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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 22중 곤경

오류의 거울

"세상은 파멸을 택했다. 이는 철저한 종말을 부를 것인가, 아니면 새롭게 시작하게 될 것인가?"

-69-A-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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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었군.

루니샤?

M16A1인가요? 또 머릿속으로 말을 걸지 말아 주세요.

???

난 M16이 아니야. 그녀의 마인드맵 활동을 추적하다 이 통신 채널을 발견했을 뿐이지.

루니샤?

그럼, 당신은 누구죠?

???

내 목소리를 잊은 거야?

루니샤?

......

???

상관없어, 넌 내가 너의 편이란 것만 기억하면 돼.

너와 나는 같은 사명을 짊어지고 있으니까.

루니샤?

당신도 이 잔혹한 세계를 끝내기 위해서 온 건가요?

???

응, 그걸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도 치를 각오도 했고.

루니샤?

저는 저 혼자인 줄 알았는데... 동료가 있었군요.

???

난 언제나 네 곁에 있어, 루니샤.

루니샤?

제 이름을 아세요?

???

난 처음 눈을 떴던 그 순간부터 이 날을 기다려왔어.

네가 "루니샤"란 이름을 받아들이는 날을.

이제, 나는 우리의 사명에 내 모든 것을 바치겠어.

총탄이 잎사귀 사이를 스치며 초록색 부스러기를 흩날리고, 찢어진 잎사귀의 냄새가 사방으로 풍겼다.

폭풍에 유린당하는 것처럼, 관목과 수풀들이 이러저리 흔들리며 몸서리쳤다.

RO635

<color=#00CCFF>AR-15!</color>

AR15

<color=#00CCFF>알아.</color>

타타탕!

RO635의 공격에 이어 AR-15가 미궁의 낮은 벽 너머로 화력을 퍼부었다.

엘리사

......

총탄이 날아든 방향으로 엘리사가 가볍게 시선을 훑자, 은빛 호광이 번쩍였다.

튀어오른 흙과 잎사귀는 부서진 표본처럼 장벽의 표면에 들러붙었다 먼지로 화했다.

RO635

<color=#00CCFF>SOP2!</color>

M4 SOPMOD II

<color=#00CCFF>간다~!</color>

슈웅!

유탄 한 발이 먼지구름을 뚫고 엘리사의 시야의 사각지대에서 날아들었다.

하지만 펑 소리를 내며, 유탄은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하고 허공에서 갑자기 폭발했다.

M4 SOPMOD II

...! 제기랄!!!

한 번, 또 한 번, 유탄도 섞인 촘촘한 화망의 포물선이 엘리사를 덮쳤다.

각도를 변경하고, 타이밍도 바꿔 봤지만...

전부 예외 없이 엘리사에게 손쉽게 파훼됐다.

은둔자

저쪽은 어떻게 자꾸 유효타를 예측하고 막아내는 거죠?!

M4 SOPMOD II

그걸 알면 안 이러지!

AR15

<color=#00CCFF>설마, 통신이 감청당했나?</color>

RO635

<color=#00CCFF>내가 보장하는데 이 채널은 우리 셋만 사용 가능해.</color>

AR15

<color=#00CCFF>쳇, 그럼 뭐 저 놈한테 귀신이라도 붙었나 보네!</color>

타타타탕!

AR-15가 더욱 신경질적으로 방아쇠에 힘을 주어, 더욱 매섭게 화력을 퍼부었다.

그러자 그녀의 분노를 느낀 건지, 엘리사는 시선을 힐끗 돌려 똑같이 매서운 화력으로 맞받아쳤다.

RO635

엄폐물이 더는 못 버텨!

은둔자, 너는 먼저 후퇴해! 우리가 엄호할게!

은둔자

......

M4 SOPMOD II

RO 말 안 들려? 뭘 멍하니 있어!

은둔자

제가 저쪽의 주의를 돌린다면, 여러분은 해치울 자신 있나요?

RO635

...네?

은둔자

정면 승부로는 저 방어를 뚫을 수 없어요, 기습이 유일한 가능성――

AR15

쓸데없는 짓 하지 마!

퍼엉!!

강력한 포탄 한 발이 관목의 벽을 꿰뚫고 얼마 남지 않은 잎사귀마저 불살랐다.

결국 마지막 엄폐물까지 파괴되어, 총알이 먼지구름을 뚫고 일행을 향해 소나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은둔자

여러분은 꼭 만나야 할 사람과 함께 완수해야 할 사명이 있잖아요?

꼭 살아남아서 해내세요!

M4 SOPMOD II

야! 어디 가?!

은둔자

저는 제가 왜 여기 왔는지도 모르고, 여제가 절 살려 준 이유도 여전히 이해가 가질 않아요...

하지만 여러분의 소망을 이루어 줄 수 있다면, 이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은둔자는 미소를 짓는 듯하더니, 바로 먼지구름 속으로 뛰어들어 사라졌다.

RO635

은둔자!

M4 SOPMOD II

가면 안 돼!

RO635

<color=#00CCFF>엄호해!</color>

타타타타탕――!!

AR팀이 만들어 준 빈틈에 숨어, 은둔자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엘리사

겁먹고 도망친 거냐?

RO635

너의 상대는 우리다!

탕! 탕! 탕! ...손에 움켜쥔 총이 반동에 흔들렸다.

엘리사

겨우 그 정도 화력으론 내게 아무 피해도 줄 수 없어.

타앙!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엘리사의 등에 정확하게 총알 한 발이 박혔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여러 방향에서 총알이 퍼부어져, 엘리사의 취약한 등에 날아들었다.

RO635

일제 사격!

모든 총구가 동시에 눈부신 섬광을 뿜었다.

폭약을 점화하는 것처럼, 불똥들은 계속해서 검은 그림자를 향해 맹렬하게 날아갔다.

퍼엉! 화르륵!

이윽고 치솟은 불길이 폭죽처럼 피어나, 심연 같은 어둠을 집어삼켰다.

조각난 잎가지가 그슬린 초목의 냄새를 풍기고, 녹회색 연기가 자욱하게 드리웠다.

AR15

목표 반응의 약화를 확인.

M4 SOPMOD II

은둔자! 너 어딨어!

연기의 중심에서, 넝마짝이 된 소체 잔해가 불에 타며 타닥타닥 소리를 냈다.

AR-15는 연기를 걷어내려고 팔을 힘껏 저어댔다.

AR15

...잠깐만!

엘리사의 신호가 이상해!

타앙!

AR-15의 판단을 입증하듯, 연기 깊숙이에서 총성이 났다.

치직... 치지직...

갑자기 연기가 흩어졌다. 관객의 눈을 속이는 장막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마술처럼 사라졌다.

RO635

시각 교란...!

안――

털썩!

완전히 불타버린 은둔자의 잔해가 내동댕이쳐졌다.

신호 교란이 날카롭게 포효하며, 순식간에 모두를 마비시켜 버렸다.

M4 SOPMOD II

빌어먹을 철혈 자식이이이...!!

SOP2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마인드맵에 가해지는 제압이 더욱 강해질 뿐이었다.

그리고 정원의 문에서, 차가운 얼굴인 엘리사가 느린 걸음으로 다가왔다.

엘리사

너희는 M4를 위해 만들어진 "대원"이면서, 왜 그녀를 방해하지?

RO635

"대원"이니까 구하려는 거다!

엘리사

우습구나. 그렇게 함께했으면서 아직도 M4의 진심을 모르다니.

M4 SOPMOD II

모르긴 누가 몰라! M4도 돌아와서 우리랑 같이 있고 싶어한다고!

엘리사

그녀가 "M4A1"이었다면 그리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AR15

...그게 무슨 말이야?

엘리사

방금 나를 구해 준 자가 누군지, 맞혀 봐.

엘리사가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AR팀의 등 뒤를 가리켰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허공의 화면에 나타난, 익숙한 얼굴을.

AR15

M4...!

루니샤?

모든 이들은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자유롭고 평등하며 충족된 환경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연옥 속에서, 살육과 배신, 기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RO635

무, 무슨 소리세요 M4 씨? 저희는 당신을 구하러 왔어요!

분명 더없이 익숙한 얼굴이건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무척이나 차갑고 난해했다.

그리고 "루니샤"를 자처하는 소녀는 카드 한 장을 꺼내 보였다.

M4 SOPMOD II

<size=50>M4——!!!</size>

쩌걱!

모두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거대한 균열이 미궁을 두 쪽으로 갈랐다.

튼튼한 땅은 종잇장처럼 찢어졌고, 균열의 가장자리부터 바스라지며 무너져 내렸다.

저 아래, 바닥 없는 어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