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정비작업실
콜트 익스프레스, 오늘의 막차가 출발합니다~!
대륙간 열차 "미래호", F01호 객차.
치이이――
다시 정상 가동 중인 공기 정화 시스템의 소리.
루카스는 지금 이 소리에 집중해야만 자신이 아직도 "미래호"에 타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저 소리라도 없으면, 그는 그대로 잠들었을 것이다.
동력이 간신히 재가동됐지만, 여기서 얼마나 오래 있어야 할지 아무도 몰랐기에 차량의 공기 정화 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전력을 소모하는 것들의 전원을 내린 상태였다.
소름끼치는 포성이 멎었음에도, 아무도 입을 열려 하지 않았다.
비관적인 한탄이나 기운 빠지는 한숨도 없었다.
모두, 조용히 여명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다.
루카스.
미안하지만, 혹시 남는 사탕 같은 거 없을까?
반끔 감겼던 루카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옆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중인 닥터 루고사를 슬쩍 본 그는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폴 씨, 지금 비상식량은 건빵이랑 생수밖에 없어요. 다른 건 수잔나 씨한테 물어보세요.
그렇구나. 미안해, 내가 너무 급했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게.
루카스가 귀를 기울이니, 루고사의 호흡이 느리고 규칙적인 것으로 보아 이제 깊이 잠든 모양이었다.
...선생님은 많이 지치셨으니 깨우지 말아 주시겠어요?
...정말 미안해.
로시타한테 많이 해 주셨잖아요. 좀 쉬게 해 주세요, 네?
응.
나도 의사 선생님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단지, 로시타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 조금 걱정돼.
저혈당은 그렇게까지 급한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지치신 건 진짜 오랜만이고요.
막 열이 내린 참인데 몸이 못 버티면 어떡할까 해서...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니까...
......죄송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 당분을 보충할 만한 게 있는진 정말 모르겠어요.
알았어, 고마워. 그런데... 그... 또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
말하세요.
대륙간 열차 "미래호", F02호 객차
바닥에 앉아 있는 폴은 단어 선정을 고민했다.
입력했다 지우고를 반복한 끝에, 겨우 송신했다.
난 "콜트 익스프레스"에서 "이둔"을 하나 샀어.
가능하다면, 그걸 의사 선생님이 주사한 "혈청"값 대신 내고 싶어.
이, 이둔이요?!
미안해, 이걸로 은혜를 다 갚을 수 있다고는 생각 안 해.
배상하겠다는 건 아니고...
아니, 배상이 맞나?
......
미안, 내가 말주변이 많이 없어.
의사 선생님께는 정말 감사해. 그래서 조금이라도 성의를 보이고 싶어. 다만 내가 지금 가진 게 암시장에서 산 그것뿐이야.
아니,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알아요?
갈라테아가 영업 정지당한 후론 시중에 풀린 이둔은 부르는 게 값이에요!
선생님이 쓰신 혈청보다 훨씬요!
...그럼 더 잘된 일이고.
하지만 선생님은 아마 안 받으실 거예요. 그런 분이시니까요.
그럼 대신 네가 받아서 선생님께 드리면 안 될까?
거래 코드를 보내 줄 테니, "큄비"에게 연락하면 받을 수 있을 거야.
......
아, 생각났다. 먹을거 2호차에 아직 남았지도 몰라요.
혹시 야시 기능 있으세요? 선생님 좌석 밑에 쇠로 된 상자가 있을 텐데, 그거 안에 로쿰이 들었어요.
찾아서 가져오시면 제가 로시타한테 먹일게요.
......
...오해 마세요.
보상이라든가 그런 생각 아니니까!
...고마워.
열차 탈선으로 다 뒤집어져서 상자도 쏟아졌을지 모르니까 벌써 고마워하지 마세요.
이 로쿰이란 거,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장미 젤리 맞지?
어, 알아요?
응, 로시타가 엄청 좋아해.
루고사 선생님도요.
그럼 찾아볼게.
상자가 철제니까 자석이 있으면 더 빨리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래... 고마워.
폴이 통신을 종료했다.
매기 씨, 혹시 자석 있습니까?
없는데.
왜, 지금 자석 놀이라도 하고 싶어?
아니오, 철제 상자를 찾으려 합니다.
망가진 열차 안에서 철제 상자를 찾다니, 네가 무슨 WALL-2냐?
하긴 뭐, 밖은 하늘에서 포탄이 빗발치니 심심풀이라도 있어야겠지.
아무튼 난 자석 없어, 수잔나의 준비실에서 보물찾기라도 해보던가.
알겠습니다, 직접 찾아볼게요.
매기는 어디선가 아직도 멀쩡한 술잔 두 개를 꺼내 왔다.
그리곤 잔을 바닥에 내려놓고, 조금 더러워진 셰이커도 꺼내 소매로 쓱쓱 닦았다.
한편, 다른 쪽에 웅크리고 앉은 엘마는 멍한 눈빛으로 매기를 바라봤다.
지금 이 난장판 속에서 두 인형들이 앉은 자리만이 그나마 깨끗했다.
...안 속상해?
당연히 속상하지.
진이 이제 이 반 병밖에 안 남았는데.
내 말은... 캐서린이랑... 류드밀라 말이야...
둘의 신호가 완전히 사라졌어... 코어만이라도 회수할 수 있을지...
그렇게 쓸데없는 슬픔에 잠겨 있기보단 말이야...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는 넌 지금 뭐하는데.
매기가 다 흔든 셰이커의 주둥이를 열어, 맑은 술을 두 잔에 따랐다.
그리고 조금 더러워진 올리브 알도 꺼내 잔들에 넣었다.
한 잔은 자신을 위해, 한 잔은 엘마를 위해.
내 삶에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지, 술 섞기.
그래도 이런 믹스 컨셉은 처음인데 어떨지 모르겠네~ 얼른 마셔 봐.
......
엘마는 말 대신 카디건 안으로 더욱 웅크리며 거절했다.
이에 매기는 어깨를 으쓱하곤 두 잔 모두 자신의 앞으로 당기곤 한 모금 홀짝였다.
그리곤 입가를 핥고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역시 먼지 묻은 올리브는 넣어선 안 됐던 모양이었다.
야... 우리 이따 같이 그리폰으로 가야 하잖아.
그동안 말이나 나누면서 미리 친목이나 다지자고.
너랑은 할 얘기 없어.
없기는, 그 어떤 주제로든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게 장사꾼의 기본 소양인데.
흐음... 아님 진실 게임이라도 해볼래?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걸랑.
...뭔데?
왜 흄 박사를 "엄마"라 불러?
그 사람은 생물학적으로도 심리학적으로도 남성이잖아.
......
남자는 엄마라 부르면 안 돼?
그래 내가 졌다 졌어...
네 차례야, 나한테 묻고 싶은 거 있어?
...왜 캐서린이 "하트K"고 네가 "하트Q"야?
그야 걔야말로 진정한 "미스 포커"니까지.
그게 뭔데?
그러니까, 그 녀석 사기 수법이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하나도 그렇게 안 보여.
내가 좀 많이 야단법석 피우는 스타일이라 그런 거고.
그나저나... 좀 이상한데?
류드밀라가 말한 구조 도착 시간이 한참 지났어.
...좀 늦어지나 보지 뭐.
아니, 녀석이 10분이라 했으면 10분이야, 9분 59초고 58초 그런 거 없어.
그래도 기다리는 거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는걸.
그렇다고 기다리기만 하면 있던 운도 다 날아가 버린다고.
흐음... 아, 그게 좋겠다. 그거 알아? 실은 말이지, 내 주특긴 오컬트야.
...그럼 류드밀라의 영혼을 불러낼 수 있어?
그건 너무 비과학적이다 야...
오컬트하잖아.
으휴 사소한 건 넘어가자고. 아무튼, "신참의 운"이란 게 참 신통방통하거든...
파앗——
54장의 트럼프 카드가 엘마 앞의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였다.
맞은편에 앉은 매기는 또 술 한잔을 따르더니 느긋하게 한 모금 마셨다.
...이게 다 뭐야?
한 장 뽑으셔.
엘마는 입을 삐죽 내밀곤 가장 가까운 카드를 뽑아 뒤집었다.
스페이드의 K였다.
이를 본 매기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오우... 아주 불길한걸.
왜? 이게 무슨 뜻인데?
열차에 누군가가 우리를 못 나가게 하려고 길을 틀어막고 있단 뜻이야.
그냥 아무거나 한 장 뽑았을 뿐인데...
그렇게 바로 단정짓는 건 오버 아니야?
매기는 씨익 웃으며 카드를 정리해 치웠다.
방금 말했잖아, 신참의 운이란 신통방통하다고.
자아 손님 여러분~ 콜트 익스프레스, 오늘의 막차가 출발합니다~!
...소체, 잘 지킬게.
그럴 필요 없어.
너한테 그딴 일보다 훠얼씬 막중한 임무를 맡길 거니까.
......
전체 대사 보기 (91줄)
대륙간 열차 "미래호", F01호 객차.
치이이――
다시 정상 가동 중인 공기 정화 시스템의 소리.
루카스는 지금 이 소리에 집중해야만 자신이 아직도 "미래호"에 타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저 소리라도 없으면, 그는 그대로 잠들었을 것이다.
동력이 간신히 재가동됐지만, 여기서 얼마나 오래 있어야 할지 아무도 몰랐기에 차량의 공기 정화 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전력을 소모하는 것들의 전원을 내린 상태였다.
소름끼치는 포성이 멎었음에도, 아무도 입을 열려 하지 않았다.
비관적인 한탄이나 기운 빠지는 한숨도 없었다.
모두, 조용히 여명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다.
<color=#00CCFF>루카스.</color>
<color=#00CCFF>미안하지만, 혹시 남는 사탕 같은 거 없을까?</color>
반끔 감겼던 루카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옆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중인 닥터 루고사를 슬쩍 본 그는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color=#00CCFF>폴 씨, 지금 비상식량은 건빵이랑 생수밖에 없어요. 다른 건 수잔나 씨한테 물어보세요.</color>
<color=#00CCFF>그렇구나. 미안해, 내가 너무 급했어.</color>
<color=#00CCFF>다른 사람에게 물어볼게.</color>
루카스가 귀를 기울이니, 루고사의 호흡이 느리고 규칙적인 것으로 보아 이제 깊이 잠든 모양이었다.
<color=#00CCFF>...선생님은 많이 지치셨으니 깨우지 말아 주시겠어요?</color>
<color=#00CCFF>...정말 미안해.</color>
<color=#00CCFF>로시타한테 많이 해 주셨잖아요. 좀 쉬게 해 주세요, 네?</color>
<color=#00CCFF>응.</color>
<color=#00CCFF>나도 의사 선생님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color>
<color=#00CCFF>단지, 로시타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 조금 걱정돼.</color>
<color=#00CCFF>저혈당은 그렇게까지 급한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지치신 건 진짜 오랜만이고요.</color>
<color=#00CCFF>막 열이 내린 참인데 몸이 못 버티면 어떡할까 해서...</color>
<color=#00CCFF>얼마나 기다려야 할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니까...</color>
<color=#00CCFF>......죄송해요.</color>
<color=#00CCFF>하지만 지금 당장 당분을 보충할 만한 게 있는진 정말 모르겠어요.</color>
<color=#00CCFF>알았어, 고마워. 그런데... 그... 또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color>
<color=#00CCFF>......</color>
<color=#00CCFF>말하세요.</color>
대륙간 열차 "미래호", F02호 객차
바닥에 앉아 있는 폴은 단어 선정을 고민했다.
입력했다 지우고를 반복한 끝에, 겨우 송신했다.
<color=#00CCFF>난 "콜트 익스프레스"에서 "이둔"을 하나 샀어.</color>
<color=#00CCFF>가능하다면, 그걸 의사 선생님이 주사한 "혈청"값 대신 내고 싶어.</color>
<color=#00CCFF>이, 이둔이요?!</color>
<color=#00CCFF>미안해, 이걸로 은혜를 다 갚을 수 있다고는 생각 안 해.</color>
<color=#00CCFF>배상하겠다는 건 아니고...</color>
<color=#00CCFF>아니, 배상이 맞나?</color>
<color=#00CCFF>......</color>
<color=#00CCFF>미안, 내가 말주변이 많이 없어.</color>
<color=#00CCFF>의사 선생님께는 정말 감사해. 그래서 조금이라도 성의를 보이고 싶어. 다만 내가 지금 가진 게 암시장에서 산 그것뿐이야.</color>
<color=#00CCFF>아니,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알아요?</color>
<color=#00CCFF>갈라테아가 영업 정지당한 후론 시중에 풀린 이둔은 부르는 게 값이에요!</color>
<color=#00CCFF>선생님이 쓰신 혈청보다 훨씬요!</color>
<color=#00CCFF>...그럼 더 잘된 일이고.</color>
<color=#00CCFF>하지만 선생님은 아마 안 받으실 거예요. 그런 분이시니까요.</color>
<color=#00CCFF>그럼 대신 네가 받아서 선생님께 드리면 안 될까?</color>
<color=#00CCFF>거래 코드를 보내 줄 테니, "큄비"에게 연락하면 받을 수 있을 거야.</color>
<color=#00CCFF>......</color>
<color=#00CCFF>아, 생각났다. 먹을거 2호차에 아직 남았지도 몰라요.</color>
<color=#00CCFF>혹시 야시 기능 있으세요? 선생님 좌석 밑에 쇠로 된 상자가 있을 텐데, 그거 안에 로쿰이 들었어요.</color>
<color=#00CCFF>찾아서 가져오시면 제가 로시타한테 먹일게요.</color>
<color=#00CCFF>......</color>
<color=#00CCFF>...오해 마세요.</color>
<color=#00CCFF>보상이라든가 그런 생각 아니니까!</color>
<color=#00CCFF>...고마워.</color>
<color=#00CCFF>열차 탈선으로 다 뒤집어져서 상자도 쏟아졌을지 모르니까 벌써 고마워하지 마세요.</color>
<color=#00CCFF>이 로쿰이란 거,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장미 젤리 맞지?</color>
<color=#00CCFF>어, 알아요?</color>
<color=#00CCFF>응, 로시타가 엄청 좋아해.</color>
<color=#00CCFF>루고사 선생님도요.</color>
<color=#00CCFF>그럼 찾아볼게.</color>
<color=#00CCFF>상자가 철제니까 자석이 있으면 더 빨리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color>
<color=#00CCFF>그래... 고마워.</color>
폴이 통신을 종료했다.
매기 씨, 혹시 자석 있습니까?
없는데.
왜, 지금 자석 놀이라도 하고 싶어?
아니오, 철제 상자를 찾으려 합니다.
망가진 열차 안에서 철제 상자를 찾다니, 네가 무슨 WALL-2냐?
하긴 뭐, 밖은 하늘에서 포탄이 빗발치니 심심풀이라도 있어야겠지.
아무튼 난 자석 없어, 수잔나의 준비실에서 보물찾기라도 해보던가.
알겠습니다, 직접 찾아볼게요.
매기는 어디선가 아직도 멀쩡한 술잔 두 개를 꺼내 왔다.
그리곤 잔을 바닥에 내려놓고, 조금 더러워진 셰이커도 꺼내 소매로 쓱쓱 닦았다.
한편, 다른 쪽에 웅크리고 앉은 엘마는 멍한 눈빛으로 매기를 바라봤다.
지금 이 난장판 속에서 두 인형들이 앉은 자리만이 그나마 깨끗했다.
...안 속상해?
당연히 속상하지.
진이 이제 이 반 병밖에 안 남았는데.
내 말은... 캐서린이랑... 류드밀라 말이야...
둘의 신호가 완전히 사라졌어... 코어만이라도 회수할 수 있을지...
그렇게 쓸데없는 슬픔에 잠겨 있기보단 말이야...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는 넌 지금 뭐하는데.
매기가 다 흔든 셰이커의 주둥이를 열어, 맑은 술을 두 잔에 따랐다.
그리고 조금 더러워진 올리브 알도 꺼내 잔들에 넣었다.
한 잔은 자신을 위해, 한 잔은 엘마를 위해.
내 삶에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지, 술 섞기.
그래도 이런 믹스 컨셉은 처음인데 어떨지 모르겠네~ 얼른 마셔 봐.
......
엘마는 말 대신 카디건 안으로 더욱 웅크리며 거절했다.
이에 매기는 어깨를 으쓱하곤 두 잔 모두 자신의 앞으로 당기곤 한 모금 홀짝였다.
그리곤 입가를 핥고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역시 먼지 묻은 올리브는 넣어선 안 됐던 모양이었다.
야... 우리 이따 같이 그리폰으로 가야 하잖아.
그동안 말이나 나누면서 미리 친목이나 다지자고.
너랑은 할 얘기 없어.
없기는, 그 어떤 주제로든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게 장사꾼의 기본 소양인데.
흐음... 아님 진실 게임이라도 해볼래?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걸랑.
...뭔데?
왜 흄 박사를 "엄마"라 불러?
그 사람은 생물학적으로도 심리학적으로도 남성이잖아.
......
남자는 엄마라 부르면 안 돼?
그래 내가 졌다 졌어...
네 차례야, 나한테 묻고 싶은 거 있어?
...왜 캐서린이 "하트K"고 네가 "하트Q"야?
그야 걔야말로 진정한 "미스 포커"니까지.
그게 뭔데?
그러니까, 그 녀석 사기 수법이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하나도 그렇게 안 보여.
내가 좀 많이 야단법석 피우는 스타일이라 그런 거고.
그나저나... 좀 이상한데?
류드밀라가 말한 구조 도착 시간이 한참 지났어.
...좀 늦어지나 보지 뭐.
아니, 녀석이 10분이라 했으면 10분이야, 9분 59초고 58초 그런 거 없어.
그래도 기다리는 거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는걸.
그렇다고 기다리기만 하면 있던 운도 다 날아가 버린다고.
흐음... 아, 그게 좋겠다. 그거 알아? 실은 말이지, 내 주특긴 오컬트야.
...그럼 류드밀라의 영혼을 불러낼 수 있어?
그건 너무 비과학적이다 야...
오컬트하잖아.
으휴 사소한 건 넘어가자고. 아무튼, "신참의 운"이란 게 참 신통방통하거든...
파앗——
54장의 트럼프 카드가 엘마 앞의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였다.
맞은편에 앉은 매기는 또 술 한잔을 따르더니 느긋하게 한 모금 마셨다.
...이게 다 뭐야?
한 장 뽑으셔.
엘마는 입을 삐죽 내밀곤 가장 가까운 카드를 뽑아 뒤집었다.
스페이드의 K였다.
이를 본 매기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오우... 아주 불길한걸.
왜? 이게 무슨 뜻인데?
열차에 누군가가 우리를 못 나가게 하려고 길을 틀어막고 있단 뜻이야.
그냥 아무거나 한 장 뽑았을 뿐인데...
그렇게 바로 단정짓는 건 오버 아니야?
매기는 씨익 웃으며 카드를 정리해 치웠다.
방금 말했잖아, 신참의 운이란 신통방통하다고.
자아 손님 여러분~ 콜트 익스프레스, 오늘의 막차가 출발합니다~!
...소체, 잘 지킬게.
그럴 필요 없어.
너한테 그딴 일보다 훠얼씬 막중한 임무를 맡길 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