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E01-1 플랫폼 밑 통로
시대의 유물.
똑... 똑...
축축한 물기가 머리 위를 지나는 파이프에 뭉쳐 계속 바닥에 떨어지는 내리막길.
이 비탈길은 따라 내려갈수록 어두워졌다.
......
그러다 경사가 완만해지더니, 너머에서 희미한 등불이 보였다.
작동 중인 기계의 소음과 더 넓어지는 시꺼먼 통로가, 더 깊은 지하로 이어짐을 알렸다.
그리고 그 깊숙이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 갑갑한 공간의 온도 균형을 맞췄다.
...기계 내부 구조 스캔 완료. 서광팀의 정보와 일치한다, 복사 정화 장치다.
머리 위 중앙의 두 파이프는 환기구, 옆의 가는 것은 동력원이다.
발소리가 복도에서 메아리치고 화면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지만, 똑같은 풍경만 계속 보였다.
그러다, 복도 양쪽에 문 두 짝이 나타났다.
흠... 어떡할래? 들어가서 살펴볼까, 아님 계속 내려갈까?
......<t>왼쪽 문을 살펴본다.<t>비탈길을 내려간다.<t>오른쪽 문을 살펴본다.
......
이 튼튼한 금속 문은 중앙의 암호 패널로만 열리는 것 같았다.
내가 한 발 쏴 볼까, 아님 운세 테스트 해볼래?
쏘긴 뭘 쏴! ...막 0000 같은 건 아니겠지?
머큐리가 제공한 정보로는... 맞네, 0000.
에에...
암호를 입력하세요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아니 이게 정말이야? 니토들 보안 의식 괜찮은 거야?
......
문 뒤로는 밀폐된 방이었고, 용도 불명의 스위치와 버튼들이 세로 한 줄로 달린 조작판만 덩그러니 있었다.
이 버튼은 뭘 하는 걸까나~?
앗! 함부로 만지지 마!
드리머가 멋대로 스위치 하나를 올리기가 무섭게 저지가 달려들어 원위치시켰다.
쿠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방이 살짝 흔들린 것 같았다.
에이, 싱거워라.
우와! 얘들아 이것 좀 봐봐!
카메라가 잠깐 흔들리더니 조작판을 비췄고, 모니터에 웬 금발 여성이 아주 표준적인 억양의 국제 공용어로 조작법을 설명하는 영상이 재생되는 것이 보였다.
이 오퍼레이터의 지시에 따라, 영상 속 플랫폼 아래의 장치가 움직였다.
그 다음은 두 탑이 로켓처럼 구름 위로 날아오르는 합성 CG였다.
반복 재생되는 동영상은 탑을 중심으로 발전된 도시가 세워지고, 푸른 하늘 아래로 울창한 숲과 초원, 그리고 새들이 날아가는 산 속 별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영상은 끝마다 쌍탑의 꼭대기에 걸린 유적기구의 간판을 조명해, 이것이 3차 대전 이전에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건물... 날 수 있는 거야? 진짜로?
왜, 폭격 오면 탑이랑 같이 날아가기라도 할 거냐?
그것도 재밌겠네... 근데 한가하게 폭격기를 왜 기다려! 발진! ......응?
드리머가 손바닥으로 버튼을 쾅 내리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내려갈수록 차가운 공기가 점점 습해졌고, 바닥의 가이드라인도, 등불도 점점 밝아져 또렷하게 보였다.
이건... 지하에 이런 수송로가 구축되어 있다니.
위로 뻗은 굵다란 사각 기둥이 옆으로 가지를 펼치며 다른 기둥들과 이어지는 구조는, 상부의 엄청난 하중을 견디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건축 설계다.
즉, 이것들이 바로 저 위로 건설된 모든 것의 기반인 기둥이었다.
하지만 이 지하 공간은 패러데우스의 일관적인 하얀색이 아니라, 3차 대전 이전 시기의 건축 스타일에 가까웠다.
이를 뒷받침하듯, 페인트가 조금 벗겨진 가장 바깥 외벽엔 특별한 푸른 지구 모양의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이 로고는...
3차 대전 이전의 유적기구 로고다.
그땐 전 세계가 유적 연구 붐이었어서, 각국 정부가 앞다퉈 유적 연구 기관을 설립했다. 말 그대로 돈자랑 경쟁이었을 거다. 이것도 아마 그 시대의 유산이겠지.
이후 3차 대전 발발과 함께 유적 연구 붐도 식어서, 여기도 전쟁 폐기물이나 버리는 곳으로 전락했을 거다.
카메라의 각도가 돌려졌고, 화면이 촬영자의 움직임에 따라 가볍게 흔들렸다.
...기척이 있다. 모두 경계.
음파 탐지기를 켜라.
철컹 철컹...
노이즈가 조금 심했지만, 화면 속 소리를 알아듣는 데엔 충분했다. 바로 열차가 레일 위를 달리는 소리였다.
길 모퉁이를 도니 바닥에 열차 궤도가 깔린 승강장과 무인 열차가 보였다.
아무래도 수송용으로 쓰인 듯, 승강장에 세워진 12칸짜리 무인 열차는 안에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 두 칸은 생필품인가... 얼씨구, 노르웨이산 바닷가재에 프랑스산 고급 와인까지 있잖아? 이 뒤로는 금속 원자재와 부품이네.
바깥에 제대로 된 길 하나 안 보이는데 어떻게 별의별 물건이 잔뜩인가 했더니, 번듯한 지하 운송로가 있었구만.
밖으로 나가는 열차도 있어, 저것 봐.
그 말대로, 정차장엔 위에 먼지가 수북한 열차 3대가 나란히 서 있었다.
근데, 안 움직인 지 오래인 것 같네.
철도 따라서 계속 살펴볼까?
음파 탐지만 봐도 이 철도는 죽음의 바다 밖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임무는 아베르누스의 조사야.
기록만 해 두고 돌아간다.
끼이익...
설닫힌 문은 쉽게 열렸다.
안에 들어서자, 방 깊은 곳의 투명한 탱크로부터 바닥으로 온통 넘쳐 흐르는 오수 때문에 습하고 비린내 나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저 탱크 위로는 오물 배출 파이프가 계속해서 온갖 쓰레기를 토해내는 중이었는데, 그중에는 니토의 시체 조각까지 보였다.
방의 양측 유리 상자 안에는 높낮이가 제각각인 작업대가 있어, 이곳에 들어오는 물질을 아주 세세하게 분해했다. 죽은 식물, 분리된 붕괴액 결정, 금속 부품...
더 회수할 게 없는 부분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파이프에 들어가, 더 땅속 깊숙이 이어지는 낭떠러지로 버려졌다.
아무래도, 여기는 위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분리수거하는 처리장 같았다.
현장 정보 수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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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똑...
축축한 물기가 머리 위를 지나는 파이프에 뭉쳐 계속 바닥에 떨어지는 내리막길.
이 비탈길은 따라 내려갈수록 어두워졌다.
......
그러다 경사가 완만해지더니, 너머에서 희미한 등불이 보였다.
작동 중인 기계의 소음과 더 넓어지는 시꺼먼 통로가, 더 깊은 지하로 이어짐을 알렸다.
그리고 그 깊숙이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 갑갑한 공간의 온도 균형을 맞췄다.
...기계 내부 구조 스캔 완료. 서광팀의 정보와 일치한다, 복사 정화 장치다.
머리 위 중앙의 두 파이프는 환기구, 옆의 가는 것은 동력원이다.
발소리가 복도에서 메아리치고 화면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지만, 똑같은 풍경만 계속 보였다.
그러다, 복도 양쪽에 문 두 짝이 나타났다.
흠... 어떡할래? 들어가서 살펴볼까, 아님 계속 내려갈까?
......<t>왼쪽 문을 살펴본다.<t>비탈길을 내려간다.<t>오른쪽 문을 살펴본다.
......
이 튼튼한 금속 문은 중앙의 암호 패널로만 열리는 것 같았다.
내가 한 발 쏴 볼까, 아님 운세 테스트 해볼래?
쏘긴 뭘 쏴! ...막 0000 같은 건 아니겠지?
머큐리가 제공한 정보로는... 맞네, 0000.
에에...
암호를 입력하세요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아니 이게 정말이야? 니토들 보안 의식 괜찮은 거야?
......
문 뒤로는 밀폐된 방이었고, 용도 불명의 스위치와 버튼들이 세로 한 줄로 달린 조작판만 덩그러니 있었다.
이 버튼은 뭘 하는 걸까나~?
앗! 함부로 만지지 마!
드리머가 멋대로 스위치 하나를 올리기가 무섭게 저지가 달려들어 원위치시켰다.
쿠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방이 살짝 흔들린 것 같았다.
에이, 싱거워라.
우와! 얘들아 이것 좀 봐봐!
카메라가 잠깐 흔들리더니 조작판을 비췄고, 모니터에 웬 금발 여성이 아주 표준적인 억양의 국제 공용어로 조작법을 설명하는 영상이 재생되는 것이 보였다.
이 오퍼레이터의 지시에 따라, 영상 속 플랫폼 아래의 장치가 움직였다.
그 다음은 두 탑이 로켓처럼 구름 위로 날아오르는 합성 CG였다.
반복 재생되는 동영상은 탑을 중심으로 발전된 도시가 세워지고, 푸른 하늘 아래로 울창한 숲과 초원, 그리고 새들이 날아가는 산 속 별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영상은 끝마다 쌍탑의 꼭대기에 걸린 유적기구의 간판을 조명해, 이것이 3차 대전 이전에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건물... 날 수 있는 거야? 진짜로?
왜, 폭격 오면 탑이랑 같이 날아가기라도 할 거냐?
그것도 재밌겠네... 근데 한가하게 폭격기를 왜 기다려! 발진! ......응?
드리머가 손바닥으로 버튼을 쾅 내리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내려갈수록 차가운 공기가 점점 습해졌고, 바닥의 가이드라인도, 등불도 점점 밝아져 또렷하게 보였다.
이건... 지하에 이런 수송로가 구축되어 있다니.
위로 뻗은 굵다란 사각 기둥이 옆으로 가지를 펼치며 다른 기둥들과 이어지는 구조는, 상부의 엄청난 하중을 견디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건축 설계다.
즉, 이것들이 바로 저 위로 건설된 모든 것의 기반인 기둥이었다.
하지만 이 지하 공간은 패러데우스의 일관적인 하얀색이 아니라, 3차 대전 이전 시기의 건축 스타일에 가까웠다.
이를 뒷받침하듯, 페인트가 조금 벗겨진 가장 바깥 외벽엔 특별한 푸른 지구 모양의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이 로고는...
3차 대전 이전의 유적기구 로고다.
그땐 전 세계가 유적 연구 붐이었어서, 각국 정부가 앞다퉈 유적 연구 기관을 설립했다. 말 그대로 돈자랑 경쟁이었을 거다. 이것도 아마 그 시대의 유산이겠지.
이후 3차 대전 발발과 함께 유적 연구 붐도 식어서, 여기도 전쟁 폐기물이나 버리는 곳으로 전락했을 거다.
카메라의 각도가 돌려졌고, 화면이 촬영자의 움직임에 따라 가볍게 흔들렸다.
...기척이 있다. 모두 경계.
음파 탐지기를 켜라.
철컹 철컹...
노이즈가 조금 심했지만, 화면 속 소리를 알아듣는 데엔 충분했다. 바로 열차가 레일 위를 달리는 소리였다.
길 모퉁이를 도니 바닥에 열차 궤도가 깔린 승강장과 무인 열차가 보였다.
아무래도 수송용으로 쓰인 듯, 승강장에 세워진 12칸짜리 무인 열차는 안에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 두 칸은 생필품인가... 얼씨구, 노르웨이산 바닷가재에 프랑스산 고급 와인까지 있잖아? 이 뒤로는 금속 원자재와 부품이네.
바깥에 제대로 된 길 하나 안 보이는데 어떻게 별의별 물건이 잔뜩인가 했더니, 번듯한 지하 운송로가 있었구만.
밖으로 나가는 열차도 있어, 저것 봐.
그 말대로, 정차장엔 위에 먼지가 수북한 열차 3대가 나란히 서 있었다.
근데, 안 움직인 지 오래인 것 같네.
철도 따라서 계속 살펴볼까?
음파 탐지만 봐도 이 철도는 죽음의 바다 밖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임무는 아베르누스의 조사야.
기록만 해 두고 돌아간다.
끼이익...
설닫힌 문은 쉽게 열렸다.
안에 들어서자, 방 깊은 곳의 투명한 탱크로부터 바닥으로 온통 넘쳐 흐르는 오수 때문에 습하고 비린내 나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저 탱크 위로는 오물 배출 파이프가 계속해서 온갖 쓰레기를 토해내는 중이었는데, 그중에는 니토의 시체 조각까지 보였다.
방의 양측 유리 상자 안에는 높낮이가 제각각인 작업대가 있어, 이곳에 들어오는 물질을 아주 세세하게 분해했다. 죽은 식물, 분리된 붕괴액 결정, 금속 부품...
더 회수할 게 없는 부분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파이프에 들어가, 더 땅속 깊숙이 이어지는 낭떠러지로 버려졌다.
아무래도, 여기는 위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분리수거하는 처리장 같았다.
현장 정보 수집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