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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75 · 재귀정리

IA

"다정함이고 뭐고 다 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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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시가지.

어느 고급 아파트의 주차장.

미행이 없는 것을 재차 확인한 검은 자동차가 주차 자리에 멈춰 섰다.

???

......

브라메드

많이 바빠?

???

...나도 너와 좀 더 있고 싶다만, 화물이 도착했다.

확인해서 보내야 해.

브라메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거 보니까 너무 좋다.

상으로 내가 좋은 거 하나 알려 줄게.

???

뭐지?

브라메드

누가 고속 도로를 뒤져봤어.

어디의 누군진 몰라도, 조심해.

???

...내가 경험도 없는 초짜도 아니고, 걱정 마라.

그리고, 이제 마지막 단계다.

브라메드

자신 있다면 됐어.

브라메드가 양팔을 남자의 목에 감고, 가볍게 입김을 불었다.

브라메드

우리... 다 끝나면 같이 어디로 떠나자. 어때?

나, 전부터 노르웨이 가보고 싶었거든? 오염되지 않은 자연 경관이 정말 볼 만하대.

브라메드의 애교에, 남자의 무뚝뚝한 태도도 누그러졌다.

???

기대되는군.

브라메드

자기가 물건을 무사히 공항에 다 보내기만 하면 끝이야.

???

...나도 일이 끝나는 때가 기다려진다.

브라메드

잘해 봐... 자기야.

???

......

브라메드는 웃으며 차에서 내리는 남자를 배웅했다.

운전석의 그녀는 손짓으로 인사하고,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엔진에 다시 시동이 걸렸고, 검은 자동차는 금세 멀리 사라졌다.

자동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남자는, 곧장 아파트로 들어가면서... 도청기를 켰다.

???

여우 같은 년.

다정함이고 뭐고 다 연기였다는 듯, 남자는 얼굴에 그늘을 드리운 채 엘레베이터에 올랐다.

20초 남짓 잡음이 이어진 끝에, 드디어 목소리가 들렸다.

브라메드

<color=#00CCFF>아 아, 마이크 테스트~</color>

<color=#00CCFF>아버님, 잘 들리시나요? 아버님이 가장 아끼시는 브라메드가 임무 브리핑을 올릴게요.</color>

"아버님"?

남자의 눈썹이 들썩였다. 그녀가 누군가를 그런 호칭으로 부르는 것을 처음 들어보는 그는, 도청기로는 통화 상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브라메드

<color=#00CCFF>"화물"은 계획대로 꺼내 갔고, "노새"도 자리에 세워 놨답니다. 아무 말썽 없을 거예요.</color>

<color=#00CCFF>역시 아버님 고생 덜어드리는 아이는 저밖에 없죠?</color>

???

......

"노새"는 날 말하는 건가.

브라메드

<color=#00CCFF>후우... 그 다음엔...</color>

그때, 도청기에서 부자연스러운 노이즈가 들렸다.

남자는 잠깐이나마 도청기가 발각된 줄 알았다.

브라메드

<color=#00CCFF>안녕 자기~ 어서 타.</color>

남자의 목소리

<color=#00CCFF>어우, 우리 예쁜이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다.</color>

브라메드

<color=#00CCFF>자기 보러 오기 전까지 해치워야 하는 일이 산더미였거든~ 설마 질투하는 거야? 귀엽다~</color>

???

......

좀 더 알아보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대화가 멈추더니, 얼마 안 가 듣기 민망한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

...헤프기까지 했군.

남자는 콧방귀를 끼곤, 침대에 앉으며 도청기를 껐다.

???

대체 무얼 꾸미고 있는 거냐...

......

브라메드는 차 안에 앉아, 가소롭다는 듯 손에 쥔 도청기를 살펴봤다.

브라메드

일만 잘한다면, 이런 것쯤 얼마든지 눈감아 줄 수 있어.

그러니까 나 실망시키지 마... "자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