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헨바르크 교향곡Ⅰ
"너도 분명 좋은 강아지일 거야..."
윌리엄이 다시 루돌프 폰 오버슈타인 소유였던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그것은 루돌프가 남긴 재산 중 하나를 또다시 그가 물려받았다는 의미였다.
민주독일 공업 및 건설부 부장이 남긴 유산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처럼 많았다.
무수한 자원이 곧 그의 지배 하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지금 그의 상황은 전술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전략적으로는 패배한 상태였다.
윌리엄 씨, 저택은 저희가 모두 점검을 마쳤습니다. 위협 요소는 없으니 안심하고 거주하실 수 있습니다.
사흘 전 M16의 암살 시도 이후, 루련 정부는 그에게 철저한 호위를 배치했다. 비록 윌리엄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훈작사의 뜻이니 굳이 반대하진 않았다.
알았어.
지금 그는 그런 걸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이윽고 윌리엄은 경호팀과 함께 오버슈타인 저택으로 들어갔다.
현관으로 향하는 길에 윌리엄은 뒤돌아서 경호팀을 보았다. 경호팀 안에는 슈타지 소속 인형도 섞여 있었다.
......
내가 왜 저딴 것한테 호위를 받아야 하는데...
현관을 지나 실내에 들어섰다.
다시 이 저택으로 돌아왔지만, 굳이 옛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저 2층까지 올라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서재 앞 의자에 앉아,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난 몇 년 동안... 난 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온 거지?
니토는 거의 전멸, 자신이 몇 년간 공들여 짜놓은 판이 모조리 잿더미가 되었다.
비록 루돌프의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오버슈타인이 되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린 것이 현실이었다.
저벅저벅...
네 발로 걷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곧 복슬복슬한 무언가가 그의 다리에 몸을 비볐다.
너구나, 우리 강아지...
오래 기다렸어?
윌리엄은 그 말티즈를 품에 안았다. 북처럼 울리는 녀석의 힘찬 심장 고동이 느껴졌다.
이 작은 강아지는 예전보다 덩치가 제법 커졌다. 새로운 심장을 이식받은 뒤로 마치 두 번째 성장기를 겪은 듯했다.
낡은 이빨이 빠지고 새 이빨이 났고, 털이 빠진 자리에 새 털이 자라나 윤기를 되찾았다.
그야말로 다시 태어난 모습이었다.
기운 넘치는 걸 보니까 정말 다행이야.
내가 없는 동안, 혼자서 많이 쓸쓸했지?
밥 을 때도 누굴 기다리고 그러진 않았고?
지치고 피곤할 때 누가 말을 걸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개의 일생 중 절반은, 텅 빈 집에서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거니까...
윌리엄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지만, 말티즈는 그저 꼬리를 신나게 흔들며 촉촉한 혀로 제 주인을 핥아주었다.
그러다 윌리엄은 일어나 녀석을 바닥에 내려놓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도 분명 좋은 강아지일 거야, 빌...
부스럭...
부스럭...
갑자기, 공기 중에서 옷감이 스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말티즈가 그보다 먼저 반응했다.
월월!!
강아지가 짖는 방향을 바라보자, 방금 들린 옷깃 스치는 소리는 어둠 속에 있던 다른 누군가가 낸 것이었다.
깊은 밤의 구석에, 어느새인가 인형 하나가 숨어 있었다.
숨어있던 인형은 상대방의 시선을 눈치채자마자 더 이상 숨지 않고, 손에 든 비수를 집어 들고 그대로 그를 향해 돌진해왔다.
반면 윌리엄은 보디가드를 부를 틈조차 없었다.
위험을 감지한 말티즈가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을 발휘했다.
윌리엄이 반응할 틈도 없이, 녀석은 마치 용맹한 사냥개처럼 인형에게 달려들었다.
타앙!
어둠 속에 있는 인형이 총으로 말티즈를 맞혔다.
하지만 윌리엄에게 개조를 받은 말티즈는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전투력과 생명을 가지고 있었다.
녀석은 비틀거리며 다시 일어나더니, 인형의 총을 쥔 손을 단숨에 물어버렸다.
그제서야 윌리엄도 상황을 파악하고 반응했다.
......
그의 입꼬리가 서서히 기괴한 웃음으로 번졌다.
......
부웅——
—!!!
기척을 느낀 인형은 비수를 들고 재빠르게 윌리엄을 향해 달려들었다.
찰나의 순간, 어떤 악기의 울림 같은 소리 속에 차가운 광채가 들이닥쳤다.
...훗.
윌리엄은 목덜미에 닿을 듯한 싸늘함을 느꼈지만, 옆으로 피하려는 동작조차 하지 않았다.
부웅——
막 살갗을 스친 칼날이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졌다.
그 은빛 그림자가 칼을 한 번 휘두르자, 인형의 팔이 가볍게 잘려나갔다.
......
윌리엄은 엄지손가락으로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뜨거운 핏자국이 그의 지문을 선명하게 물들였다.
...헉... 허억...
그건 슈타지의 인형 요원이었다.
감정도,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 그 눈동자는, 인형 전문가가 아닌 윌리엄이 봐도 해킹당한 상태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윌리엄 방 안에서 들려온 소란을 듣고 보디가드들이 들이닥쳐, 그 인형을 바닥에 눌러 제압했다.
......
어딘가에서 혐오감이 치밀어 올랐다. 이 더럽고 무능한 얼간이들, 분수를 모르는 인형... 그리고 자신을 위기에 몰아넣은 그 쓰레기를 향한 혐오감이.
잠시 후, 슈타지 요원이 다가와 그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목을 감싸쥔 윌리엄은 누군가 건넨 담요를 걸친 채, 바닥에 번진 핏자국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종아리에 머리를 비비던 말티즈는 이제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
우리 강아지... 넌 정말 잘했어, 난 무사단다...
넌 정말 책임을 다한 훌륭한 강아지야... 저 쓰레기들보다 훨씬 쓸모있어.
보디가드는 방 안의 광경을 보고는 조용히 눈치껏 방을 나갔다.
윌리엄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자신의 체온으로 그 생명을 떠나보내주었다.
착하지, 죽음은 잠깐의 자비에 불과해.
이 더러운 세상은 너를 가질 자격이 없는 것뿐이야.
신세계에선, 새로운 누나와 새로운 네가 다시 우리를 다시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어줄 거야.
잘 자렴... 조금만 더 자면... 되니까.
잠시 후, 아까 긴급 상황 속에서 윌리엄을 지켜낸 은빛 실루엣이 천천히 그의 앞에 걸어왔다.
그녀의 눈빛은 어떤 감정도 없이 텅 비어버려, 마치 의식이 빠져나간 기계처럼 보였다.
윌리엄은 천천히 일어서서 말티즈의 시체를 그녀에게 건넸다.
잘 돌봐줘라.
...예.
눈앞의 니토는 공허한 눈빛으로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었지만, 윌리엄은 자신의 수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만약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면, 그는 절대 그녀를 고르지 않았을 것이다. 쓰레기들 중에서도 그녀는 가장 무능한 축에 속했으니까.
윌리엄은 몸을 돌려 허공에 떠 있는 허상을 마주했다.
언제부터였는지, 누나의 형상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말 미안해, 빌...
하지만 괜찮아, 누나가 네 곁에 있으니까. 모든 건 다 지나간 일이야...
이 모든 건 그냥... 깨어날 수 없는 악몽일 뿐이야.
윌리엄의 눈동자는 이미 불길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아무리 악몽이라도, 이건 너무 지나치지.
갑자기 메시지 착신음이 울렸다. 슈타지 요원이 보낸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SP9에게서 해킹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인형 소대는 전원 마인드맵 검사에 회부되었으며, 앞으로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인간 요원 부대가 당신의 안전을 책임질 것입니다.
저희가 반드시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어 보고드리겠습니다.
.....
흥, 범인이 또 누가 있겠어...
메시지를 닫고, 윌리엄은 "누나"에게 다가갔다.
아무래도 우리 지휘관은 이런 가벼운 소꿉놀이론 성에 차지 않나 봐, 절대 지려고 하지 않는 녀석이지...
그 인간이 갈망하는 건 똑같아. 난 전부 알고 있어.
누나의 허상은 허공에 뜬 채로 윌리엄을 연민 어린 눈으로 바라보다가, 곧 눈빛이 횃불처럼 강렬해졌다.
빌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빌의 소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거니까...
윌리엄은 슬며시 웃으며, 목을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려놓았다. 손바닥에는 선혈이 가득 묻어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지휘관... 넌 타고난 거짓말쟁이야... 하마터면 네 말을 믿을 뻔했어...
내 소중한 누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어, 지금 내 눈앞에 있다고...
원래는 우리 사이의 원한 정도는 강물에 흘려보내듯 모두 잊어버릴 수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전부 네가 일을 키우는 거라고...
그렇게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가 전쟁을 일으켜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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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이 다시 루돌프 폰 오버슈타인 소유였던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그것은 루돌프가 남긴 재산 중 하나를 또다시 그가 물려받았다는 의미였다.
민주독일 공업 및 건설부 부장이 남긴 유산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처럼 많았다.
무수한 자원이 곧 그의 지배 하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지금 그의 상황은 전술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전략적으로는 패배한 상태였다.
윌리엄 씨, 저택은 저희가 모두 점검을 마쳤습니다. 위협 요소는 없으니 안심하고 거주하실 수 있습니다.
사흘 전 M16의 암살 시도 이후, 루련 정부는 그에게 철저한 호위를 배치했다. 비록 윌리엄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훈작사의 뜻이니 굳이 반대하진 않았다.
알았어.
지금 그는 그런 걸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이윽고 윌리엄은 경호팀과 함께 오버슈타인 저택으로 들어갔다.
현관으로 향하는 길에 윌리엄은 뒤돌아서 경호팀을 보았다. 경호팀 안에는 슈타지 소속 인형도 섞여 있었다.
......
내가 왜 저딴 것한테 호위를 받아야 하는데...
현관을 지나 실내에 들어섰다.
다시 이 저택으로 돌아왔지만, 굳이 옛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저 2층까지 올라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서재 앞 의자에 앉아,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난 몇 년 동안... 난 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온 거지?
니토는 거의 전멸, 자신이 몇 년간 공들여 짜놓은 판이 모조리 잿더미가 되었다.
비록 루돌프의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오버슈타인이 되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린 것이 현실이었다.
저벅저벅...
네 발로 걷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곧 복슬복슬한 무언가가 그의 다리에 몸을 비볐다.
너구나, 우리 강아지...
오래 기다렸어?
윌리엄은 그 말티즈를 품에 안았다. 북처럼 울리는 녀석의 힘찬 심장 고동이 느껴졌다.
이 작은 강아지는 예전보다 덩치가 제법 커졌다. 새로운 심장을 이식받은 뒤로 마치 두 번째 성장기를 겪은 듯했다.
낡은 이빨이 빠지고 새 이빨이 났고, 털이 빠진 자리에 새 털이 자라나 윤기를 되찾았다.
그야말로 다시 태어난 모습이었다.
기운 넘치는 걸 보니까 정말 다행이야.
내가 없는 동안, 혼자서 많이 쓸쓸했지?
밥 을 때도 누굴 기다리고 그러진 않았고?
지치고 피곤할 때 누가 말을 걸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개의 일생 중 절반은, 텅 빈 집에서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거니까...
윌리엄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지만, 말티즈는 그저 꼬리를 신나게 흔들며 촉촉한 혀로 제 주인을 핥아주었다.
그러다 윌리엄은 일어나 녀석을 바닥에 내려놓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도 분명 좋은 강아지일 거야, 빌...
부스럭...
부스럭...
갑자기, 공기 중에서 옷감이 스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말티즈가 그보다 먼저 반응했다.
월월!!
강아지가 짖는 방향을 바라보자, 방금 들린 옷깃 스치는 소리는 어둠 속에 있던 다른 누군가가 낸 것이었다.
깊은 밤의 구석에, 어느새인가 인형 하나가 숨어 있었다.
숨어있던 인형은 상대방의 시선을 눈치채자마자 더 이상 숨지 않고, 손에 든 비수를 집어 들고 그대로 그를 향해 돌진해왔다.
반면 윌리엄은 보디가드를 부를 틈조차 없었다.
위험을 감지한 말티즈가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을 발휘했다.
윌리엄이 반응할 틈도 없이, 녀석은 마치 용맹한 사냥개처럼 인형에게 달려들었다.
타앙!
어둠 속에 있는 인형이 총으로 말티즈를 맞혔다.
하지만 윌리엄에게 개조를 받은 말티즈는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전투력과 생명을 가지고 있었다.
녀석은 비틀거리며 다시 일어나더니, 인형의 총을 쥔 손을 단숨에 물어버렸다.
그제서야 윌리엄도 상황을 파악하고 반응했다.
......
그의 입꼬리가 서서히 기괴한 웃음으로 번졌다.
......
부웅——
—!!!
기척을 느낀 인형은 비수를 들고 재빠르게 윌리엄을 향해 달려들었다.
찰나의 순간, 어떤 악기의 울림 같은 소리 속에 차가운 광채가 들이닥쳤다.
...훗.
윌리엄은 목덜미에 닿을 듯한 싸늘함을 느꼈지만, 옆으로 피하려는 동작조차 하지 않았다.
부웅——
막 살갗을 스친 칼날이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졌다.
그 은빛 그림자가 칼을 한 번 휘두르자, 인형의 팔이 가볍게 잘려나갔다.
......
윌리엄은 엄지손가락으로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뜨거운 핏자국이 그의 지문을 선명하게 물들였다.
...헉... 허억...
그건 슈타지의 인형 요원이었다.
감정도,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 그 눈동자는, 인형 전문가가 아닌 윌리엄이 봐도 해킹당한 상태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윌리엄 방 안에서 들려온 소란을 듣고 보디가드들이 들이닥쳐, 그 인형을 바닥에 눌러 제압했다.
......
어딘가에서 혐오감이 치밀어 올랐다. 이 더럽고 무능한 얼간이들, 분수를 모르는 인형... 그리고 자신을 위기에 몰아넣은 그 쓰레기를 향한 혐오감이.
잠시 후, 슈타지 요원이 다가와 그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목을 감싸쥔 윌리엄은 누군가 건넨 담요를 걸친 채, 바닥에 번진 핏자국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종아리에 머리를 비비던 말티즈는 이제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
우리 강아지... 넌 정말 잘했어, 난 무사단다...
넌 정말 책임을 다한 훌륭한 강아지야... 저 쓰레기들보다 훨씬 쓸모있어.
보디가드는 방 안의 광경을 보고는 조용히 눈치껏 방을 나갔다.
윌리엄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자신의 체온으로 그 생명을 떠나보내주었다.
착하지, 죽음은 잠깐의 자비에 불과해.
이 더러운 세상은 너를 가질 자격이 없는 것뿐이야.
신세계에선, 새로운 누나와 새로운 네가 다시 우리를 다시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어줄 거야.
잘 자렴... 조금만 더 자면... 되니까.
잠시 후, 아까 긴급 상황 속에서 윌리엄을 지켜낸 은빛 실루엣이 천천히 그의 앞에 걸어왔다.
그녀의 눈빛은 어떤 감정도 없이 텅 비어버려, 마치 의식이 빠져나간 기계처럼 보였다.
윌리엄은 천천히 일어서서 말티즈의 시체를 그녀에게 건넸다.
잘 돌봐줘라.
...예.
눈앞의 니토는 공허한 눈빛으로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었지만, 윌리엄은 자신의 수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만약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면, 그는 절대 그녀를 고르지 않았을 것이다. 쓰레기들 중에서도 그녀는 가장 무능한 축에 속했으니까.
윌리엄은 몸을 돌려 허공에 떠 있는 허상을 마주했다.
언제부터였는지, 누나의 형상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말 미안해, 빌...
하지만 괜찮아, 누나가 네 곁에 있으니까. 모든 건 다 지나간 일이야...
이 모든 건 그냥... 깨어날 수 없는 악몽일 뿐이야.
윌리엄의 눈동자는 이미 불길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아무리 악몽이라도, 이건 너무 지나치지.
갑자기 메시지 착신음이 울렸다. 슈타지 요원이 보낸 것이었다.
<color=#00CCFF>죄송합니다. SP9에게서 해킹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인형 소대는 전원 마인드맵 검사에 회부되었으며, 앞으로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인간 요원 부대가 당신의 안전을 책임질 것입니다.</color>
<color=#00CCFF>저희가 반드시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어 보고드리겠습니다.</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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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범인이 또 누가 있겠어...
메시지를 닫고, 윌리엄은 "누나"에게 다가갔다.
아무래도 우리 지휘관은 이런 가벼운 소꿉놀이론 성에 차지 않나 봐, 절대 지려고 하지 않는 녀석이지...
그 인간이 갈망하는 건 똑같아. 난 전부 알고 있어.
누나의 허상은 허공에 뜬 채로 윌리엄을 연민 어린 눈으로 바라보다가, 곧 눈빛이 횃불처럼 강렬해졌다.
빌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빌의 소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거니까...
윌리엄은 슬며시 웃으며, 목을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려놓았다. 손바닥에는 선혈이 가득 묻어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지휘관... 넌 타고난 거짓말쟁이야... 하마터면 네 말을 믿을 뻔했어...
내 소중한 누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어, 지금 내 눈앞에 있다고...
원래는 우리 사이의 원한 정도는 강물에 흘려보내듯 모두 잊어버릴 수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전부 네가 일을 키우는 거라고...
그렇게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가 전쟁을 일으켜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