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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75 · 재귀정리

ⅥB

"충동이 아니야. 우리가 드디어 이 사건의 진상에 근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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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레

그 "움루스"란 사람... 이게 그 사람의 현재 주소예요.

이것도 수확 맞죠?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이게 한계예요.

J

<color=#00CCFF>이거면 충분히 쓸 만한 정보입니다.</color>

<color=#00CCFF>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좀 더 지켜봐 주세요. 다른 단서가 나올 수도 있으니.</color>

넬레

...네, 알았어요.

넬레는 통화를 끊고 책장으로 향하더니, 논문집 한 권을 홱 끄집어냈다.

저작자는 물론, "세기의 ELID 전문 의학자" 그레이였다.

미아

넬——

넬레

대체! 왜! 연구 방향성이! 그렇게 갑자기! 바뀐 거냐고!!

논문집을 펼치더니, 한 장 한 장 잡아 뜯기 시작했다.

넬레

선생님은!! 그런 사람!! 아니야!!

넬레

후우... 후우... 선생님이 하신 말씀 다 기억해.

"의학자가 되기 전에 사람이 되어라"!! "빈부 차가 있을지언정, 생명의 가치에 차이는 없다"!!

넬레

그런데!! 어떻게 이런 실험을 할 수 있어?! 우리가 샘플 채취나 답사차 지방의 사람 사는 옐로우존을 몇 번이나 가서 봤는데!!

그게 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선행인 줄 알았는데!!

넬레

<size=55>이 사람 대체 누구야!? 정말 내가 아는 그레이 선생님 맞아?!</size>

미아

좀 진정해 넬레!!

너 지금 엄청 위험해 보여. 나 정말 걱정돼... 네가 감정에 휩쓸려서 건들면 안 될 물건을 건들까봐 겁나.

미아

...넬레.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넌 그냥 평범한 인간이야.

너라는 범주 안에서만 사람을 도울 수 있어. 한 사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잖아, 응?

미아

그러니까 진정하고, 오늘은 이만 푹 쉬자. 너 지금 피곤하고 스트레스 쌓여서 그래.

기왕 직장 그만둔 김에, 고향에 돌아가서 기분 전환하는 게 어떻겠어?

넬레

날 어린애 취급하지 마!

미아

넬레, 내가 봐도 넌 지금 머릿속이 복잡해. 그리고 그 요원이 네게 부탁한 일도 너무 위험――

넬레

미아, 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정신이 멀쩡해.

넬레

나 말리지 마.

그레이 선생님도, 이둔도, 그 요원도, 아무것도 그만두지 않을 거고, 아무것도 깜빡하지 않을 거야.

그게 내 인생 철칙이야.

미아

...알았어.

……

한편, J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휴대폰을 꽉 쥐었다.

그리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탁상 위의 권총을 집어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K

케빈, 기다려.

J

아 뭔데. 나 지금 바쁘니까 무슨 일 있음 나 갔다와서 말해.

K

지금 말해야 하는 거니까 이리 오기나 해.

K는 J를 붙잡아 사무실 밖의 한적한 복도의 구석으로 끌고 갔다.

K

어디에 뭘 하러 가는 거지? 지금 너는 어디 가서 슈타지라 할 수 없는 처지라는 걸 잊지 마라.

국장도 우릴 예의주시하는 중이라, 사소한 움직임도 의심받는다고. 충동적으로라도 허튼 짓 하지 마.

J

화물 트럭 실종 사건의 단서가 들어왔어.

K

뭐?

J

그리폰의 지휘관이, 그 화물의 수령자 이름을 알아냈다고. "움루스"랜다.

그리고 갈라테아 쪽의 정보통한테 데이터베이스를 조사시켰더니, 주소까지 알아냈댄다!

놈만 잡으면 그 화물이 뭐고, 지금 어디의 누구 손에 있는지 다 밝혀낼 수 있어.

K

확신하나? 만약 그게 함정이라면?

안 돼, 리스크가 너무 커.

J

케인 야 인마, 내 말 똑똑히 들어.

충동이 아니야. 우리가 드디어 이 사건의 진상에 근접했다고.

여태까지 우리가 알아낸 게 뭔데? 그 낙하산은 아무것도 안 알려 주잖아. 이대로 가다간 그놈도 놓치고 말 거야.

K

......

J

무기 밀수라고! 그것도 잔뜩!

그게 어디로 보내질진 몰라도, 절대 평화롭게 끝나지 않으리란 건 너도 알 거 아니야.

그거 저 밖에 돌아다니도록 냅둔다고 생각하면, 난 잠이 안 온다. 넌 그러고도 잠이 오냐?

K

하지만――

J

그리고... 라이트 그 똘똘했던 녀석이 아무 영문도 없이 양옥에서 개죽음당했을 거 같아? 왜 "국장님"이 이 일을 덮어버렸을까? 매뉴얼대로 하느라 이런 거 생각해보긴 했냐 너?

K

......

J

단서들이 죄다 갈라테아를 가리키고 있어! 라이트도 분명 그걸 알아낸 거야!

난 이번 일도 연관이 있다고 확신해. 기회는 지금 단 한 번뿐이고. 그런데, 그 여자가 하지 말란다고 진짜 손 놓고 잠자코 있을 거야?

K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라 떠들든, J를 막을 수 없음이 명백했다.

K

좋아, 대신 조건이 있다.

J

무슨 조건?

K

모나와 함께 간다.

J

...OK.

베를린의 고급 주택 단지.

모나

목표 건물, 관측했습니다.

경계가 삼엄한 건물을 정찰하며, 슈타지 3인방은 맞은편 건물의 옥상에 임시 작전지휘부를 세웠다.

K

저긴 고급 사설 빌라다.

영장도 없이 들어갔다가 발각되면 소란만으로는 안 끝나.

J

당연히 위험천만하겠지. 하지만 이대로 놓치면 다시는 못 찾아낼지도 모른다고.

K

목표 인물이 안에 있는 건 확실해?

모나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전 조사 결과 저 빌라의 입주민으로 "움루스"란 이름이 등록되어 있고, 그 사람은 오늘 외출한 기록이 없습니다.

K

시도는 해볼 만하다, 이건가.

모나

그렇습니다.

만약 밀수품이 정말 무기라면, J 요원이 저렇게 성급하게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현재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그자를 잡아야 합니다.

J

...너도 의외로 융통성이란 게 있었구나?

모나

이 일에 절 빠뜨리지 않아 감사합니다, J 요원.

J

......K가 시킨 거야.

모나

......

K 요원, 그래도 역시 돌입 전 로미 국장님께 보고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J

절대 안 돼!!

그 여자가 여태까지 우리한테 일 시키면서 뭐 해 주기나 했어? 딱 봐도 엿먹이는 거라고, 절대 보고하지 마!

모나

하지만... 로미 국장이 책임자시잖습니까.

지금 우리는 무단 행동 중입니다...

J

행여라도 쓸데없는 짓 마라, 알았어!?

K

그만! J, 너 말조심해라.

모나 말이 맞다, 아무리 싫어도 로미 국장은 현재 우리의 책임자다, 무슨 일이든 먼저 그녀의 입장을 고려하도록 해.

J

칫...

K

하지만... 모나, J의 의견도 마냥 틀리지만은 않아. 로미 국장은 현장을 보지 않았으니 현재 상황을 모르겠지.

지금 보고했다간, 우리에게 움직이지 말라 명령만 할 거다. J의 말대로 지금 여기서 움루스를 놓쳤다간 언제 다시 기회가 생길지 알 수 없어.

모나

......

그럼, 당장 움직일 건가요?

K

놈이 저기 있단 걸 안 이상, 미룰 수 없다.

모나

하지만 국장님께 알리지 않는다면 지원을 부를 수도 없습니다.

J

...지원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

모나

다른 방법 있습니까?

J

내가 플라스틱 폭약을 좀 가져왔걸랑.

모나

......네?

J

그런 표정 짓지 마, 명색이 슈타지인데 이상한 짓 할 거 같아?

모나

주택가에서 폭탄을 들고 할 말은 아닌데요.

K

아... 그럴 작정이었냐.

J

이런 동네의 경비원은 하나같이 신경질적이라, 대충 적당한 데다 폭탄을 터뜨리면 바로 난리가 나거든.

그 틈을 타서 숨어들어가는 거야 식은 죽 먹기지. 사람 많으면 오히려 못 쓴다 이런 거?

모나

그, 그래도 너무 위험합니다!

J

아 글쎄 걱정 말래도? 한적한 데다 터뜨려서 주의를 끄는 게 다야, 아무도 안 다쳐.

정 그렇게 불안하면 넌 여기서 망이나 보던가.

모나

...K 요원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K

효과는 확실하지.

모나

하지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간...

K

그럼 즉시 국장에게 보고해라.

효과가 확실한 만큼, 꽤 무모한 짓이니까 말이다.

비상시엔 비상 수단을 써야지.

모나

......

손발이 척척 맞는 두 사람을 보며, 모나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