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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6 · 합성곱 핵

새로운 세계로

재난 앞에서 항상 누군가 나서서 앞장을 선다.

-74-A-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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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폭격 한 발에 우뚝 솟아 있던 유로파 타워가 마치 악동에게 걷어차인 장난감 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3차대전 때 파괴된 것을 자리를 옮겨 다시 세워진 유럽의 영광을 상징하는 탑은 다시 한 번 먼지 속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벌침 시스템.

유로파 타워 붕괴 정보가 상세하게 기록되었다.

신임 슈퍼관리자인 헤베가 이를 정리해 시스템에 동기화했다.

......

폭격 목표에서 멀리 떨어진 지하에서마저 폭발로 인한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스틱스는 손에 든 술잔을 흔들며 레코드판을 고르고 있는 헤베를 바라보았다.

스틱스

공습 한 번에 우리가 프랑크푸르트에 배치한 것들을 전부 박살내버렸네.

헤베 언니, 이게 다 뭘 하려는 걸까?

헤베

......

헤베는 눈을 내리깐 채 마음에 드는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올렸다.

그녀가 말이 없자 스틱스는 위스키를 한 잔 섞어 건넸다.

스틱스

언니, 이제 벌침 시스템의 최고 권한도 얻었는데, 믿음직한 동료한테 힌트라도 하나 던져주지~?

헤베는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받으며, 스틱스의 손을 잡고는 자리에 앉혔다.

헤베

너에게 숨길 생각은 없어, 다만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정리해서 말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을 뿐.

스틱스

알겠어, 언니가 정리할 때까지 기다릴게.

어차피 우린 시간이 남아돌잖아.

헤베

확실히 지금 프랑크푸르트는 모두가 바쁘지.

우리만... 이렇게 할 일이 없고.

잔잔한 음악이 울리고, 헤베는 조용히 술을 한 모금 홀짝였다.

헤베

정말이지, 권한 관리자가 되고 나서야... 네메아란이 왜 그런 상태였는지 이해가 되네...

모든 이야기는 벌침 시스템의 기원부터 시작해야 해.

스틱스

내 기억으로는, 벌침 시스템은 처음에 윗선에서 슈타지를 위해 개발한 정보 관리 시스템이었지?

헤베

맞아, 이건 패러데우스가 슈타지의 의뢰를 받았거나... 아니면 아버님 배후 세력의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물건이야.

슈타지를 위해 특별히 개발한 정보 관리 시스템.

그래서 처음부터 이 시스템에는 두 개의 슈퍼관리자 권한이 있어.

하나는 슈타지의 권한, 코드네임은 "전도자", 그리고 다른 하나는 네메아란이 가진 "낙엽나비"야.

스틱스

네메아란이 모스크바에 갔던 게 이 시스템을 신소련에 깔기 위해서였지?

헤베

맞아.

...하지만 "전도자"가 슈타지에서 실각했지.

그래서 벌침 시스템이 우리에게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됐지.

스틱스

그럼, 네메아란은 왜 이 시스템을 계속 유지보수하고 있었던 거야?

헤베

...슈타지가 이 시스템을 계속 유지해온 것과 같은 이유야.

누구도 이 시스템을 버릴 생각은 없었고, 양쪽 다 자기가 독점하고 싶어했으니까.

결국 "전도자"와 "낙엽나비" 사이의 권한 쟁탈전이 된 거야.

헤베는 손가락을 세우고 가볍게 웃었다.

헤베

지금의 슈타지와 우리 사이의 싸움과 같아.

겉으로는 서로의 내막을 드러낼 수 없지만, 손에 쥔 걸 절대 내줄 수도 없는 상황이지.

스틱스는 완전히 이해했다.

스틱스

그게 동시에 "대관식 폭풍"을 일으킨 원인이고?

헤베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

갈등이 더는 조율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면, 결국 전쟁이 터질 수밖에.

스틱스

인류의 욕망이 끝이 없어서 전쟁을 반복하는 게 아니고?

헤베

그것도 맞는 말이야.

그 높은 분께서 "대관식 폭풍"을 계획한 건 흔들리는 권세와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였어.

하지만 인간은 결국 늙어가니까, 그게 바로 인간의 약점이지.

그는 실패했어.

스틱스

...그러니까 그 높으신 분이 "대관식 폭풍"을 통해 정권을 다시 장악하려고 카터와 손을 잡고 이 자작극을 벌인 셈이네?

어쩐지 내가 브라메드한테 준 이아손의 상자로는 모스크바를 뒤엎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는데도, 양쪽에서 동시에 병력이 움직이더라...

헤베

...그 비행기들은 신소련에서 이륙한 게 아니니까.

스틱스

...그 뜻은?

헤베

슈바인슈타이거의 비행기가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착륙했을 때, 그는 이미 죽어있었어.

하지만 육신이 사라져도 권력은 남아있지.

그 권력을 손에 넣는 자가 곧 "대관식 폭풍"의 주도자가 되는 거야.

스틱스

...역시 인류를 멸망시키는 건 인류 자신뿐이네.

헤베

그 높은 분은 군사적 수단으로 3차대전의 영광을 되찾으려 했고,

라플라스 님은 프랑크푸르트를 피로 물들여 유적을 열려고 했으며,

카터는 루련의 성립을 막고자 했지.

그리고 아버님은... 패러데우스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어. 오직 그 한 사람만의 패러데우스로.

스틱스

...우리한테는 누가 아버님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의 기반을 지배하는 사람이 곧 우리의 아버님이니까.

헤베

맞아.

이건 인간들끼리의 게임일 뿐이야.

헤베

그렇지, 한 가지 재밌는 건...

헤베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네메아란이 벌침 시스템에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을 꺼냈다.

스틱스

딱히 특별해 보이진 않는데, 새 프로필을 보충하고 권한을 조금 조정한 정도잖아?

헤베

네메아란은 이미 자신의 결말을 알고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이런 파일들을 업로드한 걸까?

스틱스

......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헤베

그럼, 이 파일을 보고 이익을 볼 사람은 누가 있을까?

스틱스는 그 높은 분의 프로필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스틱스

벌침 시스템에 침입을 시도하던 사람...

헤베

맞아, 바로 그 지휘관...

이 파일들은 특별한 권한이 필요 없이 외층 암호화만 살짝 풀면 바로 찾을 수 있어...

너와 나한테 보여주려 한 것도 아니고, 슈타지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도 아니지.

그럼 누구에게 보여주려 한 거겠어?

스틱스

왜지? 네메아란은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거지?

헤베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술잔을 가볍게 흔들었다.

헤베

우린 처음부터 모두 버림패였어. 네메아란은 이미 이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었던 거지.

스틱스는 속상한 표정으로 술잔을 내려놨다.

스틱스

신세계에서 한 자리 정도는 차지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아예 없었구나.

덜컥.

두꺼운 문이 열리면서 몰리도가 여유롭게 들어왔다.

몰리도

누가 아예 없대?

손에 남은 피를 핥으면서 몰리도는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스틱스

...몰리도.

몰리도

둘한테 알려주려고 왔어.

우리는 버림패가 아니야.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한쪽 편에 서야만 해.

스틱스

누구 편?

몰리도

루니샤 편.

루니샤를 손에 얻는 사람이 이기니까.

헤베

...아직 섣부른 판단이야. 먼저 그녀를 탄생시킬 만큼 프랑크푸르트의 피가 충분히 흘러야 해.

스틱스

하지만 루니샤는... 아버님 편에 서지 않겠어?

몰리도

스틱스 언니, 사람인 척을 너무 오래 해서 정말 자기가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거야?

루니샤는... 자기가 아버님의 "누나"라고 생각 안 해.

헤베

......

몰리도

루니샤는... 자신을 유적의 열쇠라고만 생각할 거야.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건 유적을 열, 유적을 지배할 힘이야.

스틱스

그런데 우리에게 선택지란 게 있어?

몰리도

물론 있지, 이 마지막 수술을 지켜서 그녀가 무사히 탄생하게 하는 거야.

그러면 우리는 그녀의 시종이 되어 함께 새로운 세상에 가게 되는 거지.

스틱스

......

몰리도가 둘 옆에 앉았다.

헤베

이 전쟁은 언제 끝나는데?

몰리도

금방 끝날 거야. 그 큰 인물은 이미 죽었고, 원래 밑받침이 되어줄 육군도 전부 실각했어.

그리고 지원을 잃은 카터는 신소련의 정규군을 막아내지 못하지.

인간이란 항상 그래, 매일같이 헛된 수고만 반복하지.

몰리도도 자신에게 술을 한잔 따랐다.

몰리도

누가 죄인이 되고, 누가 공신이 될까? 어쩌면 이번 작전의 진짜 공신은 우리일지도 몰라.

왜냐하면 우리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정한 "아버님", 진정한 "열쇠", 그리고 진정한 "유적의 여인"에게 충성을 바쳤으니까.

...유로파 타워 부근.

밤의 프랑크푸르트에는 여전히 화약 냄새가 가득했다. 오늘 밤은 아직 공습 경보가 울리지 않아 지하 방공 시설에 숨어 있는 시민들은 통금 이후 불안하지만 조용한 밤을 가질 수 있었다.

한편, 밤의 장막에 뒤덮인 지면에서는 아직 저승사자와 경주를 하는 이들이 있었다.

92식

이쪽 수색 끝났습니다.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어요.

AAT-52

이쪽도요!

마카로프

알았어.

구출해낸 부상자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마카로프는 아이네이아스 회의실 채널에 접속했다.

마카로프

지휘관, 유로파 타워 부근의 마지막 부상자들 집계가 완료됐습니다.

총 13명이며, 그중 3명은 보행 불가 상태입니다. 지시 바랍니다.

지휘관

<color=#00CCFF>알았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color>

<color=#00CCFF>병원 좌표는 지금 보냈어.</color>

마카로프

라저.

길거리는 조용하고 텅 비어 있었다. 공습이 없는 순간에는 마치 아직도 평화로운 시대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곤 했다.

하지만 병원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피비린내와 소독약 냄새가 뒤섞여서 얼굴을 덮쳤고, 어두운 로비 안에는 도움을 바라는 부상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급한 아버지

선생님, 선생님! 우리 애가 기절했어요!

젊은 남자가 자신 어깨에서 피가 스며 나오는 것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혼수상태의 아이를 안고 병실에서 뛰쳐나왔다.

그때 의료진 한 그룹이 병상을 밀면서 급히 복도를 달려가며, 바닥에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이들을 지나쳐갔다.

튼튼한 팔뚝을 가진 의사가 병상 위에 무릎을 꿇은 채 환자의 상처를 압박하고, 옆에 있던 간호사는 같이 뛰면서 산소 공급기를 눌렀다.

의무원

비켜주세요, 지나가겠습니다! 빨리 비켜주세요!

이마에 피딱지가 앉은 노부인이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를 품에 안고 지나갔다.

노부인

누구 분유 없나요? 애기 어미가 죽어서, 제발 부탁합니다...

노부인이 간절한 눈빛으로 주변 사람들을 훑었지만, 접수처의 간호사가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을 짓자, 실망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

마카로프

안녕하세요. 그리폰의 구조 소대입니다. 여기 환자 몇 명 인계하겠습니다.

접수처 간호사

그리폰 소대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인수인계를 마치고 마카로프가 바로 떠나려는 것을 접수처 간호사가 가로막았다.

마카로프

무슨 일이신가요, 간호사님?

접수처 간호사

도시 통신망에 문제가 생겨서 엘드리지 원장님이 지휘관님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그리폰에서 환자를 데려올 때 꼭 지휘관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특별히 부탁하셨어요.

마카로프

죄송해요, 지휘관은 지금 다른 곳에서 환자를 이송하고 있습니다.

대신 제가 지휘관에게 연결해 드릴 수 있어요.

접수처 간호사

그럼 부탁드립니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서요.

지금 원장님은 아직 환자 수술을 집도 중이세요. 금방 끝날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30분 후.

마카로프는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마카로프

엘드리지 원장님이십니까?

프레디 엘드리지

죄송합니다, 일단 뭐 좀 먹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원장이 서랍에서 두 입 베어 먹은 소시지빵을 꺼내고는 희미한 등불 아래서 허겁지겁 입에 넣었다.

30초 후, 피곤한 기색의 원장은 자신의 점심 겸 야식을 다 먹고 나서야 조금 기운을 되찾았다.

프레디 엘드리지

이 병원의 원장 프레디 엘드리지입니다.

매우 중요한 일이 있어 즉시 그쪽의 지휘관님과 연락이 필요합니다.

마카로프

용무는 이미 들었습니다. 지휘관과 통신 연결된 상태입니다.

지휘관

<color=#00CCFF>반갑습니다, 엘드리지 원장님.</color>

프레디 엘드리지

바로 본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슈타지의 특별 통행증을 소지하고 계셔서 프랑크푸르트를 자유롭게 출입하실 수 있다고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도움을——

지휘관

<color=#00CCFF>좋습니다.</color>

지휘관이 단칼에 승낙하자 원장은 깜짝 놀랐다.

프레디 엘드리지

아직 무슨 부탁인지도 말하지 않았습니다만.

지휘관

<color=#00CCFF>우리의 목적은 같습니다. 사람을 구하는 것이죠.</color>

<color=#00CCFF>병원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저를 찾으셨다는 건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뜻이겠죠.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전부 말씀하시죠.</color>

<color=#00CCFF>마카로프, 원장님이 필요로 하시는 물품을 기록해서 RO635와 AR-18에게 공유해.</color>

마카로프

네, 지휘관.

프레디 엘드리지

감사합니다, 지휘관...

지금 프랑크푸르트는 통신이 끊어졌고, 전기도 복구되지 않는 데다, 교통망까지 완전히 마비된 상태라 환자 이송은 기대하기 어렵죠.

그래서 가능하면 환자들에게 안정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싶지만, 약품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입니다.

지휘관

<color=#00CCFF>그러니까 저희에게 의료 물자 수송을 부탁하시는 겁니까?</color>

프레디 엘드리지

예, 마취제와 항생제가 잔뜩 필요하고, 그리고...

아니지, 차라리 리스트를 인형 아가씨에게 직접 드리는 편이 낫겠네요.

마카로프는 리스트를 받아 스캔해서 지휘관에게 전송했다.

지휘관

<color=#00CCFF>알겠습니다.</color>

<color=#00CCFF>약품 조달 경로를 제공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color>

프레디 엘드리지

지금 이 상황에선... 다른 병원도 형편이 영 아니겠죠.

지휘관

<color=#00CCFF>저한테 좋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color>

프레디 엘드리지

말씀하시죠.

지휘관

<color=#00CCFF>모든 병원이 환자로 넘치고 자원이 부족해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color>

<color=#00CCFF>제가 각 병원에 연락 담당 인형을 파견해 간단한 통신 채널을 구축하겠습니다. 엘드리지 원장님께서 중간에서 조율을 맡아 주시면 좋겠습니다.</color>

<color=#00CCFF>각 병원에 무엇이 필요한지, 이송할 환자가 있는지, 물자가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이 채널을 통해 만하임이나 룩셈부르크 등 주변 도시에 있는 병원들과 조율할 수 있을 겁니다.</color>

프레디 엘드리지

좋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지휘관

<color=#00CCFF>그럼 당장 필요한 약품부터 먼저 처리하죠.</color>

원장은 두 손으로 사무 테이블을 짚고 일어났다. 어두운 사무실 안, 희미한 등불 아래서도 그의 눈에 담긴 굳건함에 눈이 빛났다.

프레디 엘드리지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지휘관.

지휘관

<color=#00CCFF>예, 각자 잘 준비하도록 하죠.</color>

지휘관은 RO635 쪽 구조 진행 상황을 살펴보았다.

지휘관

<color=#00CCFF>4시간 후, 인형 소대를 보내 첫 번째 약품을 호송하겠습니다. 원장님께서 인원을 배정해 맞이해 주시길 바랍니다.</color>

<color=#00CCFF>이건 우리 모두 함께 극복해야 할 힘겨운 싸움입니다, 원장님. 서로 힘을 합쳐봅시다.</color>

지휘관은 반듯이 서서 다섯 손가락 쭉 펴고 눈썹 옆에 붙여 칼 같은 제식 경례를 했다.

프레디 엘드리지

그쪽도 군인입니까? 아 그렇지, 그야 그렇겠지!

원장도 마찬가지로 표정을 엄숙하게 가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경례를 올렸다.

프레디 엘드리지

민주독일인민군 제1기갑사단, 전 육군 군의관 프레디 엘드리지, 귀하의 도움에 감사 드립니다!

등불이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내며 노쇠한 원장의 모습을 비췄다.

재난의 한가운데서도, 항상 누군가는 앞장서서 모두를 감싸려는 법이다.

......

원장의 사무실에서 나온 마카로프는 대원들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마카로프

지휘관, 약품 수송에는 동의합니다만, 지금 프랑크푸르트의 교통 상황으로는...

4시간 안에 약품을 확보할 장소에 도착하는 것도 어려울 거예요...

92식

맞아요, 지휘관님. 게다가 지금 길가 건물 대부분이 걸레짝이라 지나갈 때마다 언제 머리 위로 뭔가 떨어지지 않나 조심하면서 지나가야 한다구요.

방금 유로파 타워 쪽에서도, AAT가 하마터면 케첩이 될 뻔했다니까요.

AAT-52

맞아요! 제가 날렵하게 피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지금쯤 지휘관님은 저를 못 보고 계셨을 거예요!

마카로프가 화면에 끼어드는 두 녀석을 밀어냈다.

마카로프

이 두 녀석 불평이나 들으시라고 말씀드린 건 아니에요.

대신 건의하자면, 주요 간선도로 복구를 우선순위에 두는 게 어떨까요.

저희가 약품을 옮기는 것말고도 병원, 경찰서, 소방서... 게다가 시민들도 쓸 수 있으니까요.

지휘관

<color=#00CCFF>맞는 말이야, 도로 복구도 매우 중요한 일이니까.</color>

지휘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휘관

<color=#00CCFF>구체적인 계획은 내가 좀 더 생각해 볼게. 그동안 내가 보낸 좌표로 이동해서 당장 필요한 약품을 챙겨줘.</color>

마카로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