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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9 · 양자요동

「꿈의 끝자락」

거짓된 "너"라 하여도 "우리"의 일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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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토"라는 것은 처음엔 인체와 기계를 결합해서 만들어낸 "유사 인간"이었다.

그들은 인형과 구조가 전혀 달랐음에도 비슷한 운명과 결말을 가졌다.

무수한 세대교체를 거쳐 점점 인간과 닮게 만들어져갔고, 그와 동시에 점점 인간을 벗어났다.

댄들라이

——너희의 본질은 이미 탈린에서 알아봤어.

루니샤?

......

열일곱.

좁지 않은 공간 안에서, 낫을 쥔 하얀 니토 열일곱이 "루니샤"를 단단히 포위했다.

그들의 빈틈 없는 팀워크는 마치 한 사람의 손발인 것 같았다.

댄들라이

나에게 해킹당하는 것과, 너희 빌에게 조종당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너희에게 더 비참하다고 생각해?

루니샤?

...시끄럽네.

댄들라이

정말 내가 시끄러운 거야, 아니면 내 의식 속에 있는 네 동족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거야?

쉬익!

째앵!

낫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에 끊어졌다. 나비 같은 소녀의 손바닥에서 뻗어 나온 칼날이 이 예리한 공격을 가볍게 막아냈다.

"바늘"이 하얀 니토의 몸을 찌르자, 눈 깜짝할 사이에 그 니토의 육체는 공기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 뒤에 있던 다른 니토가 일제히 덮쳐들자, 그녀는 날갯짓으로 포위에서 순식간에 빠져나가 저 멀리에 착지했다.

열여섯.

댄들라이

...잘 자.

루니샤?

시간 낭비야, 유사품.

너도 알겠지만, 너는 결국 내게 붙잡힐 거야.

너의 그 우스꽝스러운 소체를 뜯어버리고, 너를 뽑아내서 내 방식대로 천천히 요리해 줄게.

댄들라이

......

댄들라이는 권총의 장전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평소 무기를 잘 안 쓰긴 했지만, 그렇다고 잘 못 쓰는 건 아니었다.

댄들라이

걱정할 것 없어.

무서울 것 없어.

의심할 것 없어.

생각할 것 없어.

루니샤?

......!

댄들라이

너는 이제 막 태어났어.

그 짧은 삶에 너는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지도 인지하지 못했어.

그저 단순히, 저 인간이 네게 맡긴 역할을 흉내 내고 연기하고 있을 뿐이야.

루니샤?

...닥쳐.

루니샤?

——닥치라고!

댄들라이

그럼, 방식을 바꿀게.

댄들라이

들어 봐...

떨리는 하얀 빛, 파란 나비가 공기 중에 있는 보이지 않는 현을 건드렸다. 현의 소리는 마치 탈린의 눈밭에서, "우담화"가 피어나는 순간에서 돌아온 것 같았다——

??

우리는 흙탕물 속의 진흙.

우리는 찬바람 속의 울음소리.

우리는 같은 한 송이 꽃의 그림자.

루니샤?

허깨비 같은 소리 하지 마.

여기에 꽃은 없어.

여기에는 나와——

——째앵!

또 한 자루 낫이 "바늘"에 가볍게 튕겨져 나갔다.

파란 나비가 금속 위를 그으며, 미세한 진동음을 울렸다.

댄들라이

있어.

그저 네게 보이지 않는 것이지.

꽃은 흙이 아니라 마인드맵 안에 있어. 꽃잎은 세포조직이 아니라 세뇌와 명령이야.

너에게서 풍기는 감쪽같은 향기는, 그가 너에게 뿌린 위장이야.

그리고 루니샤는... 진정한 루니샤는...

그녀의 이름은 물 위에 쓰여져,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찾아보질 않지.

그녀가 소망했던 그대로.

루니샤?

내가 바로 루니샤야!

<size=50>나는 루니샤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어!</size>

댄들라이

네가 갖고 있는 기억은, 그가 네가 갖고 있길 바라는 기억이야.

몽타주처럼 짜맞추고 덧칠한 것이지.

빌은 자신이 꿈꾸는 "누나"를 오려냈고, 너는 그의 바람을 투영한 것에 불과해.

댄들라이

바로 반박하지 말고, 먼저 내 질문에 대답해.

어둠 속에서 처음으로 깨어났을 때, 네가 가장 먼저 부른 건 누구의 이름이야?

루니샤?

......!

댄들라이

내가 대신 말해줄게... 그가 아니었어.

너 자신도 아니었어.

그 누구도 아니었어.

그저 공백이었지.

댄들라이

공백에 메아리는 없고, 그저 그가 쑤셔 넣은 "누나"만 있었어.

그것이 너의 탄생이야.

루니샤?

<size=50>닥쳐!</size>

——쉬익!

"바늘"과 "낫"이 공중에서 보이지 않는 불똥을 튀겼다.

안개가 열풍에 걷히고, 열 명 넘는 하얀 니토는 마치 한 몸처럼 눈앞의 적을 협공했다.

파란 나비는 그사이를 헤치면서, 마치 합장을 한 글자씩 분해하고, 다시 한 글자씩 기워 붙이는 것 같았다.

댄들라이

걱정할 것 없어.

무서울 것 없어.

의심할 것 없어.

생각할 것 없어.

열다섯.

열둘.

열.

루니샤?

탈린의 실패작이.

그들을 몸에 뒤집어쓰면 자신이 신이라도 된 것 같아?

나는 그에게 인정받았어.

내가 바로 완벽한——

댄들라이

완벽한?

네가 말하는 완벽함이란 그의 입맛대로 편집된 것이지.

진정한 완벽함이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야.

그녀는 "아니"라고 말했어.

신의 손으로 세계를 고쳐 쓰는 것을 거부했어.

형태 없는 일시 정지 버튼이 눌린 것처럼, 파란 나비가 공중에 멈췄다.

진열 사이에 낫의 불빛이 하나씩 꺼졌다.

주변의 소리가 한 박자 늦게 울렸다. 마치 더 깊은 채널이 열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목소리는 기억이라기보다는 꽃밭에서 되돌아온 현실 같았다.

나는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아니야...

그 기억들을 보고 나는 깨달았어.

나는 그저 운이 좋은 사람일 뿐이었다는 걸.

자신을 깊게 알아갈수록, 그 뒤에 있던 모든 것이 더욱 역겹게 느껴졌어.

하지만 그들은 그래. 그들은 나와 달라... 우리는 분명 같은 운명의 천칭 위에 있으면서도, 운명의 서로 다른 방향에 서 있어.

그러니까, 나는 내 손으로 그녀를 도와 이 비참한 운명을 끝마치고 싶어. 그리고 나 때문에 비참한 운명에 떨어진 모든 이들을 도와주고 싶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고개를 떳떳이 들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테니까.

일곱.

다섯.

셋.

루니샤?

——

...네가,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너는 실격한 것들의 그림자가 겹친 것에 불과해.

하나로 뭉친 소음에 불과——

댄들라이

맞아.

소음, 합창, 메아리, 실격.

나는 바로 그들로 이루어진 "우리"야.

그렇기에 나는 "그녀"의 무게를 알고 있어.

그녀는 "누나"의 신분으로 철없는 폭군을 달래줄 이가 아니야.

루니샤?

아니야... 거짓말이야!

날 속일 생각하지 마! 이 가짜가... 네가 지어낸 이야기잖아!

빌은, 나의 전부야! 우리 남매를 막아설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없어!

댄들라이

이야기에서 가장 거짓말을 하기 쉬운 건 조연이야. 특히 철저하게 설정된 캐릭터가 그렇지.

하지만, 너는 그런 설정을 받을 자격조차 없어.

너는 너만의 역할이 없어. 그저 가면일 뿐.

댄들라이가 손을 들었다.

한순간, 공기가 투명한 커서에 클릭 된 것처럼, 수면 위 물결처럼 한 고리씩 서서히 모여들었다.

하얀 니토들은 철컥하는 한 소리에 맞춰 장전했고, 같은 한순간에 약실을 비웠다. 바깥이 아닌 안쪽으로. 무기의 에너지가 역으로 뽑혀 나갔다. 바닷물이 달에게 조용히 끌려가는 것처럼.

둘.

하나.

루니샤?

빌!

그에겐 내가 필요해! 내가 그의 세상에서 유일한——

댄들라이

너는 그가 세상을 거부하기 위한 핑계야.

그리고 나는, 그녀가 세상을 받아들이고 남긴 답장이고.

원래 니토의 것이었던 파란 나비들이 훨훨 날갯짓하며 일렁거렸다. 마치 물리의 틀을 벗어난 것처럼.

한 마리, 한 마리, 모두 그녀의 손끝에서 가느다란 실이 변하여, "루니샤"의 어깨, 쇄골,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피는 나지 않고 빛만 나왔다. 섬유처럼 뽑혀 나온 빛은 다시 구부러져서 댄들라이의 손바닥으로 돌아갔다.

루니샤?

<size=50>——으아아아!</size>

그녀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육체적인 고통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영혼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전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무수한 낯선 속삭임과 깨진 화면, 그리고 난잡한 감정들이 홍수처럼 그녀의 정신에 쏟아져 들어왔다.

루니샤?

<size=50>이건 대체 무슨... 소음이야! 당장 나가! 내 의식 속에서 당장 나가!</size>

그녀는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면서 두 손으로 머리를 싸맸다. 틈새 안 가리고 파고드는 "소리"들을 막으려고.

그건 그녀가 들어본 적 없는 합창이었다. 슬픔, 분함, 잊혀 버린 고통으로 가득했다.

댄들라이

이건 소음이 아니야. 메아리야.

네가 빼앗긴, 하지만 진정으로 잊은 적은 한 번도 없는 동족의 메아리야.

루니샤?

<size=50>닥쳐! 난 너희 같은 실패작하고 달라!</size>

<size=50>나는 완벽해! 내가 "루니샤"야!</size>

그녀는 머릿속에 일어나는 공명을 억지로 억누르고, 팔을 휘저으며 그 빛의 실들을 뿌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전부 소용없었다.

더 많은 "기억"이 몰려들었다. 그건 "루니샤"의 기억이 아니라, 무수한 "그녀 자신"의 기억이었다.

차가운 창고에 버려진 기억, 실험 재료로써 분해를 당했던 기억, 끝없는 어둠 속에서 명령을 기다리는 기억... 강제로 박리되었던 고통들이, 지금 의식의 연결을 통해서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루니샤?

어째서... 어째서 내가... 이런 걸 느끼는 거야...

아니야... 이건 나의 기억이 아니야! 아니라고!

댄들라이

그들의 고통이 정말로 느껴지지 않아?

네가 말하는 "완벽"이란 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거야?

루니샤?

<size=50>닥쳐! 네가 뭘 알아!</size>

나는... 나는 "필요"를 받는 존재야! 빌에게는 내가 필요해! 나의 존재는 의미 있어!

루니샤?

너희하곤 달라... 너흰 그저 버려진 아무 가치도 없는 쓰레기야!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 보루, 그녀가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굳게 믿고 있는 진리였다.

하지만, 그 의식의 바다는 더욱 다정하면서도, 더욱 비애에 젖은 방식으로 대답했다.

댄들라이

"필요"를 받는 것과 "사랑"을 받는 것은 다른 거야.

그가 필요로 하는 건 그저 "루니샤"란 이름의 환영일 뿐, 그가 떳떳해질 수 있는 도구뿐이야.

하지만 너희는, 우리는, 모두 한때 아무것도 없었지만, 지금은 우리 서로를 가졌어.

이런 연결고리야말로 진정한 가야 할 안식처야.

의식의 바다는 지금 고요하고 상냥한 항구로 변했다.

고통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날카로운 비명이 아니었고, 점점 가라앉아 서로 기대여 서로 위로하는 안녕과 평온으로 변하였다.

그들은... 갈 곳을 찾았다.

그 순간, "루니샤"는 어떤 포근한 품에 안긴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검은 니토

......

루니샤?

...너희는 뭐야? 왜 여기에 모여 있어?

왜 나를 그렇게 바라보는 거야? 하지 마, 그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지 마!

검은 니토

...우리에게 악의는 없어. 그저 너를 맞이하러 온 것뿐이야.

루니샤?

...날 맞이하러 왔다고?

검은 니토

너는 우리의 목소리가 들려, 우리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런 모습을 흉내 낼 필요 없어. 우리는 이해해, 우리는 알아, 우리는... 바로 너야.

루니샤?

...닥쳐, 닥쳐.

나는... 나는 너희하곤 달라!

검은 니토

......

...너는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안 보이는 척하는 것뿐이지.

있을 곳을 잃을까 봐 무서운 것일 뿐. 하지만 지금 네가 있는 곳은 원래부터 너의 것이 아니야.

루니샤?

그만해!

실격 이성질체?

......

루니샤?

너, 너는...

니모겐

나는 실격 이성질체의 통합체, 네가 말하는 잡음, 실패자야.

대표로서 나를 니모겐이라 불러도 좋아.

루니샤?

니모겐... 너는 실험실에 있던... 그...

...왜 여기에 나타난 거야?

니모겐

너는 호수 밑바닥을 본 적이 없어. 아무리 나비라도 죽음의 바다를 넘지 못하니까.

내가 여기에 있는 건 여기가 내가 갈 곳이기 때문. 여기서 내가 태어나진 않았지만, 여기가 내 영혼의 무덤이야.

루니샤?

...그녀구나.

그녀가 앞에 있는 것이지?

니모겐

걱정하고 있구나, 무서운 거구나, 의심하는 거구나, 생각하고 있구나.

걱정할 것 없어, 무서울 것 없어, 의심할 것 없어, 생각할 것 없어.

니모겐

그녀는 네가 그녀의 얼굴과 이름을 빼앗았다고 화내지 않아.

네가 한 일 때문에 실망하거나 슬퍼하지도 않아.

니모겐

그녀는 우리니까, 우리가 바로 그녀니까.

루니샤?

......

니모겐

어서 가렴. 그녀를 만나. "우리"를 만나.

그리고... 우리를 이해하고, 너 자신을 이해해.

너는 끝내 네가 갈 곳을 깨달을 거야.

루니샤?

......

루니샤?

.............

루니샤?

...................

루니샤?

...너야?

"루니샤"?

????

......

M4A1

반가워요, 처음 만나네요.

저는 "M4A1"이에요... 저를 루니샤라고 부르기 싫으시다면, M4라고 부르면 돼요.

루니샤?

이해가 안 돼... 도저히 모르겠어...

너는 왜 이런 무의미한 짓을 하는 거야?

니토, 이성질체, 저 재수 없는 가짜에게.

심지어 나에게도.

루니샤?

너에게 있어, 우리의 존재는 아무 의미도 없잖아.

너는 얼마든지 진정한 "루니샤"가 될 수 있었어. 빌의 유일한 누나가 될 수 있었어.

너는... 신세계의 여신이 될 수 있었어.

루니샤?

왜 그걸 포기했어? 왜 떠난 거야? 왜... 그를 배신한 거야?

M4A1

저는 아무도 배신하지 않았어요.

빌이 우리를 배신한 거예요.

그는 모든 선량함과, 모든 정의와, 모든 이상을 배신했어요.

그리고... 여러분을 배신했어요.

루니샤?

빌은 날 배신하지 않았어... 빌은 나를 사랑해...

M4A1

그게 정말인가요?

루니샤?

......

루니샤?

...아니.

그가 사랑하는 건 나지만, 내가 아니야.

그가 사랑하는 건 너지만, 네가 아니야.

M4A1

저는 단지 당신보다 운이 좋았을 뿐이지, 그것 말고 특별한 곳이라곤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은 누구의 대체품이 될 필요가 없어요.

당신은 그냥 당신이에요.

당신은 진정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고,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존재에요.

루니샤?

내가...

?

이 이름을 잃으면 내게 무엇이 남는 거야?

M4A1

아직 자아가 남아있죠.

이 순간부터 당신은 진정으로 탄생한 것이고, 살아있는 것이에요.

M4A1

축하드려요.

...당신이 진정으로 갈 곳을 찾았네요.

?

......

...고마워.

고마워, M4A1.

?

...갈 곳...

그녀는 나지막이 그렇게 읊조렸다. 그 개념이 그녀에게 처음으로 실감이 든 것처럼.

?

...정말 내가 특별하지 않다면, 정말 내가 "루니샤"가 아니라면... 나의 존재에, 무슨 의미가 남는 거야?

댄들라이

......

...너의 존재에 의미는 필요 없어.

의미에 너의 존재가 필요한 거야... 너는 바로 여기에 있어, 우리가 바로 여기에 있어.

"그녀"는 완전히 조용해졌다.

그녀의 눈 속의 망설임과 의문은 서서히 흩어져 사라졌고, 맑은 깨달음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뒤 쏟아지는 피곤함만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

...그런... 거였구나...

나는 "누나"가 아니라... "루니샤"도 아니야...

들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목소리.

댄들라이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봤다. 무수한 의식이 뭉친 목소리도 지금은 몹시 상냥해졌다.

댄들라이

너에겐 "너"가 있어.

아직 "너"가 누군지 말하는 걸 배우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괜찮아.

그건 우리에게 맡겨.

오늘부터 너의 "너"는, "우리"의 것이니까.

파란 나비가 그녀의 이마에 내려앉아, 상냥한 인장처럼, 그녀가 갈 곳을 확실히 해줬다.

댄들라이

——잘 자.

빛은 한 송이 우담화처럼 순식간에 수축했다.

하얀 안개가 조용히 기계 틈새 사이로 되돌아갔고, 쓰러진 니토들에게서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마치 썰물이 지나가고 남았던 물거품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처럼.

"토카레프"는 모든 기력이 빠져나간 듯이 고개를 떨구고 두 눈을 감은 채로, 잠깐의 잠에 빠졌다.

그리고 "그녀"는 승리의 기쁨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저 피곤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댄들라이

그리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