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그림자
지금 언니는 내 사유재산이야! 내 허락 없인 아무도 털끝 하나 못 건들게 할 수 있어!
사모의 마인드맵 깊숙한 그곳.
언제나처럼, 사모는 자신의 의자를 당겨 앉았다.
주위의 일곱 의자에는 이미 "모두"가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익숙한 느낌...
저 애한테 우리 중 누군가의 기억이 있어.
누구의 기억?
13년만에 마침내...
우리가 각자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아마도.
저 애와의 기억은 총 7개.
우린 대외적으로 신분을 밝히지 못해서, 걔한테 가명조차 말해 주지 않았어.
그래서 누구였는지를 밝힐 확실한 기억은, 기술을 전수해 준 기억이야.
기술 전수?
우리 중 누군가가 걔한테 폭탄 해체랑... 사격술을 가르쳤어.
그 기억의 "내" 시점에서 총도 보였고.
정말? 누구였어?
유라.
박수가 쏟아졌다.
축하해 유라, 네 기억 하나를 되찾았어.
네가 유라였구나, 축하해.
유라...인가?
이걸로 또 한 걸음 나아갔네.
응, 엄청 큰 한 걸음이야.
맞아. 유라, 이름을 되찾은 걸 축하해.
......
쿵쿵쿵!
누가 문을 세차게 두들기는 소음이 사모를 마인드맵의 심층에서 끄집어냈다.
아아 괜찮아 언니, 택배 온 거야.
그 말대로, 셰릴이 문을 열어 택배를 수령했다.
언니한테 주려고 산 대용량 배터리야, 좀 이따가 같이 교체하러 가자.
이거라면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 테니까...
......
그... 비싸서 중고밖에 못 구했지만, 지금 언니가 쓰는 것보단 훨씬 나을 거야.
......
말해야 할 게 하나 더 있어.
엑... 뭐, 뭔데?
사모가 조용히 셰릴의 곁까지 다가가, 어질러진 옷가지 사이로 앉을 공간을 만들었다.
14년 전의 12월 1일...
그때 너를 구해 준 인형의 이름은 "유라"야.
유라...
그게 언니의 진짜 이름이야?
그럼 이제부턴 유라 언니라 부르면 되겠네.
아니.
왜?
그건... 지금 확실히 아는 게 "유라"가 널 구해 줬다는 사실뿐이라서야.
내가 "유라"인지는 아직 몰라.
그게 무슨 말이야...?
13년이나 지났으니, 어떤 일들은 더는 기밀이 아니게 됐겠지?
난 그때 군인이었어.
그건 대충 짐작했어, 그 학교 습격 사건은 파급력이 엄청났어서 결국 군대가 수습했으니까.
우리 부모님도 그 일에 대해서 함구하라고 정부한테 요구받았다셨고 말이지... 나도 커서 조금씩 인터넷을 뒤져서 자료를 찾아낸 게 다야.
사모는 손을 뻗어 종이 한 장을 꺼내, 거기다 검은 펜으로 검은 "스틱맨" 8명, 빨간 펜으로 1명을 그렸다.
그리고 그 빨간 펜으로 검은 스틱맨 7명에게 X자를 그었다.
나는 한 특수부대 소속이었어. 그런데 어느 기밀 임무 도중 대장이 우리를 배신했지.
모두 대장의 손에 죽었는데, 이상한 건... 모두의 기억이 한데 뒤섞여서 내 마인드맵 코어에 쑤셔넣어졌어.
그래서... 지금 나는 내가 누군지 몰라.
하지만 너 덕분에 그중 한 명, "유라"가 누구인지 알아냈어.
감사를 표할게, 우리 모두.
에에이 천만에~ 내 은인인 언니 일인데 당연히 할 일인걸! 유라 언니, 난 예전부터——
그래서 여길 떠나기로 결정했어.
우리 만장일치로.
...뭐?
13년 전, 우리는 대장이 죽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그녀가 그렇게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여겼어.
그런데 어제, 그녀를 다시 만났어.
그녀의 이름은 "엘리아나".
되살아난 거야, 13년 후인 이 시대의 강한 소체로.
......
즉, 언니가 쓰레기 더미 안에 숨으면서까지 도망치게 만든 원수가 그 엘리아나란 사람이라고?
...응.
하지만 언니의 기억은 한 명의 것만이 아니잖아. 어쩌면 그 사람이 찾는 건 언니가 아니거나, 처음부터 잘못 알았거나 하진 않을까...?
아, 아직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기억을 정리해 보자. 분명 누가 누군지 떠올릴 수 있을 거야!
셰릴은 숨을 푹 내쉬며 따듯한 손을 사모의 손등에 얹었다.
바로 그게 문제야.
시간이 없어.
엇, 왜?
지금 날 죽이러 오고 있거든.
셰릴은 겁에 질려 사모의 손을 꼭 잡았다, 빨간 펜은 마지막 검은 스틱맨까지 한 치 앞이었다.
그럼... 우린 어떡해?
우리?
사모는 일어서며 매정하게 대꾸했다.
이 일은 너랑 아무 상관 없어. 내가 떠나면 그렇게 되지.
자, 잠깐만...
나랑 아무 상관 없을 리가 없지! 지금 언니는 내 소유의 인형이라고! 내 사유재산이야! 내 허락 없인 아무도 털끝 하나 못 건들게 할 수 있어!
가련한 소녀가 가상의 적에게 전력으로 맞서 싸우듯 허공에 마구 팔을 휘저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시모는 어이가 없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 엘리아나는 네가 안 된다고 해서 멈출 자식이 아니야.
아 진짜, 나 얕보지 마! 그날 후로 오늘만을 위해 내가 얼마나 준비했는데!
알아, 질소냉동총 보여 줬잖아.
그건 약과거든!? 나 실총도 만져봤어, 총기 소지 허가증도 땄다고!
셰릴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대로 잡동사니 더미로 몸을 던져 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바닥에는 순식간에 삼단봉, 전기충격기, 후추 스프레이 등등등, 온갖 호신용 무기가 흩뿌려졌다.
그만해, 이거 다 정리해야 하잖아.
이거 저~언부 다 직접 써봤다고! 좀 허접해 보이긴 하지만 효과는 확실해!
민수용 인형 상대라면야 충분히 먹히겠지.
하지만 전술인형... 그것도 엘리아나를 상대로는 씨알도 안 먹혀.
에엑... 걔가 그렇게 세...?
보란듯이 삼단봉을 휘두르며 과시하던 셰릴이 바로 시무룩해졌다.
우이씨... 그럼 어떡하면 이길 수 있는데?
그건 아직 몰라.
하지만 기필코 내가 모두의 원수를 갚고 말 거야.
그러자 셰릴이 오기를 부리며 사모를 자리에 눌러 앉혔다.
그럼 방법 알아내기 전까진 아무 데도 못 가!
그리고 손가락으로 충전 패널을 쿡쿡 찔렀다.
이거 보이지? 이거 꽉 차기 전까진 꼼짝도 하지 마, 알았어?
이게 내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의 배터리야! ...중고지만.
......
언니의 마인드맵 속에 8명이나 있다고 했지? 그럼 전력이 엄청 빨리 소모될 만도 하네...
하지만 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비가연성 쓰레기통에서 언니 주워 오는 건 사양이야!
어... 하지만 이런 걸 충전하려면 가정집 전기로는――
고속 충전기를 콘센트에 꽂는 순간, 어디까지나 민가에 불과한 아파트의 전기가...
팟, 하고 터지는 퓨즈와 함께 꺼졌다.
...뭐 어때, 당분간 손전등 쓰지 뭐! 가전제품 다 끄고, 불도 다 끄는 편이 안전하겠지!
첩보 영화 보면 나오잖아? 이런 때일수록 창가를 멀리하라고.
......
그럼 결정이다? 그 대장이란 사람 오면... 내, 내가 잠시 시간을 벌어 줄게!
아무리 특수부대 출신 전술인형이라도 인간은 함부로 못 건들 거 아니야!
셰릴의 집은 어둠에 잠겨, 충전기의 초록빛 램프만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다가올 밤이 조용하지 않으리라는 계시였다.
전체 대사 보기 (84줄)
사모의 마인드맵 깊숙한 그곳.
언제나처럼, 사모는 자신의 의자를 당겨 앉았다.
주위의 일곱 의자에는 이미 "모두"가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익숙한 느낌...
저 애한테 우리 중 누군가의 기억이 있어.
누구의 기억?
13년만에 마침내...
우리가 각자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아마도.
저 애와의 기억은 총 7개.
우린 대외적으로 신분을 밝히지 못해서, 걔한테 가명조차 말해 주지 않았어.
그래서 누구였는지를 밝힐 확실한 기억은, 기술을 전수해 준 기억이야.
기술 전수?
우리 중 누군가가 걔한테 폭탄 해체랑... 사격술을 가르쳤어.
그 기억의 "내" 시점에서 총도 보였고.
정말? 누구였어?
유라.
박수가 쏟아졌다.
축하해 유라, 네 기억 하나를 되찾았어.
네가 유라였구나, 축하해.
유라...인가?
이걸로 또 한 걸음 나아갔네.
응, 엄청 큰 한 걸음이야.
맞아. 유라, 이름을 되찾은 걸 축하해.
......
쿵쿵쿵!
누가 문을 세차게 두들기는 소음이 사모를 마인드맵의 심층에서 끄집어냈다.
아아 괜찮아 언니, 택배 온 거야.
그 말대로, 셰릴이 문을 열어 택배를 수령했다.
언니한테 주려고 산 대용량 배터리야, 좀 이따가 같이 교체하러 가자.
이거라면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 테니까...
......
그... 비싸서 중고밖에 못 구했지만, 지금 언니가 쓰는 것보단 훨씬 나을 거야.
......
말해야 할 게 하나 더 있어.
엑... 뭐, 뭔데?
사모가 조용히 셰릴의 곁까지 다가가, 어질러진 옷가지 사이로 앉을 공간을 만들었다.
14년 전의 12월 1일...
그때 너를 구해 준 인형의 이름은 "유라"야.
유라...
그게 언니의 진짜 이름이야?
그럼 이제부턴 유라 언니라 부르면 되겠네.
아니.
왜?
그건... 지금 확실히 아는 게 "유라"가 널 구해 줬다는 사실뿐이라서야.
내가 "유라"인지는 아직 몰라.
그게 무슨 말이야...?
13년이나 지났으니, 어떤 일들은 더는 기밀이 아니게 됐겠지?
난 그때 군인이었어.
그건 대충 짐작했어, 그 학교 습격 사건은 파급력이 엄청났어서 결국 군대가 수습했으니까.
우리 부모님도 그 일에 대해서 함구하라고 정부한테 요구받았다셨고 말이지... 나도 커서 조금씩 인터넷을 뒤져서 자료를 찾아낸 게 다야.
사모는 손을 뻗어 종이 한 장을 꺼내, 거기다 검은 펜으로 검은 "스틱맨" 8명, 빨간 펜으로 1명을 그렸다.
그리고 그 빨간 펜으로 검은 스틱맨 7명에게 X자를 그었다.
나는 한 특수부대 소속이었어. 그런데 어느 기밀 임무 도중 대장이 우리를 배신했지.
모두 대장의 손에 죽었는데, 이상한 건... 모두의 기억이 한데 뒤섞여서 내 마인드맵 코어에 쑤셔넣어졌어.
그래서... 지금 나는 내가 누군지 몰라.
하지만 너 덕분에 그중 한 명, "유라"가 누구인지 알아냈어.
감사를 표할게, 우리 모두.
에에이 천만에~ 내 은인인 언니 일인데 당연히 할 일인걸! 유라 언니, 난 예전부터——
그래서 여길 떠나기로 결정했어.
우리 만장일치로.
...뭐?
13년 전, 우리는 대장이 죽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그녀가 그렇게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여겼어.
그런데 어제, 그녀를 다시 만났어.
그녀의 이름은 "엘리아나".
되살아난 거야, 13년 후인 이 시대의 강한 소체로.
......
즉, 언니가 쓰레기 더미 안에 숨으면서까지 도망치게 만든 원수가 그 엘리아나란 사람이라고?
...응.
하지만 언니의 기억은 한 명의 것만이 아니잖아. 어쩌면 그 사람이 찾는 건 언니가 아니거나, 처음부터 잘못 알았거나 하진 않을까...?
아, 아직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기억을 정리해 보자. 분명 누가 누군지 떠올릴 수 있을 거야!
셰릴은 숨을 푹 내쉬며 따듯한 손을 사모의 손등에 얹었다.
바로 그게 문제야.
시간이 없어.
엇, 왜?
지금 날 죽이러 오고 있거든.
셰릴은 겁에 질려 사모의 손을 꼭 잡았다, 빨간 펜은 마지막 검은 스틱맨까지 한 치 앞이었다.
그럼... 우린 어떡해?
우리?
사모는 일어서며 매정하게 대꾸했다.
이 일은 너랑 아무 상관 없어. 내가 떠나면 그렇게 되지.
자, 잠깐만...
나랑 아무 상관 없을 리가 없지! 지금 언니는 내 소유의 인형이라고! 내 사유재산이야! 내 허락 없인 아무도 털끝 하나 못 건들게 할 수 있어!
가련한 소녀가 가상의 적에게 전력으로 맞서 싸우듯 허공에 마구 팔을 휘저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시모는 어이가 없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 엘리아나는 네가 안 된다고 해서 멈출 자식이 아니야.
아 진짜, 나 얕보지 마! 그날 후로 오늘만을 위해 내가 얼마나 준비했는데!
알아, 질소냉동총 보여 줬잖아.
그건 약과거든!? 나 실총도 만져봤어, 총기 소지 허가증도 땄다고!
셰릴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대로 잡동사니 더미로 몸을 던져 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바닥에는 순식간에 삼단봉, 전기충격기, 후추 스프레이 등등등, 온갖 호신용 무기가 흩뿌려졌다.
그만해, 이거 다 정리해야 하잖아.
이거 저~언부 다 직접 써봤다고! 좀 허접해 보이긴 하지만 효과는 확실해!
민수용 인형 상대라면야 충분히 먹히겠지.
하지만 전술인형... 그것도 엘리아나를 상대로는 씨알도 안 먹혀.
에엑... 걔가 그렇게 세...?
보란듯이 삼단봉을 휘두르며 과시하던 셰릴이 바로 시무룩해졌다.
우이씨... 그럼 어떡하면 이길 수 있는데?
그건 아직 몰라.
하지만 기필코 내가 모두의 원수를 갚고 말 거야.
그러자 셰릴이 오기를 부리며 사모를 자리에 눌러 앉혔다.
그럼 방법 알아내기 전까진 아무 데도 못 가!
그리고 손가락으로 충전 패널을 쿡쿡 찔렀다.
이거 보이지? 이거 꽉 차기 전까진 꼼짝도 하지 마, 알았어?
이게 내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의 배터리야! ...중고지만.
......
언니의 마인드맵 속에 8명이나 있다고 했지? 그럼 전력이 엄청 빨리 소모될 만도 하네...
하지만 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비가연성 쓰레기통에서 언니 주워 오는 건 사양이야!
어... 하지만 이런 걸 충전하려면 가정집 전기로는――
고속 충전기를 콘센트에 꽂는 순간, 어디까지나 민가에 불과한 아파트의 전기가...
팟, 하고 터지는 퓨즈와 함께 꺼졌다.
...뭐 어때, 당분간 손전등 쓰지 뭐! 가전제품 다 끄고, 불도 다 끄는 편이 안전하겠지!
첩보 영화 보면 나오잖아? 이런 때일수록 창가를 멀리하라고.
......
그럼 결정이다? 그 대장이란 사람 오면... 내, 내가 잠시 시간을 벌어 줄게!
아무리 특수부대 출신 전술인형이라도 인간은 함부로 못 건들 거 아니야!
셰릴의 집은 어둠에 잠겨, 충전기의 초록빛 램프만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다가올 밤이 조용하지 않으리라는 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