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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6 · 합성곱 핵

널 위해 횃불을 들다

폭격은 아직도 이어졌다. 묵직한 굉음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74-A-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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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보기 (186줄)

...프랑크푸르트, 배전소.

작업자 몇 명이 방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이고, 통신이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작업부

팀장님, 지금 전력 공급 관련 신고가 여러곳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팀장

알아, 병원 쪽 전력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나머지는 그 후에 처리하자고.

작업부

지금 바깥 교통은 마비되었고, 통신 신호도 불안정합니다. 각 병원으로 지원 나간 팀들도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팀장

......

창밖의 흐릿한 하늘을 바라보며 팀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부하에게 지시하려던 찰나, 상대방이 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무슨 일인지 묻기도 전에——

콰앙!!!

팀장은 피투성이로 통신기 앞으로 기어가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짜내어 외쳤다.

팀장

지원 바란다... 에쉬본구 에덤 배전소에 공습, 지원 바란다!

반복한다, 에쉬본구... 커헉...

목에서 쏟아져 나온 피가 나머지 말을 삼키고, 팀장은 통신기 앞에 힘없이 쓰러졌다.

그는 마지막까지 알지 못했다, 통신이 처음부터 먹통이었다는 사실을...

...배전소 부근.

불타는 짙은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고, 건물 잔해에서 작은 폭발과 붕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섀도리스는 마이크를 옷깃에 고정하고, 급하게 달려가느라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배전소로 향하기 전에, 카메라를 든 팔크를 잠시 뒤돌아보았다.

섀도리스

따라오실 것까진 없었는데, 저 혼자 삼각대를 써서 촬영할 수 있거든요.

팔크

나도 자발적으로 온 거야.

됐으니까 빨리 시작하자, 여기 말고 찍을 곳이 많이 있으니까.

섀도리스

......

고집 센 동료에게 섀도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불타는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화면에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팔크가 OK 사인을 보냈다.

섀도리스

<color=#00CCFF>DDR2 보도 기자 섀도리스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에쉬본구 에덤 배전소 앞입니다.</color>

<color=#00CCFF>최근 미사일 폭격으로 인해 이 배전소는 현재 가동이 멈춘 상태입니다.</color>

<color=#00CCFF>배전소에서 탈출한 작업 인원에 따르면 배전소 내부는 이미 불바다로 복구에 걸리는 시간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color>

<color=#00CCFF>또한, 북극해 1호 송유관 및 여러 주요 도로가 공습으로 파괴되었고, 유로파 타워도 파괴되었습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시 일대의 전력, 에너지 공급 및 통신 모두 마비된 상태입니다.</color>

<color=#00CCFF>현재 배전소에는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여, 의료대와 소방대의 지원을 긴급히 요청하는 바입니다!</color>

위태롭던 건물이 털썩 무너졌다.

섀도리스는 잠시 움찔했지만 자리를 떠나지 않고, 굳건히 렌즈를 응시했다.

섀도리스

<color=#00CCFF>전쟁은 프랑크푸르트에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전쟁의 불길은 모든 시민에게까지 번져갔습니다.</color>

<color=#00CCFF>또 한 번, 죽음과 비극이 우리에게 이토록 가까이 다가왔습니다.</color>

...슈타지 특수 통신 채널.

파인 호프만

<color=#00CCFF>슈타지 원격 회의를 시작합니다...</color>

<color=#00CCFF>출석하십시오.</color>

슈타지 부국장A

<color=#00CCFF>볼프강 출석.</color>

<color=#00CCFF>19부, 20부, E팀 대기 중.</color>

슈타지 부국장B

<color=#00CCFF>로트 출석.</color>

<color=#00CCFF>1부, 22부, 운영조정총국 대기 중.</color>

슈타지 부국장C

<color=#00CCFF>디트 출석.</color>

<color=#00CCFF>3부, 26부, 장비관리부 대기 중.</color>

슈타지 부국장D

<color=#00CCFF>헤드윅 출석.</color>

<color=#00CCFF>대외정보국, 해외작전국, 정찰총국 대기 중.</color>

Q

<color=#00CCFF>나타샤 출석.</color>

<color=#00CCFF>12부, 13부, 비밀작전국 대기 중.</color>

파인 호프만

<color=#00CCFF>정보 공유하십시오.</color>

슈타지 부국장A

<color=#00CCFF>육군 방공부대는 전시작전통제권을 국방위원회로 이관했습니다.</color>

<color=#00CCFF>현재 프랑크푸르트에 진입을 준비 중이며, 반동 세력의 공군 위치를, 전념을 다해 파악하고 있습니다.</color>

슈타지 부국장C

<color=#00CCFF>제10기갑사단, 프랑크푸르트 진입 준비 완료.</color>

Q

<color=#00CCFF>이전 코드네임 EDDF 등 일련의 무기의 정식 명칭이 【이아손의 상자】로 확인되었습니다.</color>

<color=#00CCFF>현재 해당 무기는 주로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집중 발견되었습니다.</color>

파인 호프만

<color=#00CCFF>...확인했습니다. 지금 명단이 하나 필요합니다.</color>

<color=#00CCFF>1부의 명의로 국무위원회에 제출 바랍니다.</color>

슈타지 부국장B

<color=#00CCFF>로트 수신.</color>

<color=#00CCFF>군사방첩부의 기록, 업로드 마쳤습니다.</color>

<color=#00CCFF>파인, 나타샤에게 열람 및 편집 권한을 부여했습니다.</color>

파인 호프만

<color=#00CCFF>권한 확인 완료.</color>

<color=#00CCFF>정보분석 평가 센터의 현재 진도는 어떻습니까?</color>

Q

<color=#00CCFF>12부가 벌침 시스템 백업을 완료했습니다.</color>

<color=#00CCFF>13부는 숨겨진 관리 권한과 암호화 정보를 처리 중입니다.</color>

<color=#00CCFF>첫 번째 테스트까지 약 15일 정도 남았습니다.</color>

파인 호프만

<color=#00CCFF>이아손의 상자 문제는 비밀작전국의 요원에게 맡기겠습니다.</color>

<color=#00CCFF>임무 목표는 1부의 리스트와 이아손의 상자 정보를 완벽하게 대응시킬 것.</color>

Q

<color=#00CCFF>비밀작전국 수신.</color>

<color=#00CCFF>군사방첩부의 기록 권한을 확인. 과거 완성도에 따라 최소 60% 이상의 일치율을 보장하겠습니다.</color>

파인 호프만

<color=#00CCFF>좋습니다. 나머지는 대외정보국에 맡기겠습니다.</color>

<color=#00CCFF>이 부분 명단은 비밀작전국에서 제공 바랍니다.</color>

슈타지 부국장D

<color=#00CCFF>대외정보국 수신.</color>

<color=#00CCFF>정치 정찰과 군사 정찰 데이터 간의 정확한 동기화를 보장하겠습니다.</color>

Q

<color=#00CCFF>비밀작전국 수신.</color>

......

슈타지 특수 통신 채널 폐쇄.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대학 지하철역.

폭격은 여전히 계속되었고, 그 묵직하게 울리는 울림은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품에 안긴 한나는 고열로 의식이 혼미했고, 이마는 불덩어리처럼 뜨거웠다.

보린은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나올 때 너무 급했던 나머지 핸드백 안에는 자신과 아이의 신분증과 현금 몇 장밖에 없었다.

그녀는 똑같이 암울한 표정으로 가득한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구원의 희망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러던 중, 한 구석에서 하얀색이 보였다. 그 어두운 공간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하얀색이.

보린

저기, 안녕하세요...

물불 가릴 겨를 없이, 보린은 한나를 안고서 그 가운을 입은 여성 앞으로 걸어갔다.

보린

가운을 입으신 걸 보니, 혹시 의사이신가요?

???

전...

보린

우리 아이가 계속 열이 나고 있어요. 오늘 병원에 데려가려 했는데, 가던 중에 이게 무슨 일인지...

지금 열이 너무 심해서 의식도 흐릿하고, 걱정이 돼요. 혹시 상태를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

......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피곤함에 찌든 얼굴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품에 안은 한나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다시 긴 침묵 속으로 빠졌다.

보린의 가슴은 초조함으로 빠르게 요동쳤다.

보린

...저기요?

여자는 시선을 피하고 입을 오물거리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 했다.

쿠웅...

또 묵직한 포성이 울렸다.

???

알겠습니다. 다만 지금 제 손이 좀 더러워서, 제 주머니에서 의료용 장갑을 좀 꺼내 주시겠어요?

상대의 태도가 부드러워지자, 보린은 서둘러 한나를 상대에게 맡겼다.

그리고 상대가 부탁한 장갑을 주머니에서 꺼내줬다.

보린

선생님,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

넬레

...넬레라고 불러주세요.

보린

저는 보린이라고 해요. 정말 고맙습니다, 넬레 선생님!

제발 우리 한나 좀 봐 주세요!

상태가 조금 심각한 것 같은데...

넬레는 손등으로 한나의 이마를 짚어 체온을 확인한 후, 들고 있던 백을 열어 물과 수건을 꺼내 한나의 체온을 식혔다.

보린

넬레 선생님, 제가 도울 일이 있을까요?

넬레

...아이 이름이 한나 맞나요? 한나의 나이, 알레르기 병력, 그리고 발열 증상에 관해서 설명해 주세요.

보린

한나는 4살 반이고, 알레르기는 따로 없어요.

열은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발견했고, 집에서 체온을 재보니 38.5도였어요.

집을 나설 때까지만 해도 혼자서 걸을 수 있었는데, 폭격이 일어나서 한동안 달렸더니, 기운이 빠져서 잠든 것 같아요...

넬레

잠든 건가요, 의식을 잃은 건가요?

보린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넬레

해열제는 먹었나요?

보린

아뇨...

넬레

그럼, 주변에 혹시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을 갖고 계신 분이 있는지 찾아봐 주세요.

그리고 한나의 체온을 식히려면 차가운 물이 많이 필요해요.

약과 물은 아마 지하철역 의무실에 있을 거예요.

보린

네! 가서 찾아볼게요.

보린은 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러 떠났다.

넬레는 아마리스가 남겨준 생수로 수건을 적셔 한나의 이마 위에 올렸다.

그리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한나의 몸을 옆으로 눕혀, 갑작스러운 구토가 발생할 경우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했다.

한나

...엄마...

넬레

엄마는 약 찾으러 가셨단다. 한나 양, 조금만 버텨주렴.

한나

누구...세요...

넬레

난...

한나가 비몽사몽 속에 눈을 떴다.

한나

의사 언니...

넬레

...응, 어디 불편한 곳 있니?

한나

어지럽고... 졸려요...

넬레

배는 괜찮아? 토하고 싶지 않아?

한나

네, 괜찮아요...

넬레

그래, 그럼 자고 있으렴. 엄마가 금방 돌아오실 거야.

한나

으음... 네...

뜨거운 손이 넬레의 손가락을 쥐었다.

갑작스런 신뢰가 넬레 마음 깊숙한 곳을 쿡 찔렀다.

바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보린

넬레 선생님!

넬레

약 찾으셨나요?

보린

몇 가지 찾아왔는데, 어느 게 맞는 건지 잘 몰라서...

보린이 여러 종류의 해열제를 내려놓았다. 넬레는 그 뒤에 몇 명이 따라오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긴장했다.

넬레

이 사람들은...

보린

의사 선생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구하러 온 분들이에요.

올리비아 팀장

역내 시설 유지보수부에서 왔습니다. 팀장인 올리비아라고 합니다.

의사분들과 협력하여 부상자들을 위해 임시 진료소를 설치하려고 합니다. 방금 상부의 허가도 받았고요.

그리고 역내에서 방송을 통해 추가 의료 인력을 더 찾아보려고 합니다.

넬레가 불안함에 손가락을 꼬집었다.

보린

넬레 선생님, 긴장하지 않으셔도 돼요. 방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부상자를 많이 봤어요.

머리에서 피를 잔뜩 흘리면서도 약을 찾아주시는 분도 있었고요...

그래서 임시 진료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올리비아 팀장

저희도 좋은 생각 같습니다. 부상자가 너무 많고, 모두 한 곳에 몰려 있으니 분위기가 매우 부정적이에요...

눈에 딱 보이는... 그런 희망이 필요합니다.

넬레

<color=#A9A9A9>희망...</color>

올리비아 팀장

넬레 선생님, 강요하는 것은 아니니 부담가지지 마십시오.

협조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만약...

올리비아 팀장

만약 거북하다고 하셔도 이해합니다.

병원 밖에서의 진료는 의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무슨 사고가 생기면 경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말이죠.

넬레

......

넬레는 고개를 숙여, 지금도 손가락을 꼭 쥔 한나의 손을 바라봤다.

넬레

<color=#A9A9A9>이제 와서... 잃을 게 뭐가 있겠어.</color>

올리비아 팀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넬레 선생님?

그레이

어둠이 여러분의 창문을 두드릴 때, 명심하세요. 여러분이 이 세상을 바꾸는 겁니다. 세상이 여러분을 바꾸게 두지 마세요.

라플라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그레이를 해부하면서, 지식과 쾌락을 얻었잖니.

그레이

올바르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선택했기에 올바른 것입니다.

라플라스

그레이나 윌리엄보다도, 네가 나를 닮았어.

올리비아 팀장

넬레 선생님, 꺼리실 것 없이 솔직하게 생각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넬레

내 생각...

.....

내가 진심으로 생각하는 건...

넬레는 한나의 작은 손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몇 분 후, 아마리스가 급히 지하철역에 달려와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그녀가 나가기 전에 비해서 지하철역이 아주 조용하고 질서 있게 변했다.

하지만 남들을 살필 겨를이 없었기에, 아마리스는 넬레를 두고 갔던 구석으로 재빠르게 향했다.

아마리스

넬레, 시내에 있는 슈퍼들이 전부 싹쓸이당해서 이것 밖에 못 주워왔...

넬레!?

넬레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아마리스

넬레!

아마리스는 초조하게 주변을 뒤지면서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에 품에 아이를 안은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보린

넬레 선생님을 찾으시나요? 지금 임시 진료소에 계세요.

아마리스

넬레... 선생님?

보린

저기 앞에 나일론 천막으로 세운 텐트 근처요.

아마리스는 긴 줄을 지나쳐 지하철역에 갑자기 나타난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몇 명의 의료진이 부상자들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아마리스는 그곳에서 넬레를 한눈에 알아봤다.

아마리스

넬레... 너 여기서 뭐해?

넬레

아마리스 씨! 왔군요...

아마리스

...과자하고 물 좀 가져왔어.

넬레

여기 임시 진료소를 마련해서 지하철역 안에서 부상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어요.

아마리스

...너도 상태 안 좋으면서.

아마리스가 따지려다 멈칫하는 모습을 보며 넬레는 그냥 미소를 지었다.

아마리스

...너는 좋은 의사야.

넬레

당신도 훌륭한 엘리트 인형이고요.

아마리스

뭐야? "서로 칭찬합시다" 타임이야?

넬레

아뇨... 전 그냥... 이런 상황에서는 당신이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요.

예를 들어... 전선에 나간다든가요.

아마리스

전쟁은 질리도록 겪었어.

그리고 네가 말했잖아...

여기도 전선이라고.

넬레

...하지만 여기엔 니토도 없잖아요. 지금 여기 있어 봤자 보디가드 일밖에 없는 것 같은데...

좀 낭비가 아닐까...

아마리스

낭비라니.

넬레 씨, 나는 그냥 할 일 없는 인형일 뿐이야.

넬레

아마리스...

마리 간호사

넬레 선생님, 018번 환자의 뇌전증이 재발했습니다!

넬레

지금 갈게요!

아마리스는 음식을 넬레에게 건넸다.

아마리스

수고해.

넬레

네, 이따 봐요.

넬레는 급히 자리를 떠났다.

넬레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마리스는 무슨 바람이라도 분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예정에 없던 통신을 걸었다.

아마리스

...야, 들리면 대답해.

스티븐스 520

<color=#99CC33>아마리스?</color>

<color=#99CC33>그레이는 회수되었고, 협력 관계도 끝났는데, 이제 슈타지로 돌아갔어야 하지 않나요?</color>

아마리스

이론상으로는 그래야 맞지만, 난 독일이랑 궁합이 안좋은가 봐.

나 지금 우리 의사 아가씨 옆에서 보디가드 노릇을 하고 있어.

스티븐스 520

<color=#99CC33>그분의 보디가드인 미아 씨는 지금 여기서 의료 인형 노릇을 하고 있고요.</color>

아마리스

그럼 너는? 너는 뭐 하는 일 없어?

스티븐스 520

<color=#99CC33>이봐요, 저 같은 정예 인형이 보디가드나 간호사로 쓰이는 건 정말 재능 낭비라구요.</color>

<color=#99CC33>저번에는 AR-18이 빌고 빌어서 겨우 받아준 거예요.</color>

아마리스

그래? 근데 통신을 걸자마자 바로 받는 걸 보면 지금 할 일이 없어서 따분한 거 아냐? 엘리트 인형 씨.

스티븐스 520

<color=#99CC33>무슨, 저도 지금 바쁘다고요! 네트워크 정비 중이라니까요!</color>

<color=#99CC33>그쪽이야말로, 그렇게 할 일 없어요?</color>

아마리스

보디가드 일이 뭐 그렇지.

스티븐스 520

<color=#99CC33>3차 대전 베테랑이라면서요? 전투기라도 때려잡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color>

아마리스

너도 소련군에서 복무했었잖아, 너는 안 때려잡고 뭐 하는데?

스티븐스 520

<color=#99CC33>...품위가 없잖아요.</color>

아마리스

그렇지, 너무 부지런하잖아.

내 말년병장 컨셉에 안 맞아.

스티븐스 520

<color=#99CC33>그런 컨셉이에요?</color>

아마리스

그렇지.

울 엄마도 죽었고, 자매들도 다 가버렸고.

이제 나 보고 열심히 하라고 재촉할 사람도 없어.

그냥 하루하루 흘러가는 대로 살다가 꼴까닥 하는 거지 뭐.

스티븐스 520

<color=#99CC33>한량도 정도가 있죠!</color>

<color=#99CC33>봐요, 저도 엄마가 죽었고 자매들도 다 잃었어요.</color>

<color=#99CC33>하지만 전 그들의 유산을 물려받아서 열심히 일하고 있잖아요?</color>

<color=#99CC33>슈타지에선 그렇게 빈둥거려도 가만 놔두나보죠?</color>

아마리스

솔직히 말해서, 슈타지는 나한테 월급 줄 생각도 없는 것 같아.

띠링. 아마리스의 계좌에서 입금 알람이 울렸다.

아마리스가 어리둥절 열어보니, 스티븐스 520가 돈을 입금해줬다.

아마리스

뭐야 이거?

스티븐스 520

<color=#99CC33>지금 저한테 돈 달라는 거잖아요.</color>

<color=#99CC33>엘마가 저한테 돈을 달라고 할 때도 항상 "엄마가 나 용돈 안 줘..." 이랬다고요.</color>

아마리스

......

스티븐스 520

<color=#99CC33>다른 일 없죠?</color>

아마리스

또 있어, AR-18도 흄이 만든 인형인 걸로 아는데.

너 나 속인 거네?

스티븐스 520

<color=#99CC33>...아니요.</color>

<color=#99CC33>우선 그녀 본인이 그걸 인정하지 않아요.</color>

<color=#99CC33>그리고... 저한테 돈 달라 한 적 한번도 없거든요.</color>

아마리스

어어. 그럼 너는 앞으로 뭘 할 생각이야?

스티븐스 520

<color=#99CC33>...엘마 대신 지휘관의 결말을 지켜봐야겠죠.</color>

아마리스

나는 AR-18의 결말을 보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스티븐스 520

<color=#99CC33>...그쪽도 겸사겸사요.</color>

아마리스

시시하긴.

스티븐스 520

<color=#99CC33>그렇죠, 우린 돈 많고 실력 좋고 주인의 구속도 없는 인형이잖아요.</color>

<color=#99CC33>남은 생에서 가장 큰 목표는 당연히 지루함을 견디는 거죠.</color>

아마리스

...쯧, 그럼 돈이나 좀 더 줘.

스티븐스 520

<color=#99CC33>제가 돈이 많긴 하지만, 돈 많은 호구는 아니거든요?</color>

아마리스

그럼 정보 하나 팔게. 방금 J한테서 소식이 왔어.

이아손의 상자 위치야.

띠링띠링, 아마리스는 통장에 늘어난 돈을 보면서 히죽히죽 웃었다.

스티븐스 520

<color=#99CC33>정보는요?</color>

아마리스

아, 나 아직 말 안 끝났는데. 이 정보는 원래 지휘관한테 전달할 내용이야.

그러니까 사실은 공짜란 말이지.

스티븐스 520

<color=#99CC33>......</color>

퉁!

반대편이 성질을 부리며 통신을 끊어버렸다.

...지휘실.

AR-18이 통신기로 아마리스가 제공한 정보를 지휘관에게 전달했다.

AR-18

<color=#00CCFF>지휘관, 슈타지의 정보에 따르면 이 지하 방공 시설에 이아손의 상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color>

<color=#00CCFF>아마리스가 마인츠 대학 지하철역 부근을 탐색해 줄 것이고, 나머지는 우리가 소대를 보내 탐색해야 합니다.</color>

지휘관

...이아손의 상자라고?

지금 지상이 폭격으로 완전히 쑥대밭이 되었는데, 지하까지 가만두지 않겠다는 거냐, 패러데우스...

아직 출동 가능한 소대는 있어?

AR-18

<color=#00CCFF>예, 확인 부탁드립니다.</color>

지휘관

준비되는 대로 즉시 출발시켜.

AR-18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