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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9 · 세로변형

3-γ4 평균율 클라비어 전주곡

먼저 이거 하나는 말해둘게. 콜트 익스프레스의 표는 여기서만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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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암시장의 한 은밀한 작은 방.

캐서린은 나른하게 소파 위에 드러누워, 큄비에게 물건 정리를 시키며 마인드맵 백업을 준비했다.

캐서린

...대충 이거면 되겠지.

큄비

힘들다 힘들어! 예전에 콜트 익스프레스 탈 땐 이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적 없었잖아!

캐서린

네가 뭘 안다고, 이번엔 중요한 임무가 걸려 있단 말이야.

큄비

그렇게 바쁜 와중에 손님 예약을 더 잡아? 그럴 시간은 있고?

캐서린

같은 시간에 돈을 따블로 벌 수 있으니까. 게다가——

캐서린이 욕심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캐서린

내가 좀 보니까, 그 녀석 소체가 꽤 좋더라...

똑, 똑똑, 똑.

약속한 노크 방식이었다.

큄비

자, 손님 왔어.

캐서린

좋아. 큄비, 플랜 B로 간다.

캐서린은 벽에 붙어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벽면이 천천히 180도 회전하여 캐서린을 반대편 방으로 데려갔다.

캐서린이 사라진 후 큄비가 문을 열었다.

큄비

어서 오세요 (*^▽^*) 소중한 고객님!

저는 데킬라 미니바의 큄비라고 합니다. 품질 좋고 믿을 수 있는 거래를 약속드리겠습니다!

엘마

...계약한 대로 콜트 익스프레스 표 한 장 주세요.

큄비

알겠습니다, 고객님. 여기에 정보를 작성해주세요.

엘마

......

엘마는 상대가 차를 내오는 틈을 타 이 그리 넓지 않은 방을 살펴보았다.

넓이는 대략 20제곱미터쯤, 구석에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 있어 안 그래도 빠듯한 공간을 더 비좁게 만들었다.

잡동사니 중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인형의 교체 부품들, 주로 냉각 장치가 보였고, 암호화된 거래 기록 파일들도 있었다.

엘마

<color=#A9A9A9>암시장을 운영하는 데 이렇게 높은 연산력이 필요한가? 냉각장치가 저렇게 많으면 난 300년은 쓸 수 있겠어...</color>

큄비

자, 고객님! (*^▽^*) 차 한 잔 어떠신가요?

서명 다 하셨으면 확인할게요, 여기 주문하신 탑승권입니다.

큄비는 꽁꽁 포장된 우편 봉투를 꺼내 엘마에게 넘겼다.

큄비

이제 잔금을 지불해 주세요.

엘마

......

엘마는 봉투를 뜯어 탑승권의 내역을 확인했다.

엘마

잔금은... 제가 이 표로 콜트 익스프레스에 정말 탈 수 있는지 확인하고 나서 지불하겠어요.

큄비

그건 안 돼요, 고객님...

엘마는 탑승권을 봉투에 도로 넣고 탁상에 내려놓았다.

엘마

안 된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겠어요.

표 파는 곳이 여기만 있는 게 아니니까....

쿵쿵쿵——

큄비는 캐서린이 벽을 두드려 보낸 신호를 받고 미소를 유지한 채 말을 이었다.

큄비

소중한 고객님, 이에 관해선 저희 부점장이 답변 드리겠습니다.

큄비가 벽의 스위치를 누르자, 말끔한 벽면이 180도 뒤집히더니 엘마 앞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엘마

...어?!

캐서린

캐서린이야.

차가운 표정의 여자가 의자에서 일어나 엘마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엘마

안녕하세요...

캐서린

먼저 이거 하나는 말해둘게.

콜트 익스프레스의 표는 여기서만 팔아.

엘마

......

캐서린

다음, 콜트 익스프레스 표는 단품이야. 미래호 탑승권은 별도로 구매해야 해.

세트로 팔아달라고 했었지? 문맹이 아니라면 홈페이지 한번 찾아봐. 미래호 탑승권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엘마

......

캐서린

마지막으로, 우린 외상을 일절 안 받아.

캐서린은 쌀쌀맞게 설명을 잔뜩 늘어놓고, 다시 푹신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엘마

몇 가지 물어볼게요...

캐서린

말해.

엘마

왜 콜트 익스프레스를 타는 데 표가 두 장 필요하죠?

캐서린

아주 수준 낮은 질문이네... 큄비.

큄비

설명 드릴게요, 고객님~

콜트 익스프레스는 열차의 이름이 아닌 인형에게만 개방하는 암시장의 이름입니다.

하지만 이 시장은 대륙간 열차 "미래호"에서만 열리기 때문에 먼저 "미래호"에 타셔야만 콜트 익스프레스에 들어가실 수 있어요.

엘마

알겠어요...

질문 더 있어요.

엘마는 우편 봉투를 툭 두드렸다.

엘마

여기 안에 있는 건 열차표가 아니잖아요.

이건 재머 장치예요.

재머를 열차표로 위장해서 대체 뭘 파는 거죠?

캐서린

......

캐서린의 눈이 가늘어졌다.

캐서린

똑똑한 손님은 질색이야.

하지만 지가 똑똑한 줄 아는 손님은 더 밥맛이지.

엘마

제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없나 보네요.

캐서린은 소파에서 일어나 탁상의 봉투를 다시 집었다.

캐서린

콜트 익스프레스에 탄 다음에 돈을 마저 내도 좋아. 대신 나도 조건이 있어.

잔금은 1.5배로 받겠어.

그리고 내가 직접 널 데리고 열차에 타도록 하지.

엘마

...좋아요.

캐서린은 봉투를 엘마에게 건넸다. 엘마는 바로 그곳을 떠났다.

덜컥.

방 안엔 다시 큄비와 캐서린만 남았다.

큄비

캐서린 부점장, 언제부터 그렇게 냉철 컨셉을 잡았대?

캐서린

고객마다 대처법이 다른 거지.

방금 걔는 딱 보면 햇병아리야,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 그런 타입은 권위적인 자세로 대응해야 돼.

큄비

그럴싸하네.

캐서린

걔 소체 말이야, 매기한테 어울릴까?

큄비는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았다.

매기

우리 가게는 외상 안 받아.

큄비

반전미는 확실하겠다.

캐서린

매기의 소체는 이미 한계야. 사실 이번 건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도 조마조마해.

그리고 난 항상 녀석을 올려다봐야 하니까 목 관절이 심하게 마모됐다고.

쬐끄만한 소체로 바꾸면 언제 뻗어도 업고 가기 쉬울 거고 말이야.

캐서린의 음흉한 웃음소리와 함께, 완벽한 미래의 구상이 제멋대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