⑮
"이 나라는 이제 우리가 모든 것을 바쳤던 조국이 아니야."
신소련의 어딘가.
뽀드득... 뽀드득...
땅바닥에 내려앉은 눈이 부츠에 밟혀, 가벼우면서도 가라앉는 듯한 소리를 냈다.
신소련의 겨울은 해가 갈수록 더 일찍 찾아왔다.
사복 차림의 남자는 공원묘지의 입구를 지나, 느린 걸음으로 긴 발자국을 남겼다.
어느덧 영령비 앞까지 온 그는 고개를 들었다.
영령비에 새겨진 이름들은, 하나하나가 그의 머릿속에도 깊게 새겨져 있었다.
후우...
하얀 입김을 뱉고 나서야, 카터는 이 싸늘한 날씨를 체감했다.
잠시 후, 그의 뒤에서 우산을 쓰고 군복을 입은 병사가 그에게 다가왔다.
장군님, 서기가 보고서를 수리했습니다.
즉시 모든 직위를 해제하고 현지 대기하여 처분을 기다리란 명령입니다.
직위 해제라...
그뿐인가?
...예.
젤린스키가 선심 썼을 리가 없지.
아무래도, 상층부 사람들은 그래도 조국에 대한 나의 헌신을 참작해 준 모양이야.
장군님...
...예고르 대위의 가족은?
예고르 대위는... 반역자로 낙인 찍혔습니다.
열사로 추서될 수 없어, 저희로선... 유족들의 거주지 이전을 돕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참 슬프구나.
장군님?
조국을 위해 분투한 영령에게서 곱게 묻힐 권리까지 빼앗아 가다니.
이 나라는 이제 우리가 모든 것을 바쳤던 조국이 아니야.
무수한 이름들이 새겨진 비석을 올려다보며, 카터는 품속에서 서류를 꺼냈다.
장군님, 그건...?
...별볼일 없는 합의서일 뿐이네.
손에 든 서류를 응시하던 카터는 돌연 몸을 돌려 공원 묘지의 출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군님? 장군님, 어디 가십니까!
......
국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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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련의 어딘가.
뽀드득... 뽀드득...
땅바닥에 내려앉은 눈이 부츠에 밟혀, 가벼우면서도 가라앉는 듯한 소리를 냈다.
신소련의 겨울은 해가 갈수록 더 일찍 찾아왔다.
사복 차림의 남자는 공원묘지의 입구를 지나, 느린 걸음으로 긴 발자국을 남겼다.
어느덧 영령비 앞까지 온 그는 고개를 들었다.
영령비에 새겨진 이름들은, 하나하나가 그의 머릿속에도 깊게 새겨져 있었다.
후우...
하얀 입김을 뱉고 나서야, 카터는 이 싸늘한 날씨를 체감했다.
잠시 후, 그의 뒤에서 우산을 쓰고 군복을 입은 병사가 그에게 다가왔다.
장군님, 서기가 보고서를 수리했습니다.
즉시 모든 직위를 해제하고 현지 대기하여 처분을 기다리란 명령입니다.
직위 해제라...
그뿐인가?
...예.
젤린스키가 선심 썼을 리가 없지.
아무래도, 상층부 사람들은 그래도 조국에 대한 나의 헌신을 참작해 준 모양이야.
장군님...
...예고르 대위의 가족은?
예고르 대위는... 반역자로 낙인 찍혔습니다.
열사로 추서될 수 없어, 저희로선... 유족들의 거주지 이전을 돕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참 슬프구나.
장군님?
조국을 위해 분투한 영령에게서 곱게 묻힐 권리까지 빼앗아 가다니.
이 나라는 이제 우리가 모든 것을 바쳤던 조국이 아니야.
무수한 이름들이 새겨진 비석을 올려다보며, 카터는 품속에서 서류를 꺼냈다.
장군님, 그건...?
...별볼일 없는 합의서일 뿐이네.
손에 든 서류를 응시하던 카터는 돌연 몸을 돌려 공원 묘지의 출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군님? 장군님, 어디 가십니까!
......
국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