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면
AR팀은 M16과 재회했지만, M4는 혼자 추격하기로 한다. 기갑의 잔해 사이에서 둘은 다시 대치하게 된다...
엠버-1이 다리를 노리는 유탄을 피하고, 승강기로 들어가려는 찰나였다.
퍼엉!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푸른 섬광이 승강기를 집어삼켰고, 엠버-1은 동체만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자욱한 연기속에서 한 형체가 나타났다.
벌써 다 당했나? 철혈은 하나같이 쓸모가 없군.
이 목소리... 설마!
RO635가 고개를 돌려 M4A1을 바라보니, 긴장한 표정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그녀의 생각이 맞았다.
이 목소리는 M4A1이 그토록 찾던 그 인형의 것이었다.
모두 오래 기다렸다.
푸른 섬광을 받으며, 그 창백한 머리카락의 인형이, 옛 동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다시 만날 때가 됐구나, 루니샤.
M16 언니...
서로를 응시하는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잔뜩이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다른 인형들도 마치 일시정지라도 된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총성과 폭음으로 시끄럽던 전장이 돌연 조용해지고, 불타는 소리와 멀리서 메아리치는 총성만이 들렸다.
지금은 얘기를 나눌 때가 아닌 것 같군.
저놈은 한 방에 해치울 셈이었는데, 승강기와 함께 떨어뜨려 버리다니... 내 실력도 녹슨 모양이야.
훈련을 게을리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언니가 항상 저한테 가르쳤죠.
그래, 나도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
하지만 이젠 그것도 다 끝낼 시간이야. 이 난장판을 정리하려는 걸 방해한다면, 누구든 제거하겠다.
......
지금 난 저놈을 해치우러 갈 거다. 너희도 죽고 싶지 않으면 따라오지 마.
...라고 말해도, 너는 듣지 않겠지?
언니도 돌아오라 해도 듣지 않을 거잖아요.
그래, 이건 우리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정해진 결말이니까.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M16A1은 주변의 철혈 잔해를 둘러보곤,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승강기 앞에서 마지막 한마디를 던지고, 뛰어내렸다.
저쪽에서 기다리마, 루니샤.
......
쫓아갈 건가요?
잠시만요.
안젤리아 씨, M4A1입니다.
예고르의 호위기가 M16 언니와 함께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예고르의 기체는 포착하지 못했지만, 정황상 다른 방향으로 우회한 것 같습니다.
그 자식... 중추 제어실로 갈 셈이군. 우리가 앞질러서 저지하겠어.
저희도 합류할까요?
아니. 나머지 리벨리온을 내게 보내고, 너흰 M16을 추격해.
방금 404가 얻은 정보로는, 엘더 브레인이 직접 스타피쉬를 가동할 작정이야.
각자 목표를 하나씩 분담해서 저지해. 무슨 일이 있어도 스타피쉬를 가동하게 두지 마.
알겠습니다.
리벨리온의 두 분, 안젤리아 씨의 명령입니다.
짧지만 즐거웠던 협력도 벌써 끝이네요.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여긴 우리에게 맡기세요.
리벨리온의 두 신입 대원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안젤리아와 합류하러 떠났다.
스타피쉬가 대체 뭐 하는 물건인진 몰라도, 그게 작동하는 걸 막아야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것 같네요.
M16은 왜 그걸 움직이려는 엘더 브레인을 돕는 거지?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쁜 놈을 모조리 해치우고 M16 언니를 데려오면 되는 거네!
SOP2는 역시 긍정적이네요...
댄들라이, 저 아래의 더 자세한 지도는 없어?
없어. 이성질체들도 저기까진 내려가 본 적이 없어서 아무것도 몰라.
그렇군요...
아래의 상황도 알 수 없지만, M16 언니가 승강기를 파괴했어요. 내려가면 다시 올라올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동료들이 걱정되는구나.
저 혼자 내려가는 거라면...
확실히, 모두 내려갈 필요는 없어.
무슨 뜻이죠?
저 아래에 더 이상의 적은 없어. 그 반파된 기갑을 제외한다면, 스타피쉬를 가동하려는 엘더 브레인과 M16A1밖에 없어. 그리고 반드시 그들과 싸워야 하는 것도 아니지.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저들을 어떻게 설득하죠? 돌아가라 해도 얌전히 위에서 기다리려고 하진 않을 거예요.
방금 전달받은 정보로, 지금 그들이 꼭 수행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어.
괜찮다면 내가 대신 악역을 맡을게.
네, 부탁해요.
AR팀, 방금 위의 그리폰에게서 긴급 통신을 전달받았어. 5분 후에 지휘관이 수문을 전부 폭파할 거야.
지금 아래로 내려갔다간 그대로 바닷물에 빠져 죽어.
뭐?! 지금 안젤리아 씨가 밑으로 내려갔잖아! 빨리 알려 줘야 해!
안젤리아가 지휘관에게 부탁한 일이야. 그리고 지휘관은 적진에 직접 침투해서 폭탄을 설치해서, 현재 적에게 포위당한 상황이라고 해.
잔여 그리폰 병력과 404가 구출하러 나섰지만, 내 계산상 그들만으로는 아무리 잔당이라 해도 저 군 병력에게 유효 타격을 주지 못할 거야.
뭐라고?
전원, 위층으로 철수해 지휘관님을 구출하세요.
하, 하지만 M16 언니가 저 아래에 있는걸!
제가 쫓아가겠습니다. 여러분은 지휘관님을 구출해 안전한 곳으로 모시고 가서 대기하세요.
M4, 진심이야!?
우린 한 팀이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해야지!
마음은 이해해요, 하지만 여러분은 M16 언니의 오가스 공격을 버텨낼 수 없어요. 그리고... 알잖아요. 언니를 상대로 필요한 건, 화력이 아니에요.
하지만 M4 씨 혼자서는...
저도 이런 데서 죽을 생각은 없습니다. 저를 믿어 주세요, 반드시 M16 언니를 데리고 오겠습니다.
진심이야?
진심입니다.
......
정 그렇게 말한다면, 말리지 않을게.
가서 그 멍청이를 데리고 와.
M4라면 분명 할 수 있어!
네. 그럼 RO가 지휘를 맡아 주세요.
모두를, 지휘관님을 부탁합니다. 지휘관님을 꼭 지켜 주세요.
걱정 마세요, 대장. 지휘관님은 저희가 사지 멀쩡하게 지켜낼 테니까요. 그리고 M4 씨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AR팀은 받은 지시에 따라 신속히 지휘관을 구출하러 갔다.
혼자 남은 M4A1은, 승강기 아래로 이어지는 터널을 내려다봤다. 그때, 댄들라이의 의식이 자신의 마인드맵으로 돌아온 것이 느껴졌다.
댄들라이?
연산능력 일부를 다시 네 마인드맵에 돌려놨을 뿐이니까 걱정 마. 나는 내 몸으로 계속 모두를 도와줄 거야.
고마워요.
그리고, 지금 같은 상황에선 나도 함께여야 할 것 같아서. 저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주 관심 있거든.
당신이 파악한 것을 말해 주세요.
연결의 밀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상상을 초월한 데이터스트림이야. 스타피쉬는 가동하려는 게 아니라, 이미 가동을 시작한 상태일 거야.
그럼, 임무 실패인가요?
아직은. 엘리사는 아직 근원과 이어진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못했어. 뭔가 부족한 것 같아.
그러니, 아직 실패는 아니야. 외부에서도 스타피쉬의 작동 상태는 파악하지 못했겠지.
그리고, 스타피쉬가 가동하면서 오가스의 연결 밀도도 증가했어. 건너편에 있는 것들이 더 많이 보여.
"건너편"이라뇨?
안젤리아가 말하기론 "시온"이라는 공간이야.
그곳에... 다른 세계가 있는 것 같아.
네?
더 가까이 간다면, M16A1은 물론 엘리사의 마인드맵에 침투할 수도 있다고 봐.
원거리에서 그들을 막을 수 있단 건가요?
되도록 싸움은 피하고 싶습니다.
침투하더라도,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정도겠지.
싸움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게 좋을 거야.
알고 있습니다. 이미 각오했어요.
당신도... 아니,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죠.
후후...
그래,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자.
승강기 앞.
네 주인이 기다린다.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마라.
마지막 순간에 네놈이 우리를 배신하리라 여겼건만, 그러지 않았구나. 어째서냐?
철혈은 나의 적이 아니니까. 우리 모두, 불쌍한 희생 제물에 불과해.
같은 제물끼리 배신할 필요가 어디 있겠어?
...주인님께선 분명 성공하실 거다.
행운을 빌어 주지.
흥.
에이전트는 뒤로 돌아 기지의 더 깊숙이 들어가려다 잠깐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 나의 움직임을 간파했지?
비록 그땐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몰랐지만 말이지.
네놈이 너의 것이 아닌 힘으로 날 쓰러뜨렸음을 알았으니, 나도 불만은 없다.
그 말을 끝으로, 에이전트는 플랫폼에서 뛰어내렸다.
M16A1은 장비를 점검하고, 고개를 들어 거대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기갑을 응시했다.
넌 이 무대에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다. 사라져.
M16A1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한 기갑의 사각지대로 들어가 수류탄을 쑤셔 넣었다.
그리고 자신을 짓밟으려는 발을 피하고, 기갑의 등 뒤로 빠져나갔다.
콰앙!!
폭발과 함께 기갑의 움직임이 약간 느려지더니, 동체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래도 부족하다고?
엠버-3, 다리 손상!
정면에 제압 사격 유지하라! 내가 엄호하겠다!
예!
M16A1이 서 있던 자리를 이온 포격이 휩쓸었다.
하지만 M16A1은 기갑보다 날렵하게 그 공격을 피했다.
그래도 틈이 생겨, 기울어진 기체가 다시 균형을 잡았다.
엠버-3, 비상조치 완료!
여긴 내가 맡겠다! 후방의 적을 막아라!
예!
M16A1은 태연하게 다시 수류탄을 꺼내 쥐고, 앞을 가로막은 기갑을 향해 돌진했다.
같은 수작에 또 당할 것 같으냐!
부관의 기갑은 M16A1과 거리를 벌리면서 미리 충전하던 부무장을 들었다.
가늠자가 M16A1에게 조준되는 순간이었다.
퍼엉! 퍼엉!
하지만 부포의 사격은 먼지만 휘날리게 만들 뿐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기갑의 양측에서 또 폭발이 일어나, 이번엔 기동 장치 전체가 치명상을 입었다.
제기랄, 저 인형은 대체 어떻게 돼먹은 거야!? 우리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 것 같잖아!
이만 작별이다.
M16A1은 기동력을 잃은 기갑을 무시하고 승강기 앞으로 갔다. 제어 콘솔로 마지막 통로를 봉쇄하려는 것이었다.
도망칠 셈이냐!
종소리가 울렸으니, 무도회도 끝날 시간이다.
승강기의 차단문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닫히기 시작했다.
젠장, 대위님을 위해 길을 열어야 하는데!
하지만 보행 기능이 완파되었습니다!
추진기 최대 출력! 연료를 전부 써서라도 문이 닫히는 걸 막아라!
엠버-1이 승강기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지만, 이미 차단문은 닫히기 직전이었다.
문의 틈은 이제 지프차 한 대도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좁아졌다.
쿠우웅!
묵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어서 금속이 구부러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기갑이 두 팔을 문의 틈새에 끼워, 당장에라도 구동부가 부러질 듯이 온 힘을 다해 승강기의 문을 열으려 하는 것이었다.
기갑은 동력 과부하로 부들거렸지만, 조금씩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끈질기군, 인간.
M16은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지켜봤다.
그리고 그때, 인형 한 명이 기갑 밑으로 미끄러지면서 승강기 안으로 뛰어들었다.
뭐지?!
채 반응하기도 전에, 방금 포격을 맞았던 자리에 재차 포격이 명중했다.
지근거리 포격은 두꺼운 장갑을 뚫고 조종석을 관통했다.
기갑은 바로 침묵했고, 뒤이어 거대한 엔진이 내부에서 폭발했다.
거대한 초록 거인은 결국 쓰러졌고, 닫히는 문을 막을 수 없었다.
철컹.
문도 다시 닫혔다.
바닥에 구멍이 난 승강기는 푸른 빛이 뿜어져 나오는 아래로 내려갔다.
낡은 승강기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고요함이 맴돌았다.
두 인형은 다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 M4A1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거, 정말 편리하더라고요.
마음에 들어 하니 다행이다.
M16A1의 눈앞에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형이, 자신에게서 물려받은 무기를 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었다.
드디어 따라잡았습니다.
오지 말았어야지. 믿어선 안 될 사람을 믿는 것처럼, 결국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오고 말았구나.
아직 늦지 않았으니 포기하세요! AR팀 대장 권한으로, 즉시 복귀할 것을 명령합니다!
아니... 포기하기엔 너무 늦었어. 나비 작전 때부터, 모든 게 너무 늦었어.
어째서죠? 대체 목적이 뭐예요?
왜 스타피쉬를 작동시키고 엘리사를 들여보냈죠? 왜 모두가 막으려는 걸 가동시키려는 거예요?
네게 대답해 줄 의무는 없어.
언니, 언제부터 그런 사람이 됐어요?
그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알고 있나요?
상관없어. 내가 전부 짊어질 테니까. 전부 내게서 비롯된 일이니, 내가 끝내겠어.
나한테 포기하라 했지?
그럼, 여기서 나를 쓰러뜨려 봐라. 강철과 화염으로, 네 힘으로 네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 봐.
제가 못 할 거라 생각하나요?
루니샤, M16A1의 방화벽은 여전히 견고해. 그녀의 오가스가 보호하고 있어서일 거야. 그러니 여기서 그녀를 무력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그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면, 내가 그녀의 소체를 지배할 수 있을지도 몰라.
시도해보죠...
M4A1은 M16A1에게 물려받은 무기의 방아쇠에 천천히 힘을 주었다.
네가 할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잘 알고 있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
자아, 전력으로 날 막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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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버-1이 다리를 노리는 유탄을 피하고, 승강기로 들어가려는 찰나였다.
퍼엉!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푸른 섬광이 승강기를 집어삼켰고, 엠버-1은 동체만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자욱한 연기속에서 한 형체가 나타났다.
벌써 다 당했나? 철혈은 하나같이 쓸모가 없군.
이 목소리... 설마!
RO635가 고개를 돌려 M4A1을 바라보니, 긴장한 표정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그녀의 생각이 맞았다.
이 목소리는 M4A1이 그토록 찾던 그 인형의 것이었다.
모두 오래 기다렸다.
푸른 섬광을 받으며, 그 창백한 머리카락의 인형이, 옛 동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다시 만날 때가 됐구나, 루니샤.
M16 언니...
서로를 응시하는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잔뜩이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다른 인형들도 마치 일시정지라도 된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총성과 폭음으로 시끄럽던 전장이 돌연 조용해지고, 불타는 소리와 멀리서 메아리치는 총성만이 들렸다.
지금은 얘기를 나눌 때가 아닌 것 같군.
저놈은 한 방에 해치울 셈이었는데, 승강기와 함께 떨어뜨려 버리다니... 내 실력도 녹슨 모양이야.
훈련을 게을리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언니가 항상 저한테 가르쳤죠.
그래, 나도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
하지만 이젠 그것도 다 끝낼 시간이야. 이 난장판을 정리하려는 걸 방해한다면, 누구든 제거하겠다.
......
지금 난 저놈을 해치우러 갈 거다. 너희도 죽고 싶지 않으면 따라오지 마.
...라고 말해도, 너는 듣지 않겠지?
언니도 돌아오라 해도 듣지 않을 거잖아요.
그래, 이건 우리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정해진 결말이니까.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M16A1은 주변의 철혈 잔해를 둘러보곤,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승강기 앞에서 마지막 한마디를 던지고, 뛰어내렸다.
저쪽에서 기다리마, 루니샤.
......
쫓아갈 건가요?
잠시만요.
안젤리아 씨, M4A1입니다.
예고르의 호위기가 M16 언니와 함께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예고르의 기체는 포착하지 못했지만, 정황상 다른 방향으로 우회한 것 같습니다.
<color=#00CCFF>그 자식... 중추 제어실로 갈 셈이군. 우리가 앞질러서 저지하겠어.</color>
저희도 합류할까요?
<color=#00CCFF>아니. 나머지 리벨리온을 내게 보내고, 너흰 M16을 추격해.</color>
<color=#00CCFF>방금 404가 얻은 정보로는, 엘더 브레인이 직접 스타피쉬를 가동할 작정이야.</color>
<color=#00CCFF>각자 목표를 하나씩 분담해서 저지해. 무슨 일이 있어도 스타피쉬를 가동하게 두지 마.</color>
알겠습니다.
리벨리온의 두 분, 안젤리아 씨의 명령입니다.
짧지만 즐거웠던 협력도 벌써 끝이네요.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여긴 우리에게 맡기세요.
리벨리온의 두 신입 대원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안젤리아와 합류하러 떠났다.
스타피쉬가 대체 뭐 하는 물건인진 몰라도, 그게 작동하는 걸 막아야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것 같네요.
M16은 왜 그걸 움직이려는 엘더 브레인을 돕는 거지?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쁜 놈을 모조리 해치우고 M16 언니를 데려오면 되는 거네!
SOP2는 역시 긍정적이네요...
댄들라이, 저 아래의 더 자세한 지도는 없어?
없어. 이성질체들도 저기까진 내려가 본 적이 없어서 아무것도 몰라.
그렇군요...
<color=#A9A9A9>아래의 상황도 알 수 없지만, M16 언니가 승강기를 파괴했어요. 내려가면 다시 올라올 가능성이 희박합니다.</color>
<color=#A9A9A9>동료들이 걱정되는구나.</color>
<color=#A9A9A9>저 혼자 내려가는 거라면...</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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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A9A9A9>무슨 뜻이죠?</color>
<color=#A9A9A9>저 아래에 더 이상의 적은 없어. 그 반파된 기갑을 제외한다면, 스타피쉬를 가동하려는 엘더 브레인과 M16A1밖에 없어. 그리고 반드시 그들과 싸워야 하는 것도 아니지.</color>
<color=#A9A9A9>......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저들을 어떻게 설득하죠? 돌아가라 해도 얌전히 위에서 기다리려고 하진 않을 거예요.</color>
<color=#A9A9A9>방금 전달받은 정보로, 지금 그들이 꼭 수행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어.</color>
<color=#A9A9A9>괜찮다면 내가 대신 악역을 맡을게.</color>
<color=#A9A9A9>네, 부탁해요.</color>
AR팀, 방금 위의 그리폰에게서 긴급 통신을 전달받았어. 5분 후에 지휘관이 수문을 전부 폭파할 거야.
지금 아래로 내려갔다간 그대로 바닷물에 빠져 죽어.
뭐?! 지금 안젤리아 씨가 밑으로 내려갔잖아! 빨리 알려 줘야 해!
안젤리아가 지휘관에게 부탁한 일이야. 그리고 지휘관은 적진에 직접 침투해서 폭탄을 설치해서, 현재 적에게 포위당한 상황이라고 해.
잔여 그리폰 병력과 404가 구출하러 나섰지만, 내 계산상 그들만으로는 아무리 잔당이라 해도 저 군 병력에게 유효 타격을 주지 못할 거야.
뭐라고?
전원, 위층으로 철수해 지휘관님을 구출하세요.
하, 하지만 M16 언니가 저 아래에 있는걸!
제가 쫓아가겠습니다. 여러분은 지휘관님을 구출해 안전한 곳으로 모시고 가서 대기하세요.
M4, 진심이야!?
우린 한 팀이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해야지!
마음은 이해해요, 하지만 여러분은 M16 언니의 오가스 공격을 버텨낼 수 없어요. 그리고... 알잖아요. 언니를 상대로 필요한 건, 화력이 아니에요.
하지만 M4 씨 혼자서는...
저도 이런 데서 죽을 생각은 없습니다. 저를 믿어 주세요, 반드시 M16 언니를 데리고 오겠습니다.
진심이야?
진심입니다.
......
정 그렇게 말한다면, 말리지 않을게.
가서 그 멍청이를 데리고 와.
M4라면 분명 할 수 있어!
네. 그럼 RO가 지휘를 맡아 주세요.
모두를, 지휘관님을 부탁합니다. 지휘관님을 꼭 지켜 주세요.
걱정 마세요, 대장. 지휘관님은 저희가 사지 멀쩡하게 지켜낼 테니까요. 그리고 M4 씨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AR팀은 받은 지시에 따라 신속히 지휘관을 구출하러 갔다.
혼자 남은 M4A1은, 승강기 아래로 이어지는 터널을 내려다봤다. 그때, 댄들라이의 의식이 자신의 마인드맵으로 돌아온 것이 느껴졌다.
댄들라이?
<color=#A9A9A9>연산능력 일부를 다시 네 마인드맵에 돌려놨을 뿐이니까 걱정 마. 나는 내 몸으로 계속 모두를 도와줄 거야.</color>
고마워요.
<color=#A9A9A9>그리고, 지금 같은 상황에선 나도 함께여야 할 것 같아서. 저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주 관심 있거든.</color>
당신이 파악한 것을 말해 주세요.
<color=#A9A9A9>연결의 밀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color>
<color=#A9A9A9>상상을 초월한 데이터스트림이야. 스타피쉬는 가동하려는 게 아니라, 이미 가동을 시작한 상태일 거야.</color>
그럼, 임무 실패인가요?
<color=#A9A9A9>아직은. 엘리사는 아직 근원과 이어진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못했어. 뭔가 부족한 것 같아.</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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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A9A9A9>그리고, 스타피쉬가 가동하면서 오가스의 연결 밀도도 증가했어. 건너편에 있는 것들이 더 많이 보여.</color>
"건너편"이라뇨?
<color=#A9A9A9>안젤리아가 말하기론 "시온"이라는 공간이야.</color>
<color=#A9A9A9>그곳에... 다른 세계가 있는 것 같아.</color>
네?
<color=#A9A9A9>더 가까이 간다면, M16A1은 물론 엘리사의 마인드맵에 침투할 수도 있다고 봐.</color>
원거리에서 그들을 막을 수 있단 건가요?
되도록 싸움은 피하고 싶습니다.
<color=#A9A9A9>침투하더라도,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정도겠지.</color>
<color=#A9A9A9>싸움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게 좋을 거야.</color>
알고 있습니다. 이미 각오했어요.
당신도... 아니,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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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A9A9A9>그래,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자.</color>
승강기 앞.
네 주인이 기다린다.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마라.
마지막 순간에 네놈이 우리를 배신하리라 여겼건만, 그러지 않았구나. 어째서냐?
철혈은 나의 적이 아니니까. 우리 모두, 불쌍한 희생 제물에 불과해.
같은 제물끼리 배신할 필요가 어디 있겠어?
...주인님께선 분명 성공하실 거다.
행운을 빌어 주지.
흥.
에이전트는 뒤로 돌아 기지의 더 깊숙이 들어가려다 잠깐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 나의 움직임을 간파했지?
비록 그땐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몰랐지만 말이지.
네놈이 너의 것이 아닌 힘으로 날 쓰러뜨렸음을 알았으니, 나도 불만은 없다.
그 말을 끝으로, 에이전트는 플랫폼에서 뛰어내렸다.
M16A1은 장비를 점검하고, 고개를 들어 거대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기갑을 응시했다.
넌 이 무대에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다. 사라져.
M16A1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한 기갑의 사각지대로 들어가 수류탄을 쑤셔 넣었다.
그리고 자신을 짓밟으려는 발을 피하고, 기갑의 등 뒤로 빠져나갔다.
콰앙!!
폭발과 함께 기갑의 움직임이 약간 느려지더니, 동체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래도 부족하다고?
엠버-3, 다리 손상!
정면에 제압 사격 유지하라! 내가 엄호하겠다!
예!
M16A1이 서 있던 자리를 이온 포격이 휩쓸었다.
하지만 M16A1은 기갑보다 날렵하게 그 공격을 피했다.
그래도 틈이 생겨, 기울어진 기체가 다시 균형을 잡았다.
엠버-3, 비상조치 완료!
여긴 내가 맡겠다! 후방의 적을 막아라!
예!
M16A1은 태연하게 다시 수류탄을 꺼내 쥐고, 앞을 가로막은 기갑을 향해 돌진했다.
같은 수작에 또 당할 것 같으냐!
부관의 기갑은 M16A1과 거리를 벌리면서 미리 충전하던 부무장을 들었다.
가늠자가 M16A1에게 조준되는 순간이었다.
퍼엉! 퍼엉!
하지만 부포의 사격은 먼지만 휘날리게 만들 뿐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기갑의 양측에서 또 폭발이 일어나, 이번엔 기동 장치 전체가 치명상을 입었다.
제기랄, 저 인형은 대체 어떻게 돼먹은 거야!? 우리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 것 같잖아!
이만 작별이다.
M16A1은 기동력을 잃은 기갑을 무시하고 승강기 앞으로 갔다. 제어 콘솔로 마지막 통로를 봉쇄하려는 것이었다.
도망칠 셈이냐!
종소리가 울렸으니, 무도회도 끝날 시간이다.
승강기의 차단문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닫히기 시작했다.
젠장, 대위님을 위해 길을 열어야 하는데!
하지만 보행 기능이 완파되었습니다!
추진기 최대 출력! 연료를 전부 써서라도 문이 닫히는 걸 막아라!
엠버-1이 승강기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지만, 이미 차단문은 닫히기 직전이었다.
문의 틈은 이제 지프차 한 대도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좁아졌다.
쿠우웅!
묵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어서 금속이 구부러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기갑이 두 팔을 문의 틈새에 끼워, 당장에라도 구동부가 부러질 듯이 온 힘을 다해 승강기의 문을 열으려 하는 것이었다.
기갑은 동력 과부하로 부들거렸지만, 조금씩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끈질기군, 인간.
M16은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지켜봤다.
그리고 그때, 인형 한 명이 기갑 밑으로 미끄러지면서 승강기 안으로 뛰어들었다.
뭐지?!
채 반응하기도 전에, 방금 포격을 맞았던 자리에 재차 포격이 명중했다.
지근거리 포격은 두꺼운 장갑을 뚫고 조종석을 관통했다.
기갑은 바로 침묵했고, 뒤이어 거대한 엔진이 내부에서 폭발했다.
거대한 초록 거인은 결국 쓰러졌고, 닫히는 문을 막을 수 없었다.
철컹.
문도 다시 닫혔다.
바닥에 구멍이 난 승강기는 푸른 빛이 뿜어져 나오는 아래로 내려갔다.
낡은 승강기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고요함이 맴돌았다.
두 인형은 다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 M4A1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거, 정말 편리하더라고요.
마음에 들어 하니 다행이다.
M16A1의 눈앞에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형이, 자신에게서 물려받은 무기를 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었다.
드디어 따라잡았습니다.
오지 말았어야지. 믿어선 안 될 사람을 믿는 것처럼, 결국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오고 말았구나.
아직 늦지 않았으니 포기하세요! AR팀 대장 권한으로, 즉시 복귀할 것을 명령합니다!
아니... 포기하기엔 너무 늦었어. 나비 작전 때부터, 모든 게 너무 늦었어.
어째서죠? 대체 목적이 뭐예요?
왜 스타피쉬를 작동시키고 엘리사를 들여보냈죠? 왜 모두가 막으려는 걸 가동시키려는 거예요?
네게 대답해 줄 의무는 없어.
언니, 언제부터 그런 사람이 됐어요?
그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알고 있나요?
상관없어. 내가 전부 짊어질 테니까. 전부 내게서 비롯된 일이니, 내가 끝내겠어.
나한테 포기하라 했지?
그럼, 여기서 나를 쓰러뜨려 봐라. 강철과 화염으로, 네 힘으로 네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 봐.
제가 못 할 거라 생각하나요?
<color=#00CCFF>루니샤, M16A1의 방화벽은 여전히 견고해. 그녀의 오가스가 보호하고 있어서일 거야. 그러니 여기서 그녀를 무력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그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면, 내가 그녀의 소체를 지배할 수 있을지도 몰라.</color>
<color=#00CCFF>시도해보죠...</color>
M4A1은 M16A1에게 물려받은 무기의 방아쇠에 천천히 힘을 주었다.
네가 할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잘 알고 있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
자아, 전력으로 날 막아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