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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75 · 재귀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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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친구를 바꿀 때가 된 걸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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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보기 (183줄)

국가의 최고 권력을 대표하는 건물의 불빛은 밤낮 가리지 않고 환했다.

장구류를 벗을 새도 없이, 로미는 한 사무실로 바삐 걸어 들어갔다.

로미

장군——

슈바인슈타이거

그렇소. 그래, 물론이지.

사무실에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활짝 띄운 채로 수화기를 든 슈바인슈타이거 장군이, 로미에게 기다리라 손짓했다.

슈바인슈타이거

안심하시오, 이 일은 우리가 잘 처리할 테니.

...물론이고 말고, 내가 설마 누가 진짜 친구인지도 구분 못하겠소이까?

앞으로도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라오...

"훈작사".

장군이 통신을 끊었다.

로미

...훈작사?

슈바인슈타이거

...쯧.

슈바인슈타이거 장군이 영 못마땅하단 표정으로 수화기를 내려놨다. 그의 탁상 위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셀 수도 없이 많았고, 그중 몇 개는 아직도 불씨가 꺼지지 않은 채였다.

슈바인슈타이거

부탁이니 좋은 소식이라 해 주게.

"꼬리"는 잘랐나?

로미

네, 두 생산 라인 전부 처리했습니다.

아침이 되면 부스러기 하나 남지 않을 것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

후우... 잘했네, 잘했어.

슈바인슈타이거가 손뼉을 쳤다.

슈바인슈타이거

그 소련인과 우리 요원들이 거기서 다 죽었다면...

그리고 그 소식이 매스컴에 유출됐다면... 난 그자리에서 사표를 냈어야 했겠지.

좋은 소식을 들었음에도 슈바인슈타이거 장군은 쓴웃음만 지었다.

슈바인슈타이거

그래... 적어도 지붕은 지켜냈다고 봐야지.

창문이야 깨지면 치우고 새걸로 갈아끼우면 되는데, 무슨 상관이겠나.

로미

......

로미는 대답 없이 장군이 방금 내려놓은 전화기를 바라봤다.

"훈작사"와 직접 통화했다는 건, 현재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단 뜻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이 자에게 있어서, 그가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모든 일에는 상당한 대가가 따르니 말이다.

슈바인슈타이거

듣자하니, 자네 부하가 훈작사가 아끼는 부하를 위해 힘을 많이 썼다면서?

로미

죄송합니다, 제 관리 소홀 탓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

아니 아니, 그런 뜻이 아닐세.

긴장 말게 로미, 내가 자네를 무척이나 신뢰한다는 건 알잖나.

대화가 상당히 길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자, 로미는 무표정인 그대로 사무실의 탁상 맞은편에 앉았다.

슈바인슈타이거

따지고 보면, 그 젊은이도 우리를 많이 도와주었지.

그 사고들이 없었다면, 그 "화물"들을 영영 되찾지 못했을 게야.

슈바인슈타이거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나, 로미?

로미

그에게 "답례"를 해야 한단 뜻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

바로 그걸세. 이번엔 훈작사에게서 은혜를 입는다. 그래야만 해.

하지만 그럼 또 다른 문제가 생겨. 훈작사의 은혜를 입었는데, 오버슈타인 장관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로미

......

로미는 잠시 침묵했다.

로미

...저라면, 크게 화를 내겠죠.

슈바인슈타이거

호오?

로미의 대답을 들은 슈바인슈타이거의 눈이 가늘어졌다.

로미

장군님의 이력은 화려합니다. 총리 각하도 장군님을 무척 신뢰하시죠.

당 내부에서도 장군님을 적대하는 사람은 없다시피 합니다. 국회의 회의실 제일 앞 세 줄에 앉는 분들 거의 모두가 장군님과 친분이 있습니다.

슈바인슈타이거

그렇지, 그렇지... 모두 나와 "친한 친구"가 되길 바라지. 난 여태까지 적을 만들지도, 만들려 하지도 않았어.

로미

사실상, 장군님께선 독일에서 가장 높은 권력을 지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버슈타인 장관은 그 점을 완전히 무시하고, 장군님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방침을 취했습니다.

슈바인슈타이거

자네 말대로라면, 내가 그에게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겠군.

나지막이 숨을 내쉬는 로미의 심장이 더욱 조여들었다.

이 대답이,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지 모를 일이었다.

로미

네, 저라면 그럴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도발이 아닌 모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슈바인슈타이거

하지만?

로미

저는 장군님이 아니죠. 장군님이 생각하시는 "영원"이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길 터.

국회의 제일 앞 세 줄의 분들은, 오버슈타인 장관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허나 장군님은 조국을 위하는 분이시니, 그들에게 우정을 선택하도록 강요하진 않으시겠죠?

로미

하물며, 오버슈타인 장관과의 친분도 중요하시니 말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

...즉, 나는 이번 일을 그냥 참아야 한다?

로미

무언가를 잃는다면 다른 무언가를 가져와 그 빈자리를 대신해야 합니다.

대체할 것이 없다면, 그것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장군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곤 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슈바인슈타이거

재정부가 해마다 예산을 삭감하니, 국방부는 매일같이 내게 좀 따져 달라고 닦달한다네.

올해마저 아무 성과 없이 보내게 된다면, 내년엔 그들이 정말로 우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내 자리는 애초부터 위태로운 자리였네. 이 의자를 노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로미

......

슈바인슈타이거

그렇기에 난 지금 마음이 급하다네, 로미.

오버슈타인 장관... 루돌프의 지지를 잃을 수 없어... 더 나은 대체재가 있지 않은 이상은 말이야.

로미

오버슈타인 장관이 진심으로 장군님을 지지해 준다면, 틀림없는 최선책이겠죠.

슈바인슈타이거

...말해 보게.

슈바인슈타이거 장군의 눈이 조금 더 가늘어졌다.

로미

저의 눈에는, 현재 오버슈타인 장관이 진심으로 지지하는 사람은 장군님이 아닙니다.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

...확신하나?

로미

확신합니다.

로미는 단호한 얼굴로 슈바인슈타이거 장군을 마주봤다.

슈바인슈타이거

......

장군은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뱉였다.

슈바인슈타이거

후우... 어쩌면 친구를 바꿀 때가 된 걸지도 모르겠군.

로미 국장, 난 친구를 사귀는 걸 좋아하네만... 나쁜 친구는 싫다네.

특히, 그 나쁜 친구가 불장난하다 나한테까지 불똥을 튀길 위인이라면.

그런 사람은 아주, 아주 싫어.

로미

장군님의 뜻은?

이미 눈치를 챘지만, 로미는 일부러 질문해 장군이 직접 말하기를 유도했다.

슈바인슈타이거

훈작사하고 만나고 와라.

장군은 담배의 불을 끄고, 손뼉을 쳐 대화의 끝을 알렸다.

......

베를린 시가지, 임시 지휘부.

슈타지 요원

그럼, 여기까지 모시겠습니다.

지휘관

로미 국장께 감사한다 전해 주십시오.

덤으로 J 요원과 K 요원에게도 인사 부탁합니다.

슈타지 요원

알겠습니다.

지휘관 일행이 차에서 내렸고, 젊은 슈타지 요원은 잠깐 내려 경례한 후 다시 운전석에 올랐다.

M4 SOPMOD II

우와아, 여기 오랜만이네! ...오랜만인가? 오랜만인 거 맞지?

SOP2는 현관을 보자마자 신이 나서 달려들어갔다.

RO635

아앗 SOP2! 뛰지 마!

RO635도 SOP2를 뒤쫓아 들어갔다.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지만, 실상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다.

저 임시 지휘부를 보자니, 지휘관은 자신도 모르게 처음 왔을 때 문앞을 가로막았던 그리폰 소대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휘관

...다시 만났을 때, 날 기억하고 있다면 좋겠다.

M16A1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걸 지휘관은 포기를 못하는구나?

인형들이 저마다 짝을 지어 안으로 들어가고 나니, 밖에 남은 사람은 지휘관과 M16A1, 그리고 AR-15였다.

AR15

...그 "남들"에, 너도 포함이야?

M16A1

나야 언제나 소수파지.

M16A1이 어디서 났는지 모를 술병을 들어 벌컥벌컥 들이키곤 시원하게 소리를 냈다.

M16A1

캬하~ 시원하다.

그리고 입가를 스윽 닦고 병뚜껑을 대충 닫아, 반쯤 남은 술병을 AR-15에게 휙 던졌다.

AR15

?!

뭐야, 위험하게!

전혀 예상 못한 패스에 AR-15는 허둥대며 술병을 받았다.

M16A1

하핫, 꽤 좋은 거니까 너도 마시라고.

성질내는 동생에게, M16A1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을 휘휘 저었다.

M16A1

잠깐 지휘관이랑 할 얘기 있으니까 그거 가지고 먼저 들어가 있어.

AR15

......

인상은 잔뜩 구겼지만, AR-15는 대꾸하지 않고 말없이 임시 지휘부 안으로 들어갔다.

지휘관

......

옆에서 지켜보던 지휘관은 AR-15가 안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 M16A1에게 고개를 기울였다.

지휘관

이제 가려고?

M16A1

말했잖아, 따로 해야 할 "임무"가 있다고.

선수를 빼앗긴 M16A1이 또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M16A1

그 슈타지 요원이 내 목표를 언급했거든.

그러니 이만 출발해야 해.

지휘관

말려도 소용없지?

M16A1

하하하, 그야 모르지.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M16A1은 웃으면서 손가락을 튕기고, 시선을 거리의 맞은편으로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향한 맞은편 길가에는 특이한 외형의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

지휘관

우리... 여전히 친구지?

M16A1

당연하지.

...하지만, 이 세상엔 너무나도 쉽게 변하는 일이 너무 많아, 지휘관.

지휘관

다음에 다시 만날 땐 각오하도록 해.

SOP2가 뭔 짓을 하려 해도 난 안 말릴 거니까.

M16A1

풋... 그때 가서 봐야지 뭐.

눈으로 배웅하는 지휘관에게 싱긋 웃어 주며, M16A1은 거리의 맞은편으로 걸어갔다.

......

임시 지휘부.

M4 SOPMOD II

오오! 내 수집품들 아직 남아있었네!

신이 난 SOP2가 이리저리 마구 뛰어다니는 모습에 RO635가 이마를 짚었다.

안으로 들어와 현관문을 닫은 지휘관이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UMP45

AR-15 찾아?

곁에서 예고도 없이 불쑥 솟아난 UMP45가 말을 걸어, 지휘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휘관

음?! 아... 응.

어디 갔는지 알아?

UMP45

보긴 했지만 어딨는진 글쎄. 웬 술병을 들고 있던데, RO 몰래 숨었겠지. ...걔, 또 인사도 없이 가 버렸나 봐?

지휘관

나한테는 인사하고 갔어.

UMP45

흥.

UMP45의 표정을 본 지휘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충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한쪽의 전술 테이블을 건드리다, 그 너머의 탁상에 어질러진 체스판이 보였다. 콜리브리와 페로사가 남기고 간 흔적 같았다.

지휘관

M16이 떠났으니... 이번 일도 다 끝났단 뜻일까?

UMP45

동의는 못 하겠지만... 일단락은 났다고 봐도 되겠지.

그 무기들을 찾아내서 빼앗는 데까지 성공했잖아. 내가 지휘관의 상사였으면 싫어도 봉급 올려 줘야 했을걸?

지휘관

너까지 그러는 걸 보니 우리가 이번에 진짜 잘 하긴 했나 보다.

지휘관은 피식 웃으면서 일어났다.

당연히,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안젤리아는 여전히 생사불명에, RPK-16에 관해서도 반드시 보고해야 했다.

댄들라이의 몸을 빌린 M4A1은 여전히 혼수 상태니, 그녀가 깨어날 때까진 그녀를 대신할 방안과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몰리도. 이 가장 중요한 뜨거운 감자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생각해야 했다.

무기 밀수 사건은 종결됐을지 몰라도, 싸움이 끝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삐삐삐삐!

M4 SOPMOD II

엥?

RO635

음?

그때, 갑작스런 통신음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깼다.

먼저 통신 콘솔 앞에 앉아 발신자를 확인한 지휘관의 미간이 빠르게 좁아졌다.

RO635

지휘관님?

지휘관의 표정을 보고 다가온 RO635도, 화면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지휘관

발신자 불명...

RO635

훈작사 아닐까요?

카이바르

훈작사랑은 아직 연락 예정 없어.

그리고, 훈작사라면 표시가 떴지.

지휘관

......

삑.

통신 연결.

처음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 미묘한 침묵이, 몇 초 간 계속됐다.

???

<color=#00CCFF>...후으으...</color>

그리고 들려온 숨소리 같은 무언가.

방의 모두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안젤리아

<color=#00CCFF>...지휘관.</color>

지휘관

――!!

통신 콘솔 앞에 앉았던 지휘관이 벌떡 일어나면서 의자도 넘어졌다.

지휘관

안젤리아 씨?!

지금 어디십니까!!

지휘관이 놀란 목소리로 통신기에 소리질렀지만, 대답한 것은 전혀 다른 사람의 목소리였다.

???

<color=#00CCFF>반가워요, 그리폰의 지휘관.</color>

<color=#00CCFF>갑작스레 연락했는데,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길 바라요.</color>

지휘관

넌 누구지!?

안젤리아 씨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지휘관이 손을 들었고, 의도를 읽은 RO635와 UMP45가 재빨리 컴퓨터를 켰다.

SOP2는 탁자 밑에 웅크려, 사나운 얼굴로 통신 콘솔을 노려봤다.

카이바르도 바짝 긴장한 얼굴로 통신 콘솔을 바라봤다. 화상 통신이 아니었지만, 저 목소리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했다.

???

<color=#00CCFF>그건 당신이 알 필요 없습니다. 딱히 관심도 없잖아요?</color>

<color=#00CCFF>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으니.</color>

지휘관은 쉼호흡으로 피가 쏠린 머리를 억지로라도 식히려 했다.

지휘관

안젤리아 씨는 네놈들 손에 있다 이건가. 원하는 게 뭐지?

안젤리아

<color=#00CCFF>윽—— 아악!!!</color>

지휘관

안젤리아 씨!!

이 자식들! 허튼 짓 마라!!

원하는 게 뭐냐 물었다!

???

<color=#00CCFF>몰리도.</color>

통신기 너머의 목소리가 일순간 차가워졌다.

???

<color=#00CCFF>1 대 1 교환입니다. 몰리도를 내놓으세요.</color>

<color=#00CCFF>그럼 안젤리아를 돌려드리죠.</color>

지휘관

......

그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진 카이바르가 지휘관에게 고개를 돌렸다.

지휘관은 아무 표정 변화도 없이, 그저 통신기를 뚫어져라 노려보기만 했다.

지휘관

...위치는?

???

<color=#00CCFF>공항.</color>

주도권은 자기에게 있다는 듯, 상대의 답은 간결하면서도 단호했다.

???

<color=#00CCFF>날짜와 시간은 별도로 통보하겠어요.</color>

<color=#00CCFF>각자 바라는 걸 얻는, 좋은 거래를 합시다... 실망시키지 마세요, 그리폰의 지휘관.</color>

지휘관

공항은 네놈들의 영역인데, 함정이 아닌지 어떻게 믿지?

안젤리아

<color=#00CCFF>윽... 아아아악!!</color>

지휘관

그만!!

지휘관이 탁상을 쾅 내리쳤다.

지휘관

안젤리아 씨를 계속 건드려 봐라, 몰리도를 세상에서 지워버릴 테니!!

???

<color=#00CCFF>이게 당신이 들은 안젤리아의 마지막 목소리가 될 수도 있죠.</color>

<color=#00CCFF>당신은 멍청이가 아니니, 그러지 않는다 확신합니다.</color>

지휘관

...두고봐, 안젤리아 씨가 잘못되면 나도 한다면 한다는 걸 증명해 보여 줄 테니까.

몰리도를 되찾고 싶거든, 당장 안젤리아 씨의 모습부터 보여 줘. 먼저 그녀가 무사한지부터 확인하겠다.

지휘관은 통신기를 붙잡고 이를 갈았다.

???

<color=#00CCFF>......</color>

통신기 너머는 한참 동안 조용하더니, 마침내 화상을 보내 화면에 지휘관에게 익숙한 얼굴을 보여 주었다.

지휘관

안젤리아 씨...!

드디어 안젤리아의 모습을 본 지휘관이 흥분해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

화면 속의 전우는, 온몸이 피투성이에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다. 그래도 목숨에 지장이 갈 만한 큰 상처는 없었기에, 지휘관은 아주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지휘관

무사...하십니까?

안젤리아

<color=#00CCFF>......전에 문신했을 때가 더 아팠어.</color>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안젤리아의 목소리에선 전과 같은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말없이 화면의 지휘관을 바라보다, 간신히 입을 다시 열었다.

안젤리아

<color=#00CCFF>멍청한 짓 하지 마, 나는——</color>

그때, 상대가 화면을 꺼버렸다.

지휘관

뭣!? 기다려!

???

<color=#00CCFF>서비스 타임은 여기까지.</color>

지휘관

...내 말을 잊지 마라. 그 이상 그녀를 건드리면 후회하게 해 주겠어.

???

<color=#00CCFF>......</color>

<color=#00CCFF>좋은 소식 기다릴게요.</color>

삑.

통신이 끊어졌다.

지휘관

......

UMP45

쯧... 회선 한번 엄청 복잡하네.

추적 실패했어.

RO635

안젤리아 씨...

지휘관

......

주먹을 불끈 쥔 지휘관이, 방의 구석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방치된 몰리도는 그저 조용히, 가만히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