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는 그때부터 사냥꾼이었다
인류 문명의 불씨의 피난소,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에 피바람이 찾아온다.
프랑크푸르트, 슈타지 본부, 로미의 사무실.
새벽 무렵. 온통 시커먼 건물 안에서 형광등 몇 개만이 여전히 열심히 빛을 내고 있었다.
그 중 한 방에서, 로미는 잔뜩 피곤한 표정으로 아이스 커피를 따랐다.
파인,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너 먼저 돌아가, 내일 일찍 출근하고.
알겠습니다. 야식 주문해 드릴까요?
그래, 1인분 더 시켜. Q 불러오고.
...벌써 3시 45분입니다만, Q 요원이 아직 있을까요?
없으면 이번 달 보너스도 없는 거지.
그럼 분명 있겠군요.
비서는 사무실의 쓰레기를 정리하고 방을 나섰다.
잠시 지나서 노크 소리가 울렸다. 서류와 모니터 사이에서 바쁜 로미는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들어와.
달칵. Q가 서류를 한 아름 들고서 사무실에 들어왔다.
로미는 고개를 들고 잠시 업무에서 자신을 해방시켰다.
아베르누스와 미래호의 자료는 전부 여기 있어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대공"은 신소련이 아베르누스에 대해 표출한 불만이자, 우리 군에 보낸 경고이기도 해요.
하지만 군 측에선 전혀 신경 안 쓰는 것 같고, 직접 밀수에 참여하기까지 하더라고요.
그리고, 약간 조사한 결과 슈타지 안에도 아직 이중 스파이로 일하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로미는 잠시 고뇌하다가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냈다.
원래 장군은 군과 당 내부를 눌러두기 위한 주춧돌이었어.
그런데 지금 그 주춧돌이 흔들리고 기회를 엿보는 놈들이 있어, 이러다간 나라가 진흙탕에 빠지는 건 시간 문제야.
대부분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겠죠.
...세상은 악당 때문에 망하지 않아.
저런 관망하는 사람, 흔들리는 사람들 손에 달려 있지.
악마의 힘이 더 강하면 그들은 완전히 악마 편에 서서 사탄의 공범이 돼.
그러다 성자가 현세에 강림하면 곧바로 경건한 얼굴로 바뀌어서는 처음부터 신실했던 것처럼 기도하지.
헤, 그게 바로 보스의 기회가 아닌가요?
로미가 한숨을 쉬었다.
어떨 땐 내가 콜로세움의 맹수 같은 느낌이야.
흉포하고 사나운 역할을 떠맡은 느낌.
계단은 이렇게 가파르고 좁으니까요. 오르지 않으면 떨어져서 죽을 뿐.
당신 뒤를 따라 같이 오르는 사람까지 덩달아 떨어지고 말아요.
보스가 잠깐 쉬고 싶다고 해도 밑에 있는 사람이 가만두질 않겠죠.
그렇지, 장군은 바로 그 점을 몰라서 몇 가지를 남에게 양보해 버린 거야.
그 사람은 자신의 한 순간의 관용과 주저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공포로 돌아오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그럼, 보스는 준비되셨나요?
로미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빨아들였다. 그녀의 입가에서 연기가 새어나왔다.
물론이지, 내게 실패는 절대 용납 안 돼.
그녀는 Q를 슬쩍 보고서,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심장을 가리켰다.
최소한 화이트존은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해.
이번에 신소련에 파견 가서 아주 잘해 줬어, 우리 손을 아주 깨끗하게 닦아줬지.
그 점은 안심하셔도 돼요, 서맨사 쇼의 일은 저희가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니까요.
그녀의 프로필도 이미 준비했어요.
...연말까지 화이트존의 수비병력을 전부 우리편으로 만들었으면 해.
할 수 있겠어?
에이, 그런 것보단 제 추가 수당이 중요하죠.
이번 주 추가 근무 시간, 이미 규정 초과예요 보스.
이번 일 다 끝나면 휴가 줄게.
그 얘기 처음 들은 지 3년하고도 또 3년 지났어요, 보스. 모스크바에서만 몇 번을 들었는데요.
그만큼 네가 슈타지에서 짬이 찼고, 이제 승진할 차례라는 거지.
아이고, 돈 잘 주는 거 말곤 아무것도 없는 우리 직장, 정말 사랑스러워 죽겠네.
프랑크푸르트, 화이트존. 일반 직원 출입구.
몇 번이고 계속된 검문을 통과해서 브리짓은 마침내 관문 앞에 도달했다.
다양하고 번거로운 수속에 인형인 브리짓조차 염증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이 마지막 관문에서 프랑크푸르트 경비단 병사가 그녀를 또 가로막았다.
신분과 목적.
안녕하세요, 국가안전국 요원 인형인 코드네임 브리짓입니다.
부서의 허가를 받아 자료 입력을 하러 왔습니다.
경비단 병사는 브리짓이 든 서류를 건네받아 자세하게 검사했다.
슈타지의 인형? 너 마인드맵 코어가 작동하는 중이냐?
어... 네, 작동 안 했으면 전 여기 못 있죠.
그럼 통과할 수 없다.
경비단 병사가 서류를 브리짓에게 툭 던졌다.
마인드맵을 탑재한 인형은 통과할 수 없다, 규정이다.
...슈타지 인형이 슈타지 자료실에 자료를 저장하려는 건데.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데요?
마인드맵 코어가 없는 인형을 쓰든가.
아니면 검문 통과할 수 있는 인간 보고 오라고 하든가.
...이 자료는 최고 기밀이므로 제3자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상급자는 이걸 운반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건 슈타지 사정이지.
우리는 화이트존의 규칙을 따른다.
......
브리짓은 할 수 없이 J에게 통신을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경비단 병사는 그걸 보고 콧방귀를 뀌더니, 벽을 가리키며 브리짓에게 눈치를 줬다.
벽에는 신호 차단 구역 표시가 있었다.
여긴 신호 차단 구역이다.
왔던 길로 돌아가라.
저기요!
그녀가 반박하기도 전에 경비단 병사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그녀를 툭 밀어넣었다.
브리짓은 엘리베이터 입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슈타지 내부 회선에 연결된 것을 확인한 후, 브리짓은 통신기에다 울분을 토했다.
J——!!!!!!
우와악 뭐야!? 뭐 긴급 상황이야?
경비단에서 자료실에 들여보내 주질 않습니다.
뭐어? 신청은 다 통과했는데? 뭣 때문에?
규정 때문에 마인드맵 코어를 단 인형은 못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자료 저장하고 싶으면 마인드맵 없는 인형이나, 검문 통과할 수 있는 인간을 보내라더군요.
그게 어느 동네 규정이야? 생전 처음 듣는데?
그 자식들, 일부러 텃세 부리는구만.
그럼 이제 어떡하죠?
15분만 기다려, 금방 갈게.
15분이요? 뭐 그렇게 한참 걸립니까? 지금 뭐하는데요?
몰라!
설마 또 교통 단속 걸렸나요?
아 닥쳐! 내가 15분이라면 15분이야!!
J가 통신을 끊었다.
마음을 다시 추스린 다음, 브리짓은 미소를 띄우고 엘리베이터로 돌아갔다...
경비단 병사 옷을 입은 한 사람이 밝게 미소짓는 인형을 데리고 브리짓 옆을 지나갔다.
토마스, 오늘 또 네가 근무야?
어, 근무 교대할 제2경비단 사람은 내일에야 온대.
소장님 당직병이 여기 와서 물건 좀 꺼내달라고 했어, 문 좀 열어줘.
수고하네.
브리짓은 관문 앞을 막아섰다. 그녀가 간신히 짜낸 미소가 바로 굳어버렸다.
잠깐만요, 저 인형도 마인드맵 코어가 있잖습니까!
왜 쟤는 들여보내 줬죠?!
얘는 군 소속 의료 인형이거든.
검문도 수속도 안 하고요? 게다가 네트워크 연결도 안 끊고?
당신들 규정은 장식입니까? 일단 인트라넷은 슈타지의 범위죠?
네가 우리 규정에 간섭할 권한은 없어.
규정이 순 빵꾸투성이잖아요!
규정에 불만이 있으면 그쪽 장관에게 문의해.
같은 규칙인데 왜 우리한테만 지키라 하고 저 인형은 안 지켜도 되는 건데요?
안 돼요, 얘도 못 들어갑니다!
토마스라는 경비단 병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멈췄다.
그는 브리짓을 무시하고 바로 군용 의료 인형에게 경비단 병사 전용 통로를 열어줬다.
로라, 바로 들어가.
네, 규정을 준수하겠습니다.
브리짓이 경비단 병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로라는 빠르게 관문을 통과했다.
......
AK-15는 조용히 눈앞의 소체를 주시하면서 주변의 기척을 경계했다.
삐이 삐, 삐이 삐.
소체가 손에 든 신호기가 네 번 울렸다.
— · — · , 연결에 성공했다는 알림이다.
......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AK-15는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경비단 병사의 안내를 받아서, 로라는 전용 통로를 통해 화이트존에 진입하여 원래라면 거쳐야 할 검사 절차를 생략했다.
그녀가 지었던 미소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
아이러니하네, 블랙존은 하늘 위에 있고, 화이트존은 땅속에 있다니.
갈림길 앞에서 그녀는 지시대로 경비단 막사로 향하지 않고, 몸을 돌려 슈타지 기밀 자료실로 향했다.
넓은 로비를 지나서, 이 인형은 왼쪽 벽 네 번째 슬라이딩 도어 앞에 도착했다. 문에는 어떤 표시도 없었다.
그녀는 벽에 붙은 신원 인증 시스템을 터치했다.
신원을 인증하십시오.
알았어.
평온한 고요 속에서 인형은 바로 인증 시스템을 해킹했다.
...설마 패러데우스와 국가안전국이 이렇게나 밀접한 관계일 줄이야.
정보 인증 시스템마저 호환되다니...
인증 통과했습니다.
60cm 두께의 합금 문이 열리고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문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돌자,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복도가 펼쳐졌다.
어떠한 특수 소재를 사용한 듯, 일반 인형의 전자 안구로도 어두운 복도의 전모를 탐지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시험 삼아 한 걸음 내디뎠다.
머리 위의 LED등이 조용히 켜져 전방 1m 가량의 범위를 밝혔다.
바닥이 등불을 반사하니 5cm 너비의 하얀 형광이 밝혀져, 마치 도로의 중앙분계선처럼 희미하게 길을 가리켰다.
복도는 광흡수 소재를 썼는지, 몸 앞이 서서히 밝아지면서 등뒤는 다시 어둠에 잠겼다, 그리고 발소리가 되울렸다.
그녀는 몇 미터마다 양쪽에 금속 문이 있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그녀는 문고리를 건드리지 않고 그저 메모리 카드를 주시하면서 계속 전진했다.
그러다 메모리 카드의 푸른 빛이 하얗게 변했다.
시각과 촉각을 교란하는 건가...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선 가야 할 곳을 알아낼 수 없도록...
하지만 앞에 있는 것은 문이 아닌 금속 벽면이었다.
응?
삐이, 삐, 삐, 삐.
마인드맵 안에 갑자기 알림이 네 번 울렸다. — · · · , 사전에 정했던 신호다.
로라는 주머니에서 거울을 꺼냈다. 거울을 통해서 붉은 레이저 포인터 두 개가 등뒤에서 소리 없이 그녀의 머리와 가슴을 겨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
그녀는 속으로 흠칫했다, 이 매끄러운 금속 벽면뿐인 복도에서 엄폐물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복도에는 분명 셀 수 없이 많은 보호 장치가 설치돼 있으리라는 점이다. 무작정 움직였다간 즉시 벌집이 될 것이 뻔했다.
......
그녀는 벽에 움푹 파인 곳이 있고, 표면에 서로 다른 규격의 단자 4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레이저 포인터를 눈치채지 못한 척을 하면서, 로라는 천천히 데이터 카드를 들어 차분하게 단자에 꽂았다.
붉은 레이저 포인터는 그녀의 동작에 따라 움직이며 꿋꿋하게 머리와 심장을 겨눴다. 만약 여기 있는 것이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절대 눈치챌 수 없을 것이다.
데이터 카드의 빛은 호흡하는 것처럼 몇 초 동안 깜빡이더니 다시 원래 밝기로 돌아왔다.
그녀는 데이터 카드를 뽑았다. 다시 거울을 보니 레이저 포인터는 사라져 있었다.
휴우... 보안이 이렇게 삼엄하다니...
그래도 다행이야...
그녀는 몇 걸음 물러난 뒤 품에서... 붉은 빛이 나는 두 번째 데이터 카드를 꺼냈다.
그녀는 슬라이딩 도어 앞으로 돌아갔다. 이번엔 오른쪽으로 아까처럼 길을 꺾자 똑같은 복도가 나왔다.
이번에는 10m가량을 걸어가 한 합금문 앞에 멈췄다.
아까와 달리, 어둠 속에서 문지기가 조용히 문 앞에 서있었다.
임무 NUSSRB476438923127649 관련 자료를 조회하러 왔습니다.
문지기의 전자 안구가 빨간 빛을 뿜어 메모리 카드를 인증하자, 합금 문이 열렸다.
문 뒤는 2500제곱피트 정도 넓이의 서버 룸이었다. 서버 기기들이 유리 캐비닛에 봉인되어 램프를 깜빡이면서 낮은 소리로 울어댔다.
실내 온도 24도, 습도 45%. 전체적으로 쾌적한 편이었다.
쓰기와 읽기를 각각 다른 곳에서 하는구나...
그녀는 조작 구역으로 걸어가 붉은 빛을 내는 메모리 카드를 슬롯에 끼웠다.
데이터 조회하는 서버룸은 평범하네.
그런 생각을 한 순간, 확 하고 방 전체가 새하얀 빛에 삼켜졌다.
아니, 그곳은 현실 공간이 아닌 특수한 전자 공간이었다.
무슨 자료를 꺼낼 수 있나 어디 볼까...
그녀는 가볍게 손짓하여 콘솔 창을 열었다. 가볍게 코드를 몇 줄 입력하니, 여러 개의 창이 데이터가 흐르면서 나타났다가 또 빠르게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인터페이스에 그녀는 권한 코드를 입력하고 전송을 눌렀다.
무수한 데이터 스트림이 쏟아졌다, 0과 1의 격류 속에서 그녀는 데이터로 이루어진 "서버"들을 보았다.
이 데이터 운행 방식... 어떻게 아베르누스와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지...
설마 슈타지의 정보망을 아베르누스가 제공한 걸까?
이 분야에서 독일 정부의 신용도를 생각하면, 아주 예전부터 협력관계였을 수도 있겠어...
그녀는 속으로 비아냥거리며 손에 데이터화한 "메모리 카드"를 바라봤다.
그럼, 내가 찾는 물건이 여기에 있을까...
그녀는 빠르게 한 이름을 입력했다. 서맨사 쇼.
100페이지에 달하는 파일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것을 복사하려다가 손을 멈췄다.
그리고 복사하는 대신 스크롤을 내려, 모든 내용을 빠르게 읽은 다음 인터페이스를 닫았다.
눈앞의 풍경은 다시 서버룸으로 돌아왔고, 메모리 카드의 붉은 빛은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메모리 카드를 뽑았다.
...임무 완료!
로라는 가벼운 걸음걸이로 문 앞으로 돌아가 떠날 준비를 했다.
철컥, 장전하는 소리와 함께 문지기가 총구를 그녀에게 겨눴다.
임무와 무관한 조회 기록을 감지! 권한을 제시하라!
레이저 포인터 수십 줄기가 거의 동시에 그녀의 몸을 뒤덮었다.
반복한다, 월권 행위를 확인했다. 권한을 제시하라! 600초 안에 응답하지 않으면 무제한 발포한다!
......!
뭐라든 해명해 주세요, 왜 슈타지 인형하고 군 인형을 차별대우하는 거죠?
규정이 그래. 그 둘은 권한 범위가 달라.
...조항은 둘 다 같은 걸 적용받는데 말이죠. 제가 보기에 당신은 저한테 이른바 갑질을 하는 것 같군요.
이의가 있으면 그쪽 장관한테 제기해. 여기서 나하고 실랑이 벌이지 말고.
계속 안 떠나면 다른 동료에게 지원을 요청하겠다.
위이잉!
갑작스러운 경보가 다툼을 끊었고, 브리짓은 상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진 것을 봤다.
바쁜 발걸음이 들려오고, J가 마침내 현장에 도착했다.
어우 씨, 이 교통경찰 정말 인정이란 게 없네...
브리짓, 지금 이 경보는 무슨 상황이야?
저도 모릅니다.
긴급 통신을 받고서, 경비단 병사가 엄숙하게 J와 브리짓에게 고개를 돌렸다.
국가안전국 자료실에서 경보가 울렸다.
너희 둘, 함께 따라와라.
네? 어디 자료실이라고요?
다시 말해 줄래?
슈타지 기밀자료실.
경비단 병사가 도착했을 때, "로라"라는 의료 인형은 이미 시스템이 정지된 상태였다.
인형 정보.
군용 의료 인형, 경비단 7호 막사 소속, 로라.
로라?
J는 브리짓에게 총을 들고 천천히 다가가라 손짓했다.
털썩, 의료 인형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브리짓, 이 자리에서 경계 유지해.
너희는 올라가서 검사해.
경비단 병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조심조심 다가가 안전을 확인한 다음에 몸을 숙여 검사했다.
시스템 정지 확인.
자세히 검사해, 신원 미상 신호 연결된 거 없어?
없다, 모든 신호가 단절되었다.
마인드맵이 해킹됐습니다. 누가 이 인형의 소체를 조종한 거죠...
화이트존은 모든 외부 신호를 차단하고 있다, 방금 이 시간대의 모든 신호원을 검사했지만 외부 방문 흔적은 없었다.
그렇다는 건 신호는 내부에서...
단거리 무선 통신이야, 로라의 소체를 조종한 인물은... 여기서 300m 범위 안에 있어!
여길 중심으로 반경 300m 안은 싹 다 뒤져!
AN-94가 한 사무소 건물 바깥 광장에 서서 멀리 우뚝 솟은 격리벽을 바라봤다.
AK-12, 그쪽 상황은 어떤가?
AK-15가 너의 소체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그쪽 위치는 매우 위험하다.
...쇼의 프로필을 찾아냈어. 하지만 근처 무장병력이 빠르게 모이고 있어.
바로 마중 나가겠다!
...그래.
...AK-15는 구석에 쪼그려 앉아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위협에 대비했다.
눈앞의 인형이 서서히 눈을 떴다.
목표 확보, 철수 준비해.
......
AK-15는 조용히 일어섰다, 그녀는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무장 유닛 다수 접근 중, 엄호해.
...알았다.
전체 대사 보기 (194줄)
프랑크푸르트, 슈타지 본부, 로미의 사무실.
새벽 무렵. 온통 시커먼 건물 안에서 형광등 몇 개만이 여전히 열심히 빛을 내고 있었다.
그 중 한 방에서, 로미는 잔뜩 피곤한 표정으로 아이스 커피를 따랐다.
파인,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너 먼저 돌아가, 내일 일찍 출근하고.
알겠습니다. 야식 주문해 드릴까요?
그래, 1인분 더 시켜. Q 불러오고.
...벌써 3시 45분입니다만, Q 요원이 아직 있을까요?
없으면 이번 달 보너스도 없는 거지.
그럼 분명 있겠군요.
비서는 사무실의 쓰레기를 정리하고 방을 나섰다.
잠시 지나서 노크 소리가 울렸다. 서류와 모니터 사이에서 바쁜 로미는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들어와.
달칵. Q가 서류를 한 아름 들고서 사무실에 들어왔다.
로미는 고개를 들고 잠시 업무에서 자신을 해방시켰다.
아베르누스와 미래호의 자료는 전부 여기 있어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대공"은 신소련이 아베르누스에 대해 표출한 불만이자, 우리 군에 보낸 경고이기도 해요.
하지만 군 측에선 전혀 신경 안 쓰는 것 같고, 직접 밀수에 참여하기까지 하더라고요.
그리고, 약간 조사한 결과 슈타지 안에도 아직 이중 스파이로 일하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로미는 잠시 고뇌하다가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냈다.
원래 장군은 군과 당 내부를 눌러두기 위한 주춧돌이었어.
그런데 지금 그 주춧돌이 흔들리고 기회를 엿보는 놈들이 있어, 이러다간 나라가 진흙탕에 빠지는 건 시간 문제야.
대부분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겠죠.
...세상은 악당 때문에 망하지 않아.
저런 관망하는 사람, 흔들리는 사람들 손에 달려 있지.
악마의 힘이 더 강하면 그들은 완전히 악마 편에 서서 사탄의 공범이 돼.
그러다 성자가 현세에 강림하면 곧바로 경건한 얼굴로 바뀌어서는 처음부터 신실했던 것처럼 기도하지.
헤, 그게 바로 보스의 기회가 아닌가요?
로미가 한숨을 쉬었다.
어떨 땐 내가 콜로세움의 맹수 같은 느낌이야.
흉포하고 사나운 역할을 떠맡은 느낌.
계단은 이렇게 가파르고 좁으니까요. 오르지 않으면 떨어져서 죽을 뿐.
당신 뒤를 따라 같이 오르는 사람까지 덩달아 떨어지고 말아요.
보스가 잠깐 쉬고 싶다고 해도 밑에 있는 사람이 가만두질 않겠죠.
그렇지, 장군은 바로 그 점을 몰라서 몇 가지를 남에게 양보해 버린 거야.
그 사람은 자신의 한 순간의 관용과 주저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공포로 돌아오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그럼, 보스는 준비되셨나요?
로미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빨아들였다. 그녀의 입가에서 연기가 새어나왔다.
물론이지, 내게 실패는 절대 용납 안 돼.
그녀는 Q를 슬쩍 보고서,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심장을 가리켰다.
최소한 화이트존은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해.
이번에 신소련에 파견 가서 아주 잘해 줬어, 우리 손을 아주 깨끗하게 닦아줬지.
그 점은 안심하셔도 돼요, 서맨사 쇼의 일은 저희가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니까요.
그녀의 프로필도 이미 준비했어요.
...연말까지 화이트존의 수비병력을 전부 우리편으로 만들었으면 해.
할 수 있겠어?
에이, 그런 것보단 제 추가 수당이 중요하죠.
이번 주 추가 근무 시간, 이미 규정 초과예요 보스.
이번 일 다 끝나면 휴가 줄게.
그 얘기 처음 들은 지 3년하고도 또 3년 지났어요, 보스. 모스크바에서만 몇 번을 들었는데요.
그만큼 네가 슈타지에서 짬이 찼고, 이제 승진할 차례라는 거지.
아이고, 돈 잘 주는 거 말곤 아무것도 없는 우리 직장, 정말 사랑스러워 죽겠네.
프랑크푸르트, 화이트존. 일반 직원 출입구.
몇 번이고 계속된 검문을 통과해서 브리짓은 마침내 관문 앞에 도달했다.
다양하고 번거로운 수속에 인형인 브리짓조차 염증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이 마지막 관문에서 프랑크푸르트 경비단 병사가 그녀를 또 가로막았다.
신분과 목적.
안녕하세요, 국가안전국 요원 인형인 코드네임 브리짓입니다.
부서의 허가를 받아 자료 입력을 하러 왔습니다.
경비단 병사는 브리짓이 든 서류를 건네받아 자세하게 검사했다.
슈타지의 인형? 너 마인드맵 코어가 작동하는 중이냐?
어... 네, 작동 안 했으면 전 여기 못 있죠.
그럼 통과할 수 없다.
경비단 병사가 서류를 브리짓에게 툭 던졌다.
마인드맵을 탑재한 인형은 통과할 수 없다, 규정이다.
...슈타지 인형이 슈타지 자료실에 자료를 저장하려는 건데.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데요?
마인드맵 코어가 없는 인형을 쓰든가.
아니면 검문 통과할 수 있는 인간 보고 오라고 하든가.
...이 자료는 최고 기밀이므로 제3자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상급자는 이걸 운반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건 슈타지 사정이지.
우리는 화이트존의 규칙을 따른다.
......
브리짓은 할 수 없이 J에게 통신을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경비단 병사는 그걸 보고 콧방귀를 뀌더니, 벽을 가리키며 브리짓에게 눈치를 줬다.
벽에는 신호 차단 구역 표시가 있었다.
여긴 신호 차단 구역이다.
왔던 길로 돌아가라.
저기요!
그녀가 반박하기도 전에 경비단 병사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그녀를 툭 밀어넣었다.
브리짓은 엘리베이터 입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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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어떡하죠?
<color=#00CCFF>15분만 기다려, 금방 갈게.</color>
15분이요? 뭐 그렇게 한참 걸립니까? 지금 뭐하는데요?
<color=#00CCFF>몰라!</color>
설마 또 교통 단속 걸렸나요?
<color=#00CCFF>아 닥쳐! 내가 15분이라면 15분이야!!</color>
J가 통신을 끊었다.
마음을 다시 추스린 다음, 브리짓은 미소를 띄우고 엘리베이터로 돌아갔다...
경비단 병사 옷을 입은 한 사람이 밝게 미소짓는 인형을 데리고 브리짓 옆을 지나갔다.
토마스, 오늘 또 네가 근무야?
어, 근무 교대할 제2경비단 사람은 내일에야 온대.
소장님 당직병이 여기 와서 물건 좀 꺼내달라고 했어, 문 좀 열어줘.
수고하네.
브리짓은 관문 앞을 막아섰다. 그녀가 간신히 짜낸 미소가 바로 굳어버렸다.
잠깐만요, 저 인형도 마인드맵 코어가 있잖습니까!
왜 쟤는 들여보내 줬죠?!
얘는 군 소속 의료 인형이거든.
검문도 수속도 안 하고요? 게다가 네트워크 연결도 안 끊고?
당신들 규정은 장식입니까? 일단 인트라넷은 슈타지의 범위죠?
네가 우리 규정에 간섭할 권한은 없어.
<size=50>규정이 순 빵꾸투성이잖아요!</size>
규정에 불만이 있으면 그쪽 장관에게 문의해.
같은 규칙인데 왜 우리한테만 지키라 하고 저 인형은 안 지켜도 되는 건데요?
<size=50>안 돼요, 얘도 못 들어갑니다!</size>
토마스라는 경비단 병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멈췄다.
그는 브리짓을 무시하고 바로 군용 의료 인형에게 경비단 병사 전용 통로를 열어줬다.
로라, 바로 들어가.
네, 규정을 준수하겠습니다.
브리짓이 경비단 병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로라는 빠르게 관문을 통과했다.
......
AK-15는 조용히 눈앞의 소체를 주시하면서 주변의 기척을 경계했다.
삐이 삐, 삐이 삐.
소체가 손에 든 신호기가 네 번 울렸다.
— · — · , 연결에 성공했다는 알림이다.
......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AK-15는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경비단 병사의 안내를 받아서, 로라는 전용 통로를 통해 화이트존에 진입하여 원래라면 거쳐야 할 검사 절차를 생략했다.
그녀가 지었던 미소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
아이러니하네, 블랙존은 하늘 위에 있고, 화이트존은 땅속에 있다니.
갈림길 앞에서 그녀는 지시대로 경비단 막사로 향하지 않고, 몸을 돌려 슈타지 기밀 자료실로 향했다.
넓은 로비를 지나서, 이 인형은 왼쪽 벽 네 번째 슬라이딩 도어 앞에 도착했다. 문에는 어떤 표시도 없었다.
그녀는 벽에 붙은 신원 인증 시스템을 터치했다.
<color=#FFFF00>신원을 인증하십시오.</color>
알았어.
평온한 고요 속에서 인형은 바로 인증 시스템을 해킹했다.
...설마 패러데우스와 국가안전국이 이렇게나 밀접한 관계일 줄이야.
정보 인증 시스템마저 호환되다니...
<color=#FFFF00>인증 통과했습니다.</color>
60cm 두께의 합금 문이 열리고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문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돌자,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복도가 펼쳐졌다.
어떠한 특수 소재를 사용한 듯, 일반 인형의 전자 안구로도 어두운 복도의 전모를 탐지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시험 삼아 한 걸음 내디뎠다.
머리 위의 LED등이 조용히 켜져 전방 1m 가량의 범위를 밝혔다.
바닥이 등불을 반사하니 5cm 너비의 하얀 형광이 밝혀져, 마치 도로의 중앙분계선처럼 희미하게 길을 가리켰다.
복도는 광흡수 소재를 썼는지, 몸 앞이 서서히 밝아지면서 등뒤는 다시 어둠에 잠겼다, 그리고 발소리가 되울렸다.
그녀는 몇 미터마다 양쪽에 금속 문이 있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그녀는 문고리를 건드리지 않고 그저 메모리 카드를 주시하면서 계속 전진했다.
그러다 메모리 카드의 푸른 빛이 하얗게 변했다.
<color=#A9A9A9>시각과 촉각을 교란하는 건가...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선 가야 할 곳을 알아낼 수 없도록...</color>
하지만 앞에 있는 것은 문이 아닌 금속 벽면이었다.
응?
삐이, 삐, 삐, 삐.
마인드맵 안에 갑자기 알림이 네 번 울렸다. — · · · , 사전에 정했던 신호다.
로라는 주머니에서 거울을 꺼냈다. 거울을 통해서 붉은 레이저 포인터 두 개가 등뒤에서 소리 없이 그녀의 머리와 가슴을 겨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
그녀는 속으로 흠칫했다, 이 매끄러운 금속 벽면뿐인 복도에서 엄폐물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복도에는 분명 셀 수 없이 많은 보호 장치가 설치돼 있으리라는 점이다. 무작정 움직였다간 즉시 벌집이 될 것이 뻔했다.
......
그녀는 벽에 움푹 파인 곳이 있고, 표면에 서로 다른 규격의 단자 4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레이저 포인터를 눈치채지 못한 척을 하면서, 로라는 천천히 데이터 카드를 들어 차분하게 단자에 꽂았다.
붉은 레이저 포인터는 그녀의 동작에 따라 움직이며 꿋꿋하게 머리와 심장을 겨눴다. 만약 여기 있는 것이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절대 눈치챌 수 없을 것이다.
데이터 카드의 빛은 호흡하는 것처럼 몇 초 동안 깜빡이더니 다시 원래 밝기로 돌아왔다.
그녀는 데이터 카드를 뽑았다. 다시 거울을 보니 레이저 포인터는 사라져 있었다.
<color=#A9A9A9>휴우... 보안이 이렇게 삼엄하다니...</color>
<color=#A9A9A9>그래도 다행이야...</color>
그녀는 몇 걸음 물러난 뒤 품에서... 붉은 빛이 나는 두 번째 데이터 카드를 꺼냈다.
그녀는 슬라이딩 도어 앞으로 돌아갔다. 이번엔 오른쪽으로 아까처럼 길을 꺾자 똑같은 복도가 나왔다.
이번에는 10m가량을 걸어가 한 합금문 앞에 멈췄다.
아까와 달리, 어둠 속에서 문지기가 조용히 문 앞에 서있었다.
임무 NUSSRB476438923127649 관련 자료를 조회하러 왔습니다.
문지기의 전자 안구가 빨간 빛을 뿜어 메모리 카드를 인증하자, 합금 문이 열렸다.
문 뒤는 2500제곱피트 정도 넓이의 서버 룸이었다. 서버 기기들이 유리 캐비닛에 봉인되어 램프를 깜빡이면서 낮은 소리로 울어댔다.
실내 온도 24도, 습도 45%. 전체적으로 쾌적한 편이었다.
<color=#A9A9A9>쓰기와 읽기를 각각 다른 곳에서 하는구나...</color>
그녀는 조작 구역으로 걸어가 붉은 빛을 내는 메모리 카드를 슬롯에 끼웠다.
<color=#A9A9A9>데이터 조회하는 서버룸은 평범하네.</color>
그런 생각을 한 순간, 확 하고 방 전체가 새하얀 빛에 삼켜졌다.
아니, 그곳은 현실 공간이 아닌 특수한 전자 공간이었다.
<color=#A9A9A9>무슨 자료를 꺼낼 수 있나 어디 볼까...</color>
그녀는 가볍게 손짓하여 콘솔 창을 열었다. 가볍게 코드를 몇 줄 입력하니, 여러 개의 창이 데이터가 흐르면서 나타났다가 또 빠르게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인터페이스에 그녀는 권한 코드를 입력하고 전송을 눌렀다.
무수한 데이터 스트림이 쏟아졌다, 0과 1의 격류 속에서 그녀는 데이터로 이루어진 "서버"들을 보았다.
<color=#A9A9A9>이 데이터 운행 방식... 어떻게 아베르누스와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지...</color>
<color=#A9A9A9>설마 슈타지의 정보망을 아베르누스가 제공한 걸까?</color>
<color=#A9A9A9>이 분야에서 독일 정부의 신용도를 생각하면, 아주 예전부터 협력관계였을 수도 있겠어...</color>
그녀는 속으로 비아냥거리며 손에 데이터화한 "메모리 카드"를 바라봤다.
<color=#A9A9A9>그럼, 내가 찾는 물건이 여기에 있을까...</color>
그녀는 빠르게 한 이름을 입력했다. 서맨사 쇼.
100페이지에 달하는 파일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것을 복사하려다가 손을 멈췄다.
그리고 복사하는 대신 스크롤을 내려, 모든 내용을 빠르게 읽은 다음 인터페이스를 닫았다.
눈앞의 풍경은 다시 서버룸으로 돌아왔고, 메모리 카드의 붉은 빛은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메모리 카드를 뽑았다.
...임무 완료!
로라는 가벼운 걸음걸이로 문 앞으로 돌아가 떠날 준비를 했다.
철컥, 장전하는 소리와 함께 문지기가 총구를 그녀에게 겨눴다.
임무와 무관한 조회 기록을 감지! 권한을 제시하라!
레이저 포인터 수십 줄기가 거의 동시에 그녀의 몸을 뒤덮었다.
반복한다, 월권 행위를 확인했다. 권한을 제시하라! 600초 안에 응답하지 않으면 무제한 발포한다!
......!
뭐라든 해명해 주세요, 왜 슈타지 인형하고 군 인형을 차별대우하는 거죠?
규정이 그래. 그 둘은 권한 범위가 달라.
...조항은 둘 다 같은 걸 적용받는데 말이죠. 제가 보기에 당신은 저한테 이른바 갑질을 하는 것 같군요.
이의가 있으면 그쪽 장관한테 제기해. 여기서 나하고 실랑이 벌이지 말고.
계속 안 떠나면 다른 동료에게 지원을 요청하겠다.
위이잉!
갑작스러운 경보가 다툼을 끊었고, 브리짓은 상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진 것을 봤다.
바쁜 발걸음이 들려오고, J가 마침내 현장에 도착했다.
어우 씨, 이 교통경찰 정말 인정이란 게 없네...
브리짓, 지금 이 경보는 무슨 상황이야?
저도 모릅니다.
긴급 통신을 받고서, 경비단 병사가 엄숙하게 J와 브리짓에게 고개를 돌렸다.
국가안전국 자료실에서 경보가 울렸다.
너희 둘, 함께 따라와라.
네? 어디 자료실이라고요?
다시 말해 줄래?
슈타지 기밀자료실.
경비단 병사가 도착했을 때, "로라"라는 의료 인형은 이미 시스템이 정지된 상태였다.
인형 정보.
군용 의료 인형, 경비단 7호 막사 소속, 로라.
로라?
J는 브리짓에게 총을 들고 천천히 다가가라 손짓했다.
털썩, 의료 인형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브리짓, 이 자리에서 경계 유지해.
너희는 올라가서 검사해.
경비단 병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조심조심 다가가 안전을 확인한 다음에 몸을 숙여 검사했다.
시스템 정지 확인.
자세히 검사해, 신원 미상 신호 연결된 거 없어?
없다, 모든 신호가 단절되었다.
마인드맵이 해킹됐습니다. 누가 이 인형의 소체를 조종한 거죠...
화이트존은 모든 외부 신호를 차단하고 있다, 방금 이 시간대의 모든 신호원을 검사했지만 외부 방문 흔적은 없었다.
그렇다는 건 신호는 내부에서...
단거리 무선 통신이야, 로라의 소체를 조종한 인물은... 여기서 300m 범위 안에 있어!
여길 중심으로 반경 300m 안은 싹 다 뒤져!
AN-94가 한 사무소 건물 바깥 광장에 서서 멀리 우뚝 솟은 격리벽을 바라봤다.
AK-12, 그쪽 상황은 어떤가?
AK-15가 너의 소체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그쪽 위치는 매우 위험하다.
<color=#00CCFF>...쇼의 프로필을 찾아냈어. 하지만 근처 무장병력이 빠르게 모이고 있어.</color>
바로 마중 나가겠다!
<color=#00CCFF>...그래.</color>
...AK-15는 구석에 쪼그려 앉아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위협에 대비했다.
눈앞의 인형이 서서히 눈을 떴다.
목표 확보, 철수 준비해.
......
AK-15는 조용히 일어섰다, 그녀는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무장 유닛 다수 접근 중, 엄호해.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