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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9 · 세로변형

14 발라드 G단조

못된 놈이 오래 산다더라. 너나 나나 착한 놈은 아니라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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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열차, 망가진 기갑병기, 망가진 날씨.

그 모든 것이 하나로 뒤섞여 잠 못 드는 심야의 풍경을 그려냈다.

쿠웅!

밀수해온 군용 기갑병기가 바닥에 쓰러졌다.

다니엘

...계속합니까?

니콜라스마저 드물게 다니엘에게 딴지를 걸지 않고 휠체어 위의 류바 할멈에게 시선을 향했다.

처음에 열차에 오른 도적들 중 지금 남은 건 고작 1할 수준. 아직 두 발로 서 있는 자들은 류바 할멈 옆에 뭉쳐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류바 할멈

됐다...

류바 할멈은 모두를 보고서 한숨만 내쉬었다.

다니엘

철수해.

명령이 떨어지자 이미 녹초가 된 도적들은 헐레벌떡 열차에서 뛰어내렸다.

열차에 오를 때는 그야말로 위풍당당했지만, 퇴각하는 꼴은 볼썽사납기 짝이 없었다.

쉬지 않고 쏟아지는 빗물에 초연과 먼지, 그리고 핏물이 뒤섞여 땅으로 흘러내렸다...

모두의 발걸음은 몹시 무거웠다...

대륙간 열차 "미래호", F09 식당차 부근.

9호 차량의 상황도 딱히 나은 편은 아니었다.

도적들의 걸음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들으며, 수잔나의 마음을 짓누르던 공황이 간신히 조금이나마 풀렸다.

수잔나

...휴우.

정말 가버렸어!

모습은 엉망이어도, 이 차량은 류드밀라의 지휘 아래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인간들은 비교적 튼튼한 곳에 숨고, 인형들은 너덜너덜해진 차량 문 근처에 모였다.

긴장이 풀린 수잔나와 달리, 매기는 드물게도 진지한 표정이었다.

매기

...희한해, 평소의 놈들 스타일과 달라.

엘마

그만큼 류드밀라의 전술이 훌륭했다는 거 아냐?

엄폐물에 몸을 숨긴 류드밀라도 미간을 찡그린 채, 잠시 망설이다 장전 손잡이를 당겼다.

류드밀라

덤벼들 때도 물러날 때도 움직임이 너무 이상했어.

아직 방심할 때가 아니야.

...지금 작전능력이 남아있는 인형은 열 명뿐입니다.

체온이 떨어지고 있는 인간 승객들도 있고...

스스로 나서서 검사 작업을 맡은 폴이 차량의 상황을 전부 확인하고서 로시타를 안고 류드밀라 근처에 돌아왔다.

추가적인 보급이 없다면... 누군가 쓰러질까봐 걱정입니다.

로시타의 열도 점점 심해지고 있고...

수잔나

...응급 키트는 이미 다 썼어요. 게다가 여기의 음식과 물은 거의 다 충격으로 부서지고 빗물에 젖어서 못 쓰게 됐고...

류드밀라

1호 차량으로 간다.

수잔나

예?

류드밀라

방금 루카스에게서 연락이 왔다.

특등석 객차는 충격이 경미해서 비상 전원, 물 그리고 식량 모두 버티기에 충분할 거다.

승객A

엣, 저, 정말이야!?

승객B

...그럼 뭐 하고 있어, 빨리 가자고!

승객C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희를 보우하사 살아날 길로 인도하시는군요...

류드밀라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구석에 숨어있던 승객들은 앞을 다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차 안은 바로 요란해졌다.

류드밀라

남은 인원수와 물자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이동한다.

수잔나는 몸을 지탱해 세우면서 얼굴에 기운을 다시 불어넣었다.

여전히 굳어있는 미소는 이 상황에선 약간 우스꽝스럽고 섬뜩하게 보였지만,

그래도 그녀는 승무원으로서의 직업 정신을 유지했다.

수잔나

제게 맡겨주세요.

당장이라도 샴페인을 터뜨릴 기세인 승객들을 보면서, 캐서린은 바닥에 앉아 눈앞의 매기에게 빈정댔다.

캐서린

...정말 그렇게 순조로울까?

매기는 어깨를 으쓱했다. 시선을 창문에 고정시키고서.

매기

너마저도 낌새를 느꼈는데 어떻겠냐?

캐서린

......

캐서린도 매기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바라보았다. 뿔뿔이 흩어진 그림자들이 저 멀리 숲으로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 정체불명의 차량 부대가 있는 곳이었다. 승객들 때와 달리, 도적들은 아무런 방해 없이 그리로 건너갔다.

캐서린

...저것들이랑 같은 편이네.

매기

...그렇네.

매기는 턱을 괴고 생각하다 쓴웃음을 터뜨렸다.

매기

이때 위스키 한 모금 마셔 주면 딱인데.

캐서린이 스리슬쩍 몸 뒤에서 약간 금이 가고 반쯤 남은 술병을 꺼냈다.

매기는 병을 받아들고 라벨을 보았다——

매기

스카치위스키잖아! 언제 숨겨둔 거야?

캐서린

강도들이 날 묶을 때 카운터에서 슬쩍했지.

매기

...손재주도 좋아요.

캐서린

이 정도쯤이야! 원래 나 죽기 직전에 마시려고 꼬불쳐둔 건데,

네가 불쌍해서 주는 거야.

매기는 어물쩍 보다가 위스키를 돌려줬다.

매기

아직은 남겨둬, 아직 안 끝났으니까.

캐서린

......

삐이——

메시지가 들어왔다.

캐서린

누구야?

매기

니콜라스.

매기는 통신기를 내려다보곤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니콜라스

<color=#00CCFF>"못된 놈이 오래 산다더라. 너나 나나 착한 놈은 아니라서 다행이야."</color>

삐삑——

또 메시지가 들어왔다.

니콜라스

<color=#00CCFF>"난 간다, 포즈난에서 봐."</color>

캐서린

아무래도 줄을 잘못 탔네.

설마 저 자식이 꿀 빠는 라인일 줄 누가 알았겠어...

매기는 말없이 통신기를 집어넣었다.

캐서린

하아, 그 자식은 결국 방주에 기어올라갔네.

우리만 바보같이 고생하고 바보같이 버려지고...

이게 몇 년째야? 우린 왜 맨날 이 모양이냐고...

고생길은 이제 질렸다고오!

누군가의 손이 캐서린의 어깨를 툭툭 쳤다.

캐서린

...나 지금 우울하니까 건들지 마, 내가 탄 배가 가라앉고 있다고.

...캐서린 양, 다른 분들은 다 준비됐습니다.

안 가십니까?

캐서린

......

가야지, 당연히 가야지!

매기

잠깐...

계속 창밖을 바라보던 매기가 눈을 부릅떴다.

매기

다들 저기 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