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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95 · 사로스 주기

외 라그랑주점

새로운 하루는 오기 마련. 진 태양은 결국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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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은 시각, 세 번째 불청객이 빌딩 안으로 발을 디뎠다.

SCR

끝났나...?

시선을 돌리는 온통 총탄의 소나기가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었다.

그리고 코를 찌르는 초연의 냄새도 여전히 주위를 맴돌았다.

SCR

엘리아나...

엘리아나...?

뚜벅, 뚜벅, 뚜벅...

SCR의 발소리가 고요한 건물 안에서 나지막이 메아리쳤다.

그렇게 한참 후, 최상층에 도착한 SCR은 방 한가운데에 누워 꼼짝도 않는 인형을 발견했다.

깨진 창문으로 달이 차가운 빛을 드리워 중앙에 누워있는 엘리아나를 비췄다.

엘리아나가 두 손으로 얼굴을 덮고 있어 표정을 볼 수가 없었지만, 여전히 소리 없는 슬픔이 그녀의 몸에서 서서히 흘러나왔다.

엘리아나

드디어... 자유야...

하지만... 하지만 돌아갈 수 없어...

SCR

......

SCR은 엘리아나가 자신이 온 것을 아는지 의문스러웠다.

하지만 솔직히, 모를 리가 없었다.

다만, 그녀에겐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목표도, 의지도.

SCR

왜 알려 주지 않았어? 너, 사실 그들에게...

SCR은 천천히 엘리아나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엘리아나

...그런다고 무슨 의미인데. 말한다고 그들이 살아나겠어?

SCR

그래도 이유는 이유야.

네가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더라도.

말하지 않으면 상대가 너를 용서할 권리마저 뺏는 거잖아.

엘리아나

......그래도 마찬가지야.

SCR

......

SCR은 대꾸하지 않고 엘리아나의 옆에 쪼그려앉아, 무릎을 양팔로 감쌌다.

힐끗 곁눈질했지만, 바닥에 누운 채인 그녀는 여전히 얼굴이 손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달은 하늘 저 높이 떠 있고, SCR은 몸을 그대로 뒤로 넘어뜨려 엘리아나 바로 옆에 나란히 누웠다.

엘리아나

...녀석이, 내게 남겨졌던 모두의 데이터를 모조리 가져갔어.

SCR

그럼 좋은 일 아니야? 다시 온전한 너로 돌아온 거니까.

엘리아나

그렇지...

난 그들의 힘 없이 혼자서도 강해질 수 있다 말했어.

하지만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았어.

SCR

......

엘리아나

결과적으로, 그들의 힘까지 취했는데도 케찰코아틀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으니까.

실패자에겐 변명의 자격조차 없지.

SCR

하지만 이젠 다르잖아.

13년 전에 실패했다면... 13년 후에 성공하면 되지.

엘리아나

그래... 목표가 아직 멀쩡히 살아있다는데, 내가 먼저 죽을 순 없지.

이제부터는, 나 스스로...

..."서광"을 이어나가겠어.

SCR은 잠깐 머뭇거리다 고개를 엘리아나에게 돌렸다.

SCR

너와 그녀하고 싸워서 누가 이겼어?

...너도 그녀 손에 죽을 준비를 했어?

다른 방식으로 모두와 재회하게?

엘리아나

......

어둠 속에서 SCR은 대답을 듣지 못했다.

어느샌가 드리운 먹구름이 비를 쏟아내기 시작해, 무거운 밤하늘을 더욱 쌀쌀하게 만들었다.

빗소리만이 들리는 고요한 밤, 더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

그리폰 임시 기지의 지휘실.

며칠 전만 해도 썰렁했던 기지가 이제 왕래하는 인형들로 채워졌다.

다만 이전과 같은 가볍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무겁고 차가운 분위기는 임시 기지의 구석구석을 가득 채워, 모두를 벗어날 수 없는 음울함에 빠뜨렸다.

이 차가운 공기 한가운데, 지휘실에선 중요한 면담이 진행 중이었다.

다소 어두운 지휘실 안에서, 엘리아나는 방의 중앙에 서서 탁상의 맞은편에 앉은 자의 시선을 받았다.

두 사람이 대화 가능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지휘관에겐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니까.

그래도 지휘관은 일부러 그녀를 위해 시간을 내었다.

지휘관

페르시카 씨에게 네 마인드맵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들었어.

엘리아나

예.

단기간 성능 저하가 있을 수 있지만 안심하십시오, 바로 복구하겠습니다.

지휘관

그런 걱정 안 하니 부담 갖지 마렴.

다만...

지휘관은 살짝 한탄을 했다.

지휘관

지금은 옛날처럼 전면으로 전쟁하던 시대가 아니야.

우리가 함부로 민가에 침입하면 체포당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 줘.

엘리아나

...죄송합니다.

지휘관

보석금은 사소한 일이지만, 지금 우리에겐 시간이 급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야.

엘리아나

......죄송합니다.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지휘관

그럼 처벌로 팀을 계속 이끌도록. 그리고 저번보다 훨씬 어려운 임무도 맡기겠어.

어때?

엘리아나

......

마인드맵의 개조를 받을 의향은 여전히 없습니다.

지휘관

그래, 그건 여전히 네 자유야.

내가 처음에 말한 대로.

엘리아나

...감사합니다.

지휘관

아무튼, 네가 제공한 "라플라스"에 대한 정보는 아주 중요한 단서이자, 우리의 목표가 같다는 증거야.

그러니 나를 신뢰해 줬으면 해.

우리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엘리아나

네, 지휘관께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지휘관

댄들라이가 하는 말은 적당히 걸러 듣도록 하고.

엘리아나

...예.

지휘관

좋아. 함께 싸우자, 엘리아나.

엘리아나가 지휘실을 나오니,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SCR

훈련장 갈 거지?

엘리아나

...응.

새로운 하루는 오기 마련.

진 태양은 결국 다시 떠오른다.

엘리아나

<color=#A9A9A9>잘 가라, 아마리스.</col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