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좌초한 밤의 육체
어둠 속에 어떤 거래가 이루어졌다. 양측은 서로 바라는 것을 얻고 떠났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밖.
차량 행렬이 천천히 전진하는 것을 지켜보며, 스털링은 인내심 있게 공항 주차장에 진입하기를 기다렸다.
이걸로 엘모호는 인수인계 완료...
아깝나요?
그냥 감탄하는 말이야.
우리가 엘모호에 빠뜨린 건 없겠지...?
우리가 뭐 이상한 짓을 한 것도 아니잖아.
인형들이 난리치지 않게 정비실과 수리실 전원을 끊은 거랑, 살짝 시스템 해킹해본 정도?
뭐어... 그건 그렇지만...
괜찮아, 수리실에 물자를 그렇게 잔뜩 선물해줬는데, 약간 문제 있어도 눈감아주겠지~
엘모호 관련 임무는 종료다.
그러니 엘모호보다는 당장의 임무에 집중해라.
...알았어.
...프랑크푸르트 공항, 세관 국제 물류 센터.
화물을 싣고 왕래하는 소형 트레일러 사이에 인형 소대가 잠복해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 곧 "에리스" 작전을 실행하겠다.
그래, 움직여.
알았다.
스털링은 보고를 마치고 대원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오늘 아침 6시 공항에 도착할 화물을 억류하여, 그중 화물 번호 EDDF-46623894를 찾아내야 한다.
목표 물품을 압수하고 슈타지로 회수하면 돼?
회수하지 않고 현장에서 차압한다.
정보에 따르면 그 화물은 패러데우스가 제작한 무기, 이아손의 상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아손의 상자요? 전에 베를린 공항에서 발견된 방사능 무기요?
그렇다.
임무 목표를 확인하는 즉시, 물류 창고를 완전히 봉쇄하고 범위를 넓혀 수사할 것이다.
...6시 5분.
군측 인원 몇 명이 물류 운송 인형을 지휘해 물자를 지정된 선반으로 옮겼다.
스털링의 지휘하에, 인형 소대가 창고의 운송 인형을 제압했다.
슈타지다, 이곳 상황을 접수하겠다.
스털링이 신분증을 꺼냈다.
운송 인형은 옮기던 화물을 내려놓고 얌전히 벽에 붙어 지시를 기다렸다.
움직여.
응.
인형과 요원들은 창고에서 흩어져 각 선반의 화물 번호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네놈들 뭐야?! 이건 군용 물자다, 함부로 건드리지 마!
슈타지다, 여기 화물을 검문하겠다.
슈타지의 마크를 보고, 인상 쓰던 군인이 콧방귀를 뀌었다.
슈타지의 인형이라고? 여기에 대체 무슨 일이냐?
우리는 명령을 받아 이곳을 기습 검문하러 왔다, 수사에 협조하도록.
이건 군의 화물이다, 검문 루트가 따로 있어, 슈타지가 간섭할 권한은 없다.
.......
군인들이 인형들에게 빠르게 접근해 총구 끝을 슈타지의 요원들을 향해 겨냥했다.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받았다. 어느 불법 무기가 세관을 통과해 신소련 반군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그럼 딴데 가서 찾아봐라, 여기는 너희 관할 영역 밖이야.
그걸 찾으려고 여기에 온 것이다.
그 무기가 여기에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
스털링의 강경한 태도에 담당자가 격노했다.
그는 억지로 피식 웃으며 허리춤의 권총을 꺼내 탁상에 쿵 내려놨다.
너, 지금 확실한 증거라고 했겠다? 그럼 찾아봐라.
그는 부하들에게 슈타지를 내버려 두라 시키면서, 그들의 거동을 단단히 지켜봤다.
찾아서 안 나왔을 때는 네 머리통 날려버려도 원망하지 마라.
슈타지가 군을 건드려선 안 된다는 걸 확실하게 교육해줄 테니까.
우리는 군과 대적할 의도가 없다.
스털링이 군인과 계속 눈싸움을 벌이는 동안, 브리짓은 나머지 슈타지를 데리고 창고 곳곳에 흩어져 차근차근 수사했다.
아주 간덩이가 부었구만, 독일군의 영역에서 신소련 반군에게 넘어갈 무기를 찾겠다고?
우리는 그저 증거를 토대로 조사할 뿐이다.
10월 및 11월 베를린에서 연이어 폭발 사건이 발생했고, 슈타지는 범인이 사용한 무기가 이아손의 상자임을 확인하였으며, 발주인과 운송 방식까지 조사하였다.
이런 단서들을 쫓아 수사한 결과 이아손의 상자의 유통 경로도 찾아냈다.
......
그런 식으로 군을 모함해도 되는 줄 알아? 그쪽 책임자 불러와!
수사를 마치면 자연스레 우리 책임자를 보게 될 거다.
스털링은 상대의 얼굴에서 강렬한 분노를 읽었다. 그 분노가 정점에 다다르기 직전, 상대방은 천천히 손을 들어 부하들을 물러나게 했다.
그럼 뭐라도 찾아내 봐라, 못 찾아내면 여기 온 걸 후회하게 해주지.
......
브리짓을 따라서 슈타지 요원 몇 명이 군의 물자 상자를 개봉했다.
상자 덮개가 하나씩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운명의 심판을 알리는 종소리 같았다.
어느 새 군의 물자 상자를 절반 넘게 열었고, 스털링 맞은편의 군인은 권총 실린더를 열어 한 발 한 발씩 총알을 장전했다.
이쪽은 다 찾아봤어...
발견 못 했어요.
...번호상 여기 주변이 맞는데...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하면 살려는 주지.
계속 찾아라.
모든 화물을 전부 열어서 철저히 검사해.
알았어.
상자가 또 하나씩 열리면서 맞은편 군인의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그러던 중——
이미 열어본 상자를 재차 검사하던 브리짓은 상자 안에 합쳐서 수납한 목표를 찾아냈다. 이 광경에 잠깐 넋을 잃었지만, 곧바로 카메라를 꺼내 증거 사진을 남겼다.
스털링, 발견했어.
발주인이 "움루스"인 화물 목록도 찾았어.
이 상자, 위의 3분의 2는 군용 상비 물자고, 그 아래에 수상한 구형 물체가 깔려 있어요. 저번에 발견한 이아손의 상자와 매우 흡사합니다.
군측 담당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활짝 열린 물자 상자에 다가갔다.
......
우리 내부에 움루스란 인물은 없어, 이아손의 상자라는 것도 처음 들어본다고...
증언은 취조실에서 하도록. 우리는 화물 검사만 하러 왔다.
......
안색이 창백해진 군인들이 슈타지에 의해 연행되었다.
스털링이 내부 통신 채널을 통해 방금 공항에 도착한 슈타지 인원들에게 지시했다.
국제 물류 창고를 봉쇄해라.
신소련으로 향하는 물자를 전부 검사한다. 특히, 군용 물자는 더욱 철저하게 확인하도록.
예!
...마인츠 대학, 실험실.
연속 48시간 철야한 끝에 넬레도 더는 못 버티고 침낭 속에 누워 잠이 들었다.
콘스탄스가 나머지 작업을 이어받아 아마리스의 피드백 데이터를 토대로 수치를 조정했다.
두 분도 좀 쉬세요. 넬레가 충분히 꼼꼼하게 완성했으니까, 나머지는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정말 도와드릴 필요 없을까요?
네, 괜찮아요. 그리고 무균실에 들어갈 실험복도 한 벌밖에 안 남았으니까, 제가 할게요.
......
아마리스.
뭔데?
넬레 씨가 말한 폭연... 정말 서광팀이 그렇게 기능하는 건가요?
맞아.
당신들은 처음부터 엘리아나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제물.
...대체 어째서죠?
내가 그런걸 어떻게 알아.
당신의 설계자한테 물어본 적 없나요?
...3차 대전을 겪은 그 연구원들을 본 적 있다면 물어보겠다는 생각조차 안 들 거야.
스티븐스 520이 하던 작업을 멈췄다.
...저도 전쟁을 겪어봤어요.
하지만 그때의 기억과 기록 어느 하나도 남기지 못했어요.
이럴 줄 알았다면 다 함께 단체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그랬어요...
당신들은 찍어둔 게 있겠죠?
......
보여줄 수 있을까요? 원래 서광팀의 모습을.
......
아마리스는 내키지 않는 눈치로 상대를 바라봤다.
프라이버시를 교환할 정도로 우리가 친한 사이인가?
그럼 그 대신 저도 당신께 흄 박사의 유산을 보여드릴게요.
...좋아.
아마리스가 서광팀의 유일한 단체사진을 꺼냈다.
이건 SCR인가요?
얘는 유라야, SCR하고 소체 외형이 엄청 닮았지.
......
여기 얼굴에 먹칠한 게 엘리아나고요?
맞아.
흄 박사의 앨범에도 이렇게 얼굴이 지워진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왜 지웠는데?
엘마의 말에 따르면 그 사람들은 박사의 돈을 떼먹은 사람이래요.
하지만 박사가 설마 돈을 떼먹힐 일이 있을까 의심했죠.
사진이 있으면 좋은 게 이렇게 과거를 떠올리게 해준다는 거예요.
...딱히 그립지도 않아.
그렇게 말하면서 바로 꺼냈으면서...
분명 틈나면 꺼내서 본 거죠?
너어!
아마리스는 툴툴대며 사진을 도로 집어넣었다.
됐어, 그럼 이제 네가 흄 박사의 유산을 보여줄 차례야.
지금 보고 있잖아요.
어디에?
저요.
다른 인형들이 다 죽고 없는 지금, 흄 박사가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걸작이 바로 저랍니다.
......
콘스탄스 씨가 방에서 나올 때까지 나한테 말 걸지 마.
...임시 세이프하우스.
리벨리온의 도움을 받아 404소대는 금세 해킹 준비를 마쳤다.
공장 점령 완료. 이제 시스템을 해킹할 거야. 새로운 수확이 없나 볼게.
그래, 발견하면 바로 나한테 보내줘.
알았어.
너무 시간 끌지 말고, 패러데우스의 증원 조심해.
응, 적의 동향은 리벨리온이 살펴주고 있어.
알았어.
통신 종료.
그렇지, 루니샤 쪽은 어때?
잠시 기다리십시오, XM556에게 연락하겠습니다.
지휘관?
루니샤는 어때?
지금 새로운 세이프하우스에 이동했고, 모두 이상 없어.
다만, 루니샤 씨의 몸상태가 좀 안 좋은 것 같아...
몸상태가? 어떤데?
최근 수면 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길어졌고, 게다가 수면의 질도 안 좋아서 자주 악몽을 꾸고 이상한 잠꼬대를 해.
무슨 잠꼬대?
무슨 성녀라던가...
기본 신체 지표가 여러 개 빠르게 떨어졌어. 성인 여성의 기준으로 봤을 때, 꽤 허약한 상태야.
......
엘모호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데려와서 전면 검사해주자.
그럼 그녀 상태를 주의 깊게 봐줘.
알았어.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히 주무십시오, 성녀시여.
어둠의 가호가 있기를.
부디 영원히...
영원히...
저희와 함께해주소서.
싫어... 싫어...
늙고 마른 손이 루니샤의 팔을 붙잡아, 그녀는 뿌리칠 수 없었다.
어린아이의 작은 손이 루니샤의 손가락을 움켜잡았고, 이어서 건장한 손이 루니샤의 어깨를 붙잡았다.
빠르게, 손으로 이루어진 감옥이 루니샤를 가두고 끝없는 어둠 속으로 밀어넣었다...
...헉!
악몽에서 깨어난 루니샤는 자신이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려한 꽃무늬로 수놓은 쿠션으로 싸여있는 나무 의자에 그녀의 몸이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
성녀님...
......
부르는 소리가 그녀의 주의를 끌었다.
그녀 앞에 펼쳐진 황무지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절을 하고 있었다.
성녀님, 저희에게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저는 성녀가 아니에요...
입을 열자 루니샤는 자신의 목소리가 매우 어린아이의 것임을 깨달았다.
성녀님! 저희에게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성녀님을 위해 저희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조아린 사람들은 점점 더 열광하였고, 하얀 옷을 입은 소녀의 행렬이 신도들에게 다가갔다.
소녀들은 발걸음을 잠깐 멈춘 후, 새하얀 소매에서 비수를 꺼내 신도들의 목을 베었다.
안 돼! 안 돼요! 죽이지 말아요!
성녀님...
신도들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붉은 혈액이 하나로 뭉쳐 고대의 괴수처럼 루니샤에게 덮쳐왔다.
싫어! 싫어! 싫어어!!!
루니샤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힘이 들어간 손 한쌍이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눌렀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머니?
루시, 이것이 너의 숙명이란다.
성녀가 되어 신도들을 종착지로 이끌어 주렴.
그녀가 비수를 한 자루 꺼냈다. 날카로운 번뜩임에 루니샤는 눈이 부셨다.
아... 안 돼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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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공항 밖.
차량 행렬이 천천히 전진하는 것을 지켜보며, 스털링은 인내심 있게 공항 주차장에 진입하기를 기다렸다.
이걸로 엘모호는 인수인계 완료...
아깝나요?
그냥 감탄하는 말이야.
우리가 엘모호에 빠뜨린 건 없겠지...?
우리가 뭐 이상한 짓을 한 것도 아니잖아.
인형들이 난리치지 않게 정비실과 수리실 전원을 끊은 거랑, 살짝 시스템 해킹해본 정도?
뭐어... 그건 그렇지만...
괜찮아, 수리실에 물자를 그렇게 잔뜩 선물해줬는데, 약간 문제 있어도 눈감아주겠지~
엘모호 관련 임무는 종료다.
그러니 엘모호보다는 당장의 임무에 집중해라.
...알았어.
...프랑크푸르트 공항, 세관 국제 물류 센터.
화물을 싣고 왕래하는 소형 트레일러 사이에 인형 소대가 잠복해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 곧 "에리스" 작전을 실행하겠다.
<color=#00CCFF>그래, 움직여.</color>
알았다.
스털링은 보고를 마치고 대원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오늘 아침 6시 공항에 도착할 화물을 억류하여, 그중 화물 번호 EDDF-46623894를 찾아내야 한다.
목표 물품을 압수하고 슈타지로 회수하면 돼?
회수하지 않고 현장에서 차압한다.
정보에 따르면 그 화물은 패러데우스가 제작한 무기, 이아손의 상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아손의 상자요? 전에 베를린 공항에서 발견된 방사능 무기요?
그렇다.
임무 목표를 확인하는 즉시, 물류 창고를 완전히 봉쇄하고 범위를 넓혀 수사할 것이다.
...6시 5분.
군측 인원 몇 명이 물류 운송 인형을 지휘해 물자를 지정된 선반으로 옮겼다.
스털링의 지휘하에, 인형 소대가 창고의 운송 인형을 제압했다.
슈타지다, 이곳 상황을 접수하겠다.
스털링이 신분증을 꺼냈다.
운송 인형은 옮기던 화물을 내려놓고 얌전히 벽에 붙어 지시를 기다렸다.
움직여.
응.
인형과 요원들은 창고에서 흩어져 각 선반의 화물 번호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네놈들 뭐야?! 이건 군용 물자다, 함부로 건드리지 마!
슈타지다, 여기 화물을 검문하겠다.
슈타지의 마크를 보고, 인상 쓰던 군인이 콧방귀를 뀌었다.
슈타지의 인형이라고? 여기에 대체 무슨 일이냐?
우리는 명령을 받아 이곳을 기습 검문하러 왔다, 수사에 협조하도록.
이건 군의 화물이다, 검문 루트가 따로 있어, 슈타지가 간섭할 권한은 없다.
.......
군인들이 인형들에게 빠르게 접근해 총구 끝을 슈타지의 요원들을 향해 겨냥했다.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받았다. 어느 불법 무기가 세관을 통과해 신소련 반군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그럼 딴데 가서 찾아봐라, 여기는 너희 관할 영역 밖이야.
그걸 찾으려고 여기에 온 것이다.
그 무기가 여기에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
스털링의 강경한 태도에 담당자가 격노했다.
그는 억지로 피식 웃으며 허리춤의 권총을 꺼내 탁상에 쿵 내려놨다.
너, 지금 확실한 증거라고 했겠다? 그럼 찾아봐라.
그는 부하들에게 슈타지를 내버려 두라 시키면서, 그들의 거동을 단단히 지켜봤다.
찾아서 안 나왔을 때는 네 머리통 날려버려도 원망하지 마라.
슈타지가 군을 건드려선 안 된다는 걸 확실하게 교육해줄 테니까.
우리는 군과 대적할 의도가 없다.
스털링이 군인과 계속 눈싸움을 벌이는 동안, 브리짓은 나머지 슈타지를 데리고 창고 곳곳에 흩어져 차근차근 수사했다.
아주 간덩이가 부었구만, 독일군의 영역에서 신소련 반군에게 넘어갈 무기를 찾겠다고?
우리는 그저 증거를 토대로 조사할 뿐이다.
10월 및 11월 베를린에서 연이어 폭발 사건이 발생했고, 슈타지는 범인이 사용한 무기가 이아손의 상자임을 확인하였으며, 발주인과 운송 방식까지 조사하였다.
이런 단서들을 쫓아 수사한 결과 이아손의 상자의 유통 경로도 찾아냈다.
......
그런 식으로 군을 모함해도 되는 줄 알아? 그쪽 책임자 불러와!
수사를 마치면 자연스레 우리 책임자를 보게 될 거다.
스털링은 상대의 얼굴에서 강렬한 분노를 읽었다. 그 분노가 정점에 다다르기 직전, 상대방은 천천히 손을 들어 부하들을 물러나게 했다.
그럼 뭐라도 찾아내 봐라, 못 찾아내면 여기 온 걸 후회하게 해주지.
......
브리짓을 따라서 슈타지 요원 몇 명이 군의 물자 상자를 개봉했다.
상자 덮개가 하나씩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운명의 심판을 알리는 종소리 같았다.
어느 새 군의 물자 상자를 절반 넘게 열었고, 스털링 맞은편의 군인은 권총 실린더를 열어 한 발 한 발씩 총알을 장전했다.
이쪽은 다 찾아봤어...
발견 못 했어요.
...번호상 여기 주변이 맞는데...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하면 살려는 주지.
계속 찾아라.
모든 화물을 전부 열어서 철저히 검사해.
알았어.
상자가 또 하나씩 열리면서 맞은편 군인의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그러던 중——
이미 열어본 상자를 재차 검사하던 브리짓은 상자 안에 합쳐서 수납한 목표를 찾아냈다. 이 광경에 잠깐 넋을 잃었지만, 곧바로 카메라를 꺼내 증거 사진을 남겼다.
스털링, 발견했어.
발주인이 "움루스"인 화물 목록도 찾았어.
이 상자, 위의 3분의 2는 군용 상비 물자고, 그 아래에 수상한 구형 물체가 깔려 있어요. 저번에 발견한 이아손의 상자와 매우 흡사합니다.
군측 담당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활짝 열린 물자 상자에 다가갔다.
......
우리 내부에 움루스란 인물은 없어, 이아손의 상자라는 것도 처음 들어본다고...
증언은 취조실에서 하도록. 우리는 화물 검사만 하러 왔다.
......
안색이 창백해진 군인들이 슈타지에 의해 연행되었다.
스털링이 내부 통신 채널을 통해 방금 공항에 도착한 슈타지 인원들에게 지시했다.
국제 물류 창고를 봉쇄해라.
신소련으로 향하는 물자를 전부 검사한다. 특히, 군용 물자는 더욱 철저하게 확인하도록.
<color=#00CCFF>예!</color>
...마인츠 대학, 실험실.
연속 48시간 철야한 끝에 넬레도 더는 못 버티고 침낭 속에 누워 잠이 들었다.
콘스탄스가 나머지 작업을 이어받아 아마리스의 피드백 데이터를 토대로 수치를 조정했다.
두 분도 좀 쉬세요. 넬레가 충분히 꼼꼼하게 완성했으니까, 나머지는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정말 도와드릴 필요 없을까요?
네, 괜찮아요. 그리고 무균실에 들어갈 실험복도 한 벌밖에 안 남았으니까, 제가 할게요.
......
아마리스.
뭔데?
넬레 씨가 말한 폭연... 정말 서광팀이 그렇게 기능하는 건가요?
맞아.
당신들은 처음부터 엘리아나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제물.
...대체 어째서죠?
내가 그런걸 어떻게 알아.
당신의 설계자한테 물어본 적 없나요?
...3차 대전을 겪은 그 연구원들을 본 적 있다면 물어보겠다는 생각조차 안 들 거야.
스티븐스 520이 하던 작업을 멈췄다.
...저도 전쟁을 겪어봤어요.
하지만 그때의 기억과 기록 어느 하나도 남기지 못했어요.
이럴 줄 알았다면 다 함께 단체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그랬어요...
당신들은 찍어둔 게 있겠죠?
......
보여줄 수 있을까요? 원래 서광팀의 모습을.
......
아마리스는 내키지 않는 눈치로 상대를 바라봤다.
프라이버시를 교환할 정도로 우리가 친한 사이인가?
그럼 그 대신 저도 당신께 흄 박사의 유산을 보여드릴게요.
...좋아.
아마리스가 서광팀의 유일한 단체사진을 꺼냈다.
이건 SCR인가요?
얘는 유라야, SCR하고 소체 외형이 엄청 닮았지.
......
여기 얼굴에 먹칠한 게 엘리아나고요?
맞아.
흄 박사의 앨범에도 이렇게 얼굴이 지워진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왜 지웠는데?
엘마의 말에 따르면 그 사람들은 박사의 돈을 떼먹은 사람이래요.
하지만 박사가 설마 돈을 떼먹힐 일이 있을까 의심했죠.
사진이 있으면 좋은 게 이렇게 과거를 떠올리게 해준다는 거예요.
...딱히 그립지도 않아.
그렇게 말하면서 바로 꺼냈으면서...
분명 틈나면 꺼내서 본 거죠?
너어!
아마리스는 툴툴대며 사진을 도로 집어넣었다.
됐어, 그럼 이제 네가 흄 박사의 유산을 보여줄 차례야.
지금 보고 있잖아요.
어디에?
저요.
다른 인형들이 다 죽고 없는 지금, 흄 박사가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걸작이 바로 저랍니다.
......
콘스탄스 씨가 방에서 나올 때까지 나한테 말 걸지 마.
...임시 세이프하우스.
리벨리온의 도움을 받아 404소대는 금세 해킹 준비를 마쳤다.
<color=#00CCFF>공장 점령 완료. 이제 시스템을 해킹할 거야. 새로운 수확이 없나 볼게.</color>
그래, 발견하면 바로 나한테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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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간 끌지 말고, 패러데우스의 증원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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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통신 종료.
그렇지, 루니샤 쪽은 어때?
잠시 기다리십시오, XM556에게 연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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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샤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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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상태가? 어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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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잠꼬대?
<color=#00CCFF>무슨 성녀라던가...</color>
<color=#00CCFF>기본 신체 지표가 여러 개 빠르게 떨어졌어. 성인 여성의 기준으로 봤을 때, 꽤 허약한 상태야.</color>
......
엘모호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데려와서 전면 검사해주자.
그럼 그녀 상태를 주의 깊게 봐줘.
<color=#00CCFF>알았어.</color>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히 주무십시오, 성녀시여.
어둠의 가호가 있기를.
부디 영원히...
영원히...
저희와 함께해주소서.
싫어... 싫어...
늙고 마른 손이 루니샤의 팔을 붙잡아, 그녀는 뿌리칠 수 없었다.
어린아이의 작은 손이 루니샤의 손가락을 움켜잡았고, 이어서 건장한 손이 루니샤의 어깨를 붙잡았다.
빠르게, 손으로 이루어진 감옥이 루니샤를 가두고 끝없는 어둠 속으로 밀어넣었다...
...헉!
악몽에서 깨어난 루니샤는 자신이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려한 꽃무늬로 수놓은 쿠션으로 싸여있는 나무 의자에 그녀의 몸이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
성녀님...
......
부르는 소리가 그녀의 주의를 끌었다.
그녀 앞에 펼쳐진 황무지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절을 하고 있었다.
성녀님, 저희에게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저는 성녀가 아니에요...
입을 열자 루니샤는 자신의 목소리가 매우 어린아이의 것임을 깨달았다.
성녀님! 저희에게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성녀님을 위해 저희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조아린 사람들은 점점 더 열광하였고, 하얀 옷을 입은 소녀의 행렬이 신도들에게 다가갔다.
소녀들은 발걸음을 잠깐 멈춘 후, 새하얀 소매에서 비수를 꺼내 신도들의 목을 베었다.
안 돼! 안 돼요! 죽이지 말아요!
성녀님...
신도들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붉은 혈액이 하나로 뭉쳐 고대의 괴수처럼 루니샤에게 덮쳐왔다.
싫어! 싫어! 싫어어!!!
루니샤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힘이 들어간 손 한쌍이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눌렀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머니?
루시, 이것이 너의 숙명이란다.
성녀가 되어 신도들을 종착지로 이끌어 주렴.
그녀가 비수를 한 자루 꺼냈다. 날카로운 번뜩임에 루니샤는 눈이 부셨다.
<size=50>아... 안 돼요! 어머니!!!</s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