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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 22중 곤경

진리를 찾아서

"자신이 수호하는 진리를 위해서 출혈과 희생은 항상 피할 수 없다."

-69-A-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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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보기 (114줄)

......

대지가 가라앉는 비명이 이어졌지만, 두 사람의 싸움엔 전혀 영향이 없었다.

동전 정령

엘리사 씨!

엘리사

방해하지 말고 꺼져.

동전 정령

최종 단계가 앞당겨졌어요, 지금 전장 면적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어서 빨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해요!

엘리사

최종 단계?

엘리사는 걸음을 멈추고, 발밑의 땅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틈새가 마치 매끄럽게 기어가는 뱀처럼 사방으로 퍼져가며, 바닥이 끊임없이 심연으로 떨어졌다...

맞은편에 선 M16도 공격을 멈추고 상황을 살폈다.

동전 정령

이쪽으로 오세요, 저를 믿어요!

엘리사

......

동전 정령

M4 씨를 만나서 소원을 이루고 싶은 거면 빨리 따라오세요!

엘리사

알았어.

엘리사는 시선을 돌리고, 동전 정령과 함께 무너지는 세계의 틈새로 사라졌다.

엘리사가 전장에서 이탈하면서 M16도 지금 상황을 깨달았다.

M16은 상처를 간단히 응급처치하고 엘리사의 뒤를 따라 이동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 앞을 막아선 것은...

벌벌 떨고 있는 희생양들이었다.

M16A1

......

M16은 기습해온 총탄을 피하고는 언덕 뒤로 몸을 숨겼다.

휘몰아치는 바람을 타고, 간절하면서 절망에 찬 외침이 들려왔다.

지팡이 7

네가 죽어야 해! 사람이 더 줄어야 여길 벗어날 길이 열려!

<size=50>안 그러면 우리 모두 죽는다고!!!</size>

검 4

<size=50>제발 부탁이야, 죽어줘!</size>

M16은 입을 다문 채 바닥난 탄창을 버리고 새 것으로 교체했다.

철컥.

M16A1

미안하다,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 있어서.

M16은 뒤틀린 언덕 뒤에서 나왔다.

초연이 흩어진 자리에는, 바닥에 꿇어앉은 은둔자와 생기가 사라진 여제만이 있었다.

쿠르르... 땅은 여전히 무너지고 있었다.

RO가 은둔자를 끌어당겨 일으켜세운 뒤, SOP2와 AR15의 엄호를 받으며 아직 꺼지지 않은 지면을 향해 달렸다.

RO635

은둔자! 아직 무너지면 안 돼!

성배 정령

축하드려요! 조건을 달성하셨으니 제가 여러분을 정원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정령이 한 바퀴 빙글 돌자, 지면에 하얀 빛의 띠가 나타나 일행을 인도했다.

M4 SOPMOD II

너 두고 봐!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찢어버릴 거야!

갑자기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하얀 빛의 띠가 사라졌다.

성배 정령

아차...

누가 여기로 쫓겨 들어온 모양이네요.

이러면 조건 달성 실패인데... 어떡할까요?

AR15

그게 무슨 소리야?!

RO635

조심해!

타타탕!

절망에 찬 총알이 AR15의 발치를 훑었다.

AR15

다른 구역에서 쫓겨나온 사람들이야!

M4 SOPMOD II

어떡하지, RO?

RO635

......

우린 여기서 멈출 수 없어, M4와 M16을 찾아내야만 해...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AR15

......

M4 SOPMOD II

알았어!

SOP2가 먼저 걸음을 멈추고, 자신들을 향해 총을 쏘는 이들을 겨눴다.

타타탕!

은둔자

안 돼요... 이러면 저 사람들과 똑같아지잖아요?!

분명 아까 그랬잖아요, 잔인한 짓은 안 할 거라고!

RO635

미안해, 은둔자.

RO는 능숙하게 AR15와 SOP2를 지휘해서 목표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렸다.

RO635

우리가 어떤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너는 이해 못 할지도 몰라.

우리는 절망을 너무 많이 겪었어. 이번이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야.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이번 임무를 완수해야 해.

은둔자

......

AR15

RO, 계속 전진해. 나와 SOP2가 엄호할게.

RO635

알았어.

은둔자의 절망 어린 시선 속에서, 줄이 끊어진 연처럼 연약하고 기댈 곳 없는 소녀들이 땅에 쓰러졌다...

쨍그랑!

"루니샤"가 들고 있던 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마티니 헨리가 준 특제 망원경으로 저 멀리 끔찍한 광경을 전부 목격한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절망이 뒤섞인 눈물이 차올랐다.

루니샤?

...저들은 왜 서로 죽이는 건가요?

마티니 헨리

이 세계는 잔혹하고 피비린내나는 곳이에요. 오로지 우리의 정원만이 예외죠.

루니샤?

어째서...

저기 붉은 눈동자의 소녀가 다른 이들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그녀를 엄호하는 푸른 눈동자의 소녀는 그들에게 접근하려는 모든 이들을 잔인하게 쓰러뜨렸다.

그리고 한 오드아이 소녀가 그 둘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루니샤"는 어째서인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마티니 헨리

이것이 아가씨의 사명이에요.

루니샤?

저의 사명...

마티니 헨리

네, 아가씨께선 이 세상의 어둠을 지우고, 이곳과 같은 광명을 온 세상에 가져다주기 위해서 오신 거예요.

그러면 더는 저렇게 무고한 생명이 학살당하지 않고, 모두가 가족과 함께 햇살 가득한 오후를 즐길 수 있죠.

루니샤?

제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건가요?

마티니 헨리

물론이죠, 당신은 루니샤 아가씨니까요! 아가씨가 바로 이 세계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

<color=#FFCC33>M4, 네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야...</color>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메아리쳤지만, 누구의 목소리인지 기억할 수가 없었다.

루니샤?

유일한 희망...

그녀가 기억을 떠올리려 애를 쓰고 있을 때, 저 멀리 한 여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죽음으로 절여진 차가운 눈. 그런데 그녀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모든 것을 휩쓸 기세로 격랑이 일었다.

그 여자는 이미 숨통이 끊어진 주검을 내던지고선 "루니샤"를 향해 똑바로 걸어왔다. 그녀의 입모양은 분명하게 말하고 있었다——

???

M4...

루니샤?

오... 오지 마...!

마티니 헨리

무서워하실 것 없답니다, 아가씨. 제가 정원 끝자락에 결계를 쳤어요. 그걸 뚫고 들어와서 아가씨를 해칠 순 없어요.

루니샤?

알겠어요.

그 여자의 눈빛이 갈수록 뜨거워졌다. 살육으로 온몸에 뒤집어쓴 피가 무시무시함을 더했다.

"루니샤"는 그 여자의 시선을 더 이상 마주볼 수가 없어, 몸을 돌려 시선을 피했다.

마티니 헨리

죄송해요, 아가씨. 제가 조금 성급했나 봐요...

이제 막 돌아오셨으니 아직 이 모든 걸 받아들이기엔 힘드시겠죠...

루니샤?

아뇨, 저는 제 사명을 완수하고 싶어요. 이 세상이 따스함과 광명으로 가득하길 바라요.

제가 뭘 어떻게 하면 되죠?

마티니 헨리

루니샤 아가씨...

마티니 헨리가 흐뭇해하며 그녀의 손을 쥐었다.

마티니 헨리

아가씨의 초월적인 힘으로 바깥 세계의 비참한 운명을 끝내시면 된답니다.

루니샤?

세계의 운명을... 끝내라고요?

마티니 헨리

네, 대홍수를 일으켜서 세상을 가라앉혀, 모든 생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마지막 총성이 멎는 순간, 찬란하게 번쩍이는 하얀 빛이 길 끝에서 뿜어져나왔다.

점점 더 커져가는, 찬란한 항성 같은 빛무리가 결국 모두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 빛은 서서히 흩어졌다.

초록으로 가득한 미궁이 떡하니 나타났다.

관목으로 이루어진 벽이 이들 곁에서 저 하늘 끝까지 구불구불 이어졌다.

성배 정령

히히... 최종 단계 심사를 통과하고 "미궁정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의 풍경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여러분 모두 잠시 휴식하면서 경치를 감상해 주세요~

M4 SOPMOD II

야 임마! 거기 안 서!?

SOP2가 확 손을 뻗었지만, 성배 정령은 팔랑거리며 가볍게 피했다.

성배 정령

조급해 하지 마세요, SOP2 씨. 또 만날 테니까요!

M4 SOPMOD II

누가 또 보고 싶대?!

SOP2는 소매를 깨물고 이를 갈며, 성배 정령이 사악한 웃음 소리와 함께 태연하게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AR15

또 이렇게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느낌...

M4 SOPMOD II

흥! 저 녀석들은 뭐가 잘났다고 저래!?

내가 저 녀석들 정체를 까발려서 잘근잘근 찢어줄 거야!

RO635

......

RO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말이 없는 은둔자를 애처롭게 바라봤다.

RO635

...괜찮아?

은둔자

......

그 바보, 왜 먼저 죽지 못해서 안달이었을까요...

RO635

분명 네가 살아남길 바라서 그랬을 거야.

은둔자

모르겠어요... 여기 들어와서 처음 본 사이인데...

잠깐 얼굴 맞댄 게 전부인데 어떻게 그런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건지...

RO635

......

RO가 은둔자를 일으켜 세웠다.

RO635

나는 은둔자의 심정이 이해될 것 같아. 자신이 인정한 동료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건 얼마나 같이 지냈는지와 상관이 없어.

M4 SOPMOD II

맞아!

AR15

느끼한 말 하지 말고 출발하자고.

M4 SOPMOD II

M4와 M16이 분명 여기에 있을 거야!

은둔자

M4와 M16이요...?

RO635

우리 팀 동료야.

앞뒤 사정을 설명하긴 힘들지만, 어쨌든 우리는 이곳에 와서 AR팀의...

흩어진 지 오래된 동료를 찾으러 왔어.

은둔자

그게...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완수해야 할 그 사명인가요?

RO635

맞아.

은둔자

여기까지 와서도 신의 총애라는 걸 믿는 건가요?

RO635

원래 계획상으론 그랬지만... 이젠 확실히 그 신의 총애라는 것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겠지.

AR15

지금 생각하면 우리도 궁지에 몰려서 그랬겠지.

아니었으면 별 듣도 보도 못한 녀석이 하는 말을 믿었겠어?

M4 SOPMOD II

듣도 보도 못한 녀석이라니! "레이나드 개즈"라고 했잖아!

그리고 지금까지... 그 사람이 한 말 중에 들어맞은 거 엄청 많다고!

AR15

아직까지는 말이지.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고, 목적이 무엇인지도 몰라.

RO635

경계를 유지하자.

지금은 원래 계획대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어.

AR15

응, 움직이자.

M4 SOPMOD II

출발 출발!

옅은 우울을 털어내고, 일행은 미궁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