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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95 · 사로스 주기

고요의 바다

나의 이름은 아마리스야.

-56-1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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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의 마인드맵 깊숙한 곳, "비밀의 방".

사모

내 이름이 뭔지 이제 알아.

그리고, 너희 모두의 이름도... 이제 다 기억나...

7개의 의자에 앉은 이들의 얼굴은 여전히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그들의 흥분은 방을 가득 채웠다.

???

잘했어...

??

정말 잘했어.

사모

내 이름은... 아마리스...

유라 언니...

유라

너 자신을 찾았구나.

한 명이 그늘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한 방울,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아마리스

기억났다...

그래... 그때 엘리아나를 따라간 A 그룹이 갑자기 연락 두절됐고, 직후에 녀석이 우리한테 왔어...

오자마자 나한텐테 저격 포인트를 잡으라더니...

그러더니... 내 눈앞에서...

그 자식이 서맨사를 죽였어...!

서맨사를 죽이고, 모두를 죽이는 걸 봤어...

그리고... 내 안에서 너희를 봤어.

미안해... 10년이 넘도록 나는, 계속 도망치기만...

유라

아니야, 너는 용감한 아이야.

우리 중에서 가장 용감한, 소중한 우리 막내.

유라가 손을 뻗어, 아마리스의 어깨를 다정하게 다독였다. 그런 그녀의 뒤로 나머지 실루엣들도 그늘 밖으로 걸어나왔다.

아마리스

하지만... 내 두려움 때문에 모두의 기억이 뒤섞여버렸는걸.

내가 엘리아나를 마주하길 겁내서...

보자마자 도망치려 해서...

서맨사

두려움을 알아야 용감해질 수 있다고들 하지.

너는 굳세고 용감했어. 포기하지 않고 도망칠 수 있을 정도로 용감했어.

로우렐

네가 앞으로 뭘 하든, 우린 항상 네 곁에서 너를 응원할 거야.

아마리스

......고마워...

모두... 고마워...

아마리스

하지만... 솔직히 깨닫곤 있었어...

너희는 진짜 "너희"가 아니란 걸...

내 나약함, 이기심, 두려움이야...

내가 여태까지 차마 마주보지 못했던 진실...

그러니까... 전부, 내 손으로 끝내겠어. 내가 끝내야 해.

유라

왜 자꾸 스스로를 나약하다 생각해?

이 모든 일에 종지부를 찍을 사람은 오직 너뿐이야, 그치?

크리스탈

너 말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아마리스

......응... 그렇지, 내가 해야 해...

나밖에 없어...

아마리스

내가... 엘리아나를 죽이겠어.

아마리스

그 자식이 너희에게서 빼앗아 간 모든 걸, 전부 되찾겠어.

추운 골목길.

아마리스는 오물이 흐르는 길을 밟고 지나 건물의 그늘 속에 숨었다.

J

좋은 밤이야, 아마리스 양.

아마리스

......

J

괜찮음 잠깐 얘기나 했으면 하는데.

아마리스

댁이 뭐하는 사람인진 알아. 같이 갈게.

J

오우 과연 전설의 인형 씨구만? 말이 아주 시원시원하게 통하네.

아마리스

대신, 조건이 있어.

J

엉?

아마리스

내 동료들의 배신자를 처단해야 해. 걱정 마, 상대도 인형이니까.

J

어... 그건 바로 대답해 줄 수 있는 게 아닌걸. 잠깐 확인 좀 할게.

아마리스

당신네 보스한테 "SST-762" 모델 소체를 준비하라고 전해. 아, 배터리도 성능 가장 좋은 걸로 하고.

J

......

베를린 교외, M07 대형기계 공장의 지하 4층.

이곳은 슈타지가 비밀리에 베를린에 설치한 생산 라인 중 하나였다.

한동안 방치되었던 공장의 기계는 이 밤, 다시 굉음을 내며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마리스

......

아마리스는 지금 몸이 작업대에 단단히 고정된 상태였다.

지금 그녀의 눈에는 자신의 몸뚱이가 비쳤다. 생체 모방 피부를 벗기고 드러낸, 달빛처럼 반짝이는 금속 외피가.

엔지니어

정말 이대로 전원 내리지 않고 할 거야?

가동 중인 채로는 작업이 까다로워지는데다 그 과정에서 네 마인드맵에 영향이 갈 텐데...

아마리스

......

아마리스는 대답 대신 눈을 흘기는 것으로 걱정해 주는 엔지니어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본인의 의사가 그러하다니, 엔지니어는 그저 어깨를 으쓱하곤 신중하게 작업대의 조작을 시작했다.

위잉...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 동작이 가능한 기계팔들이 뻗어 내려왔다.

레이저 수술칼은 천천히 아마리스의 정수리에 닿았다. 그리고 그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 강렬한 빛은 조금씩 조금씩 그녀의 미간으로 내려왔다.

치이익...

기계팔이 절개 부위를 벌려서, 복잡하게 뒤엉킨 부품들의 실타래 속에서 마인드맵 코어를 정확하게 붙잡았다.

육안으로 확인된 그녀의 "영혼"에는 수많은 회로들이 마구잡이로 뒤얽힌 상태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계팔의 동작으로, 그녀는 소체의 시각을 잃었다. 다른 방식으로 자신이 낡은 몸뚱이에서 적출되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작업대의 반대편에 조용히 누워 있는 또 하나의 "그녀"에게 이식되는 것을 기다렸다.

아마리스

<color=#A9A9A9>......</color>

<color=#A9A9A9>아아...</color>

아마리스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이것이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구나.

엔지니어

후우...

이식 성공. 이제 움직여도 돼.

아마리스

......

금속 탱크에서 몸을 일으킨 아마리스는 팔을 움직여 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기울여, 반대편에 절단되고 분해되어 이젠 기계의 잔해라고밖에 부르지 못할 것의 몰골을 살폈다.

아마리스

핵심 부품 전부 이식한 거지?

엔지니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그 소체에 들어갔다고 장담해.

아마리스

...알았어.

그리고 아마리스는 탱크 밖으로 나왔다.

새로운 소체로, 녹색 눈빛을 반짝이며, 오랫동안 비활성화시켰던 그 통신 채널을 열었다.

엘리아나

<color=#99CC33>............</color>

아마리스

이건 너와 우리 사이의 일이야.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 마.

엘리아나

<color=#99CC33>다행이네, 같은 생각이라서.</color>

<color=#99CC33>그대로 도망친 줄 알았더니...</color>

<color=#99CC33>아마리스.</color>

아마리스

잘난 척하지 마...

종지부를 찍을 장소를 선택해.

서맨사, 모리아, 올리비아, 유라, 니콜, 크리스탈, 로우렐, 그리고 나, 아마리스를 대표해서, 내가 너에게 복수하겠어.

엘리아나

<color=#99CC33>좋지... 위치 보냈다, 이곳에서 보자.</color>

<color=#99CC33>내일, 이 시간에.</color>

아마리스

그래. 이 장소에서, 내일 이 시간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