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의 카니발
"죽음의 기운이 깔린 어둠 속, 익숙한 목소리가 희망을 가져다줬다."
"루니샤"는 시꺼먼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방금까지만 해도 화면 속을 뛰어다니던 소녀들이 전부 사라졌다.
그 세계와 함께 통째로.
루니샤 아가씨, 집으로 안 돌아가시고 왜 여기서 멍하니 계시나요?
......그냥요.
저 애들도...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이 있지 않을까요?
이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콜로세움이랍니다. 우승하고 받을 상의 가치는 어떠한 희생도 당연하게 여겨지도록 만들죠.
정말 그럴 가치가 있나요? 이렇게나 많이 희생돼서...
이 모든 희생이 값진 것이라고, 제가 보장합니다.
.....
아가씨, 잠시 휴식을 취하시는 게 어떨까요.
마티니 헨리가 붉은 와인을 가득 따른 잔을 "루니샤"에게 내밀었다.
찰랑이는 진홍색의 액체는 잔의 벽을 따라 M4A1의 입으로 흘러들어가, 그녀에게 몽롱한 취기를 가져왔다.
... 왜, 이렇게... 졸리죠...?
지치신 거예요, 푹 쉬세요.
제가 집으로 모셔다 드릴 테니, 안심하고 주무세요.
......
"루니샤"는 테이블에 엎드려 잠들었다.
나오너라.
부스럭 부스럭...
카드 몇 장이 살금살금 고개를 내밀었다.
그래, 이제야 모습을 보이느냐?
...죄송합니다, 악마님. 이 시간에는 절대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그래, 확실히 잘못이지. 그러니 해명할 것이 있으면 제대로 해야겠지?
동전 정령은 어디 갔느냐? 그리고 지금 정원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두 사람만 남았어야 할 텐데?
악마님, 실은...
동전 정령이 딴 마음을 품었습니다. 녀석은 루니샤 아가씨께 성심성의를 다하고 있지 않아요.
녀석은 그저 우리를 괴롭히려고...
그렇습니다 악마님, 악마님이 보고 계시지 않을 때 놈이 온갖 수작으로 저희를 방해해, 계획의 추진을 그르치게 만들고 있어요!
그만. 그딴 수작은 그쯤하면 됐다.
너희의 반응을 보아하니, 동전 정령은 이미 잿더미가 됐겠군.
다른 건 내 신경쓰지 않지만, 일이 이렇게 되어서야 아가씨께 어찌 해명한단 말이냐!
걱정 마십시오 악마님! 다음 계획을 이미 다 생각해 뒀습니다!
저희가 저들의 경로를 꼼꼼하게 짜 놓았기에, AR팀은 곧 엘리사와 조우할 겁니다. 지금까지 누적된 실력차를 고려한다면, AR팀은 끝장날 게 분명하죠!
직접 키운 소대를 참 시원하게도 버리는구나?
다 악마님의 가르침 아니겠습니까, 누구를 희생시키든 목적을 달성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흥, 계속해라.
그 다음, 엘리사는 M16A1과 마주치겠죠. 부상을 입은 엘리사는 M16A1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M16A1은 애초부터 루니샤 아가씨께 모든 것을 바칠 셈입니다.
......
이것으로 모든 리스크가 배제되었습니다.
나름 그럴싸한 설명에 마티니 헨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하나 묻자꾸나, 만일 엘리사가 첫 판에서 패배했다면 어쩔 셈이지?
M16A1과 AR팀 사이의 감정상 서로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합류할 텐데.
그것도 걱정 마십쇼, 악마님. 그들은 기반 설정부터가 M4A1을 위한 것, 그리고 M4A1은...
마티니 헨리는 그제서야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부스럭, 부스럭...
경계를 유지하며 숲속에서 나온 AR팀이 숲속에서 시야가 약간 탁 트인 지대에 다다랐다.
여기서 2분간 휴식.
우와아, 여기 진짜 넓다! 오면서 사람 한 명도 못 봤어!
그 재수없는 정령도 안 보이고!
왜, 또 보고 싶어?
전혀!
근데, 녀석이 안 보이니까 뭔가 몰래 꾸미고 있는 거 같아서 좀 그렇네...
......
무슨 생각해?
어, 왜 그렇게 얼굴이 어두워?
아... 나는...
RO635가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와, 복잡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M4 씨 생각을 좀 했어.
......
그 M4... 왜 그런 말을 했지?
M4는 어느 세상이든지 상냥하고 다정할 거라 생각했는데...
레이나드 개즈의 말대로라면, 모든 세계선이 이 공간에 얽힌다고 해. 즉, 그 M4 씨는 다른 세계선에서 온 것이란 뜻이지.
어쩌면... 우리가 상상도 못할 일을 겪었을지도.
그럼 이제 어떡해? 방금 그 M4와 M16을 계속 찾을 거야?
M16도 우리가 아는 그 녀석이 아닐 수도 있는데...
엑... 설마 술에 얼씬도 못하는 쫄보가 됐다든가 하진 않겠지...?
넌 왜 꼭 생각이 그런 쪽이냐...
뭐가 어쨌든, 여기에 들어온 이상 물러설 곳은 이제 없어.
계획대로 마지막까지 버텨야만 레이나드 개즈가 우리를 속였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거야.
걔네가 어떤 모습이 됐든, 우리의 목적은 언제나――
퉁.
난데없이 스포트라이트가 켜져 지면에 말끔한 하얀 원을 그렸다.
전원 경계!
AR팀은 즉시 전투 태세로 전환하여 주변을 경계했다.
너희는 망설임으로 가득한 모양이군...
엘리사!
나에게는 어느 세계선에서 왔든 상관없어, 어차피 루니샤는 하나뿐이니까.
하지만 너희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 같구나. 상관없어, 너희의 마인드맵으론 평생이 걸려도 이해 못할 테니까.
내가 전부 마무리해 주지.
피해!
콰앙! 근거리 폭격이 AR팀의 바로 옆에서 터졌다.
저번엔 봐줬지만, 이번엔... 또 도망치게 두지 않아.
콰앙! 콰앙!
촘촘한 폭격이 AR팀이 숨을 곳을 거의 모조리 쓸어버렸다.
저 녀석 화력이 더 세진 거 같은데?!
이래선 반격도 못하겠어! 후퇴할까?
후퇴할 곳이 없어! 우리가 방금 들어온 길이 갑자기 사라졌어!
으아아아 역시 누가 뒤에서 수작 부리고 있었어!
누군진 몰라도 잡히기만 해봐, 아주 갈갈이 찢어버릴 거야!
콰아앙!!
엘리사의 화망이 쉴 새 없이 쏟아져, 사방으로 튀어오르는 진흙이 AR팀에게도 떨어졌다.
...AR-15, SOP2, 내가 화력을 유인할 테니까 엄호해 줘.
안 돼, 너무 위험해! 내가 갈게, 내가 너희보다 훨씬 빠르고 튼튼하잖아!
네에 기각. 바로 간다!
RO!
동료의 제지를 무시하고, RO635는 엘리사를 향해 돌진했다.
같은 수법에 두 번 당하진 않아.
쿠구구구...
RO635가 발밑이 경미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마치, 어떤 기계가 움직이는 듯한...
――?!
푸슉!
예리한 칼날이 지면을 뚫고 솟아났다.
RO!!
RO635는 재빨리 몸을 굴려 급소를 찔리는 것은 피했지만, 칼날 사이에 갇히고 말았다.
안 돼, 오지 마!
빌어먹을! SOP2, 가서 녀석의 주의를 끌어! 내가――
콰과광!!
대처할 시간을 주지 않고, 엘리사는 이 순간을 노려 더욱 맹렬하게 화력을 뿜었다.
초연과 먼지구름이 RO635가 서 있던 자리를 집어삼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RO――!!!
엘리사아아!! 너 죽었어어어!!!
진정해 SOP2!
콰앙!
뜨거운 폭발이 두 사람을 날려버렸다.
크윽...
SOP2... RO...
강한 충격에 시각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기능을 정지하고 자가 수복에 들어갔다.
고작 몇 초의 기다림이지만, AR-15는 가슴이 용암에 타들어가는 듯했다.
SOP2!!! RO!!!
힘 빼지 말고 너도 진정해.
바로 앞에서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잠깐.
힘 센 손이 자신의 머리를 잡고 시각 시스템을 살펴봤다.
이러면 되겠다.
너...
M...16...
잘 보여? 그럼 일어나서 싸워.
RO는 괜찮아, SOP2가 충격으로 기절해서 지금 깨우고 있어.
......
AR-15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일어섰다. 그 말대로, 저쪽에서 RO635가 SOP2를 깨운 것도 보였다.
멍때리지 마, 쟤네 둘이 긴급 수복할 시간 벌어 줘야 할 거 아니야.
...알았어, 그럼 어떻게——
예전처럼 해야지.
......
이 낯설면서도 익숙한 뒷모습에, AR-15는 마음이 복잡하면서도 안심이 됐다. 목구멍에 너무나도 많은 말들이 차올랐지만, 결국 입밖으로 낸 것은 언제 마지막으로 해봤는지 모를 한마디였다.
좋아, 너한테 맞출게.
전체 대사 보기 (107줄)
"루니샤"는 시꺼먼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방금까지만 해도 화면 속을 뛰어다니던 소녀들이 전부 사라졌다.
그 세계와 함께 통째로.
루니샤 아가씨, 집으로 안 돌아가시고 왜 여기서 멍하니 계시나요?
......그냥요.
저 애들도...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이 있지 않을까요?
이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콜로세움이랍니다. 우승하고 받을 상의 가치는 어떠한 희생도 당연하게 여겨지도록 만들죠.
정말 그럴 가치가 있나요? 이렇게나 많이 희생돼서...
이 모든 희생이 값진 것이라고, 제가 보장합니다.
.....
아가씨, 잠시 휴식을 취하시는 게 어떨까요.
마티니 헨리가 붉은 와인을 가득 따른 잔을 "루니샤"에게 내밀었다.
찰랑이는 진홍색의 액체는 잔의 벽을 따라 M4A1의 입으로 흘러들어가, 그녀에게 몽롱한 취기를 가져왔다.
... 왜, 이렇게... 졸리죠...?
지치신 거예요, 푹 쉬세요.
제가 집으로 모셔다 드릴 테니, 안심하고 주무세요.
......
"루니샤"는 테이블에 엎드려 잠들었다.
나오너라.
부스럭 부스럭...
카드 몇 장이 살금살금 고개를 내밀었다.
그래, 이제야 모습을 보이느냐?
...죄송합니다, 악마님. 이 시간에는 절대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그래, 확실히 잘못이지. 그러니 해명할 것이 있으면 제대로 해야겠지?
동전 정령은 어디 갔느냐? 그리고 지금 정원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두 사람만 남았어야 할 텐데?
악마님, 실은...
동전 정령이 딴 마음을 품었습니다. 녀석은 루니샤 아가씨께 성심성의를 다하고 있지 않아요.
녀석은 그저 우리를 괴롭히려고...
그렇습니다 악마님, 악마님이 보고 계시지 않을 때 놈이 온갖 수작으로 저희를 방해해, 계획의 추진을 그르치게 만들고 있어요!
그만. 그딴 수작은 그쯤하면 됐다.
너희의 반응을 보아하니, 동전 정령은 이미 잿더미가 됐겠군.
다른 건 내 신경쓰지 않지만, 일이 이렇게 되어서야 아가씨께 어찌 해명한단 말이냐!
걱정 마십시오 악마님! 다음 계획을 이미 다 생각해 뒀습니다!
저희가 저들의 경로를 꼼꼼하게 짜 놓았기에, AR팀은 곧 엘리사와 조우할 겁니다. 지금까지 누적된 실력차를 고려한다면, AR팀은 끝장날 게 분명하죠!
직접 키운 소대를 참 시원하게도 버리는구나?
다 악마님의 가르침 아니겠습니까, 누구를 희생시키든 목적을 달성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흥, 계속해라.
그 다음, 엘리사는 M16A1과 마주치겠죠. 부상을 입은 엘리사는 M16A1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M16A1은 애초부터 루니샤 아가씨께 모든 것을 바칠 셈입니다.
......
이것으로 모든 리스크가 배제되었습니다.
나름 그럴싸한 설명에 마티니 헨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하나 묻자꾸나, 만일 엘리사가 첫 판에서 패배했다면 어쩔 셈이지?
M16A1과 AR팀 사이의 감정상 서로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합류할 텐데.
그것도 걱정 마십쇼, 악마님. 그들은 기반 설정부터가 M4A1을 위한 것, 그리고 M4A1은...
마티니 헨리는 그제서야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부스럭, 부스럭...
경계를 유지하며 숲속에서 나온 AR팀이 숲속에서 시야가 약간 탁 트인 지대에 다다랐다.
여기서 2분간 휴식.
우와아, 여기 진짜 넓다! 오면서 사람 한 명도 못 봤어!
그 재수없는 정령도 안 보이고!
왜, 또 보고 싶어?
전혀!
근데, 녀석이 안 보이니까 뭔가 몰래 꾸미고 있는 거 같아서 좀 그렇네...
......
무슨 생각해?
어, 왜 그렇게 얼굴이 어두워?
아... 나는...
RO635가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와, 복잡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M4 씨 생각을 좀 했어.
......
그 M4... 왜 그런 말을 했지?
M4는 어느 세상이든지 상냥하고 다정할 거라 생각했는데...
레이나드 개즈의 말대로라면, 모든 세계선이 이 공간에 얽힌다고 해. 즉, 그 M4 씨는 다른 세계선에서 온 것이란 뜻이지.
어쩌면... 우리가 상상도 못할 일을 겪었을지도.
그럼 이제 어떡해? 방금 그 M4와 M16을 계속 찾을 거야?
M16도 우리가 아는 그 녀석이 아닐 수도 있는데...
엑... 설마 술에 얼씬도 못하는 쫄보가 됐다든가 하진 않겠지...?
넌 왜 꼭 생각이 그런 쪽이냐...
뭐가 어쨌든, 여기에 들어온 이상 물러설 곳은 이제 없어.
계획대로 마지막까지 버텨야만 레이나드 개즈가 우리를 속였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거야.
걔네가 어떤 모습이 됐든, 우리의 목적은 언제나――
퉁.
난데없이 스포트라이트가 켜져 지면에 말끔한 하얀 원을 그렸다.
전원 경계!
AR팀은 즉시 전투 태세로 전환하여 주변을 경계했다.
너희는 망설임으로 가득한 모양이군...
엘리사!
나에게는 어느 세계선에서 왔든 상관없어, 어차피 루니샤는 하나뿐이니까.
하지만 너희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 같구나. 상관없어, 너희의 마인드맵으론 평생이 걸려도 이해 못할 테니까.
내가 전부 마무리해 주지.
<size=50>피해!</size>
콰앙! 근거리 폭격이 AR팀의 바로 옆에서 터졌다.
저번엔 봐줬지만, 이번엔... 또 도망치게 두지 않아.
콰앙! 콰앙!
촘촘한 폭격이 AR팀이 숨을 곳을 거의 모조리 쓸어버렸다.
저 녀석 화력이 더 세진 거 같은데?!
이래선 반격도 못하겠어! 후퇴할까?
후퇴할 곳이 없어! 우리가 방금 들어온 길이 갑자기 사라졌어!
으아아아 역시 누가 뒤에서 수작 부리고 있었어!
누군진 몰라도 잡히기만 해봐, 아주 갈갈이 찢어버릴 거야!
콰아앙!!
엘리사의 화망이 쉴 새 없이 쏟아져, 사방으로 튀어오르는 진흙이 AR팀에게도 떨어졌다.
...AR-15, SOP2, 내가 화력을 유인할 테니까 엄호해 줘.
안 돼, 너무 위험해! 내가 갈게, 내가 너희보다 훨씬 빠르고 튼튼하잖아!
네에 기각. 바로 간다!
RO!
동료의 제지를 무시하고, RO635는 엘리사를 향해 돌진했다.
같은 수법에 두 번 당하진 않아.
쿠구구구...
RO635가 발밑이 경미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마치, 어떤 기계가 움직이는 듯한...
――?!
푸슉!
예리한 칼날이 지면을 뚫고 솟아났다.
RO!!
RO635는 재빨리 몸을 굴려 급소를 찔리는 것은 피했지만, 칼날 사이에 갇히고 말았다.
안 돼, 오지 마!
빌어먹을! SOP2, 가서 녀석의 주의를 끌어! 내가――
콰과광!!
대처할 시간을 주지 않고, 엘리사는 이 순간을 노려 더욱 맹렬하게 화력을 뿜었다.
초연과 먼지구름이 RO635가 서 있던 자리를 집어삼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size=50>RO――!!!</size>
<size=50>엘리사아아!! 너 죽었어어어!!!</size>
진정해 SOP2!
콰앙!
뜨거운 폭발이 두 사람을 날려버렸다.
크윽...
SOP2... RO...
강한 충격에 시각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기능을 정지하고 자가 수복에 들어갔다.
고작 몇 초의 기다림이지만, AR-15는 가슴이 용암에 타들어가는 듯했다.
<size=50>SOP2!!! RO!!!</size>
힘 빼지 말고 너도 진정해.
바로 앞에서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잠깐.
힘 센 손이 자신의 머리를 잡고 시각 시스템을 살펴봤다.
이러면 되겠다.
너...
M...16...
잘 보여? 그럼 일어나서 싸워.
RO는 괜찮아, SOP2가 충격으로 기절해서 지금 깨우고 있어.
......
AR-15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일어섰다. 그 말대로, 저쪽에서 RO635가 SOP2를 깨운 것도 보였다.
멍때리지 마, 쟤네 둘이 긴급 수복할 시간 벌어 줘야 할 거 아니야.
...알았어, 그럼 어떻게——
예전처럼 해야지.
......
이 낯설면서도 익숙한 뒷모습에, AR-15는 마음이 복잡하면서도 안심이 됐다. 목구멍에 너무나도 많은 말들이 차올랐지만, 결국 입밖으로 낸 것은 언제 마지막으로 해봤는지 모를 한마디였다.
좋아, 너한테 맞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