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7 검은 십자가
아주 잠깐, 아주 잠깐 자유로운 것으로 충분해
아베르누스, 의식의 호수.
엘리아나는 안나의 손을 잡고 함께 호수의 밑바닥까지 걸어 들어갔다.
발을 내딛을수록, 주위는 푸른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해 갔다.
문득 깨달았어, 왜 아직 완벽하지 않았던 우리가 "사형수"를 처리하러 보내졌는지.
왜인데?
이 에너지 순환 체계... "군번줄"과 원리가 판박이야.
똑같이, 동류를 소모해 힘을 얻는 방식.
하, 웃음이 다 나오네.
이제서야 깨닫다니.
그래서 내가 여기로 끌려온 거였어...
이게... 나를 이곳의 동류로 착각한 거야.
설마 "이게" 이런 식으로 쓸모를 발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
하하하... 파해법을 알겠다.
...울지 마.
안 울어.
기쁜 거야. 그냥, 엄청 기뻐서 웃는 거야.
...하지만 눈물 흘리잖아.
다들... 그때 죽기 전에 이런 심정이었구나...
측정 수치가 하나같이 예상을 뛰어넘었어... 이거라면 우리가 그들에게 부여한 의미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겠죠!
마이트너 교수님, 이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 하신 당신이 이름을 지어 주세요.
밤을 비추는 서광... 팀의 첫 번째 아이니까...
이 애에게 태양을 맡기자.
부디 얘가 우리를 도와, 전부 끝내 줄 수 있기를...
그럼 이름을 "엘리아나"로 하자. 태양의 아이, 하늘이 내린 선물.
......
죽음의 바다 인근, 엘모 호.
지휘관, 센터로부터 연락입니다.
무로메츠 작전, 예정 시간을 초과했습니다.
비가 막 그쳐 현재 복사 농도가 하락 상태이고, 가시성도 매우 좋아졌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크림힐트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무로메츠 작전팀은 반드시 10분 내로 전원 철수해야 합니다.
안젤리아 씨가 아직 저 안에 있다고!
...모든 작전 팀에게 "우산"의 수색을 최우선하라 전달하겠습니다.
삐이...
페르시카의 통신이었다.
...지휘관.
철완 심박수가... 0이 됐어.
지휘관은 힘이 풀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고, 손에 들렸던 커피는 엎질러져 탁상의 자료를 물들였다.
...지휘관, 상심 마십시오.
......
울프팩으로부터 목표를 확보했다는 연락입니다.
...그래.
넘어진 커피잔을 천천히 다시 세우고, 지휘관은 흑갈색의 액체가 종이의 모든 걸 삼켜 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무로메츠 전원, 철수해라.
예.
그리고, 지휘관은 관제탑에 연결했다.
여기는 엘모.
분부하시죠, 지휘관.
10분 후 권한키를 활성화하겠다.
알겠습니다. 오늘 귀하의 노고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지휘관은 통신을 끊고 얼굴을 손 안에 파묻었다.
동탑 옥상.
옥상을 휩쓰는 밤바람에 네메아란의 옷자락이 펄럭였다.
몰리도도 갔는데 너는 왜 안 가?
...비행기가 다 떨어져서.
에이프런에 아직 한 대 있던데?
사나, 같이 가겠니?
...아니, 됐다. 어차피 불가능하니.
아직 시간을 조금 더 벌어야 하고.
그녀는 나를 딸로 보지 않았어.
네가 그의 어머니가 아니었던 것처럼.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지.
비행기엔 두 명 탈 수 있지?
응?
대충 아무 데나 돌아다닐까?
...어디로 가든 결국엔 잡히고 말 거란다.
잠시, 아주 잠시만 자유로워도 좋으니까.
마흐리안처럼 말이니?
네가 운전해, 난 복음중추에서 벗어난 적 없어서 몰라.
...그러자꾸나.
둘은 비행기에 탔다.
사나는 즐거운 듯 미소지었다.
그런 그녀의 손에는 말라 비틀어진, 허나 진짜인 마르게리타 꽃이 들려 있었다.
이상하지... 나는 "사나"의 이름과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데, 나는 그 애랑 취향도 성격도 전혀 다른가 봐.
꽃에 알레르기도 없고.
사나는 생생할 적처럼 꽃잎을 정리했다.
...짠, 꽃이 피었습니다.
그때, 계단 쪽에서 빠른 발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출발해.
더는 망설이지 않고, 네메아란은 천천히 비행기를 이륙시켰다.
그런데 사나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나?! 뭐하는 거니!
나는, 원래부터 지옥의 문지기였으니까.
애초에 복음중추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
안 돼——
사나는 싱긋 웃어 보이고, 몸을 돌려 밖으로 뛰어내렸다.
네메아란은 황급히 손을 뻗어,
가까스로 사나의 손을 붙잡았다.
그녀의 절박한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사나는 무척이나 행복한 얼굴이었다.
있잖아, 나는 누구야?
...너는, 너란다.
응. 잘 가, 엄마.
사랑해.
사나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 동탑 옥상에 사뿐히 착지했다.
나는, 이곳의 마지막 문지기.
전체 대사 보기 (71줄)
아베르누스, 의식의 호수.
엘리아나는 안나의 손을 잡고 함께 호수의 밑바닥까지 걸어 들어갔다.
발을 내딛을수록, 주위는 푸른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해 갔다.
문득 깨달았어, 왜 아직 완벽하지 않았던 우리가 "사형수"를 처리하러 보내졌는지.
왜인데?
이 에너지 순환 체계... "군번줄"과 원리가 판박이야.
똑같이, 동류를 소모해 힘을 얻는 방식.
하, 웃음이 다 나오네.
이제서야 깨닫다니.
그래서 내가 여기로 끌려온 거였어...
이게... 나를 이곳의 동류로 착각한 거야.
설마 "이게" 이런 식으로 쓸모를 발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
하하하... 파해법을 알겠다.
...울지 마.
안 울어.
기쁜 거야. 그냥, 엄청 기뻐서 웃는 거야.
...하지만 눈물 흘리잖아.
다들... 그때 죽기 전에 이런 심정이었구나...
측정 수치가 하나같이 예상을 뛰어넘었어... 이거라면 우리가 그들에게 부여한 의미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겠죠!
마이트너 교수님, 이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 하신 당신이 이름을 지어 주세요.
밤을 비추는 서광... 팀의 첫 번째 아이니까...
이 애에게 태양을 맡기자.
부디 얘가 우리를 도와, 전부 끝내 줄 수 있기를...
그럼 이름을 "엘리아나"로 하자. 태양의 아이, 하늘이 내린 선물.
......
죽음의 바다 인근, 엘모 호.
지휘관, 센터로부터 연락입니다.
무로메츠 작전, 예정 시간을 초과했습니다.
비가 막 그쳐 현재 복사 농도가 하락 상태이고, 가시성도 매우 좋아졌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크림힐트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무로메츠 작전팀은 반드시 10분 내로 전원 철수해야 합니다.
<size=50>안젤리아 씨가 아직 저 안에 있다고!</size>
...모든 작전 팀에게 "우산"의 수색을 최우선하라 전달하겠습니다.
삐이...
페르시카의 통신이었다.
<color=#00CCFF>...지휘관.</color>
<color=#00CCFF>철완 심박수가... 0이 됐어.</color>
지휘관은 힘이 풀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고, 손에 들렸던 커피는 엎질러져 탁상의 자료를 물들였다.
...지휘관, 상심 마십시오.
......
울프팩으로부터 목표를 확보했다는 연락입니다.
...그래.
넘어진 커피잔을 천천히 다시 세우고, 지휘관은 흑갈색의 액체가 종이의 모든 걸 삼켜 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무로메츠 전원, 철수해라.
예.
그리고, 지휘관은 관제탑에 연결했다.
여기는 엘모.
<color=#00CCFF>분부하시죠, 지휘관.</color>
10분 후 권한키를 활성화하겠다.
<color=#00CCFF>알겠습니다. 오늘 귀하의 노고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color>
지휘관은 통신을 끊고 얼굴을 손 안에 파묻었다.
동탑 옥상.
옥상을 휩쓰는 밤바람에 네메아란의 옷자락이 펄럭였다.
몰리도도 갔는데 너는 왜 안 가?
...비행기가 다 떨어져서.
에이프런에 아직 한 대 있던데?
사나, 같이 가겠니?
...아니, 됐다. 어차피 불가능하니.
아직 시간을 조금 더 벌어야 하고.
그녀는 나를 딸로 보지 않았어.
네가 그의 어머니가 아니었던 것처럼.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지.
비행기엔 두 명 탈 수 있지?
응?
대충 아무 데나 돌아다닐까?
...어디로 가든 결국엔 잡히고 말 거란다.
잠시, 아주 잠시만 자유로워도 좋으니까.
마흐리안처럼 말이니?
네가 운전해, 난 복음중추에서 벗어난 적 없어서 몰라.
...그러자꾸나.
둘은 비행기에 탔다.
사나는 즐거운 듯 미소지었다.
그런 그녀의 손에는 말라 비틀어진, 허나 진짜인 마르게리타 꽃이 들려 있었다.
이상하지... 나는 "사나"의 이름과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데, 나는 그 애랑 취향도 성격도 전혀 다른가 봐.
꽃에 알레르기도 없고.
사나는 생생할 적처럼 꽃잎을 정리했다.
...짠, 꽃이 피었습니다.
그때, 계단 쪽에서 빠른 발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출발해.
더는 망설이지 않고, 네메아란은 천천히 비행기를 이륙시켰다.
그런데 사나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나?! 뭐하는 거니!
나는, 원래부터 지옥의 문지기였으니까.
애초에 복음중추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
안 돼——
사나는 싱긋 웃어 보이고, 몸을 돌려 밖으로 뛰어내렸다.
네메아란은 황급히 손을 뻗어,
가까스로 사나의 손을 붙잡았다.
그녀의 절박한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사나는 무척이나 행복한 얼굴이었다.
있잖아, 나는 누구야?
...너는, 너란다.
응. 잘 가, 엄마.
사랑해.
사나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 동탑 옥상에 사뿐히 착지했다.
나는, 이곳의 마지막 문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