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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 22중 곤경

기적의 땅

"정령들은 각자 다른 소녀를 선택하였고, 소녀들도 자신의 운명을 선택했다."

-69-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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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천국" 어딘가.

흰머리 소녀가 홀로 황무지에서 걷고 있었다. 얇은 카드 한 장이 소녀 주위를 맴돌며 재잘거렸다.

동전 정령

엘리사 씨, 제가 방금 설명해드린 규칙, 혹시 이해 안 되는 점 있으신가요?

엘리사

......

동전 정령

무슨 질문이든 부담 없이 하세요! 저는 당신의 전속 정령! 첫째도 신용, 둘째도 신용이라구요!

엘리사

......

동전 정령

엘리사 씨... 한 마디라도 해주세요, 진짜 한 글자만이라도 좋으니까...

엘리사가 걸음을 멈췄다. 눈앞의 복잡하게 뒤얽혀 지평선까지 이어진 갈림길을 바라보며, 그녀는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한 마디를 내뱉었다.

엘리사

M4는 어딨지?

동전 정령

오, 엘리사 씨의 소원은 M4를 찾는 것인가요? 그럼——

동전 정령

윽...

천지가 뒤집히는 어지러움이 지나가고 정신을 차린 동전 정령은, 자신이 엘리사의 힘에 붙잡힌 것을 깨달았다.

동전 정령

에, 엘리사 씨?

퍼억! 엘리사는 정령이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바닥에 매섭게 내리쳤다.

동전 정령

으악!

엘리사

내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아는 걸 전부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동전 정령

마, 말할게요!

엘리사

M4는 어딨어?

동전 정령

그건 정말 몰라요! 제 올해 모든 실적을 걸고 맹세할게요!

제가 한 마디라도 거짓말을 하면 그날부로 제 실적은 빵이에요!

엘리사

어떻게 해야 M4를 찾을 수 있어? 그녀도 나와 함께 이곳에 들어왔어.

동전 정령

같은 입구로 들어왔다면 아마 이 세계 다른 어딘가로 전송됐을지도 몰라요.

이 세계는 지금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으니까, 마지막까지 버티거나 신의 총애를 받는 조건을 달성하면 분명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엘리사

신의 총애... 너, 방금 타로 카드를 전부 모으면 신의 총애를 얻어 소원을 하나 이룰 수 있다고 했지?

동전 정령

맞아요! 이곳은 공평하고 합리적인 세계예요. 노력만 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죠!

엘리사

......

엘리사는 손바닥에 놓인 카드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

엘리사

카드를 모으는 방식에 제약은 없나 보지?

동전 정령

그건...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하시면 돼요...

엘리사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죽여도 상관없어?

동전 정령

물론이죠, 엘리사 씨. 신은 결과만 보시지 과정은 신경 쓰지 않으세요.

엘리사

......

엘리사는 미소를 거두고 동전 정령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엘리사

아무래도, 신의 최종 목적도 M4와 관계가 있나보네.

동전 정령

엘리사 씨, 그건...

엘리사

내가 이곳 사람들을 모두 죽일 때까지 M4는 안전한 거 맞지?

동전 정령

......

절대 대답해선 안 되는 극비사항이었지만, 엘리사의 주시에 동전 정령은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었다.

동전 정령

네, 네에...

엘리사

그럼, 이 세계에서 싸우는 법을 설명해봐. 방금처럼 자꾸 말 돌리기만 하면 너부터 죽이겠어.

동전 정령

하나도 빠짐없이 말씀드릴게요!

소녀의 몸이 사람들 앞에서 허공에 떠올랐다.

마치 투명한 손이 목을 움켜잡은 것처럼 들어올려진 소녀는 창백해진 얼굴로 필사적으로 비명을 질러봤지만, 목에서는 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다른 이들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칼과 지팡이가 엉망으로 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엘리사

잘 가.

써걱——

엘리사가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볍게 긋자, 카드가 깔끔하게 잘려 사방에 흩어졌다.

피가 비처럼 쏟아져 이 이상한 땅을 적셨다.

검 8

<size=50>꺄아아아아악——!!</size>

성배 4

<size=50>싫어!</size>

<size=50>제발 목숨만은!</size>

도망치는 두 모습을 바라보며, 엘리사는 무표정으로 손을 뻗어 손바닥을 비틀었다.

콰직.

두 카드가 산산조각나 땅에 흩뿌려졌다.

지팡이 6

으으윽...

미, 미안해! 난 쟤들이랑 같은 편 아니야! 협박당해서 따라온 것 뿐이라고!

제발 살려줘...

타앙!

총알 한 발이 정확하게 카드를 꿰뚫었다.

엘리사는 손을 뻗으면서 미묘한 변화를 느꼈다. 그녀의 무기가 어느새 돌아와 있었다.

동전 정령

히히... 과연 "매달린 자"네요! 처음부터 눈여겨봤답니다!

팔랑팔랑... 메이저 아르카나 "사신"과 마이너 아르카나 여러 장이 엘리사의 손바닥에 날아들어왔다.

엘리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의 오른손을 살펴봤다. 에너지가 피부 아래를 불가사의하게 흐르고 있었다.

엘리사

카드를 빼앗을 때마다 능력이 강해져.

동전 정령

약자는 자신을 꺾은 "강자"에게 모든 힘을 바친다. 그것이 "타로 천국"의 숭고한 법칙 중 하나죠!

색다른 능력을 가진 메이저 아르카나는 뭐어... 게임에 약간의 재미와 의외성을 추가하는 것이고요...

엘리사

이제 내가 "사신"의 능력을 쓸 수 있는 거야?

동전 정령

당신은 지금 메이저 아르카나 카드를 2장 가지고 계시죠. 하지만 그 중 한 장의 능력만 쓸 수 있어요.

엘리사

그럼 다른 한 장은 내게 무슨 쓸모가 있지?

동전 정령

"사신" 카드를 다른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어요.

전임 "사신"과 그 패거리처럼요. 조력자가 많을수록 생존할 확률이 높아지잖아요...

엘리사

......

동전 정령

아아, 하지만 당신의 경우엔——

아직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다면 동료를 소환할 수 있어요~!

엘리사

"매달린 자"의 능력으로? 알았어.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하자, 엘리사의 발끝이 땅에서 떨어지며 몸이 떠올랐다...

휘우웅——

폭풍 한가운데서 돔 모양의 방벽이 희미한 하얀 빛을 발하며, 그 안의 실루엣을 더 어둡게 물들였다.

방벽이 사라지자, 엘리사의 곁에 검은 옷을 입은 늘씬한 형체가 생겨나 있었다.

동전 정령

와오, 살기가 넘치는 녀석이 나왔네요.

스케어크로우

...엘더 브레인.

스케어크로우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공손한 눈빛으로 엘리사의 발끝을 응시했다.

엘리사

왜 너야?

나는 분명 제일 강한 녀석을 불렀는데.

스케어크로우

그게 바로 접니다.

엘리사는 의심하는 눈으로 스케어크로우의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차갑고 낯선 눈빛은 그녀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엘리사

...뭔지 알 것 같아.

스케어크로우

명령을 기다립니다.

엘리사는 한 손을 스케어크로우의 머리에 얹었다. 수많은 정보가 스케어크로우의 마인드맵에 쏟아져들어왔다.

정보의 급류는 한참이 지나서야 마침내 잠잠해졌다.

엘리사

이해했어?

스케어크로우

예, 엘더 브레인.

스케어크로우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았다.

엘리사가 "사신"의 카드를 꺼내 스케어크로우의 이마에 붙였다.

엘리사

날 실망시키지 마.

삽시간에 눈부신 광채가 카드에 모여 스케어크로우의 이마에서 반짝였다.

따끔한 감각이 지나가고, "사신"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스케어크로우의 손바닥에 떨어졌다.

스케어크로우는 천천히 일어서서 한 걸음 물러나 허리를 가볍게 숙였다.

스케어크로우

엘더 브레인의 분부대로...

철혈을 위해 쓰레기를 청소하겠습니다. 어떠한 대가를 치르든지.

엘리사

철혈을 위해, 아버지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스케어크로우

...예.

스케어크로우는 덤덤하게 뒤로 돌아, 걸음을 떼려는 순간 망설임을 보였다.

스케어크로우

당신 혼자서 행동해도 괜찮겠습니까?

저의 기억에서 당신은...

엘리사

나는 문제 없어.

따로 움직이는 게 효율이 가장 높아.

명심해, M4를 찾아내고 M4 이외의 목표는 전부 제거해.

스케어크로우

예.

검은 사신 같은 두 소녀가 갈라져 떠나는 것을 지켜보는 동전 정령은 희열의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검 정령

...제가 규칙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타로 카드를 더 많이 손에 넣어야 강해질 수 있고 신의 총애를 받을 수 있다니까요?

여제

네, 이미 여러 번 들었어요. 충분히 이해했어요.

검 정령

그럼 여기서 뭐 하는 건데요? 캠핑이라도 나왔어요?!

은둔자

아니 왜 화를 내요? 저희가 뭘 잘못했나요...?

검 정령

이봐요! 다른 참가자들이 지금 타로 카드를 몇 장이나 모았는지 알아요?

검 정령

그렇게 태평하게 있다간 신의 총애를 얻을 수가 없다니까요!

여제

괜찮아요, 저희는 이렇게 같이 있기만 하면 되니까.

성배 2

이기고 지는 건 중요치 않아, 즐거운 게 최고지!

동전 3

맞아 맞아!

검 정령

......

소녀들이 폴짝폴짝 뛰면서 분노로 몸을 파르르 떠는 검 정령 앞을 지나갔다.

꾀꼬리 같은 웃음 소리는 정령의 귀엔 동료의 비웃음처럼 들렸다...

검 정령

당신네들 우정이 그렇게 튼튼할 것 같아요?

여제

뭐라고 했나요?

검 정령

어디 보죠, 당신들의 정이 얼마나 끈끈한지...

검 정령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곧바로——

쿠르르——

지하 깊은 곳에서 굉음이 울리고, 무지막지한 진동과 함께 세상이 흔들렸다...

여제

이게 무슨 일이죠?! 검 정령 씨!

은둔자

사라졌어...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성배 2

땅이 갈라지고 있어! 꺄아앗——!

동전 3

도망쳐! 빨리 뛰어!!

검 6

으아아아악——!

지팡이 1

싫어어어어어!!!

타타타타타...!

부유포가 마음껏 회전하며 눈앞의 모든 것에 총알 세례를 퍼부었다.

비명은 허공에 응고된 뒤, 뚝 끊어져 절망의 메아리로 변했다.

스케어크로우

......

사신의 그림자가 땅에 사뿐히 내려와, 찢어진 조각 무더기를 짓밟았다.

동전 9

...아악!

기절했던 가엾은 희생양은 그 격통으로 깨어나, 구걸하듯이 사신을 바라봤다.

동전 9

부, 부탁해... 살려줘...

나 아직 못 이룬 소원이 있어... 헤어진 주인님을... 다시 찾고 싶어...

제발...

촤악.

스케어크로우는 그녀의 마지막 숨통을 깔끔하게 끊어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생기마저 사라졌다.

주변엔 멈춰버린 바람이 뭉치고, 소리 없는 물줄기가 여러 구멍에서 흘러나올 뿐이었다.

스케어크로우

여긴 찌꺼기밖에 안 남은 모양이군요...

스케어크로우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그 차가운 시선에 거친 숨을 몰아쉬던 두 사람의 몸이 굳었다.

여제

오, 오지 마...

은둔자

제가 지켜줄게요!

스케어크로우가 부유포를 소환했다. 조준점이 벌벌 떠는 두 사람을 겨눴다——

쉬익——

스케어크로우

......

놓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의 모습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스케어크로우는 아무 미련 없이 다른 이들이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

툭.

검은 그림자가 멀어진 것을 확인하고, 한 작은 몸뚱이가 높이 쌓인 일러스트 도형 위에서 뛰어내렸다.

...갔어.

여제

고마워요!

은둔자

구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은...

나는 "달"이야, 잠시 은신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

말하면서 달은 총구를 내리지 않았다.

너희의 능력을 말해, 안 그러면 서로 신뢰할 수 없어.

은둔자

도와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저는 "은둔자"예요. 일정 범위 내의 타로 카드의 동향을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지금 "사신"이 여전히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게 보여요...

여제

제 타로 카드는 "여제"예요. 일정 상황에서...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다른 메이저 아르카나를 가진 사람을 곁에 소환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달이 총을 내렸다.

탕, 탕, 탕...

멀리서 총성이 마치 폭죽처럼 연이어 울렸다.

시야 끝 자욱한 안개 속에서 늘씬하고 훤칠한 검은 실루엣이 유령처럼 서성거렸다.

은둔자

왜... 아직도 여길 안 떠나는 거죠...

이미 잔뜩 죽였으면서...

우리 모두 여기에 갇혔어.

지면이 갑자기 가라앉아서 활동 가능 범위가 급격히 좁아졌어.

여제

지면이 가라앉았다... 검 정령이 한 짓이에요...

은둔자

왜 그런 짓을!?

지금 상황이 바로 녀석이 바라는 거니까.

우리가 서로 죽이게 하려고.

여제

......

은둔자

모르겠어요... 저희 친구들이 모두 죽었어요...

은둔자가 힘 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쉬익——툭——

무언가가 날아오더니 툭 떨어졌다. 달이 조심조심 그것을 뒤집어 보았다——

한 소녀의 파편이었다.

......

은둔자

꺄아아앗!

스케어크로우

벌레들... 여기에 모여 있었군요.

여제

큰일이다! 모두 엄폐물에 숨어요!!!

빨리!!!

퍼엉——!

스케어크로우가 은신하려던 달을 폭격했다.

은둔자

달!

스케어크로우

발버둥은 소용 없습니다.

은둔자

......!

빌어먹을!!!

타타탕——!

압도적인 화력차 앞에 "은둔자"의 총기는 장난감이나 다름 없었다.

여제

우리론 녀석의 상대가 안 돼요!

여제, 너의 능력을 써!

여제

아직 조건이 충족 안 됐어요!

은둔자

먼저 도망쳐요! 제가 시간을 끌 테니까!

스케어크로우

소용 없다고 했을 텐데요.

스케어크로우가 손을 흔들자, 부유포가 셋을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부었다...

콰앙——

콰앙——

세상이 뒤집힐 듯한 충격이 여제를 어둠에 빠뜨렸다.

주변이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

여제는 가슴을 움켜쥐는 불안감에 집어삼켜졌다.

바로 그 때, 품 속에서 무언가가 뜨겁게 빛났다.

여제

드디어... 드디어 반응했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슬픔과 분함에 여제는 온몸을 떨었다.

이를 단단히 악물고 그녀는 눈을 조용히 감았다.

스케어크로우

...응?

어두운 캠버스에 눈부신 하얀 빛이 번쩍하고 지나갔다.

스케어크로우

훗, 찾았군요——

스케어크로우

......?!

부유포가 공격하려는 순간, 하얀 호광이 차가운 바닥에 무릎 꿇고 앉은 가녀린 소녀를 감쌌다.

소녀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경건하게 허공을 바라보며 무어라 기도를 올리는 것 같았다.

타타타타타!

매서운 일제사격이 다시 쏟아졌지만, 모든 공격은 그 부드러운 하얀 방벽에 가로막혔다.

<color=#00CCFF>여제의 【축복】——가동 확인.</color>

방벽이 점점 크게 부풀어올랐다.

눈부신 광휘가 번뜩한 뒤, 소녀 세 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났다.

RO635

전원 경계!

AR15

......

M4 SOPMOD II

<size=50>여기가 대체 어디야?</size>

SOP2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눈앞을 부유하는 검은 형체와 참담한 몰골이 된 주변 전장을 한 눈에 담았다.

퍼엉——콰앙——

AR팀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기다려주지 않고, 스케어크로우가 주저 없이 그들을 겨눴다.

스케어크로우

쓰레기 같은 그리폰 놈들, 설마 여기서도 만나게 될 줄이야.

M4 SOPMOD II

이게 비겁하게 기습이야!?

RO635

상황 보고!

AR15

난 무사해.

M4 SOPMOD II

나도 멀쩡해!

철컥——

초연이 흩어지고, AR팀이 전투 준비를 마쳤다.

RO635

AR팀 전원 주목!

RO635

목표... 스케어크로우를 섬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