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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75 · 재귀정리

"임무다. 코드네임 '네오', 실종된 화물 트럭 수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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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국가안전국의 취조실.

밀폐된 취조실은 그 문이 닫히기만 하면, 햇빛은 물론 그 어떠한 전파도 드나들 수 없었다.

침묵하며 기다리기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였다.

K

......

모나

......

다만, 지금 취조실의 답답한 분위기는 우두커니 앉아 있는 두 사람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그들 옆에서 잔뜩 짜증난 표정으로 좀처럼 가만있질 못하고 다리를 떠는 사람의 초조함 때문이었다.

J

......아 진짜! 그 여자 오는 거야 안 오는 거야!? 급한 일이라면서 부르더니만, 여기다 냅다 몰아넣고 방치 플레이하네?!

우린 부하지 용의자가 아니라고!

J

너희 둘도 뭐라고 말 좀 해 봐!

이런 상관 본 적 있어!? 아니, 이런 여자는 내가 살다 살다 처음 본다!

J

대체 무슨 생각이냐고오오... 이따위로 무시할 거면 아예 부르질 말던가!

윗대가리들은 뭐 외모만 보고 사람 뽑나? 어!? 현장직이 고생하는 것도 좀 생각을――

뻐엉!

취조실의 문을 발로 뻥 차면서 구설수에 오르던 "낙하산"이 위풍당당하게 들어와, 다시 문을 쾅 닫았다.

J

......

로미

임무다. 코드네임 "네오", 실종된 화물 트럭 수색이다.

실종 지점은 A107 고속 도로, C6에서 C9 구간이다.

K 앞으로 날아든 한 장의 사진은, 간신히 트럭의 윤곽을 알아볼 수만 있을 정도로 극악의 해상도였다.

J

또 경찰이나 할 일을...

로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J는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

로미

이 구간의 감시 카메라 영상이 전부 훼손된 상태다. 너희가 차와 화물을 추적해 회수하도록.

K

알겠습니다. 동원 가능한 자원과 인력은――

로미

이 자리의 인원만으로 처리해. 임무 과정에 기록이 남아선 안 된다.

그리고, 선 넘지 말 것.

K

...알겠습니다.

로미

슈바벤, 이건 내가 네게 일임하는 첫 임무다.

K

국장의 신임을 얻어 영광입니다.

로미

널 믿기에 이 일을 맡기는 게 아니라, 네 이력이 이 일에 적합해서 맡기는 거다.

다른 질문 있나?

J

......

모나

......

K

없습니다,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로미

정기 보고하도록.

K

네.

로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바람처럼 방을 나섰다.

겨우 15분에 불과했지만, 긴장감이 감돌던 취조실은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누그러졌다.

국가안전국 사무실.

전자펜을 휘갈기며 태블릿에 무언가 잔뜩 적은 K는, 펜을 돌리며 J에게도 그걸 보여 주었다.

K

이게 앞으로의 작업 일정이다.

J

......진심이냐?

K

그럼 농담하는 거 같냐?

J

얌마 케인... 너 그 여자한테 홀리기라도 했냐?

아니 사진은 뭐 알아볼 수도 없는데, 고속 도로도 그 구간이면 레이싱 경기해도 되겠더라 야.

아오 그냥 대놓고 면상에다 꼽을 주던가! 뭔 수작을 부려도 이따위야!?

모나

저는 국장님의 의도가 단순한 가혹 행위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임무는 기밀 등급이 매우 높습니다. 신뢰하지 않는 요원에게 맡길 만한 일이 아닙니다.

J

얼씨구, 그래서 그 여자가 우릴 신뢰한다?

모나

안전국 내에서도 두 분의 호흡이 잘 맞고, 이러한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J

허이고.

모나

어쨌든, 임무 수행에 관해서는 두 분 모두 제 선배입니다.

지금부터 무얼 하는 것이 좋을까요?

K

트럭으로 운송되던 물건이 난데없이 사라지진 않지. 우선 그 화물 트럭이 어디로 향하던 건지부터 특정해야 하는데, 이런 일은 인형이 훨씬 효율적이니 네가 맡아라. 최대한 빨리 처리해.

모나

네, 당장 시작하겠습니다.

J

둘이서 잘 해보셔~

J는 빈정대며 그대로 소파에 드러누워 텔레비전을 켰다.

섀도리스

――를린의 한 ELID 환자가 급성 쇼크 증상을 보여, 성 마리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자신이 갈라테아 그룹이 최근 개발한 항붕괴제 "이둔"을 주사받았다 주장했지만, 사측은 해당 약품은 3차 검증시험을 통과하지 않아 아직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섀도리스

이 사건은 현재 경찰이 계속 조사 중이지만, 시중의 비허가 약물 남용 문제만이 아니라 식약청의 태만함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최근 다수의 갈라테아 제약 공장이 운영 정지 처분을 받아 "이둔"의 출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어, 복사감염증 치료에 대한 해답이 다시 한번 미궁에 빠졌습니다.

고통받는 환자가 편법까지 도모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현재, 이러한 불상사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시하여, 국민들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조속히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베를린 거리.

찰칵!

파라

헤헤~ 섀도리스는 오늘도 전광판에서 빛나는구나~ 하아, 이번 일은 타이밍이 참 좋네. 갈라테아의 경쟁사가 꾸민 짓이 아닐까 싶다니까?

어...? 누구세요?

화보지를 찢고 나온 듯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미인이 소리도 없이 파라 앞에 나타났다.

???

꼬마 아가씨, 잠깐 카메라 좀 봐도 될까요?

파라

어... 네, 얼마든지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파라는 카메라를 건네주었다. 그녀 눈에는 카메라를 보는 미인의 매력적인 눈매와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입술만 들어왔다.

???

으흠... 섀도리스를 찍었군요?

정말 인기 많은 사람이네요.

파라

네?

???

나를 찍은 줄 알았는데~ 아이 참, 괜히 설레였네요.

파라

앗! 그, 그럼 지금 찍어드릴까요!?

???

음... 아뇨, 생각해 보니 지금은 화장이 촬영에 적절치 않네요. 인연이 되면 또 봐요, 꼬마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