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3 대홍수
안심해, 내가 너랑 같이 있어.
아베르누스, 서탑.
복도는 수레바퀴 소리, 발소리, 그리고 온갖 "재료"가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했다.
니토들이 조를 이뤄 번갈아가며 창고를 비우는 것이었다.
이를 감독하던 애슐리가 엘레베이터 안에 들어갔고, 문이 닫히자 그녀 주위의 세상은 다시 고요해졌다.
애슐리 언니, 이렇게 많은 재료를 정말 전부 버립니까?
일반 소모재일 뿐이니 아까워할 것 없어.
엘레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려, 애슐리는 마지막 창고칸 안으로 들어섰다.
음압 창고의 문이 열려 안으로 들어온 애슐리는 선반에 쌓인 고가의 물자들을 확인하며 통신을 보냈다.
네메아란 언니, 서탑 1층~18층 창고의 파기를 마쳤습니다.
현재 19층 창고이며, 물자 리스트를 전송했습니다. 지시를.
네 앞의 네 번째 선반, 1층의 금고를 열으렴.
금고를 여는 패스워드도 바로 전송됐다.
애슐리는 바로 목표인 금고를 찾아 조심스레 열어 보았다.
금고 안에 든 것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또 다른 암호 상자였고, 애슐리가 들어보니 보기보다 무척 가벼웠다.
그 상자를 가져오거라, 조심해서.
다른 것들은――
전부 발전소 8호 소각로에 버리렴.
네.
애슐리가 손짓하자, 뒤에서 대기하던 니토들이 바로 창고를 나섰다.
동탑, 벌침 제어 센터.
DR 잉여 데이터 파기 중...
MAP 임시 지도 데이터 파기 중...
TS 기밀 파일 파기 중...
무수한 진행 게이지가 나타나 차오르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대형 스크린.
그 가장 밑의 35.3%까지 차오른 붉은 진행 게이지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
네메아란은 창가에 서서, 단면 창문을 통해 아베르누스 전체를 내려다봤다.
이 층은 고도 수백 m이기에 저 아래의 모든 것이 작아 보였다.
니토들은 개미처럼 분주히 움직였고, 완두콩만한 수송차량들은 바닥의 플랫폼을 끊임없이 왕복했다.
ERROR - P237 초소 응답 없음. 데이터 삭제 실패.
E3, P237 초소로 가 조작 콘솔과 저장 장치를 발전소 7번 소각로에 버리거라.
예, 네메아란 언니.
ERROR - 동탑 W22 에너지 공급선에 이상 발생.
E5, 동탑에 무슨 일이지?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잠시 후.
몰리도 언니가 실험실의 샘플을 파기하던 도중 샘플 하나가 캡슐에서 튀어나와 잠시 소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수리하거라, 동탑은 에너지 공급에 지장이 있어선 안 돼.
예, 네메아란 언니.
네메아란은 침착하게, 무슨 상황이 발생해도 바로 적절한 해결법을 하달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베르누스의 하루. 오늘은 그저 유난히 바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은 어김없이 1초씩, 1분씩 흘렀다.
붉은 진행 게이지도 천천히 차올랐다.
벌침 제어 센터.
애슐리가 가져온 상자를 공손히 테이블에 내려놓고, 천천히 180도 돌려 네메아란에게 내밀었다.
네메아란 언니.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상자를 어루만지는 네메아란의 얼굴에 보기 드문 "자애로움"이 비쳤다.
서탑 1층~20층 창고의 청소를 끝마쳤습니다. 모든 소모재를 파기했고, 661대의 데이터 저장 콘솔을 전부 소각로에 버렸습니다.
네메아란은 보고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상자를 등 뒤로 옮겨 뒀다.
설비 이전 진행 상황은?
...두 번째 설비 그룹이 분해를 마쳐 현재 적재 중입니다. 세 번째 그룹은 곧 핵심 부품의 분해를 시작합니다.
너무 느려.
대부분의 인력이 동탑에 투입되어――
변명하지 말고 결과를 내렴.
...속히 처리하겠습니다.
애슐리가 속으로 시간을 세며 떠나려고 할 때, 네메아란의 목소리가 다시 살며시 들렸다.
아 참, 잊을 뻔했구나.
생산 라인의 "미완성품"도 전부 버리렴.
애슐리는 공손히 머리를 숙여 마음 속 두려움을 숨겼다.
예, 네메아란 언니.
애슐리는 머리를 숙인 채로 조용히 물러났다.
그녀가 사라진 뒤, 네메아란은 관자놀이를 살짝 문지르며 표정을 조금 풀었다.
사나.
...무슨 일 있어?
네게 주려고 모스카바에서 가져온 선물이 있단다.
평소에 두던 곳에 둘게.
또 고생한 거야?
아니, 그냥 죽은 식물의 표본일 뿐이야.
다행이다.
그런데... 나, 이번에도 나중에 다시 잠들어야 해?
...걱정 마렴, 내가 함께 있어 줄 테니.
플랫폼 바닥의 파이프 출구가 소음을 냈다.
무수한 인간 형태의 피조물들이 초록색 폐수에 뒤섞여 지저의 틈새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울부짖는 바람 사이로 끝없이 떨어져...
철퍽.
온몸이 흠뻑 젖은 소녀들은 마침내 바닥에 닿아, 공허한 눈으로 하늘을 보았다.
그들 밑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시꺼먼 심연.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쌓인 이성질체와 니토들의 몸뚱이는 아래로 갈수록 심하게 부패하고, 가장 밑바닥은 백골뿐이었다.
......
......
재료실의 모든 위험 샘플을 처리했어요.
동탑 각층, 수비 병력 배치 완료. 대기 중.
훈련실의 모든 소모재, 청소 끝났습니다~
동서탑 핵심 설비 부품 분해 완료. 언니가 당부하신 것을 제외한 전부 이전을 마쳤습니다.
동탑 에너지 공급선, 정비 완료. 예비 선로 2개를 가동하였습니다.
동탑 포스실드, 정비 완료.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습니다.
준비되는 대로 포스실드를 전개해라.
예.
그리고 모든 니토들의 컨셔스 파노라마를 연결해라.
다음 지시를 내리겠다.
네, 바로 연결 구축하겠습니다.。
난 안 돼, 내 방식 알잖아.
너와 몰리도, 틸은 각자의 위치와 시간만 지키면 된다.
알았어.
벌침 제어 센터의 스크린에 데이터스트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너희의 마지막 가치를 발하려무나, 불량품들아.
발전소가 출력을 높여, 파이프의 진동이 탑 밑바닥부터 위로 빠르게 퍼져,
구름까지 치솟은 동탑이 번쩍 빛을 발했다.
탑 각 부위에서 떠오른 실체 없는 방패들이 펼쳐지고 이어져, 마치 바나나 껍질처럼 빈틈없이 속살을 감쌌다.
동탑을 수비하는 포스실드가 전개되었다.
전체 대사 보기 (78줄)
아베르누스, 서탑.
복도는 수레바퀴 소리, 발소리, 그리고 온갖 "재료"가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했다.
니토들이 조를 이뤄 번갈아가며 창고를 비우는 것이었다.
이를 감독하던 애슐리가 엘레베이터 안에 들어갔고, 문이 닫히자 그녀 주위의 세상은 다시 고요해졌다.
애슐리 언니, 이렇게 많은 재료를 정말 전부 버립니까?
일반 소모재일 뿐이니 아까워할 것 없어.
엘레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려, 애슐리는 마지막 창고칸 안으로 들어섰다.
음압 창고의 문이 열려 안으로 들어온 애슐리는 선반에 쌓인 고가의 물자들을 확인하며 통신을 보냈다.
네메아란 언니, 서탑 1층~18층 창고의 파기를 마쳤습니다.
현재 19층 창고이며, 물자 리스트를 전송했습니다. 지시를.
<color=#00CCFF>네 앞의 네 번째 선반, 1층의 금고를 열으렴.</color>
금고를 여는 패스워드도 바로 전송됐다.
애슐리는 바로 목표인 금고를 찾아 조심스레 열어 보았다.
금고 안에 든 것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또 다른 암호 상자였고, 애슐리가 들어보니 보기보다 무척 가벼웠다.
<color=#00CCFF>그 상자를 가져오거라, 조심해서.</color>
다른 것들은――
<color=#00CCFF>전부 발전소 8호 소각로에 버리렴.</color>
네.
애슐리가 손짓하자, 뒤에서 대기하던 니토들이 바로 창고를 나섰다.
동탑, 벌침 제어 센터.
DR 잉여 데이터 파기 중...
MAP 임시 지도 데이터 파기 중...
TS 기밀 파일 파기 중...
무수한 진행 게이지가 나타나 차오르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대형 스크린.
그 가장 밑의 35.3%까지 차오른 붉은 진행 게이지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
네메아란은 창가에 서서, 단면 창문을 통해 아베르누스 전체를 내려다봤다.
이 층은 고도 수백 m이기에 저 아래의 모든 것이 작아 보였다.
니토들은 개미처럼 분주히 움직였고, 완두콩만한 수송차량들은 바닥의 플랫폼을 끊임없이 왕복했다.
<color=#FFFF00>ERROR - P237 초소 응답 없음. 데이터 삭제 실패.</color>
E3, P237 초소로 가 조작 콘솔과 저장 장치를 발전소 7번 소각로에 버리거라.
<color=#00CCFF>예, 네메아란 언니.</color>
<color=#FFFF00>ERROR - 동탑 W22 에너지 공급선에 이상 발생.</color>
E5, 동탑에 무슨 일이지?
<color=#00CCFF>바로 확인하겠습니다!</color>
잠시 후.
<color=#00CCFF>몰리도 언니가 실험실의 샘플을 파기하던 도중 샘플 하나가 캡슐에서 튀어나와 잠시 소란이 있었다고 합니다...</color>
...바로 수리하거라, 동탑은 에너지 공급에 지장이 있어선 안 돼.
<color=#00CCFF>예, 네메아란 언니.</color>
네메아란은 침착하게, 무슨 상황이 발생해도 바로 적절한 해결법을 하달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베르누스의 하루. 오늘은 그저 유난히 바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은 어김없이 1초씩, 1분씩 흘렀다.
붉은 진행 게이지도 천천히 차올랐다.
벌침 제어 센터.
애슐리가 가져온 상자를 공손히 테이블에 내려놓고, 천천히 180도 돌려 네메아란에게 내밀었다.
네메아란 언니.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상자를 어루만지는 네메아란의 얼굴에 보기 드문 "자애로움"이 비쳤다.
서탑 1층~20층 창고의 청소를 끝마쳤습니다. 모든 소모재를 파기했고, 661대의 데이터 저장 콘솔을 전부 소각로에 버렸습니다.
네메아란은 보고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상자를 등 뒤로 옮겨 뒀다.
설비 이전 진행 상황은?
...두 번째 설비 그룹이 분해를 마쳐 현재 적재 중입니다. 세 번째 그룹은 곧 핵심 부품의 분해를 시작합니다.
너무 느려.
대부분의 인력이 동탑에 투입되어――
변명하지 말고 결과를 내렴.
...속히 처리하겠습니다.
애슐리가 속으로 시간을 세며 떠나려고 할 때, 네메아란의 목소리가 다시 살며시 들렸다.
아 참, 잊을 뻔했구나.
생산 라인의 "미완성품"도 전부 버리렴.
애슐리는 공손히 머리를 숙여 마음 속 두려움을 숨겼다.
예, 네메아란 언니.
애슐리는 머리를 숙인 채로 조용히 물러났다.
그녀가 사라진 뒤, 네메아란은 관자놀이를 살짝 문지르며 표정을 조금 풀었다.
사나.
<color=#00CCFF>...무슨 일 있어?</color>
네게 주려고 모스카바에서 가져온 선물이 있단다.
평소에 두던 곳에 둘게.
<color=#00CCFF>또 고생한 거야?</color>
아니, 그냥 죽은 식물의 표본일 뿐이야.
<color=#00CCFF>다행이다.</color>
<color=#00CCFF>그런데... 나, 이번에도 나중에 다시 잠들어야 해?</color>
...걱정 마렴, 내가 함께 있어 줄 테니.
플랫폼 바닥의 파이프 출구가 소음을 냈다.
무수한 인간 형태의 피조물들이 초록색 폐수에 뒤섞여 지저의 틈새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울부짖는 바람 사이로 끝없이 떨어져...
철퍽.
온몸이 흠뻑 젖은 소녀들은 마침내 바닥에 닿아, 공허한 눈으로 하늘을 보았다.
그들 밑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시꺼먼 심연.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쌓인 이성질체와 니토들의 몸뚱이는 아래로 갈수록 심하게 부패하고, 가장 밑바닥은 백골뿐이었다.
......
......
<color=#00CCFF>재료실의 모든 위험 샘플을 처리했어요.</color>
<color=#00CCFF>동탑 각층, 수비 병력 배치 완료. 대기 중.</color>
<color=#00CCFF>훈련실의 모든 소모재, 청소 끝났습니다~</color>
<color=#00CCFF>동서탑 핵심 설비 부품 분해 완료. 언니가 당부하신 것을 제외한 전부 이전을 마쳤습니다.</color>
<color=#00CCFF>동탑 에너지 공급선, 정비 완료. 예비 선로 2개를 가동하였습니다.</color>
<color=#00CCFF>동탑 포스실드, 정비 완료.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습니다.</color>
준비되는 대로 포스실드를 전개해라.
<color=#00CCFF>예.</color>
그리고 모든 니토들의 컨셔스 파노라마를 연결해라.
다음 지시를 내리겠다.
<color=#00CCFF>네, 바로 연결 구축하겠습니다.</color>。
<color=#00CCFF>난 안 돼, 내 방식 알잖아.</color>
너와 몰리도, 틸은 각자의 위치와 시간만 지키면 된다.
<color=#00CCFF>알았어.</color>
벌침 제어 센터의 스크린에 데이터스트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너희의 마지막 가치를 발하려무나, 불량품들아.
발전소가 출력을 높여, 파이프의 진동이 탑 밑바닥부터 위로 빠르게 퍼져,
구름까지 치솟은 동탑이 번쩍 빛을 발했다.
탑 각 부위에서 떠오른 실체 없는 방패들이 펼쳐지고 이어져, 마치 바나나 껍질처럼 빈틈없이 속살을 감쌌다.
동탑을 수비하는 포스실드가 전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