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γ3 블라디미르 블루스
엘마의 기억과 너무나도 다른 눈앞의 정원은 그녀에게 돌아갈 집이 없다는 사실을 서슴없이 나타냈다.
......
남은 영상은 한순간뿐이었지만, 그거면 충분했다.
...허구의 사물이라도 반드시 그 기반은 현실. 그 가옥의 모습이 변했어도 무언가 찾을 수 있을 거야.
객실을 통해 창밖 풍경을 보았다. 저 멀리의 강줄기, 강 너머 섬의 모양. 엘마는 그 집이 옐라긴 섬 맞은편에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거기에 네바 강 하구까지의 거리, 시가지의 점포 위치, 해바라기 더미의 방향을 더해서...
얼마 안 지나서, 엘마는 좌표를 특정해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서머 가든.
쌔앵! 자동차들이 줄을 지어 엘마의 앞을 지나갔다. 모든 것이 그녀의 예상대로였지만, 막상 마인드맵에서 본 그 정원 앞에 서자, 엘마는 형언할 수 없는 흥분을 느꼈다.
......
여기가 기억 속의 꽃밭인가...
조심조심 주위를 살펴서 지켜보는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다음, 엘마는 후드를 고쳐쓰고 현관으로 걸어갔다.
엘마에게는 지나치게 큰 로브였지만, 인형 박람회 창고의 "엘마"라고 표시된 상자 안에 곱게 개여 있던 물건이었다.
엘마는 이것이 아마 자신에게 무척 소중한 사람의 것이리라고 추측했다.
다 왔다...
기억과 다른 점은, 집 앞의 해바라기가 기운이 없어보인다는 것이었다. 아마 최근에 가꾸는 사람이 없는 탓일 것이다.
너는...?
음울한 인상의 할머니가 엘마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엘마라고 해요, 아마 예전에 여기서 살았을 거예요.
응? 내가 여기 집사인데...
아아! 몇 년 전 입주자가 데리고 다니던 인형 아가씨구먼! 네 주인은 어디 갔니? 나한테서 몇 달 치 월세를 빌려가고선 휑하니 사라지고...
지금 이 정원은 집주인이 회수했단다.
...주인은 실종됐어요.
아이고, 주인 없는 인형은 살아남기 힘들지, 그럼 여기 남아서 집안일을 좀 거들어줄 테냐?
빚진 돈은 어떻게든 갚을게요...
하지만 지금 전 아직 제 주인을 찾고 있어요. 기한을 좀 더 주세요, 단서가 생기면...
할머니의 눈빛이 약간 부드러워졌다.
아니다, 괜찮단다, 뭐 별로 큰돈도 아니니까.
주인 없는 인형인 네가 무슨 돈이 있겠니.
아량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채무 관계 말인데요, 제 주인이 서명을 뭐라고 남겼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내 기억이 맞다면... 네 주인이 남긴 성씨는 "흄"일 게다. 그 사람은 돈에 조심성이 엄청 많아서 지불은 항상 현금으로 했지.
고맙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제 주인이 집에 뭐라도 남긴 물건은 있나요?
없단다, 아무것도. 되려 이상할 정도로 깔끔하게 치우고 갔어, 전문업체를 불러서 청소한 것처럼.
......
알겠어요...
할머니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하고 엘마는 집을 떠났다.
...엘마는 자신의 마인드맵 공간에 돌아왔다, 그곳은 단순한 서머 가든 시스템에서 진정한 정원으로 확장되었다.
현관엔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
엘마 흄.
자물쇠가 찰칵 떨어지고 현관이 열렸다.
현실의 그 정원과는 달리, 엘마의 마인드맵 속 정원엔 알록달록한 꽃들이 잔뜩 펴 저녁 바람에 향기를 풍겼다.
잔디로 덮인 오솔길을 따라서 엘마는 정원 한가운데 다과가 놓인 테이블 앞에 멈춰섰다. 위에 놓인 커피잔은 반쯤 비어 있었다.
...다른 앵커 포인트를 써봐야겠어.
엘마가 왼손을 펴자, 안에는 열쇠가 한 뭉치 들려있었다.
이건 그녀가 소체에 새긴 암호화 문자를 전부 입력하자 여기서 구현된 형상이었다.
열쇠 중 아무거나 하나 집으니 바로 정원에 방이 하나 나타났다. 그 문엔 글자가 몇 개 쓰여 있었다——
"콜트 익스프레스".
전체 대사 보기 (31줄)
......
남은 영상은 한순간뿐이었지만, 그거면 충분했다.
...허구의 사물이라도 반드시 그 기반은 현실. 그 가옥의 모습이 변했어도 무언가 찾을 수 있을 거야.
객실을 통해 창밖 풍경을 보았다. 저 멀리의 강줄기, 강 너머 섬의 모양. 엘마는 그 집이 옐라긴 섬 맞은편에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거기에 네바 강 하구까지의 거리, 시가지의 점포 위치, 해바라기 더미의 방향을 더해서...
얼마 안 지나서, 엘마는 좌표를 특정해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서머 가든.
쌔앵! 자동차들이 줄을 지어 엘마의 앞을 지나갔다. 모든 것이 그녀의 예상대로였지만, 막상 마인드맵에서 본 그 정원 앞에 서자, 엘마는 형언할 수 없는 흥분을 느꼈다.
......
여기가 기억 속의 꽃밭인가...
조심조심 주위를 살펴서 지켜보는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다음, 엘마는 후드를 고쳐쓰고 현관으로 걸어갔다.
엘마에게는 지나치게 큰 로브였지만, 인형 박람회 창고의 "엘마"라고 표시된 상자 안에 곱게 개여 있던 물건이었다.
엘마는 이것이 아마 자신에게 무척 소중한 사람의 것이리라고 추측했다.
다 왔다...
기억과 다른 점은, 집 앞의 해바라기가 기운이 없어보인다는 것이었다. 아마 최근에 가꾸는 사람이 없는 탓일 것이다.
너는...?
음울한 인상의 할머니가 엘마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엘마라고 해요, 아마 예전에 여기서 살았을 거예요.
응? 내가 여기 집사인데...
아아! 몇 년 전 입주자가 데리고 다니던 인형 아가씨구먼! 네 주인은 어디 갔니? 나한테서 몇 달 치 월세를 빌려가고선 휑하니 사라지고...
지금 이 정원은 집주인이 회수했단다.
...주인은 실종됐어요.
아이고, 주인 없는 인형은 살아남기 힘들지, 그럼 여기 남아서 집안일을 좀 거들어줄 테냐?
빚진 돈은 어떻게든 갚을게요...
하지만 지금 전 아직 제 주인을 찾고 있어요. 기한을 좀 더 주세요, 단서가 생기면...
할머니의 눈빛이 약간 부드러워졌다.
아니다, 괜찮단다, 뭐 별로 큰돈도 아니니까.
주인 없는 인형인 네가 무슨 돈이 있겠니.
아량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채무 관계 말인데요, 제 주인이 서명을 뭐라고 남겼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내 기억이 맞다면... 네 주인이 남긴 성씨는 "흄"일 게다. 그 사람은 돈에 조심성이 엄청 많아서 지불은 항상 현금으로 했지.
고맙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제 주인이 집에 뭐라도 남긴 물건은 있나요?
없단다, 아무것도. 되려 이상할 정도로 깔끔하게 치우고 갔어, 전문업체를 불러서 청소한 것처럼.
......
알겠어요...
할머니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하고 엘마는 집을 떠났다.
...엘마는 자신의 마인드맵 공간에 돌아왔다, 그곳은 단순한 서머 가든 시스템에서 진정한 정원으로 확장되었다.
현관엔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
엘마 흄.
자물쇠가 찰칵 떨어지고 현관이 열렸다.
현실의 그 정원과는 달리, 엘마의 마인드맵 속 정원엔 알록달록한 꽃들이 잔뜩 펴 저녁 바람에 향기를 풍겼다.
잔디로 덮인 오솔길을 따라서 엘마는 정원 한가운데 다과가 놓인 테이블 앞에 멈춰섰다. 위에 놓인 커피잔은 반쯤 비어 있었다.
...다른 앵커 포인트를 써봐야겠어.
엘마가 왼손을 펴자, 안에는 열쇠가 한 뭉치 들려있었다.
이건 그녀가 소체에 새긴 암호화 문자를 전부 입력하자 여기서 구현된 형상이었다.
열쇠 중 아무거나 하나 집으니 바로 정원에 방이 하나 나타났다. 그 문엔 글자가 몇 개 쓰여 있었다——
"콜트 익스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