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I
"세계 각지의 영웅들이 아르고 호에 탑승해 베를린에 모여, 죄악의 황금 양털을 찾으러 간다."
독일 국경지대.
그리폰 인형들을 잔뜩 실은 이동기지차량이,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꺼져 가는 석양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크루거 님, 곧 독일 영토로 진입합니다.
인형들 상태는 어떻지?
현재 순서대로 수복을 진행 중이지만, 소체를 교체하려면 IOP의 지원이 도착해야만 가능합니다.
심리 상태는 간신히 진정되었습니다만...
...역시, 카리나보다는 잘 못하겠군요.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나. 카리나 쪽은 절차 다 끝났나?
네, 무사히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현재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 합니다.
그래... 그럼 이제 기다릴 뿐이군.
지휘관은 과연 괜찮을지――
끼이익!
차량이 갑자기 급정거했다.
무슨 일이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잉그램, 따라오렴.
헬리안은 MAC-10과 함께 기지 차량에서 내렸다.
차량이 급정거한 이유는, 길을 가로막은 독일 국경 검문소 제복을 입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독일 국경 검문소입니다, 입국 허가서를 보여 주십시오.
안녕하십니까. 허가서라면 여기 있습니다.
헬리안은 젤린스키가 마련해 준 허가 증명서를 검문관에게 건넸다.
검문관들은 이를 살펴보며, 때때로 잠시 자리를 옮겨 어딘가로 연락해 재차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했다.
헬리안은 목소리를 낮춰 의논하는 그들의 얼굴에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지만,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죄송합니다만, 이 입국 허가서는 효력이 정지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방금 헬리안투스 씨와 브레조비치 크루거 씨가 국가 안전 위해 용의자로 수배 중임을 통보받았습니다.
현 시간부로 연행할 것이니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손 치워!
잉그램!
헬리안은 MAC-10을 제지했다.
아니나 다를까, 잉그램이 험악하게 나오자 검문소에서 대기 중이던 무장인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총을 겨눴다.
체포에 응하겠습니다. 하지만 크루거 님은 현재 거동이 어려운 부상자이므로 조치가 필요합니다.
알겠습니다, 우리 측에서 배정하겠습니다.
잉그램, 가서 모두에게 전달해. 수복은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침착하게 우리가 돌아오길 기다리라고.
헬리안 씨, 저놈들 딱 봐도 수상해요. 정말 순순히 따라가시게요?
다른 수가 없잖니.
헬리안은 가볍게 한숨을 뱉으며, 그녀를 향하는 총구 앞에서 양손을 들었다.
베를린의 어느 세이프하우스.
약속과 다르잖습니까.
크리스마스에 선물로 문제집 받은 애 같은 말을 하네.
지휘관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통신에 대고 한숨을 쉬었다. 다만 온갖 일이 벌어졌다 보니, 이런 상황이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제 쪽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훈작사에게 연락해보죠.
빨리 부탁할게, 나 이렇게 많은 인형들 관리 못 해...
인형들의 수복 진척은 어느 정도입니까?
응? 뭐야, 지금 나 재촉하는 거야?
난 너네한테 휴가...가 아니라 보호받으러 온 몸이거든?
그랬는데 지금은 너희 따라 떠돌이 신세가 됐다구. 그런 나를 재촉하는 거야 지금?
아뇨, 그런 뜻은 아닙니다만...
그저, 정말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
지휘관은 잠시 침묵했다.
...당장 선봉대를 파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훈작사에게 허가를 받지 않은 독단입니다.
흐음... 지휘관, 지금 좀 지휘관답지 않은걸.
지원도 없고, 자금도 없고, 인력도 없다. 그럼 이대로 안젤리아를 포기할 셈이야?
아뇨, 그래도 구해낼 겁니다.
그럼 됐잖아.
지휘관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뭘 그렇게 신경쓰는 게 많아?
나도 매일 아침 일어나면 꼭 커피 한 잔 마시지만, 그런다고 매일 일하지는 않는다고.
본능과 직감에 따라 행동할 줄 알아야 하는 건 군인이나 과학자나 마찬가지야.
......
페르시카 씨에게 그런 설교를 들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지휘관은 지금 그냥 괜한 걱정이 많아서 그래.
아직 안젤리아가 고양이를 기르는 걸 못 봤는데, 이대로 죽어버리면 아깝지...
...좋아, 이렇게 하자. 지능파인 애를 하나 골라서 내 발명품이랑 같이 보낼게. 그 이상은 기대 마, 싸움에 도움 될 만한 건 다 써서 하나도 안 남았어.
그 녀석도 참, 실종되고서도 나한테 이렇게 수고나 끼치고 말이야...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그 회의실 쓸 만해? 나도 아직 테스트는 안 해봤는데.
괜찮더군요. 잠시만요, 지금 피드백 데이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베를린 교외, 본 마을 인근.
잡초로 무성해진 그곳은 바싹 말라 썩어 가는 시체투성이였다.
올가는 내심 역겨워하면서, 니토들을 지휘해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올가 언니, 필요 없는 쓰레기는 전부 청소했습니다.
시체의 손상도는 일정치 않고, 혈액도 응고된 지 오래되어 채취 가능한 샘플도 매우 한정적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채집 가능한 샘플은 전부 상세히 기록해.
10876의 시체는 여전히 못 찾아냈어?
예. 이 일대에서 현재까지 확보한 혈액 샘플을 전부 조사해봤지만, 데이터에 부합하는 것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손상되어도, 회수할 가치가 있습니까?
시설의 검사는?
올가 언니, 이곳의 생산 라인은 전부 사용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일부 설비에서 10876의 혈액 샘플을 찾았습니다.
그럼 됐어. 그녀의 가치는 그것뿐이야.
이 실험은 실패했지만, 일부 성과는 회수할 수 있었어.
예.
그때였다. 다른 방향에서, 길다란 그림자가 햇빛을 따라 바닥에 드리워, 올가의 시선을 끌었다.
차가운 바람에 외투와 머리카락이 나부끼는 소녀의 형상. 태양을 등지고 있음에도, 손에 들린 총은 눈부시게 번쩍였다.
안면 검색...
■기록■ UO7483726405670987, 디코딩...
...즉시 네메아란 언니에게 전달.
그리폰 인형 M16A1을 발견――
......
쿠웅!
순식간에 접근한 M16A1이, 올가의 머리를 붙잡아 바닥에 처박았다.
......
M16A1... 일찍이 들어본 이름이구나.
......
AR팀의 M16A1이냐, 아니면 철혈공조의 M16A1이냐?
널 저승으로 보내 버릴 M16이지.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네메아란은 방어 모듈을 껐다.
그리고, 그 이상 말이 필요 없다는 듯, 전광석화처럼 총탄이 날아들고 폭발이 일어났다.
퍼엉!!
......
............
최고의 사냥꾼과 최고의 사냥감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전체 대사 보기 (76줄)
독일 국경지대.
그리폰 인형들을 잔뜩 실은 이동기지차량이,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꺼져 가는 석양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크루거 님, 곧 독일 영토로 진입합니다.
인형들 상태는 어떻지?
현재 순서대로 수복을 진행 중이지만, 소체를 교체하려면 IOP의 지원이 도착해야만 가능합니다.
심리 상태는 간신히 진정되었습니다만...
...역시, 카리나보다는 잘 못하겠군요.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나. 카리나 쪽은 절차 다 끝났나?
네, 무사히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현재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 합니다.
그래... 그럼 이제 기다릴 뿐이군.
지휘관은 과연 괜찮을지――
끼이익!
차량이 갑자기 급정거했다.
무슨 일이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잉그램, 따라오렴.
헬리안은 MAC-10과 함께 기지 차량에서 내렸다.
차량이 급정거한 이유는, 길을 가로막은 독일 국경 검문소 제복을 입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독일 국경 검문소입니다, 입국 허가서를 보여 주십시오.
안녕하십니까. 허가서라면 여기 있습니다.
헬리안은 젤린스키가 마련해 준 허가 증명서를 검문관에게 건넸다.
검문관들은 이를 살펴보며, 때때로 잠시 자리를 옮겨 어딘가로 연락해 재차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했다.
헬리안은 목소리를 낮춰 의논하는 그들의 얼굴에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지만,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죄송합니다만, 이 입국 허가서는 효력이 정지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방금 헬리안투스 씨와 브레조비치 크루거 씨가 국가 안전 위해 용의자로 수배 중임을 통보받았습니다.
현 시간부로 연행할 것이니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손 치워!
잉그램!
헬리안은 MAC-10을 제지했다.
아니나 다를까, 잉그램이 험악하게 나오자 검문소에서 대기 중이던 무장인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총을 겨눴다.
체포에 응하겠습니다. 하지만 크루거 님은 현재 거동이 어려운 부상자이므로 조치가 필요합니다.
알겠습니다, 우리 측에서 배정하겠습니다.
잉그램, 가서 모두에게 전달해. 수복은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침착하게 우리가 돌아오길 기다리라고.
헬리안 씨, 저놈들 딱 봐도 수상해요. 정말 순순히 따라가시게요?
다른 수가 없잖니.
헬리안은 가볍게 한숨을 뱉으며, 그녀를 향하는 총구 앞에서 양손을 들었다.
베를린의 어느 세이프하우스.
약속과 다르잖습니까.
<color=#00CCFF>크리스마스에 선물로 문제집 받은 애 같은 말을 하네.</color>
지휘관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통신에 대고 한숨을 쉬었다. 다만 온갖 일이 벌어졌다 보니, 이런 상황이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제 쪽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훈작사에게 연락해보죠.
<color=#00CCFF>빨리 부탁할게, 나 이렇게 많은 인형들 관리 못 해...</color>
인형들의 수복 진척은 어느 정도입니까?
<color=#00CCFF>응? 뭐야, 지금 나 재촉하는 거야?</color>
<color=#00CCFF>난 너네한테 휴가...가 아니라 보호받으러 온 몸이거든?</color>
<color=#00CCFF>그랬는데 지금은 너희 따라 떠돌이 신세가 됐다구. 그런 나를 재촉하는 거야 지금?</color>
아뇨, 그런 뜻은 아닙니다만...
그저, 정말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
지휘관은 잠시 침묵했다.
...당장 선봉대를 파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훈작사에게 허가를 받지 않은 독단입니다.
<color=#00CCFF>흐음... 지휘관, 지금 좀 지휘관답지 않은걸.</color>
<color=#00CCFF>지원도 없고, 자금도 없고, 인력도 없다. 그럼 이대로 안젤리아를 포기할 셈이야?</color>
아뇨, 그래도 구해낼 겁니다.
<color=#00CCFF>그럼 됐잖아.</color>
<color=#00CCFF>지휘관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뭘 그렇게 신경쓰는 게 많아?</color>
<color=#00CCFF>나도 매일 아침 일어나면 꼭 커피 한 잔 마시지만, 그런다고 매일 일하지는 않는다고.</color>
<color=#00CCFF>본능과 직감에 따라 행동할 줄 알아야 하는 건 군인이나 과학자나 마찬가지야.</color>
......
페르시카 씨에게 그런 설교를 들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color=#00CCFF>지휘관은 지금 그냥 괜한 걱정이 많아서 그래.</color>
<color=#00CCFF>아직 안젤리아가 고양이를 기르는 걸 못 봤는데, 이대로 죽어버리면 아깝지...</color>
<color=#00CCFF>...좋아, 이렇게 하자. 지능파인 애를 하나 골라서 내 발명품이랑 같이 보낼게. 그 이상은 기대 마, 싸움에 도움 될 만한 건 다 써서 하나도 안 남았어.</color>
<color=#00CCFF>그 녀석도 참, 실종되고서도 나한테 이렇게 수고나 끼치고 말이야...</color>
감사합니다.
<color=#00CCFF>그나저나, 그 회의실 쓸 만해? 나도 아직 테스트는 안 해봤는데.</color>
괜찮더군요. 잠시만요, 지금 피드백 데이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베를린 교외, 본 마을 인근.
잡초로 무성해진 그곳은 바싹 말라 썩어 가는 시체투성이였다.
올가는 내심 역겨워하면서, 니토들을 지휘해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올가 언니, 필요 없는 쓰레기는 전부 청소했습니다.
시체의 손상도는 일정치 않고, 혈액도 응고된 지 오래되어 채취 가능한 샘플도 매우 한정적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채집 가능한 샘플은 전부 상세히 기록해.
10876의 시체는 여전히 못 찾아냈어?
예. 이 일대에서 현재까지 확보한 혈액 샘플을 전부 조사해봤지만, 데이터에 부합하는 것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손상되어도, 회수할 가치가 있습니까?
시설의 검사는?
<color=#00CCFF>올가 언니, 이곳의 생산 라인은 전부 사용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일부 설비에서 10876의 혈액 샘플을 찾았습니다.</color>
그럼 됐어. 그녀의 가치는 그것뿐이야.
이 실험은 실패했지만, 일부 성과는 회수할 수 있었어.
예.
그때였다. 다른 방향에서, 길다란 그림자가 햇빛을 따라 바닥에 드리워, 올가의 시선을 끌었다.
차가운 바람에 외투와 머리카락이 나부끼는 소녀의 형상. 태양을 등지고 있음에도, 손에 들린 총은 눈부시게 번쩍였다.
안면 검색...
■기록■ UO7483726405670987, 디코딩...
...즉시 네메아란 언니에게 전달.
그리폰 인형 M16A1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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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접근한 M16A1이, 올가의 머리를 붙잡아 바닥에 처박았다.
......
M16A1... 일찍이 들어본 이름이구나.
......
AR팀의 M16A1이냐, 아니면 철혈공조의 M16A1이냐?
널 저승으로 보내 버릴 M16이지.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네메아란은 방어 모듈을 껐다.
그리고, 그 이상 말이 필요 없다는 듯, 전광석화처럼 총탄이 날아들고 폭발이 일어났다.
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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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사냥꾼과 최고의 사냥감의 추격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