 하고 칼을 꽂을지 누가 알아?
골치 아파 죽겠어 정말.
카리나 씨에게 전달할 약마저 깨져버렸으니...
차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한심한 소리는 그만하자.
적어도 이렇게 계속할 수 있게 됐잖아.
다신 없을 소중한 기회야.
지휘관은 마른 입술을 핥고 모두에게 웃어 보였다.
그리폰 소대의 희생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래도 덕분에 패러데우스 놈들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었어.
최소한 아까보단 상황이 많이 나아졌으니, 기운내자.
하지만, 마흐리안 씨가...
RO, 지금은 그 슬픔을 분노로 바꾸자.
우린 애도하려고 살아남은 게 아니야.
놈들이 대가를 치르게 만들기 위해서지.
그래... 풀죽어 있어 봤자지. 이동 경로 확인할게.
일단 안전한 곳에 가서 어떻게든 댄들라이를 깨우자.
아, 나도 도울게!
......
인형들이 각자 할일을 찾으러 가자, 계속 가만히 지휘관을 지켜보기만 하던 UMP45가 움직였다.
느릿느릿 지휘관의 곁에 다가오더니,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힘든 때라고 무리하면 안 된다?
본인한테 직접 말해서 기분 묘한데, 지휘관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우린 정말 끝장이야.
...고마워.
그 말에 뻣뻣하게 굳어 있던 지휘관의 어깨가 부드러워졌고, 깍지 낀 손도 풀어졌다.
무모한 짓 절대 안 할 테니 걱정할 것 없어.
약속한 보수는 반드시 살아 돌아가서 줄 테니까.
그렇담 다행이고.
위로해 주려고 말 건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몰리도의 머릿속에서 덤으로 발견한 게 있거든.
말해 줘.
그년의 컨셔스 파노라마에 들어갔을 때 봤는데, 마흐리안과 비슷한 상태더라.
시꺼먼 부분이 아주 쫙 깔렸어.
그러니까, 잠겨진 기억 파편들?
응. 하지만 마흐리안이랑은 다르게, 말 그대로 파편화되지 않은 아주 온전한 것들이었어.
그저 자물쇠가 걸린 상태니, 한 번 더 들어간다면 더 많은 걸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댄들라이가 깨어난 다음에.
나 못 믿어?
걱정하는 거야.
일 빨리 끝내고 저년을 해치워 버리고 싶지 않아?
마음이야 굴뚝 같다만... 그러기엔 너무 가치 있어.
단순히 고위 니토여서 가치가 높은 게 아니야. 그녀를 살려 두는 편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겠지. 잘만 이용하면 패러데우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을 테고.
그걸 위해서라면, 그녀로 인한 리스크도 감당할 수 있어.
흐음... 인간은 극도로 분노하면 정신이 나가버리거나, 무서울 정도로 냉철해진다더니...
지휘관은 후자인가 보구나.
그런데 이걸 어쩌나, 지금 우리는 금광을 눈앞에 두고도 파내질 못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네게 무모한 모험을 시킬 순 없어. 댄들라이가 깨어나길 기다리자.
어휴... 그 거물님한테 연락도 못 하는 상태인데 말이지.
연락만 되면 뭐라도 도와 달라 할 수 있을 텐데.
그건 걱정할 거 없어.
훈작사가 페로사에게 연락을 시도하면 바로 그들이 사라진 것을 알아채겠지.
그쪽에서 움직인다면 금방 우릴 찾아낼 거야.
당장으로서는... 우리만으로 버티는 수밖에.
통일절이 오기 전에, 몰리도가 아는 모든 것을 캐내야 한다.
......
<color=#00CCFF>...아직 태양은 제게서 멀군요.</color>
<color=#00CCFF>이카로스와 같은 말로를 원치 않는다면, 더 튼튼한 날개가 필요합니다.</color>
과정이야 어떻든 상관없어. 나는 결과만을 원하네.
대가라면 얼마든지 말하도록.
<color=#00CCFF>망설임이 없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또 연락해요.</color>
삑.
통신 종료.
......
몰리도의 사진을 조용히 서랍 안에 넣은 뒤, 훈작사는 다른 양피지 서류 봉투를 뜯어 탁상에 놓았다.
"기회"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는 남이 자신을 실망시키는 것을 싫어했다.
오버슈타인 가문의 7대 장남이자, 90Wish의 실질적인 리더... 그리고, 루니샤의 부친.
...만나는 날이 기대되는군.
훈작사의 탁상 위의 전화기 램프가 깜빡였다. 하인리히 슈바인슈타이거 장군이 보낸, 오늘밤 베를린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있을 공연에 초대하는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확인한 훈작사는 테이블에 놓았던 초대장과, 봉투에 동봉된 참석자 명단을 집어 들었다.
그는 줄줄이 적힌 참석자들 중에서 오직 한 이름에 주목했다.
공업 및 정보부 장관, 국무 위원 부주석 - 루돌프 폰 오버슈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