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E04-2 모의 영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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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으로 향한 저지는 썰렁한 복도에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긴 복도인데 싸움의 흔적이 전혀 없으니, 위화감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그렇게 나아가던 저지는 잠시 후 탁 트인 공간에 도착했고, 문이 활짝 열린 채인 방 몇 개를 발견했다.
...녹화 기록 계속.
시뮬레이션이 아직 작동 중인 방을 몇 개 발견했다.
지금부터 각 방에 들어가 조사하겠다.
적대적 신호가 포착되지 않으니, 최소한 이곳에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더욱 아직도 작동하는 이곳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밝혀내야 했다.
......<t>추운 방<t>어두운 방<t>따듯한 방
문으로 한기를 뿜어내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내부의 광경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냉장실처럼 보이는 이 공간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여성이 중앙의 수술대에서 한창 "작업" 중이었다.
비록 방이 온도까지 매우 실감나게 재현했지만, 저지는 이 모든 것이 홀로그램임을 망각하지 않고 지켜봤다.
쿵!
저지가 주위를 둘러보려던 그때, 뒤에서 문을 박차는 소리가 나더니 인간 2명이 저지의 몸을 통과해 눈앞의 여성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 ****!
......
수술을 집도하다 이름을 불려 뒤로 돌아본 여성은 얼굴의 그래픽이 깨져, 마치 영화 속 괴물 같았다.
내부 고발을 받아 사실 확인까지 끝났다.
**** 박사, 당신은 기밀 프로젝트에서 허가받지 않은 유적 실험 데이터를 인용해 심각한 윤리 및 학술 규범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대해 변론할 말이 있는가?
시야도 좁은 것들이... 기존 방식대로는 연구가 전혀 나아가질 않는다고.
너네 같은 얼간이들은 너네다운 관료주의에 갇혀만 살지, 진정한 과학의 발전이 뭔지 몰라!
자네는 유적 연구에 수 년간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윤리 규범 제정에까지 참여하지 않았나! 그런데 스스로 규칙을 깨다니!
많은 이들이 당신을 변호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 **** 박사, 우리는 자네의 실험실을 폐쇄하고 모든 권리를 박탈하기로 결정했네.
자네는 해고일세.
......
퉁!
방의 불이 갑자기 꺼졌고, 다시 켜졌을 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저지가 불현듯 뒤돌아본 그 문은 여전히 거기 있었지만, 가동 중이던 때의 광택이 사라졌다.
저지의 존재를 감지하고 방에 저장된 데이터가 자동 삭제된 것이었다.
......
......
저지가 들어서고 보니, 어두운 방은 완전히 깜깜하지 않았다.
이곳에 재현된 곳은 어느 호텔 라운지로, 고개를 돌려보니 문이었던 곳이 기다란 출구 복도가 되어 있었다.
왕래하는 사람들은 저지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며 끝에서 끝으로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한편, 저지는 시선을 이 라운지 중앙의 누가 봐도 이 영상의 주인공인 이에게 고정했다.
딸그락.
유리컵 속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이 컵을 두드리며 경쾌한 소리를 내었다.
그 잔의 주인인 여성은 홀로 그곳에 앉아 있었지만, 얼굴의 그래픽이 깨져서 원래 모습을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나타난 비범한 풍채의 중년 남성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반갑소, **** 박사.
...그쪽은?
마침 당신의 술잔이 비었길래.
친구가 될 기회 같았네.
친구 사귈 생각 없는데요.
그래도 술 한 잔 더는 필요하겠지?
......공짜라면야.
짠.
두 사람의 술잔이 부딪히는 동시에 이 광경이 모래성처럼 부서졌다.
고작 2초만에 시뮬레이션이 강제 정지하고 초기화된 것이었다.
급히 확인한 결과, 이곳의 데이터까지 흔적 없이 삭제된 뒤였다.
......
......
저지가 들어선 따뜻한 방은 내부가 매우 협소해서 잠깐 길을 잘못 들었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방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것은 비좁은 아파트로, 저지가 자신 바로 옆의 벽을 만져보려 손을 뻗으니 그대로 뚫고 지나갔다.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졌고, 바깥도 밤인듯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방 안의 거대한 감시 모니터 앞 빈자리엔 감청용 헤드폰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감시 모니터가 비추는 곳은 어느 공항이었고, 때마침 비행기에서 얼굴이 모자이크로 가려진 여성이 내렸다.
그리고 비행기 아래에선 눈에 익은 남성이 그녀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반갑게 악수를 나눴고, 이때 저지는 헤드폰을 통해 화면 속 중년 남성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고 있었소.
그러시겠죠, 오버슈타인 씨. 협력 제안, 받아들이겠어요.
......
남성은 악수하던 손을 풀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반대편에서 인부 몇 명이 조심스레 비행기에서 내리는 냉동 상자를 힐끗 보았다.
...대단히 환영하는 바요, **** 박사.
......
저지가 들어가본 세 방은 전부, 그녀가 들어가자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자동으로 삭제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기이한 상황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녀가 본 것 전부 영상으로 기록으로 남겼으니 나중에 천천히 분석해도 될 터였다.
쿠웅!!
저지가 떠나려던 순간, 그녀 머리 위의 천장이 굉음과 함께 무너지며 파편 사이로 한 그림자가 떨어졌다.
철컥!
곧장 무기를 들어 공격하려 했지만, 먼지구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자는 적이 아니었다.
...알케미스트?
허억... 허억... 하하, 하하하... 빠져나왔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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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향한 저지는 썰렁한 복도에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긴 복도인데 싸움의 흔적이 전혀 없으니, 위화감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그렇게 나아가던 저지는 잠시 후 탁 트인 공간에 도착했고, 문이 활짝 열린 채인 방 몇 개를 발견했다.
...녹화 기록 계속.
시뮬레이션이 아직 작동 중인 방을 몇 개 발견했다.
지금부터 각 방에 들어가 조사하겠다.
적대적 신호가 포착되지 않으니, 최소한 이곳에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더욱 아직도 작동하는 이곳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밝혀내야 했다.
......<t>추운 방<t>어두운 방<t>따듯한 방
문으로 한기를 뿜어내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내부의 광경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냉장실처럼 보이는 이 공간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여성이 중앙의 수술대에서 한창 "작업" 중이었다.
비록 방이 온도까지 매우 실감나게 재현했지만, 저지는 이 모든 것이 홀로그램임을 망각하지 않고 지켜봤다.
쿵!
저지가 주위를 둘러보려던 그때, 뒤에서 문을 박차는 소리가 나더니 인간 2명이 저지의 몸을 통과해 눈앞의 여성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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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집도하다 이름을 불려 뒤로 돌아본 여성은 얼굴의 그래픽이 깨져, 마치 영화 속 괴물 같았다.
내부 고발을 받아 사실 확인까지 끝났다.
**** 박사, 당신은 기밀 프로젝트에서 허가받지 않은 유적 실험 데이터를 인용해 심각한 윤리 및 학술 규범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대해 변론할 말이 있는가?
시야도 좁은 것들이... 기존 방식대로는 연구가 전혀 나아가질 않는다고.
너네 같은 얼간이들은 너네다운 관료주의에 갇혀만 살지, 진정한 과학의 발전이 뭔지 몰라!
자네는 유적 연구에 수 년간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윤리 규범 제정에까지 참여하지 않았나! 그런데 스스로 규칙을 깨다니!
많은 이들이 당신을 변호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 **** 박사, 우리는 자네의 실험실을 폐쇄하고 모든 권리를 박탈하기로 결정했네.
자네는 해고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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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
방의 불이 갑자기 꺼졌고, 다시 켜졌을 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저지가 불현듯 뒤돌아본 그 문은 여전히 거기 있었지만, 가동 중이던 때의 광택이 사라졌다.
저지의 존재를 감지하고 방에 저장된 데이터가 자동 삭제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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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가 들어서고 보니, 어두운 방은 완전히 깜깜하지 않았다.
이곳에 재현된 곳은 어느 호텔 라운지로, 고개를 돌려보니 문이었던 곳이 기다란 출구 복도가 되어 있었다.
왕래하는 사람들은 저지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며 끝에서 끝으로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한편, 저지는 시선을 이 라운지 중앙의 누가 봐도 이 영상의 주인공인 이에게 고정했다.
딸그락.
유리컵 속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이 컵을 두드리며 경쾌한 소리를 내었다.
그 잔의 주인인 여성은 홀로 그곳에 앉아 있었지만, 얼굴의 그래픽이 깨져서 원래 모습을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나타난 비범한 풍채의 중년 남성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반갑소, **** 박사.
...그쪽은?
마침 당신의 술잔이 비었길래.
친구가 될 기회 같았네.
친구 사귈 생각 없는데요.
그래도 술 한 잔 더는 필요하겠지?
......공짜라면야.
짠.
두 사람의 술잔이 부딪히는 동시에 이 광경이 모래성처럼 부서졌다.
고작 2초만에 시뮬레이션이 강제 정지하고 초기화된 것이었다.
급히 확인한 결과, 이곳의 데이터까지 흔적 없이 삭제된 뒤였다.
......
......
저지가 들어선 따뜻한 방은 내부가 매우 협소해서 잠깐 길을 잘못 들었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방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것은 비좁은 아파트로, 저지가 자신 바로 옆의 벽을 만져보려 손을 뻗으니 그대로 뚫고 지나갔다.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졌고, 바깥도 밤인듯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방 안의 거대한 감시 모니터 앞 빈자리엔 감청용 헤드폰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감시 모니터가 비추는 곳은 어느 공항이었고, 때마침 비행기에서 얼굴이 모자이크로 가려진 여성이 내렸다.
그리고 비행기 아래에선 눈에 익은 남성이 그녀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반갑게 악수를 나눴고, 이때 저지는 헤드폰을 통해 화면 속 중년 남성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고 있었소.
그러시겠죠, 오버슈타인 씨. 협력 제안, 받아들이겠어요.
......
남성은 악수하던 손을 풀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반대편에서 인부 몇 명이 조심스레 비행기에서 내리는 냉동 상자를 힐끗 보았다.
...대단히 환영하는 바요, **** 박사.
......
저지가 들어가본 세 방은 전부, 그녀가 들어가자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자동으로 삭제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기이한 상황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녀가 본 것 전부 영상으로 기록으로 남겼으니 나중에 천천히 분석해도 될 터였다.
쿠웅!!
저지가 떠나려던 순간, 그녀 머리 위의 천장이 굉음과 함께 무너지며 파편 사이로 한 그림자가 떨어졌다.
철컥!
곧장 무기를 들어 공격하려 했지만, 먼지구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자는 적이 아니었다.
...알케미스트?
허억... 허억... 하하, 하하하... 빠져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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