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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5 · 고립된 숲

덮쳐오는 창백

복수의 사명을 지고서 죽음의 땅에서 현세에 돌아온 그녀가 패러데우스 앞에 나타났다.

-72-A-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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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보기 (186줄)

...판도라 조직, 회의실.

스틱스는 주변 눈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울을 보며 머리와 화장을 다듬었다.

그녀 주위의 사람들은 계속 그녀에게 따지고 있었다.

간부1

스티스 의장, 당신이 발표한 그 연설 영상에 대해, 연맹 대표가 수 차례 항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드시 대답해 줘야 합니다.

스틱스

그쪽에서 정말 대답이 필요한 거면 단순 항의만으로 안 끝났겠죠.

간부1

쇼 박사는 소피아 열사의 친동생인데... 이렇게 폄훼해서는...

간부2

소피아 열사가 생전에 소속되어있던 광명 모스크바 조직도 우리의 가장 든든한 맹우 중 하나입니다. 이런 일로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면 앞으로의 협력 관계에 차질이 생길 것입니다.

스틱스가 마침내 거울을 내려놓고 밝은 미소로 이들을 마주봤다.

스틱스

위치와 관계를 확실히 파악하세요, 여러분. 그 조직들이 물자와 자금이 부족해서 우리한테 빌붙어 동맹이 된 거죠.

게다가, 광명 모스크바가 힘을 발휘하던 시절은 소피아 열사가 살아 있었을 때의 얘기지, 그 사람 한 명 없어지니까 조직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잖아요.

다들 봤죠? 저번 주 그들이 연 유적 반대 홍보 활동의 효과가 얼마나 처참한지, 차라리 유치원 운동회가 더 볼거리가 있었겠어요.

간부1

...질문의 요점을 자꾸 피하지 마십시오.

스틱스 의장, 왜 이런 민감한 시기에 조직 내부 검토를 받지 않은 연설 영상을 함부로 발표한 겁니까?

스틱스

저는 판도라의 집행 의장이니까요, 필요 시 관점을 발표할 권한이 있다고 보는데요.

간부2

하지만 당신의 관점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습니다. 비록 쇼 박사가 판도라나 예하 연맹 조직에 소속되어 있진 않았더라도, 그녀는 굳건한 반유적 투사였습니다.

자신의 언니와 마찬가지로요, 단지 다른 방식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스틱스

겉보기엔 의견이 맞는 자매가 사실은 서로 다른 뜻을 품은 사례는 역사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데요.

간부2

정말 항의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까?

스틱스는 정교한 손목시계를 힐끗 봤다.

스틱스

여러분, 지금 우리의 중심을 잊지 마세요. 곧 신세계가 도래해서 모든 판도가 뒤집어질 거예요.

우리는 간신히 초대를 받아서 프랑크푸르트에 오게 된 거잖아요.

스틱스

게다가 지금 우리는 남의 회의실을 거의 반 시간이나 차지하고 있어요.

간부1

......

간부2

그쪽 사람은 도착했습니까?

스틱스

네, 저쪽 매니저가 문자를 보냈어요.

이건 모처럼 생긴 기회예요, 곧 도래할 신세계에서 야당 의석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걸린 기회...

똑똑. 회의실 문이 울렸다.

스틱스

들어오세요.

비서

스틱스 의장, 상대측이 도착했습니다. 지금 바로 안내해 드릴까요?

스틱스는 마지막으로 화장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여유 넘치게 일어섰다.

스틱스

예, 이쪽은 준비 다 됐어요.

...회의를 마친 후.

스틱스는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몸은 거울을 향하면서도, 자신의 얼굴은 보지 않았다.

스틱스

애슐리, 회의 참석 인원의 모든 자료를 전송했어.

애슐리

<color=#00CCFF>받았습니다, 스틱스 언니. 지금 벌침 시스템에 입력 중입니다.</color>

스틱스

그래.

애슐리

<color=#00CCFF>네메아란 언니께서 당신께 벌침 프로필을 몇 개 전달하라 했습니다.</color>

스틱스는 전송받은 프로필을 펼쳐보았다.

그리폰 안전계약사의 한 지휘관과 "엘모호"라는 이름의 기지차량 관련 정보였다.

애슐리

<color=#00CCFF>네메아란 언니께서 해당 인물들을 계획에 크게 방해가 될 수 있는 명단에 넣었습니다. 만약 마주칠 경우 즉시 제거하십시오.</color>

스틱스

알았어.

통신을 끊고 스틱스는 지휘관의 정보를 흥미롭게 살펴봤다.

스틱스

제법 재밌어 보이는 사람이네...

...마인츠 대학 실험실.

테스트 데이터의 커서가 스크린 바닥에 닿았고, 스티븐스 520은 엔터키를 누른 다음 통신을 연결했다.

스티븐스 520

지휘관, 실험 완료되었습니다.

즉시 마인츠 대학 실험실에 오셔서 목표를 받아 가세요.

지휘관

<color=#00CCFF>알았다, 바로 출발하지.</color>

<color=#00CCFF>아참, 넬레 씨는 괜찮아?</color>

스티븐스 520

흠...

스티븐스 520은 테이블에 엎어져 곯아떨어진 넬레를 슬쩍 봤다.

스티븐스 520

정신 상태는 양호한 편이에요. 하지만 며칠 연속으로 철야했으니 푹 쉬어야 해요.

지휘관

<color=#00CCFF>그래, 알았어.</color>

통신을 종료하고, 스티븐스 520은 창밖을 보며 멍 때리는 아마리스에게 다가갔다.

아마리스

왜, 또 무슨 심부름 있어?

스티븐스 520

아니요, 저희 임무는 이미 끝났어요.

아마리스

...내 임무는 아직 안 끝났어.

아마리스

정확히는, 이제야 시작이지.

스티븐스 520

.......

두 사람이 침묵하는 사이, 창밖에 대학생 한 무리가 떠들며 지나갔다.

강의실로 향하는 그들은 삼삼오오 그룹을 이루어 서로 손을 잡거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었다.

스티븐스 520

......

당신 언니에 관한 일은 알겠어요.

아마리스

어.

스티븐스 520

저도 여동생이 하나 있었어요, 말괄량이에 하는 말을 어찌나 안 듣는지, 당신만큼이나 제 성질을 긁어댔어요.

아마리스

......

스티븐스 520

원래는 걔가 흄 박사의 유산을 물려받아, 유유자적하게 아가씨 생활을 즐겼어야 했지만.

그런데 걔는 굳이 그 모든 것을 박살내려고 했어요, 자기 자신을 대가로 바치면서까지.

아마리스

그 심정, 어느 정도 이해는 돼.

스티븐스 520

당신은 언니가 죽었고, 저는 동생이 죽었죠.

아마리스

지금 누가 더 불쌍한지 비교하자는 거야? 나는 전혀 안 속상해, 엘리아나한테 별 감정 없거든.

스티븐스 520

아뇨, 제 뜻은——

스티븐스 520의 정중한 표정에 아마리스는 불안해졌다.

스티븐스 520

제가 당신의 언니가 되어드릴 수 있어요.

당신 행실은 다소 지저분하고 옷차림도 거지꼴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공통점이 참 많아요.

아마리스

......

스티븐스 520

어쩌면 이미 떠난 이에게서 찾지 못한 답안을, 우리 서로에게서 찾을 수 있을지 몰라요.

아마리스

......

스티븐스 520

감격에 말이 안 나오는 거 이해해요, 그러니 바로 대답하실 필요는 없어요.

아마리스

......

아마리스는 한참을 끙끙거리다, 마침내 몇 마디를 내뱉었다.

아마리스

마음은 고마워, 하지만 난 이미 맹세했어, 난 누구도 언니라 안 불러!

스티븐스 520

맹세란 어기기 위해 있는 거잖아요.

아마리스

너...

삐삐. 지휘관의 통신에 아마리스는 속으로 만세를 외쳤다.

스티븐스 520

지휘관 왔어? OK, 바로 내려갈게.

지휘관이 실험실에 들어왔고, 넬레는 찬물 세수로 졸음을 쫓고 있었다.

지휘관

엄청 초췌해 보이십니다...

넬레

괜찮아요, 아직 버틸 수 있어요.

지휘관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가 반드시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겁니다.

넬레

저 안 늦었죠?

지휘관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셨습니다!

넬레

...기능만 복구했을 뿐, 다른 것들은...

공백으로 남겨뒀어요, 도구로서 조종할 수 있는 여지를 위해서요.

선생님을 모욕하고 싶지 않았어요.

지휘관

알고 있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제가 반드시 패러데우스를 무너뜨릴 테니... 절대 당신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넬레

지휘관님...

넬레가 지휘관에게 다가갔다, 피로에 다리가 흔들렸지만, 눈빛은 결의로 가득 차 반짝였다.

넬레

한 가지 더 부탁이 있어요.

...콰앙!

조용하던 공장이 갑작스러운 총격전에 휩싸였다.

하얀 니토 몇 명이 신속히 부대를 이끌고 대응에 나서, 무기를 들고 초연 속에 뛰어들었다.

타타탕!

한동안 총성이 지나간 후, 공장은 다시 고요해졌다.

AK-15

......

거대한 체격의 인형이 더 이상 반응이 없는 하얀 니토의 잔해를 끌고 제어 콘솔에 다가가 니토의 권한으로 시스템을 가동했다.

AN-94

이걸로 됐다.

AK-15

그래.

털썩, 이용 가치를 잃은 니토는 그대로 바닥에 버려졌다.

한 그림자가 기척도 없이 흩어지는 초연 끝자락에 나타나 감시 카메라 쪽을 바라봤다.

감시 녹화 영상은 여기서 끊어졌다.

...패러데우스 공장.

네메아란은 헤베가 제공한 감시 영상을 말없이 시청했다.

헤베

단 하루만에 프랑크푸르트의 공장 7할 정도가 습격을 받았어요.

공격 패턴은 일관되게 해킹 부대가 시스템에 침입해 경보를 마비시키고, 이 괴물 같은 인형 셋이 쳐들어와 박살을 냈죠.

목표도 명확해서 생산 라인만 파괴하고서 아무 미련도 없이 퇴각했어요.

네메아란

놈들의 공격은 고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한 것뿐이지만, 효과적인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구나.

계획의 3단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지?

헤베

3단계에 필요한 소모품은 이미 마련됐어요. 창고 안의 재고까지 합치면 충분할 거예요.

하지만 절반 이상의 생산 시설이 마비돼서, 이걸 복구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예요. 현재 상황에서는 고치 계획에 예비 재료를 제공할 수가 없어요.

네메아란

3단계 실험을 마치는 데 충분하다면 됐다.

헤베

지금 모든 재료는 운송 중이에요, 날짜 바뀌기 전에 지정하신 실험실에 도착할 거예요.

헤베

그런데, 우리 시스템에 새 실험실 흔적이 나타나면, 저 인형들이 바로 귀신같이 달려든단 말이죠...

네메아란

알고 있다, 그곳도 최대한 빨리 이전시킬 거다.

3단계 실험이 끝나면 공장의 흔적도 깨끗하게 지우도록.

헤베

...알겠어요.

헤베는 네메아란에게 대답하고서도 자리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네메아란

할 말이 있나 보군.

헤베

그저 여러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제가 여길 몇 년 동안이나 운영해 왔으니까요.

헤베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거의 클리어하기 직전에... 웬 돌발 사건 한 번에 파산하는 느낌...

네메아란

너도 그 동안 해온 것들이 모두 이 순간만을 위한 것임을 알고 있지 않으냐.

헤베

그야 당연히 알고 있죠.

다만 이 순간이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찾아와서요, 마치 길흉을 알 수 없는 혜성처럼.

네메아란

......

헤베는 스크린에 비친 네메아란의 입 다문 얼굴을 바라봤다.

헤베

언니의 평소 패턴이라면, 이럴 땐 저 보고 그딴 시간 낭비하는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나요?

왜 오늘은 조용하신거죠?

네메아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내부에 배신자가 있는 건지.

헤베

...농담으로 하는 얘기죠?

당장 외부적으로 언니에겐 "벌침"이 있고, 시스템 상으론 "의식의 호수"가 있었고, 지금은 "고치"가 있는데요.

헤베

누군가 의심스럽다면, 직접 들어가서 확인하면 되지 않나요?

네메아란

...헤베, 내가 모스크바에 있을 때.

너희에게 시간 나면 인류의 역사책을 많이 읽어보라 하지 않았니?

헤베

...아하, 기억하죠.

하지만 그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시대가 발전하면서 음모나 계략은 이제 다 쓸모가 없잖아요.

헤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에요.

CCTV와 과학 수사의 발전으로 사라진 탐정 소설 같은 방법은 거의 쓸모 없어졌잖아요.

네메아란은 한숨을 쉬었다.

네메아란

확실히 수단은 시대와 기술과 관계가 있지.

하지만 인간의 마음속 욕망은 어느 시대에서나 똑같단다.

헤베

우리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나요?

네메아란

...우리는 아직 진정으로 완성된 작품이 아니니까.

그러니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고, 인간 본연의 단점도 남아있단다.

네메아란

오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식탐 그리고 색욕.

우리에겐 이런 것들이 아직 어느 정도 남아있어.

헤베

...그럼 누가 배신자 같은데요?

네메아란

...아니다... 있다고 해도, 내가 찾아낼 게 아니니.

헤베

...그럼 언니도 그런 인간의 단점이 있다는 건가요?

네메아란

지금 당장을 두고 본다면 내겐 분노가 남아있는 것 같구나.

헤베

...전혀 모르겠는걸요.

그 분노에 색깔이 있다면, 분명 흰색에 무한히 가까운 색일 거예요.

네메아란

...아니, 어느 꽃의 색이란다.

헤베

...언니도 그렇게 문학적일 때가 있군요.

네메아란

나는 먼저 화이트존의 비밀 통로를 처리하러 갈 테니.

라플라스 님의 호위 임무 감독은 네게 맡기마.

헤베

...즉석으로 정해진 임무 같네요.

원래는 언니가 직접 맡을 일이었죠?

네메아란

그래, 하지만 실험 소재가 더욱 중요하니까.

헤베

...알겠어요.

네메아란

최대한 은폐를 유지해라. 지금 너의 전투 방식은 아직 비밀이니 너무 일찍 들켜선 안 된다.

헤베

그럼 라플라스 님의 호위는 누구에게 시킬 건데요?

네메아란

몰리도와 브라메드.

헤베

...알겠어요.

네메아란은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네메아란

우리의 운명은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아무리 몸부림을 치더라도, 결국엔 거미줄에 걸린 나약한 생명처럼 운명의 최종 선고를 기다릴 뿐이야.

헤베

......

헤베가 네메아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 자리엔 그녀의 치맛자락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만 반짝일 뿐이었다.

헤베는 감시 카메라를 통해 몰리도와 브라메드가 라플라스를 맞이하여 실험실에서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몰리도는 즉시 소대를 지휘해 호위 차량을 배치했다.

헤베

......

이때 헤베가 기지에 새로운 출입 기록을 발견했다.

평범한 니토의 출입 기록이 아닌, 이것은...

헤베

...그레이?

왜 그레이의 신분 권한이 아직 남아있는거지? 적이 도용한 건가?

헤베는 즉시 "그레이"가 기지에 들어올 때의 감시 영상을 조회하고, 보안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검사했다.

결국 그 익숙한 얼굴이 감시 화면에 나타난 것을 보고서야 믿게 되었다.

해킹도 아니고, 도용도 아니었다. 그레이가 본인 스스로 패러데우스 기지에 돌아온 것이었다.

분명 아베르누스에서 죽었을 그레이가.

헤베

……

수많은 추측이 헤베의 머릿속을 오갔다. 죽었던 그레이가 패러데우스에 돌아왔다는 현실을 완전히 이해하기도 전에, 그 "그레이"는 라플라스가 이동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 상황에 헤베는 즉시 라플라스가 있는 구역의 경보를 울렸다.

헤베

애슐리, 즉시 몰리도에게 알려. 적이 침입했다.

애슐리

<color=#00CCFF>...침입!? 예!</color>

감시 화면 속에선, 몰리도와 브라메드는 경보를 듣고 바로 경로를 바꿔 라플라스를 호위하며 비상 출구 통로로 뛰었다.

몰리도는 애슐리의 통신을 받고 즉시 호위팀의 집결을 재촉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론 부족했다. 헤베는 초조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스르륵. 스크린 도어가 열리자 몰리도가 고개를 돌렸다——

몰리도

<color=#00CCFF>그레이...?</color>

그레이

<color=#00CCFF>......</color>

몰리도

<color=#00CCFF>...네가 왜 여기에 있어?</color>

몰리도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이미 그레이가 손의 칼날을 번뜩이며 라플라스에게 달려들었다.

헤베

......

몰리도, 너는 정말 재난 영화나 호러 영화에 딱이야.

시작할 때 첫 번째로 희생하는 엑스트라에 정말 어울려.

헤베는 이를 갈면서 상황실에서 일어나 인간을 초월한 속도로 라플라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레이가 칼날을 내민 손을 든 다음 순간 그 자리에서 사라지며 돌풍을 일으켰다.

몰리도는 아슬아슬하게 그레이의 공격을 막아냈다.

몰리도

...공격 방식이 갑자기 바뀌었어...

이건 그레이의 평소 기술이 아니야!

브라메드

8시 방향!

다음 순간 몰리도가 공격에 튕겨 나가 브라메드와 정통으로 충돌했다.

그리고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된 라플라스를 향해 그레이가 다시 공격을 내질렀다.

째앵——!

그레이

......

잘린 금속 받침대 앞에 라플라스의 모습은 없었다.

헤베가 사뿐히 착지하면서 라플라스의 앞을 막아섰다.

몰리도

너는...

헤베

그 느려터진 순발력으로 잘도 지금까지 살아남았구나.

몰리도

......

몰리도는 우아한 자태의 여인을 바라보며 깨달은 듯 미소를 지었다.

몰리도

그쪽이 바로 프랑크푸르트의 "고치 계획"을 관리하는 언니군요.

헤베

...헤베야.

몰리도

초면에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헤베 언니.

헤베

고맙다고? 이게 다 네가 그레이의 권한을 지우지 않은 덕분이지.

안 그러면 나도 죽었던 그레이가 패러데우스에 돌아오는 장면을 보지 못했을 거야.

몰리도

...억울해요, 헤베 언니.

아시잖아요, 패러데우스는 사망이 확인되면 즉시 권한이 삭제되는 걸요.

헤베

지금 네 해명을 들어줄 시간 없어, 라플라스 님을 잘 지키기나 해.

몰리도

네.

헤베

브라메드, 나와 함께 이 그레이를 상대해.

몰리도, 너는 다른 길로 라플라스 님을 모시고 떠나.

브라메드

...네.

몰리도는 즉시 라플라스의 어깨를 부축하고, 입 다물고서 모습을 감췄다.

브라메드는 헤베를 곁눈질로 관찰했다. 그녀는 여전히 우아하고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브라메드는 엄청난 위압감을 느꼈다.

헤베

그레이는 기존 기록과 전혀 달라.

녀석의 공격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해. 기회를 봐서 움직임을 견제해 내게 빈틈을 만들어주면 돼.

브라메드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