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 백조, 9그룹 6번
그 새가 떨어졌을 때, 난 안 울었어.
크하하하핫...!
총은 이미 탄약이 바닥난 상태였지만, 그는 낮고도 거만하게 웃어젖혔다.
반면 안젤리아는 악으로 권총을 들었지만, 떨리는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왜 안 쏘지? 내가 잘못 센 게 아니라면 아직 한 발 남았을 텐데.
......
혹시, 자신을 위해 남기려는 거냐?
말해 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 몸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너는 그런 질문 할 자격 없어!
모든 비극의 원흉이, 형과 사나를 죽인 네놈이...!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베슬란의 일을 잊었어!?
죽어서도 잊을 수 없지!
베슬란에서, 그들이... 모두 네 총에 맞고 죽었는데!
안젤리아... 어째서?
언니, 총 치워... 무서워...
......
아흐민과 사나가 애원해도, 안젤리아는 총을 놓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안젤리아! 당장 총 내려놔!
......
뒤늦게 달려온 강글라티의 고함을 들은 안젤리아는 그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비웃었다.
타앙!
탕탕탕!
죽여버리겠어! 지금 당장 죽여버리겠어!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는 텅 빈 총을 냅다 버리고 안젤리아에게 달려들었다.
안젤리아는 바로 다른 엄폐물 뒤로 몸을 던졌다.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내가 그들한테 총을 겨눌 리가 없는데...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분노로 피가 들끓어, 그는 손에 쥔 칼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선생님 언제 와?
금방 오실 거야. 먼저 우유 식기 전에 마실까?
나 우유 싫어, 오빠가 대신 마셔 줘!
따끈따끈한 우유컵이 그에게 내밀어졌다.
그럼 안 되지 사나, 선생님이 오셨을 때 네가 우유 안 마신 걸 알면 안 놀러 데리고 가실 거야.
그건 싫은데... 흥, 오빠들 미워!
두 오빠의 상냥한 눈빛을 받으며, 사나는 우유컵을 비웠다.
그 어린 애를... 총으로 쏴 죽여?
그렇게 순진하고 착했던 아이를...!
왜 네가 안 죽고 그 애가 죽어야 했지?! 왜!
강글라티...
네 이름이 강글라티라고? 아니야!
네 이름은 그게 아니야! 진짜 이름을 떠올려 봐!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포효하며, 그는 안젤리아가 숨은 엄폐물로 뛰어들었다.
지금 당장―― 죽여 주마!!!
광소와 함께 그의 칼이 번쩍였다.
타앙――!
작고 노란 새가 추락해, 어깨까지 쌓인 눈밭에 툭 떨어졌다.
앗... 내가... 내가 죽였어... 으으...
사나, 울지 마.
으에엥... 일부러 쏜 거 아닌데...
새 죽일 마음 없었는데...
나도 알아, 그냥 나랑 함께 총놀이가 하고 싶었을 뿐이잖아. 사나는 잘못한 거 없으니까 울음 뚝.
그치만 죽였는걸... 우에엥...
자아 착하지? 울지 말고, 가서 선생님께 말씀드리자.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저... 정말로...?
그럼. 나도 이렇게 구해주셨는데, 작은 새면 얼마든지 구해주시겠지.
눈물 범벅인 사나의 얼굴을 닦아 주고, 강글라티는 함께 손을 잡고 눈밭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사나는... 실수로 새 한 마리를 죽이고도 엉엉 우는 아이였는데...
......
그런 사나를... 네가 어떻게!
내 하나뿐인 동생을, 나와 형이 함께 지켜주려 했던 여동생을...!
그는 안젤리아의 목을 움켜잡고 들어올렸다.
질식당해 안색은 점점 창백해졌고, 오른다리의 무릎 아래가 사라져 피가 철철 흘렀다.
...나, 안 울었어.
아앙?
그 새를 죽였을 때, 난 안 울었다고...!
무슨 헛소리야?
네가...
네가 그 죽은 새를 집어서...
네가 일부러 쐈다고 나한테 거짓말했어...
......?
그 거짓말에... 난 네가 진짜 그렇게 못돼먹은 놈인 줄 알고...
널 두들겨 팼지...
닥쳐! 무슨 헛소리냐고!
안젤리아는 충혈된 눈으로, 필사적으로 목을 움켜쥔 손을 풀어 산소를 한 모금이라도 마시려 했지만, 혼란에 빠진 "강글라티"는 오히려 손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큭... 이거 놔... 람잔...!
닥쳐! 닥쳐!! 닥쳐!!!
너는... 람잔이야!
강글라티가... 아니라고...
내 이름은 강글라티다!!
그딴 이름으로 부르지――
람...자아안!!
발버둥치며, 그녀가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삐뚤어진 각도로 발사된 총알은 그의 관자놀이를 스쳐, 느슨해진 지 한참된 그걸 떨어뜨렸다.
――?!
신경 안정기가 떨어진 순간,
노이즈가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타앙――!
작고 노란 새가 추락해, 어깨까지 쌓인 눈밭에 툭 떨어졌다.
......
앗... 새가 떨어졌다.
저거... 내 총알에 맞은 거 같아...
......
안나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깨무는 것이, 죄악감과 싸우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
뻥치시네!
...뭐?
내가 맞춘 거거든? 네가 무슨 실력으로 저걸 맞추냐?
......
내가 한참을 조준해서 겨우 맞힌 거거든?
내가 진심으로 너랑 총놀이 해 줄 줄 알았냐? 너 너무 허접해서 새나 쏘는 게 더 재밌다구!
...진짜?
안나의 얼굴에서 자괴감이 경멸로 변했다.
그럼 진짜지! 어떠냐, 나 쩔지?
그 건방 떠는 얼굴에 안나의 주먹이 꽂혔다.
어린 시절의 수많은 오후처럼 둘은 또 들러붙어 싸웠고, 또 장남이 와서 둘을 간신히 떼어내야 했다.
――안나?
......
그가 망연하게 손을 놓았고, 안젤리아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아니야... 거짓말!
믿지 않아, 믿지 못해!
안나가 아니야... 사나라고...
그때... 나가기 전에, 어떻게든 널 이기려고...
내가 몰래... 네 총에서 총알, 절반 정도 뺐어...
.....
그래서 그렇게 놀다 자작나무 숲까지 갔을 때... 넌 진작에 총알이 바닥났었지...
......
람잔... 너는 람잔이야...
그는 신경질적으로 칼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나는... 나는 람잔이 아니야...
나는 강글라티... 죽음의 올가미에서 풀려나 현세로 되돌아온 강글라티 대위라고!
선생님께서 내게 새 생명을 주셨어! 그분이 날 속였을 리 없어!
내가 네 동생이야... 람잔 대위...
우린... 함께 어깨를 맞대고 싸우고...
나는... 네가 죽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봤어...
......
거짓말! 거짓말하지 마!
너는 이미 죽은 몸이야...!
지금의 너는... 괴물이라고...
그가 안젤리아의 앞의 엄폐물을 뜯어 옥상 밖으로 내던졌다.
그의 발치에 쓰러진 안젤리아는 지금 간신히 숨만 붙은 상태였다.
괴물... 괴물...?
람잔...
난 용납 못해...
아니... 너도 스스로가 그런 꼴인 걸... 용납 못하잖아...
그딴 꼴로 살아있는 걸... 어떻게 용납할 수 있어...?
다 형 아흐민을 위해서!
사나를 위해서...?
사나? 아니... 안나?
안젤리아는 눈을 질끈 감아 눈물을 참았다.
......람잔 오빠.
...뭐어?
창백해진 안젤리아의 얼굴이, 기억 속 그 앳된 얼굴과 겹쳐 보였다.
......
......
오두막 앞 새하얀 눈밭 위에서, 두 사람은 멀뚱멀뚱 서로를 마주봤다.
람잔은 예고도 없이 나타난 이 소녀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살폈다. 마르고 작은 몸집에, 추운데도 얇은 교복 한 벌만 입은 소녀.
눈빛은 죽은 듯 고요했고, 시선은 람잔을 향했지만 왠지 그를 지나 더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너... 누구야?
......
뒤에서 눈발을 헤치고 오는 소리가 들리니, 바로 외투를 들고 오는 형 아흐민이었다.
형은 그 소녀에게 달려가, 외투를 둘러 주었다.
람잔, 멍때리고 뭐해? 들어가서 물 끓이고 먹을 것 좀 꺼내.
갑자기 왜?
얘는 안나야, 오늘부터 우리 동생이지.
엥...?! 나 여동생 필요 없거든!?
이런 때까지 투정 부려야겠어?
네가 좋든 싫든 안나는 이제 우리 동생이야, 우리가 잘 돌봐줘야 해. 알았어?
안나, 우유 마시렴. 막 데운 거야.
응, 고마워.
너 어디 가냐?
......
또 마사 마이트너 보러 가지?
너랑 무슨 상관인데.
그 말에 람잔이 성질을 내며 안나 손의 우유컵을 쳐냈다.
람잔?! 무슨 짓이야!
......
그 망할 양키년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 야!
안나는 그를 무시하고, 가방을 들어 문을 박차고 나갔다.
......
......
처음 만났던 날처럼, 두 사람은 멍하니 서로를 마주봤다.
아직도 청소되지 않은 교실은 사방이 만신창이에 바닥엔 말라붙은 혈흔으로 더러웠다.
두 사람의 시선은 그 말라붙은 피웅덩이에 단단히 고정됐다.
......
형은... 편하게 갔어.
......
보고 왔어. 머리에 총알 한 방으로 즉사,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진짜 운 좋은 거야. 오늘 학교에서 몇 명이나 죽었는지 알아?
누구는 벌집이 됐고, 누구는 사람들한테 밟혀 죽었고, 누구는 숨만 겨우 붙은 채로 한참을 버티다...
......
그러니까... 형 정도면... 행운인......
......
그럼 왜 울어?
람잔은 울먹이는 소리를 어떻게든 삼키려 했지만, 어떡해도 목이나 코로 새어나왔다.
람잔...
안나는 조금 뻣뻣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살며시 람잔을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큰오빠가 위로할 땐... 항상 이렇게 해 줬지...?
여러 명이 한자리에 똑같은 제복을 입고 서 있어도, 람잔은 한눈에 그녀를 알아봤다.
......?
...람잔?
너 왜 여기 있냐?
입대했으니까.
입대 하지 말라고 내가 말했잖아! 얌전히 집에 있으라고!
그래 그래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랬지.
대체 왜 내 말을 무시하냐고 너는! 집에서 편하게 살면 어디가 덧나냐!?
너한테 내 삶에 간섭할 권리 없어.
......
안나는 퉁명스럽게 경례하고 뒤돌아 떠났다.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람잔은 진한 생소함을 느꼈다.
온힘을 다해 지켜 주고팠던 여동생이, 자꾸만 발버둥치며 이젠 아예 둥지 밖으로 나가려 하니까.
형... 형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오른쪽 관자놀이가 다시 지끈거려, 머릿속의 공중누각이 조금씩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안나... 안나구나...
......
람잔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피범벅인 자신의 두 손을 보았다.
이제... 돌아갈 길은 없나...
타타탕!
총알 몇 발이 그의 발치를 스쳐 안나에게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늑대들"이 드디어 뒤쫓아온 것이었다.
......
안 돼... 기다려...!
안젤리아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지만, 허약해진 그녀의 목소리는 울프팩에게 닿지 않았다.
그때, 람잔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쉬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웃으며, 그는 안젤리아에게서 더욱 멀어졌다.
그렇게 옥상의 가장자리로 뒷걸음질치며, 그는 그날 안나를 속였을 때처럼 짓궂게 웃어 보였다.
흐흐흐... 아까 잘 못 들었으니까, 어디 오빠라고 다시 한번 불러 봐...
시끄러... 이 개새끼야...
무서우면 눈 감던가.
꺼져 진짜...
그는 뒷걸음질을 멈추지 않았다.
안 돼... 돌아와...!
그가 이미 탄약이 바닥난 총을 집어 안젤리아를 겨눴다.
여길 봐라, 안나!
형이 외투를 가지러 간 사이, 람잔이 몰래 장난감 총을 꺼내 다시 안나에게 겨눴다.
여길 봐라, 안나!
......
안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람잔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람잔이 기다렸다는 듯 장난감 총의 방아쇠를 연달아 당겨, 플라스틱 총알이 안나의 발치에 떨어졌다.
...뭐야, 왜 도망 안 가냐? 시시하게.
도망은 너나 치지.
안나는 방금 돌멩이를 넣고 만든 눈뭉치를 주머니에서 꺼내, 정확하게 람잔의 손을 향해 던졌다.
그래... 내가 이번엔 오빠 노릇 제대로 해야지...
......복수할게...
내가 꼭... 네 복수를 할게...
흥, 하지 말래도 할 거면서.
됐다, 이 귀여운 구석 눈곱만큼도 없고 말도 안 들어 처먹는 동생아.
그는 여전히 웃으면서 안젤리아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람잔...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그날, 작전 도중 사망했다. 안나를 저승사자의 손아귀로부터 구하려고,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먼저 간 형이 함께 동생을 지켜주자 했으니까.
......
기억이 떠올랐다.
안나는 죽어가는 그에게 엎어져 목놓아 울었고, 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었다.
그 눈물의 온도도,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정말 아바돈에서 현세로 돌아온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구나.
여전히 미소지으며, 람잔은 안젤리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날, 졸업식 파티 때처럼.
이만 간다.
세상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오래 기다리진... 않을 거야...
바람이 불었다.
옥상 끝자락에 선 람잔은, 이 여명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 무저갱을 향해 몸을 뒤로 기울였다.
오빠...
안젤리아의 힘없는 부름을 마지막으로, 람잔은 사라졌다.
여명은 어둠을 가르고 하늘을 다시 빛으로 채웠다.
드리우는 새하얀 빛은 어둠을 내쫓고 그림자를 집어삼켰다.
안젤리아! 출혈이 심각해...
당장 응급 처치를 해야...!
......
심각한 부상에 당황한 AN-94가 안젤리아를 부축하고 압박 붕대로 상처를 지혈했다.
AK-12...
응.
여기... 모조리 터뜨려 버려...
......
그거 좋지, 하지만 왜?
지금부터, 이 세상엔 "람잔"도, "안나"도 없어.
"강글라티"와 "지휘관 안젤리아"도 존재한 적 없다.
오우, 폭발로 복수를 마무리한다? 의외로 낭만적인 구석이 있었네.
......
AN-94는 안젤리아를 등에 업고 위태로운 건물에서 신속히 벗어났다.
AK-12도 빠르게 폭탄 설치를 마치고 그 뒤를 따랐다.
보자~ 안젤리아는 자폭 버튼을 직접 누르는 타입이지?
어, 내놔.
......
참, 아까 네가 말한 거 말고 다른 것도 여기다 묻는 건 어때?
뭘?
"울프팩". 나 이 이름 너무 싫어.
들을 때마다 보기 싫은 얼굴이 자꾸만 떠오른단 말이야.
그 얼굴이란 건 혹시...
그럼... "리벨리온"으로 하자.
안젤리아는 눈꺼풀을 닫고, AN-94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우리는 앞으로, 빛을 등지고 어둠의 길을 걷는다.
이 세상의 교리와 규칙에 반기를 들고, 우리의 뜻대로 움직인다.
"반역"이라... 마음에 드네.
이견 없다.
안젤리아는 가볍게 미소짓고, 손 안의 스위치를 눌렀다.
콰아앙!
......
내 선물이 마음에 들어?
그래, 아주 마음에 들어. 내 성질에 불이 붙을 만큼.
아바돈, 지옥에서 네가 오길 기다리마.
라플라스, 너는 내 손으로, 내 방식으로 끝내 주겠어.
기억을 몇 번이고 잃어도, 곁의 인물이 어떻게 바뀌어도, 너는 언제나 네 결정을 결코 바꾸는 법이 없구나.
과연 내 제자야.
당신은 그녀에 대해 좀 모르는 것 같네요.
조금 아쉽지만, 원래 인간이란 다 그런 거야. 스스로는 잘 안다 생각해도, 실제로는 전혀 아닐 때가 많지. 그래도 다행히, 우리에겐 시간이 아주 많아.
친애하는 마이트너에게.
이렇게 오랜만에 당신에게서 연락을 받을 줄은 몰랐네요.
참 기쁘면서도 속상한 일이에요, 우리의 우정에 이미 금이 가 버린 뒤니...
당신은 여전히 눈부시게 강인하고, 용기 있고, 고집 있죠. 여전히 뜨거운 피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죠.
하지만, 당신은 이미 잘못된 길을 들었어요.
더는 당신과는 같은 길을 걷지 않아요. 미안하지만, 이 계획에 참여하는 것은 거절하겠어요.
2058년 베를린에서, 블랙웰이.
전체 대사 보기 (228줄)
크하하하핫...!
총은 이미 탄약이 바닥난 상태였지만, 그는 낮고도 거만하게 웃어젖혔다.
반면 안젤리아는 악으로 권총을 들었지만, 떨리는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왜 안 쏘지? 내가 잘못 센 게 아니라면 아직 한 발 남았을 텐데.
......
혹시, 자신을 위해 남기려는 거냐?
말해 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 몸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너는 그런 질문 할 자격 없어!
모든 비극의 원흉이, 형과 사나를 죽인 네놈이...!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베슬란의 일을 잊었어!?
죽어서도 잊을 수 없지!
베슬란에서, 그들이... 모두 네 총에 맞고 죽었는데!
안젤리아... 어째서?
언니, 총 치워... 무서워...
......
아흐민과 사나가 애원해도, 안젤리아는 총을 놓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안젤리아! 당장 총 내려놔!
......
뒤늦게 달려온 강글라티의 고함을 들은 안젤리아는 그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비웃었다.
타앙!
탕탕탕!
죽여버리겠어! 지금 당장 죽여버리겠어!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는 텅 빈 총을 냅다 버리고 안젤리아에게 달려들었다.
안젤리아는 바로 다른 엄폐물 뒤로 몸을 던졌다.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내가 그들한테 총을 겨눌 리가 없는데...
<size=50>죽인다! 죽인다! 죽인다!</size>
분노로 피가 들끓어, 그는 손에 쥔 칼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선생님 언제 와?
금방 오실 거야. 먼저 우유 식기 전에 마실까?
나 우유 싫어, 오빠가 대신 마셔 줘!
따끈따끈한 우유컵이 그에게 내밀어졌다.
그럼 안 되지 사나, 선생님이 오셨을 때 네가 우유 안 마신 걸 알면 안 놀러 데리고 가실 거야.
그건 싫은데... 흥, 오빠들 미워!
두 오빠의 상냥한 눈빛을 받으며, 사나는 우유컵을 비웠다.
그 어린 애를... 총으로 쏴 죽여?
그렇게 순진하고 착했던 아이를...!
왜 네가 안 죽고 그 애가 죽어야 했지?! 왜!
강글라티...
네 이름이 강글라티라고? 아니야!
네 이름은 그게 아니야! 진짜 이름을 떠올려 봐!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포효하며, 그는 안젤리아가 숨은 엄폐물로 뛰어들었다.
지금 당장―― 죽여 주마!!!
광소와 함께 그의 칼이 번쩍였다.
타앙――!
작고 노란 새가 추락해, 어깨까지 쌓인 눈밭에 툭 떨어졌다.
앗... 내가... 내가 죽였어... 으으...
사나, 울지 마.
으에엥... 일부러 쏜 거 아닌데...
새 죽일 마음 없었는데...
나도 알아, 그냥 나랑 함께 총놀이가 하고 싶었을 뿐이잖아. 사나는 잘못한 거 없으니까 울음 뚝.
그치만 죽였는걸... 우에엥...
자아 착하지? 울지 말고, 가서 선생님께 말씀드리자.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저... 정말로...?
그럼. 나도 이렇게 구해주셨는데, 작은 새면 얼마든지 구해주시겠지.
눈물 범벅인 사나의 얼굴을 닦아 주고, 강글라티는 함께 손을 잡고 눈밭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사나는... 실수로 새 한 마리를 죽이고도 엉엉 우는 아이였는데...
......
그런 사나를... 네가 어떻게!
내 하나뿐인 동생을, 나와 형이 함께 지켜주려 했던 여동생을...!
그는 안젤리아의 목을 움켜잡고 들어올렸다.
질식당해 안색은 점점 창백해졌고, 오른다리의 무릎 아래가 사라져 피가 철철 흘렀다.
...나, 안 울었어.
아앙?
그 새를 죽였을 때, 난 안 울었다고...!
무슨 헛소리야?
네가...
네가 그 죽은 새를 집어서...
네가 일부러 쐈다고 나한테 거짓말했어...
......?
그 거짓말에... 난 네가 진짜 그렇게 못돼먹은 놈인 줄 알고...
널 두들겨 팼지...
닥쳐! 무슨 헛소리냐고!
안젤리아는 충혈된 눈으로, 필사적으로 목을 움켜쥔 손을 풀어 산소를 한 모금이라도 마시려 했지만, 혼란에 빠진 "강글라티"는 오히려 손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큭... 이거 놔... 람잔...!
<size=50>닥쳐! 닥쳐!! 닥쳐!!!</size>
너는... 람잔이야!
강글라티가... 아니라고...
내 이름은 강글라티다!!
그딴 이름으로 부르지――
람...자아안!!
발버둥치며, 그녀가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삐뚤어진 각도로 발사된 총알은 그의 관자놀이를 스쳐, 느슨해진 지 한참된 그걸 떨어뜨렸다.
――?!
신경 안정기가 떨어진 순간,
노이즈가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타앙――!
작고 노란 새가 추락해, 어깨까지 쌓인 눈밭에 툭 떨어졌다.
......
앗... 새가 떨어졌다.
저거... 내 총알에 맞은 거 같아...
......
안나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깨무는 것이, 죄악감과 싸우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
뻥치시네!
...뭐?
내가 맞춘 거거든? 네가 무슨 실력으로 저걸 맞추냐?
......
내가 한참을 조준해서 겨우 맞힌 거거든?
내가 진심으로 너랑 총놀이 해 줄 줄 알았냐? 너 너무 허접해서 새나 쏘는 게 더 재밌다구!
...진짜?
안나의 얼굴에서 자괴감이 경멸로 변했다.
그럼 진짜지! 어떠냐, 나 쩔지?
그 건방 떠는 얼굴에 안나의 주먹이 꽂혔다.
어린 시절의 수많은 오후처럼 둘은 또 들러붙어 싸웠고, 또 장남이 와서 둘을 간신히 떼어내야 했다.
――안나?
......
그가 망연하게 손을 놓았고, 안젤리아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아니야... 거짓말!
믿지 않아, 믿지 못해!
안나가 아니야... 사나라고...
그때... 나가기 전에, 어떻게든 널 이기려고...
내가 몰래... 네 총에서 총알, 절반 정도 뺐어...
.....
그래서 그렇게 놀다 자작나무 숲까지 갔을 때... 넌 진작에 총알이 바닥났었지...
......
람잔... 너는 람잔이야...
그는 신경질적으로 칼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나는... 나는 람잔이 아니야...
나는 강글라티... 죽음의 올가미에서 풀려나 현세로 되돌아온 강글라티 대위라고!
선생님께서 내게 새 생명을 주셨어! 그분이 날 속였을 리 없어!
내가 네 동생이야... 람잔 대위...
우린... 함께 어깨를 맞대고 싸우고...
나는... 네가 죽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봤어...
......
<size=50>거짓말! 거짓말하지 마!</size>
너는 이미 죽은 몸이야...!
지금의 너는... 괴물이라고...
그가 안젤리아의 앞의 엄폐물을 뜯어 옥상 밖으로 내던졌다.
그의 발치에 쓰러진 안젤리아는 지금 간신히 숨만 붙은 상태였다.
괴물... 괴물...?
람잔...
난 용납 못해...
아니... 너도 스스로가 그런 꼴인 걸... 용납 못하잖아...
그딴 꼴로 살아있는 걸... 어떻게 용납할 수 있어...?
다 형 아흐민을 위해서!
사나를 위해서...?
사나? 아니... 안나?
안젤리아는 눈을 질끈 감아 눈물을 참았다.
......람잔 오빠.
...뭐어?
창백해진 안젤리아의 얼굴이, 기억 속 그 앳된 얼굴과 겹쳐 보였다.
......
......
오두막 앞 새하얀 눈밭 위에서, 두 사람은 멀뚱멀뚱 서로를 마주봤다.
람잔은 예고도 없이 나타난 이 소녀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살폈다. 마르고 작은 몸집에, 추운데도 얇은 교복 한 벌만 입은 소녀.
눈빛은 죽은 듯 고요했고, 시선은 람잔을 향했지만 왠지 그를 지나 더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너... 누구야?
......
뒤에서 눈발을 헤치고 오는 소리가 들리니, 바로 외투를 들고 오는 형 아흐민이었다.
형은 그 소녀에게 달려가, 외투를 둘러 주었다.
람잔, 멍때리고 뭐해? 들어가서 물 끓이고 먹을 것 좀 꺼내.
갑자기 왜?
얘는 안나야, 오늘부터 우리 동생이지.
엥...?! 나 여동생 필요 없거든!?
이런 때까지 투정 부려야겠어?
네가 좋든 싫든 안나는 이제 우리 동생이야, 우리가 잘 돌봐줘야 해. 알았어?
안나, 우유 마시렴. 막 데운 거야.
응, 고마워.
너 어디 가냐?
......
또 마사 마이트너 보러 가지?
너랑 무슨 상관인데.
그 말에 람잔이 성질을 내며 안나 손의 우유컵을 쳐냈다.
람잔?! 무슨 짓이야!
......
그 망할 양키년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 야!
안나는 그를 무시하고, 가방을 들어 문을 박차고 나갔다.
......
......
처음 만났던 날처럼, 두 사람은 멍하니 서로를 마주봤다.
아직도 청소되지 않은 교실은 사방이 만신창이에 바닥엔 말라붙은 혈흔으로 더러웠다.
두 사람의 시선은 그 말라붙은 피웅덩이에 단단히 고정됐다.
......
형은... 편하게 갔어.
......
보고 왔어. 머리에 총알 한 방으로 즉사,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진짜 운 좋은 거야. 오늘 학교에서 몇 명이나 죽었는지 알아?
누구는 벌집이 됐고, 누구는 사람들한테 밟혀 죽었고, 누구는 숨만 겨우 붙은 채로 한참을 버티다...
......
그러니까... 형 정도면... 행운인......
......
그럼 왜 울어?
람잔은 울먹이는 소리를 어떻게든 삼키려 했지만, 어떡해도 목이나 코로 새어나왔다.
람잔...
안나는 조금 뻣뻣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살며시 람잔을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큰오빠가 위로할 땐... 항상 이렇게 해 줬지...?
여러 명이 한자리에 똑같은 제복을 입고 서 있어도, 람잔은 한눈에 그녀를 알아봤다.
......?
...람잔?
너 왜 여기 있냐?
입대했으니까.
입대 하지 말라고 내가 말했잖아! 얌전히 집에 있으라고!
그래 그래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랬지.
대체 왜 내 말을 무시하냐고 너는! 집에서 편하게 살면 어디가 덧나냐!?
너한테 내 삶에 간섭할 권리 없어.
......
안나는 퉁명스럽게 경례하고 뒤돌아 떠났다.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람잔은 진한 생소함을 느꼈다.
온힘을 다해 지켜 주고팠던 여동생이, 자꾸만 발버둥치며 이젠 아예 둥지 밖으로 나가려 하니까.
형... 형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오른쪽 관자놀이가 다시 지끈거려, 머릿속의 공중누각이 조금씩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안나... 안나구나...
......
람잔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피범벅인 자신의 두 손을 보았다.
이제... 돌아갈 길은 없나...
타타탕!
총알 몇 발이 그의 발치를 스쳐 안나에게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늑대들"이 드디어 뒤쫓아온 것이었다.
......
안 돼... 기다려...!
안젤리아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지만, 허약해진 그녀의 목소리는 울프팩에게 닿지 않았다.
그때, 람잔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쉬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웃으며, 그는 안젤리아에게서 더욱 멀어졌다.
그렇게 옥상의 가장자리로 뒷걸음질치며, 그는 그날 안나를 속였을 때처럼 짓궂게 웃어 보였다.
흐흐흐... 아까 잘 못 들었으니까, 어디 오빠라고 다시 한번 불러 봐...
시끄러... 이 개새끼야...
무서우면 눈 감던가.
꺼져 진짜...
그는 뒷걸음질을 멈추지 않았다.
안 돼... 돌아와...!
그가 이미 탄약이 바닥난 총을 집어 안젤리아를 겨눴다.
여길 봐라, 안나!
형이 외투를 가지러 간 사이, 람잔이 몰래 장난감 총을 꺼내 다시 안나에게 겨눴다.
여길 봐라, 안나!
......
안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람잔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람잔이 기다렸다는 듯 장난감 총의 방아쇠를 연달아 당겨, 플라스틱 총알이 안나의 발치에 떨어졌다.
...뭐야, 왜 도망 안 가냐? 시시하게.
도망은 너나 치지.
안나는 방금 돌멩이를 넣고 만든 눈뭉치를 주머니에서 꺼내, 정확하게 람잔의 손을 향해 던졌다.
그래... 내가 이번엔 오빠 노릇 제대로 해야지...
......복수할게...
내가 꼭... 네 복수를 할게...
흥, 하지 말래도 할 거면서.
됐다, 이 귀여운 구석 눈곱만큼도 없고 말도 안 들어 처먹는 동생아.
그는 여전히 웃으면서 안젤리아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람잔...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그날, 작전 도중 사망했다. 안나를 저승사자의 손아귀로부터 구하려고,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먼저 간 형이 함께 동생을 지켜주자 했으니까.
......
기억이 떠올랐다.
안나는 죽어가는 그에게 엎어져 목놓아 울었고, 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었다.
그 눈물의 온도도,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정말 아바돈에서 현세로 돌아온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구나.
여전히 미소지으며, 람잔은 안젤리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날, 졸업식 파티 때처럼.
이만 간다.
세상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오래 기다리진... 않을 거야...
바람이 불었다.
옥상 끝자락에 선 람잔은, 이 여명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 무저갱을 향해 몸을 뒤로 기울였다.
오빠...
안젤리아의 힘없는 부름을 마지막으로, 람잔은 사라졌다.
여명은 어둠을 가르고 하늘을 다시 빛으로 채웠다.
드리우는 새하얀 빛은 어둠을 내쫓고 그림자를 집어삼켰다.
안젤리아! 출혈이 심각해...
당장 응급 처치를 해야...!
......
심각한 부상에 당황한 AN-94가 안젤리아를 부축하고 압박 붕대로 상처를 지혈했다.
AK-12...
응.
여기... 모조리 터뜨려 버려...
......
그거 좋지, 하지만 왜?
지금부터, 이 세상엔 "람잔"도, "안나"도 없어.
"강글라티"와 "지휘관 안젤리아"도 존재한 적 없다.
오우, 폭발로 복수를 마무리한다? 의외로 낭만적인 구석이 있었네.
......
AN-94는 안젤리아를 등에 업고 위태로운 건물에서 신속히 벗어났다.
AK-12도 빠르게 폭탄 설치를 마치고 그 뒤를 따랐다.
보자~ 안젤리아는 자폭 버튼을 직접 누르는 타입이지?
어, 내놔.
......
참, 아까 네가 말한 거 말고 다른 것도 여기다 묻는 건 어때?
뭘?
"울프팩". 나 이 이름 너무 싫어.
들을 때마다 보기 싫은 얼굴이 자꾸만 떠오른단 말이야.
그 얼굴이란 건 혹시...
그럼... "리벨리온"으로 하자.
안젤리아는 눈꺼풀을 닫고, AN-94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우리는 앞으로, 빛을 등지고 어둠의 길을 걷는다.
이 세상의 교리와 규칙에 반기를 들고, 우리의 뜻대로 움직인다.
"반역"이라... 마음에 드네.
이견 없다.
안젤리아는 가볍게 미소짓고, 손 안의 스위치를 눌렀다.
콰아앙!
......
내 선물이 마음에 들어?
그래, 아주 마음에 들어. 내 성질에 불이 붙을 만큼.
아바돈, 지옥에서 네가 오길 기다리마.
라플라스, 너는 내 손으로, 내 방식으로 끝내 주겠어.
기억을 몇 번이고 잃어도, 곁의 인물이 어떻게 바뀌어도, 너는 언제나 네 결정을 결코 바꾸는 법이 없구나.
과연 내 제자야.
당신은 그녀에 대해 좀 모르는 것 같네요.
조금 아쉽지만, 원래 인간이란 다 그런 거야. 스스로는 잘 안다 생각해도, 실제로는 전혀 아닐 때가 많지. 그래도 다행히, 우리에겐 시간이 아주 많아.
친애하는 마이트너에게.
이렇게 오랜만에 당신에게서 연락을 받을 줄은 몰랐네요.
참 기쁘면서도 속상한 일이에요, 우리의 우정에 이미 금이 가 버린 뒤니...
당신은 여전히 눈부시게 강인하고, 용기 있고, 고집 있죠. 여전히 뜨거운 피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죠.
하지만, 당신은 이미 잘못된 길을 들었어요.
더는 당신과는 같은 길을 걷지 않아요. 미안하지만, 이 계획에 참여하는 것은 거절하겠어요.
2058년 베를린에서, 블랙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