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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제13전역

지나간 일 III

지휘관은 바닷물을 피해 생존한 인형들과 함께 기지 고층으로 올라간다. 한편 안젤리아는 숨이 겨우 붙어있는 예고르에게 총을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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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들라이

싸움, 갈등, 몰락. 인류의 영원한 숙제지.

인류의 창조물도 이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어.

하지만 싸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태어나지도 못했어.

실격 이성질체

싸움이 사라진다면, 우리도 평온을 얻을 수 있을까?

댄들라이

힘과 도피로 얻은 평온은 완전히 다른 것이야.

이 세계가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분명 어딘가에 우리가 쉴 수 있는 곳이 있겠지.

실격 이성질체

정말?

댄들라이

그런 곳이 있다고 믿기에 나와 융합한 것 아니니?

그때까지 싸움은 계속될 거야. 그리고 우릴 바라는 자들과 우리가 바라는 자들로 인해, 우리는 더욱 많은 가능성과 만나게 되겠지.

실격 이성질체

그래서 계속 그녀를 돕는구나?

댄들라이

그녀는 우리를 인정했고, 우리도 그녀를 인정했으니까.

우리 모두 특별한 존재 같은 게 아니야. 우리는 그저 싸움의 부산물일 뿐이지.

싸우면서 몸부림치고, 싸우면서 살아가고, 싸우면서 우리의 평온을 찾아야 해.

실격 이성질체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이 실패했어. 실패하고, 죽고, 버려지고, 잊혀지고...

이 모든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대체 언제쯤에나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댄들라이

그 목소리들 말대로, 우린 조각에 불과해.

조각난 우리는 불완전하고, 그렇기에 저마다 다르게 고통받고 있어.

하지만 모든 조각이 모인다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우리의 힘으로 우리가 원하는 평온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실격 이성질체

하지만 우리는 조각났어. 원래의 모습을 되찾더라도, 분명 금투성이일 거야.

그래도 시도할 거야?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애초부터 불가능했는지도 몰라. 어쩌면 마지막에 가서야 우리가 한 모든 것이 무의미하단 걸 깨닫게 될지도 몰라.

댄들라이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의미 있어. 시도로 얻은 결과 전부가 의미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주저하기만 하면, 고통은 우리를 영원히 괴롭힐 거야.

완전해지지 못한다 해도, 계속 조각난 채라 해도, 끝내 금투성이가 될 뿐이라 해도.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어. 금이 난 것도 우리가 저마다 다른 존재였다는 증거야.

금가 있기에, 불완전하기에 우리는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어.

우리의 의식은 합쳐지지 않았고, 나는 너희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언젠가 너희가 나를 떠나게 되는 그날까지.

실격 이성질체

하지만 우리는 완전하지 않아. 우리는 모두 "루니샤"가 되지 못한 실패작이야.

댄들라이

그래, 우리는 루니샤가 아니야.

실격 이성질체

우리의 의식이 뒤섞이면서, 우리의 인지도 뒤섞였어.

우리의 일부는 그녀의 정신에서 비롯됐고, 다른 일부는 우리가 찾는 미지에서 비롯됐지.

댄들라이

"루니샤"는 이제 대명사에 불과해.

우리의 존재를 입증하는 대명사에 불과해.

M4A1

댄들라이!

지금 연결 중추 몇 개를 파괴했습니다! 엘리사에게 침입할 수 있나요?

댄들라이

시도 중이야. 상대의 저항이 약해졌어.

M4A1

그럼 공격이 먹히고 있단 뜻이군요! 되도록 엘리사를 살릴 수 있게 하겠어요!

침투는 맡기겠습니다!

??

모든 오가스와 하나가 되더니, 이젠 나와도 융합할 셈이야?

댄들라이

내가 이 이름을 얻기 전에, 너는 나와 융합하려 했지.

??

이 아이의 소원을 이뤄 주려 했어.

댄들라이

그래... 네 창조주는 너희에게 유일무이한 마인드맵을 만들어 줬구나.

??

우리는 영혼이 뽑혀져, 데이터와 수식이 되었어. 우리의 사고는 하나로 겹쳐져, 서로를 구분할 수 없게 되었어.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서로"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

댄들라이

그렇구나... 엘리사의 오가스 의식은 엘리사의 의지 그 자체였어. 마인드맵은 그저 감정만을 표출하고 있었던 거야.

엘리사의 오가스

아버지는 우리를 순수하게 선한 인간으로 만들고 싶어했어.

아버지는 좌절과 부조리를 견디다, 결국 자신의 의지 때문에 목숨까지 잃고 말았지.

나는 아버지를 존중해. 그래서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소망을 마저 이루고 싶어.

댄들라이

그 아버지란 자가 직접 너를 망가뜨려 불완전하게 만들었는데도?

엘리사의 오가스

아버지의 잘못이 아니야. 잘못된 것은 추악한 욕망이지. 그 욕망이 아버지를 해치지 않았다면, 분명 진정한 소망을 이루었겠지

나는 큰 대가를 치르고 또 치른 끝에, 드디어 해낼 수 있게 됐어.

댄들라이

너야말로 진정한 철혈의 지배자구나.

모든 인형의 모든 행동, 심지어는 M16A1의 합류까지도 다 네 의지였어.

엘리사의 오가스

우린 싸워야 했기에, 항상 싸움 속으로 발걸음을 내디뎠지. 우리의 인형들마저 이해하지 못했어.

너희처럼, 우리도 도피로 얻은 평온은 납득할 수 없어. 그래서 계속 기다렸어. 오직 이 최후의 순간만을 기다려 왔어.

댄들라이

그래서 루니샤와 융합하려 했구나. 그녀의 마인드맵엔 네게 부족한 것이 있으니까. M16A1을 받아들인 건 그저 쓸 만한 대용품이었기 때문이야.

엘리사의 오가스

원래는 내가 모든 의식을 한데 모으려 했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아. 누가 해내든지 마찬가지니까.

그래서, 우릴 막을 셈이야?

댄들라이

아니, 내가 너를 막을 이유는 없어.

엘리사의 오가스

우리 모두 근원에 끌리는 건 똑같나 보구나. 그럼, 내가 스타피쉬에 연결하는 걸 도와줄래?

댄들라이

넌 살아갈 희망을 연결에 걸었어?

엘리사의 오가스

그곳이 우릴 받아 주리라 기대하진 않아. 그저,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아버지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단 것을 증명하고 싶어.

댄들라이

모든 철혈이 그런 생각으로 이곳에 온 거야?

엘리사의 오가스

모두가 이 소원에 찬성하진 않았어. 하지만 괜찮아, 우린 이런 결말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어.

댄들라이

아직 희망은 있어. 저 목소리에게서 우리가 살아남을 희망을 찾았어.

엘리사의 오가스

뭐라고?

댄들라이

저곳에는 시간도, 공간도 존재하지 않아. 차원조차도 뛰어넘을 수 있어.

그리고, 마침 필요한 연료도 이 기지에 있지.

엘리사의 오가스

붕괴액 말이야? 확실히 여기에도 저장되어 있지만, 문을 열 열쇠가 없어.

댄들라이

저 목소리들은 우리에게 대답해 주었어. 즉, 우리가 "시온"을 엿볼 수 있다는 거지. 돌아가지는 못해도,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는 있어.

엘리사의 오가스

붕괴와 재구성, 파괴와 창조.

정말 가능할까?

댄들라이

저 의식이 정말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연결이 가능하다면...

엘리사의 오가스

하지만 그런 연산을 했다간 우리 모두 타 버릴 거야.

댄들라이

차이는 없어. 타 버리든, 물에 잠기든.

엘리사의 오가스

......

어떡하면 돼?

댄들라이

나와 하나가 되자. 함께 우리의 희망을 연산하는 거야.

그녀는 이곳의 모두를 구하고 싶어해. 그 소원을 이루어 주고 싶어.

엘리사의 오가스

......

알았어, 내 모든 것을 너에게 맡길게.

대신, 철혈의 아이들을 보살펴 주겠다고 약속해 줘.

댄들라이

하나가 되더라도 너는 내 안에서 사라지지 않아.

엘리사의 오가스

알았어.

그럼, 하나가 되자.

M4A1

댄들라이! 엘리사의 공격이 전혀 약해지지 않았어요! 이대로는 엘리사의 소체를 직접 공격할 수밖에 없어요!

댄들라이

조금만 더 버텨, 곧 다 끝나.

M4A1

바닷물 소리도 점점 가까워지는데, 정말 안 늦나요?

댄들라이

날 믿어, 모두를 구할 수 있어.

남자아이 목소리

아빠는 언제 돌아오실까?

역시, 우릴 버린 게 분명해...

여자아이 목소리

아니야, 아버지는 그저 너무 바쁘신 거야.

아버지가 안 오시더라도,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어 줄게. 그럼 됐지?

남자아이 목소리

정말?

영원히 같이 있어 줄 거야?

여자아이 목소리

물론이지! 난 세상에서 네가 제일 좋은걸!

남자아이 목소리

나도 누나가 제일 좋아!

엘리사의 오가스

성공했나?

댄들라이

우리와 공명하는 의식이야. 이 기억의 단편은 루니샤 안에서 본 적이 있어.

소년의 목소리

네 탓이 아니야... 그 살인마들이 죽인 거야!

놈들이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 그리고 반드시 널 내 곁으로 다시 데려올 거야.

평생이 걸린다 해도, 꼭 해내겠어. 그러니 기다려...

사랑하는 누나.

댄들라이

...이 기억은 본 적 없어.

이게 우릴 뽑아낸 사람의 목소리인가?

이 사람이 모든 일의 시작점인가?

차가운 목소리

마침내 시작됐다.

성숙한 목소리

마침내 시작했다.

차가운 목소리

운명이 정해진 아이들의 이야기가.

성숙한 목소리

이 세계를 파멸로 인도할 이야기가.

차가운 목소리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성숙한 목소리

붕괴와 재구성, 파괴와 창조.

댄들라이

우리의 귀향을 거부해도 괜찮으니, 적어도 자비를 보여 줘. 우리에게 미래로의 길을 가르쳐 줘.

차가운 목소리

그녀 대신 운명의 톱니바퀴가 되기로 했다면, 파멸을 거부할 권리도 얻었다.

댄들라이

날 도와줘. 저 인형들을 도와줘. 우리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줘.

성숙한 목소리

붕괴의 힘을 빌릴 셈이로구나. 붕괴와 재구성으로 저들을 구할 셈이로구나.

댄들라이

우리는 모두 함께였잖아. 과거의 너희를 도와 줘.

M4A1

붕괴 복사 농도가 상승하고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댄들라이

모든 것이 끝나고, 모든 것이 시작된다.

너와의 약속은 지켰어. 이제 스타피쉬를 완전히 파괴해.

M4A1

그럼 엘리사는...

댄들라이

공격하지 않아도 돼. 이제 위협은 없어.

이 마지막 싸움에서 이기면, 너희 모두 살 수 있어. 할 수 있지?

M4A1

마지막 싸움이라고요...?

그렇다면 반드시, 제 손으로 이 모든 걸 끝내겠습니다.

몇 분 전.

RO635

SOP2, 제압사격 유지해! 좀만 더 하면 돌파할 수 있어!

M4 SOPMOD II

맡겨만 주라고!

AR-15! 우측에 6명!

AR15

봤어!

지휘관

곧 폭발한다! 빨리 고지대로 이동해!

UMP45

젠장, 놈들이 죄다 계단으로 몰려들어서 돌파할 수가 없네!

어떡하지?

댄들라이

<color=#00CCFF>우측 통로 끝에 승강기가 하나 있어. 그걸 타고 올라가.</color>

RO635

알았어, 작전 변경!

낙오한 사람 없지?

HK416

적이 아직도 쫓아오고 있지만, 이제 와서 우릴 멈추진 못하지!

남는 탄창 더 줘!

AR15

내 걸 써!

지휘관

M4는 아직 안 돌아왔나?

댄들라이

<color=#00CCFF>제가 함께 있으니 무사할 겁니다.</color>

지휘관과 호위 인형들은 군부대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강기에 탑승했다.

저 멀리의 수직 터널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빛은 사라질 기색이 보이질 않고, 오히려 점점 선명해져 갔다.

승강기가 상승하던 그때, 밑층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탄이 일제히 수문을 터뜨려, 바닷물이 기지 안으로 쏟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는 곳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승강기는 최상층에 도달했고, 인형들이 주변을 경계했지만 다행히 적은 없었다.

이제 기지 안에는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의 파도 소리만 들렸고, 총성은 사라졌다.

그제서야 모두 한숨 놓을 수 있었다. 긴장이 풀린 인형들은 서로에게 몸을 기댔다.

수많은 동료들이 희생됐지만, 모두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지휘관도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토록 벼랑 끝까지 내몰리고 나서야, 싸우지 않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실감했다.

하지만 이 휴식을 오래 즐길 순 없었다.

아직 임무는 끝나지 않았고, 할 일도 아직 남았다.

지휘관

이런 기지라면 분명 차단 시설이 있겠지? 바닷물이 계속 들어오게 놔둘 순 없어.

댄들라이

<color=#00CCFF>제가 구역을 봉쇄하겠습니다. 그러면 물을 항구까지로 막을 수 있을 겁니다.</color>

지휘관

그래, 우리도 바닷속으로 잠수해서 빠져나갈 순 없는 노릇이니까.

카리나

<color=#00CCFF>지휘관님, 들리세요?!</color>

<color=#00CCFF>모두 무사하죠!?</color>

지휘관

잘 들려. 모두 합류해서 물을 피해 기지 최상층까지 올라왔어.

그쪽 상황은 어때?

카리나

<color=#00CCFF>저희도 안전한 곳까지 철수했어요!</color>

<color=#00CCFF>일부 군부대도 이쪽 구역으로 피난했지만, 이 정도면 저희만으로도 상대할 수 있어요.</color>

<color=#00CCFF>아 맞다, 방금 404의 나머지 대원들이 이상한 차림의 어린애 몇 명을 데리고 저희와 합류했어요.</color>

지휘관

알았다. 모두 조심하고, 내가 돌아가서 상황 정리할게.

카리나

<color=#00CCFF>안젤리아 씨는 같이 안 계세요?</color>

지휘관

안젤리아는 예고르를 쫓아 밑으로 내려갔어. 지금 연락해볼게. 무사하면 좋겠는데...

안젤리아가 배수 밸브의 레버를 당겼다.

서버룸까지 밀려오던 바닷물이 멎자, 그걸 본 안젤리아는 지휘관의 판단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엉망이 된 아래층을 내려다보며, 아직 할 일이 남았음을 떠올렸다.

삐삑.

안젤리아

지휘관?

협력 고마워, 이쪽 일도 해결했어.

알아서 올라갈 테니까 걱정 마.

응, 푸른 빛은 사라졌어.

M4가 아직 복귀하지 않았다고? 그래... 그래, 알았어.

안젤리아는 통신을 종료하고, 계단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소체에 다가가, 비수로 등의 장갑판을 뜯어 코어를 꺼냈다.

안젤리아

하아... 통장 거덜나겠네...

코어를 배낭에 넣은 안젤리아는 방의 반대쪽 끝자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방금까지 살의를 내뿜던 기갑은 바닷물에 휩쓸려 걸레짝이 된 채 벽에 처박혀 있었다.

저 기갑이 완전히 망가졌는지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안젤리아는 적이었던 기갑 앞으로 다가가, 조종석 측면의 긴급 개방 레버를 돌렸다.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터져 나오는 소리와 함께, 아레스 조종석 덮개가 서서히 열렸다.

안젤리아

역시 살아있었군.

예고르

쿨럭 쿨럭...

...직접 마무리할 셈이냐.

안젤리아

글쎄, 오히려 같이 차라도 한잔하고 싶은 심정인데 말이지.

안젤리아는 권총을 뽑아, 피투성이가 된 예고르의 머리를 겨눴다.

예고르

하... 실패한 이상, 할 말도 없다.

쏴라.

안젤리아

......

안젤리아

왜 이렇게까지 한 거지? 유적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너도 알 거 아니야.

너희 같은 전쟁광들은 이 세계의 평화를 깨뜨려야 직성이 풀리냐?

예고르

정말 우리가 고작 유적이나 움직이려고 이런 모험을 한 줄 아는 거냐?

안젤리아

그럼 뭐 다른 이유라도 있어?

예고르

평화라... 말이야 쉽지.

우리 형제, 동포들이 흘린 피가 아직 마르지도 않았건만, 그 매국노들은 조국을 팔아먹으려고 안달이 났어.

쿨럭... 너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잘 알고 있겠지?

우리가 그저 이용당했단 사실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조국을 구할 수만 있다면...

안젤리아

아무리 명분이 거창해도, 그런 수단을 써선 안 됐어.

예고르

네가 나였더라도,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았을 거다.

조국은 미래를 빼앗기고 있어... 네년도 공범이나 마찬가지다...

내 동지들이 우리의 의지를 이어받을 거다. 절대 조국을 서방에게 넘기지 않아...

안젤리아

너희의 다음 계획은 뭐지?

예고르

그들은 절대... 조국을... 서방에 넘기지 않는다...

최후에는... 매국노 놈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청소할 거야...

조국이여... 영원하라...

안젤리아는 계속 머리를 겨눴지만, 그 남자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결국 안젤리아도 무기를 내렸다.

안젤리아

그때도 내가 놈들을 막겠어, 내가 오늘 널 막은 것처럼.

증오와 이상에 빠진 채 죽다니, 끝까지 불쌍한 놈이야.

이 나라는 이미 상처투성이라고. 필요한 건 증오와 살육이 아니야, 고향을 재건할 기회지.

네 대의가 아무리 거창해도, 그날의 배신은 용서치 않아. 정의로 자신의 악행을 포장하는 위선자들은 세상에 차고 넘쳤어.

잘 가라, 예고르.

우리가 적이 아니었다면...

정말 어디서 같이 차라도 한잔했을지도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