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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 22중 곤경

꿰뚫린 시간

"사신은 추락했지만, 죽음의 그늘은 여전히 이세계의 모든 영혼 위에 드리웠다."

-69-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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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어크로우

큭... 쿨럭쿨럭...

부유포가 하나하나 격파된 끝에, "사신"의 몸뚱이도 땅으로 추락했다.

AR15가 일점사로 마무리를 했다.

RO635

......

스케어크로우

뭘 망설이는 거지?

RO635

너는 여기에 어떻게 들어온 거야?

스케어크로우

M4A1의 시체를 밟고서.

M4 SOPMOD II

이게 아직도 까불어!?

SOP2가 다시 총알을 장전했다.

RO635

엘리사가 어떤 방법으로 너를 들여온 거야?

스케어크로우

어떤 방법을 썼든 최종적인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엘더 브레인께서 결국 모든 것을 거머쥐실 테니.

RO635

……

스케어크로우

그리고 너희 그리폰 쓰레기들은 어느 세계에서도 실패자일 뿐이지...

눈동자 속 빛이 사그라든 뒤에도 스케어크로우는 계속 웃고 있었다. 마치 행복한 꿈속에 잠든 것처럼...

AR15가 더는 반응이 없는 스케어크로우의 카드를 집었다.

AR15

...젠장!

이놈을 거꾸로 매달아서 고문해야 했어!

RO635

됏어, 우리가 아는 스케어크로우라면 어떤 정보도 토해내지 않을 테니까.

M4 SOPMOD II

흥, 얘는 이렇게 돼도 싸!

다른 카드 한 장이 하늘에서 내려와, 점점 바스러져가는 스케어크로우에게서 빠져나온 카드를 받았다.

성배 정령

친애하는 레이디들, 이렇게 늦게 도착한 점 사과드립니다...

카드가 공손하게 몸을 굽히고 바닥에 꿇어앉더니, 전리품을 두 손으로 RO에게 바쳤다.

RO635

너는...?

성배 정령

저는 여러분의 충성스러운 하인인 성배 정령입니다. 분부하실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여제

<size=50>저 녀석을 믿으면 안 돼요!</size>

여제가 비통하게 소리쳤다. 달은 이미 바닥에 누워 영원히 잠들어 있었다.

여제

저희도 처음엔 검 정령의 인도를 따랐지만... 녀석이 땅을 가라앉혀서 있을 공간을 좁히더니...

저희를 한 곳에 몰아넣어 서로 죽이게 만들었어요...

은둔자

여제 씨의 말이 맞아요... 녀석을 믿으면 안 돼요!

RO635

......

성배 정령

그건 검 정령 개인의 독단입니다. 일부만 보고 정령 전체를 판단하지 마십시오!

저는 진심으로 제가 선택한 여러분을 모시기 위해 온 겁니다!

RO635

왜 우리를 골랐지?

성배 정령

그야 아가씨들은 아름답고, 목소리도 좋고, 성격도 고우시고, 불의를 보고 주저 없이 나서기까지 했잖습니까!

성배 정령

그뿐만 아니라 다들 실력이 출중하시고요!

RO635

우리를 도와줘서 너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데?

성배 정령

그것이 저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하찮은 사리사욕을 위해 접근하는 비겁한 족속으로 보지 말아주십시오!

AR15

칫.

RO635

너의 성의라는 것이 솔직한 말 한 마디도 못 하는 정도라면, 협력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얌전히 떠나줘.

M4 SOPMOD II

꺼지라고, 못 들었어!?

성배 정령

그치만...

철컥.

시커먼 총구 셋이 녀석을 겨눴다.

성배 정령

히이이익... 알았어요,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

크게 상심한 카드는 허공에 뜬 채 사라졌다.

RO635

갔다...

울지 마, 당분간 안전하니까.

여제

고마워요...

AR15

그 목소리... 우릴 여기로 부른 게 너야?

여제

네, 여제 카드의 능력이에요. 메이저 아르카나를 지닌 이들을 곁으로 소환할 수 있죠.

M4 SOPMOD II

굉장하다! 내 카드엔 무슨 스킬이 있을까...

AR15

너희 둘이서 같이 행동하는 거야?

여제

이쪽은 은둔자예요. 저희 둘이서 한 팀으로 움직였죠...

저는 이분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은둔자

제 은둔자 카드는 일정 범위 안에서 활동하는 아르카나를 감지할 수 있어요.

RO635

지금까지 이 게임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메이저 아르카나 소유자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숨기는 게 좋지 않아?

여제

엣... 어째서요...?

은둔자

...이성적으로 보자면 능력을 숨기는 게 맞긴 하죠.

M4 SOPMOD II

그럼 왜 우릴 만나자마자 다 밝힌 거야?

은둔자

당신들과 거래하고 싶어서요.

AR15

......

무슨 거래?

은둔자

저의 능력으로 당신들을 도와드릴게요. 대신 저와 여제를 보호해 주세요.

저희 둘은 전투 능력도 보잘것없고, 카드의 능력도 방어 타입이라 지켜줄 사람이 필요해요.

여제

은둔자...

RO635

......

우리는 그리폰 기지의 인형 소대야, 약한 인형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지.

RO635

...라고 말하곤 싶지만, 너의 말대로 이 세상은 상식으로 판단할 수가 없어.

M4 SOPMOD II

RO, 얘네들 데려가려고?

RO635

우리와 같이 움직이자. 우리는 소중한 동료를 찾기 위해 여기에 왔어, 그러니 너희의 능력이 필요해.

AR15

......

RO635

하지만 무한한 보호를 약속해줄 수는 없어. 비상시에는 우리 팀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거야.

은둔자

그거면 충분해요.

은둔자가 여제의 손을 잡고, 달의 주검에 작별 인사를 하고서 AR팀을 뒤따라서 떠났다.

성배 정령

야, 검 정령, 너 이리 와 봐.

검 정령

가위부터 내려놓고 말해!

성배 정령

뭐가 무서워서 그래? 우린 좋은 친구잖아?

검 정령

꺼져, 저번에도 그렇게 말해서 날 방심시키고는 끈끈이 쥐덫에 붙여버렸으면서!

성배 정령

다 지나간 일 가지고 뭘 그래? 계속 과거에만 연연해서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겠어?

흐름,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지!

검 정령

너 점점 말본새가 지팡이 요정처럼 변한다?

성배 정령

그건 아마도...

검 정령

너네, 둘이 짜고 뭐 하고 있지?!

성배 정령

아주 장대한 계획을 수립 중이지, 이 마지막 실적 경쟁에서 체면을 살릴 수 있도록.

검 정령

...어떻게 하게?

성배 정령

지팡이 정령이 데리고 있는 그 VIP는 유망주야. 그 녀석, 그 애꾸눈 아가씨한테 올인했더라고.

그리고 내가 데리고 있는 몇 명도 제법 실력이 있고. 무슨 뜻인지 알겠어?

검 정령

너희 둘이 담합해서 다른 참가자를 해치우고 마지막에 결판을 낼 셈이구나...

성배 정령

맞아, 그러면 녀석이 데리고 있는 애꾸눈 아가씨가 살아남든, 내 쪽 애들이 살아남든 우리의 승리인 거지.

검 정령

근데 동전 요정이 데리고 있는 VIP는 어쩌게? 그 흰머리 꼬꼬마, 의외로 엄청 강하다고.

내 기억이 맞으면 그 애가 지금 모든 참가자 중에서 실적이 제일 높아.

성배 정령

동전 정령이 몇 번이고 이기게 내버려둘 거야? 그 자식, 실적왕 자리에 그만큼 오래 앉아 있었으면 슬슬 양보할 때도 됐잖아.

너 기억 안 나? 저번에 녀석이 실적왕 따고 나서 라플라스의 악마님께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우리 보고 일주일간 개 흉내를 내게 했잖아!

검 정령

...말도 마, 떠올리기만 해도 빡치니까.

성배 정령

그럼 너도 누구 편에 서야 할지 알겠지?

검 정령

알았어, 그럼 난 뭘 하면 돼?

성배 정령

이제, 네가 데리고 있는 그 두 송사리를 월척에게 먹여야지.

검 정령

그 둘? 고작 그 정도 실적으로 뭐하게?

성배 정령

너 모르지? AR팀은 지금 킬 하나조차 못 따냈어.

계속 무슨 정의니 평화니 고집을 부리는데, 직접 맛보기로 한번 떠먹여줘야 그 다음부터 부담 없이 다 죽이지.

검 정령

송사리 두 명 먹이는 걸로 충분하겠어?

성배 정령

그 교활한 게임 개발사 생각해 봐. 가성비 끝내주는 천 원 패키지로 살살 꼬셔서, 한 번 지르는 순간 멈출 수가 없게 만들잖아!

똑같은 거야.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그 처음만 끊어내면...

검 정령

그럼 자연스럽게...

두 카드의 음험한 웃음 속에서 새로운 거래가 성사되었다.

차분한 발걸음이 멀리서 서서히 다가오며 공허한 메아리를 퍼뜨렸다.

그녀가 직접 정리한 전장은 광기어린 소탕과 교전을 거쳐 황무지와 정적만이 남았다.

M16A1

......

지팡이 정령

M16 씨, 제가 보기 싫으신 건 알지만, 이쪽으론 더 이상 가지 마시고 다른 길을 권장드려요...

M16A1

이유.

지팡이 정령

이 앞에 무시무시한 여자가 있어요. 진짜 무지막지하게 강해서 잘못하면...

M16A1

흥.

M16가 저 먼 곳을 내다보았다. 저 멀리 지평선까지 바닥에 잔해가 즐비했다.

M16A1

내가 꼭 가겠다면?

지팡이 정령

당신의 소원은 M4 씨를 찾아내는 거잖아요? 그 소원을 정말로 이루고 싶으시다면...

다른 곳부터 가셔서 경험치 파밍을 좀 더 하시고 이쪽으로 오시는 걸 진심으로...

M16A1

......

M16이 걸음을 멈추고, 얼어붙은 눈빛으로 앞의 장애물을 꿰뚫어봤다.

M16A1

늦었어.

지팡이 정령

네?

촤악!

얇은 카드가 갑자기 갈기갈기 찢어져 조각이 바닥에 흩뿌려졌다.

M16A1

......

엘리사

왔군.

M16A1

오랜만이야.

빛을 등진 언덕에 서서, M16은 엘리사의 음울한 표정을 어렴풋이 보았다.

엘리사

너도 M4를 찾아내진 못한 것 같군.

M16A1

......

엘리사

아주 고된 임무지, 알고 있어. 내가 너를 해방시켜줄게.

바람에 녹아든 것처럼 엘리사가 모습을 감췄다.

M16은 총알을 장전하고, 총을 단단히 쥔 채 사방을 경계하며 두리번거렸다.

엘리사

반응 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진 것 같군, M16.

탕! 탕! 탕!

소리가 난 방향으로, 단호한 총성과 함께 탄환이 날아갔다.

하지만 얇은 방벽이 공중에 펼쳐져 매서운 공격을 모두 튕겨냈다.

M16A1

......

네가 찾아내게 놔둘 것 같냐?

M16은 엘리사를 쫓아갔다.

성배 정령

오, 돌아왔어?

지팡이 정령

망할 동전 정령 녀석, VIP가 완전 치트급이야!

<size=50>내가 무슨 유언 남길 새도 없이 죽었다고!</size>

성배 정령

일단 좀 진정해. 봐봐, 내가 또 동맹을 한 명 데려왔지.

검 정령

이렇게 말하면 위로가 될진 모르겠는데, 방금 꽤 드라마틱하게 죽더라.

지팡이 정령

......

성배 정령

크흠, 계획 이야기 하자, 계획 이야기!

지팡이 정령, 우린 이제 바로 최종 단계로 진입할 생각이야.

지팡이 정령

지금 바로?

성배 정령

맞아, 더 이상 동전 정령의 VIP가 싹쓸이하고 다니게 둘 수 없어.

바로 최종단계에 진입시켜서 참가자들 전부 만나게 해. M16 씨는 분명 AR팀과 손잡을 테니까.

지팡이 정령

좋아.

성배 정령

그리고 룰을 살짝 손보자고...

AR팀의 손에 피를 묻히기 위해서라면 값진 희생이지!

<color=#00CCFF>숙녀 여러분을 박수로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가슴이 두근거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color>

<color=#00CCFF>"타로 천국"이 곧 판정 단계에 돌입합니다!</color>

<color=#00CCFF>앞으로 5분 이내로 각 에리어마다 【아르카나】 인원수를 결산합니다.</color>

<color=#00CCFF>같은 구역 안에 【아르카나】 인원수가 5명 미만일 경우 해당 에리어의 모든 참가자는 판정을 통과하여 다음 에리어로 전송됩니다.</color>

<color=#00CCFF>만약 같은 에리어에 【아르카나】 인원수가 5명 이상일 경우, 해당 에리어의 모든 참가자가 페널티로 사망하게 됩니다.</color>

<color=#00CCFF>그럼 지금부터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color>

반짝이는 빛들이 융단처럼 모여들어 어딘지 모를 곳으로 통하는 좁은 길을 이루었다.

마치 허공에 수놓아진 듯한 길 위에서 AR팀과 일행은 걸음을 멈췄다.

M4 SOPMOD II

이게 무슨 소리야? 방금까지 이런 규칙 이야기 없었잖아!

RO635

......

AR15

망할 놈들, 이젠 대놓고 우리 보고 서로 죽이라는 거지?!

여제가 입을 열려던 은둔자를 붙잡고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여제

저는 이미 능력을 써버렸어요. 계속 데리고 있어봤자 짐덩이만 돼요.

은둔자

...여제!

RO635

무슨 생각이야?

여제

은둔자를 데리고 계속 나아가주세요!

RO635

......

성배 정령

어이쿠, 가장 싫은 상황이 되어 버렸군요.

동정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카드가 태평하게 공중에 나타났다.

M4 SOPMOD II

이게 잘도 다시 나타났겠다!

성배 정령

화내지 말아요, SOP2 씨. 저는 여러분의 문제 해결을 도우러 왔어요.

M4 SOPMOD II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은지 말해 봐!

성배 정령

간단하죠, 여제와 은둔자 중 하날 골라서 죽이면 돼요. 저 개인적으로도 은둔자 씨를 남기는 걸 추천하지만.

M4 SOPMOD II

차라리 입 다물고 있든가!

SOP2가 바로 개머리판으로 성배 정령을 후려쳤다.

성배 정령

아얏, 때리지 마요, 때리지 마!

이래봬도 당신들 좋으라고 하는 얘기잖아요. 제가 여제와 은둔자 편이었으면 당신들 중 한 명을 몰래 해치우라고 했을걸요?

은둔자

......

성배 정령

비록 제게 감정은 없지만, 헤어짐을 원치 않는 그 심정은 이해해요.

모두 생사를 함께한 자매니까, 누군가 죽는 걸 눈뜨고 보고 싶진 않겠죠...

RO635

그냥 무시해, 이간질하려고 저러는 거야.

성배 정령

저도 이런 말 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제 시간이 15초밖에 안 남았는걸요...

AR15

뭐어?!

성배 정령

10, 9, 8...

M4 SOPMOD II

야! 잠깐 멈춰 봐!

성배 정령

계속 꾸물대게요? 이러다가 시간 되면 여기 사람들 다 죽을 거라고요?

철컥.

은둔자가 먼저 총을 들어 자신을 겨눴다.

은둔자

여러분, 부디 여제를 마지막 순간까지 보호해 주세요.

여제

<size=50>은둔자!</size>

퍼엉——!

여제가 은둔자를 향해 연막탄을 던졌다. 두 사람의 모습이 피어오른 하얀 연기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RO635

은둔자! 여제!

M4 SOPMOD II

너희 뭐하는 거야?! 쓸데없는 짓 그만둬!

AR15

들어가지 마.

타앙——!

총성이 울리고,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