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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19 · 팬텀 신드롬

유통기한

유통기한

-34-3-1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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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차례 전투를 치른 후.

철혈 거점.

웰로드 MkⅡ

흥, 강화된 철혈도 겨우 이 정도 수준인가?

상대도 안 되는군.

Spitfire

웰로드 씨, 거의 다 왔어요. 앞의 저 요새에 알케미스트가 있을 거예요.

웰로드 MkⅡ

그래...

공포를 퍼뜨린 사악한 자가 마중 나왔군.

Spitfire가 앞을 보니,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는 알케미스트가 요새의 문 앞에 서 있었다.

알케미스트

어서 와라, 쥐새끼들.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잠깐 쉬었다 덤벼도 뭐라 않겠어.

웰로드 MkⅡ

무슨 소리냐. 이제 준비 운동이 끝난 참이다.

알케미스트

너희 기지의 통신을 감청해봤는데, 참 재밌더군. 그 불량품 녀석의 말만 듣고서 날 찾아오다니.

정말 우습기 짝이 없구나.

웰로드 MkⅡ

철혈 섬멸은 우리가 응당 해야 하는 의무이니 말이지.

알케미스트

호오? 핑계 하나는 좋군. 내가 기억하는 어느 그리폰 인형과 똑같아.

달리 말하자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열등한 너희 그리폰은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는 뜻이지만.

Spitfire

흥, 그건 당신이 평가할 일이 아니에요!

알케미스트

그럴지도. 하지만 열등한 건 사실이지 않아?

너희들은 생각이란 것도 못 하나 보지? 인간의 병이 인형에게 옮는다 생각하질 않나, 그걸 내가 한 짓이라 의심하질 않나! 하하하!

아무렴, 너희처럼 시대에 뒤쳐진 골동품들은 무슨 병에 걸려도 이상할 것 없――

타앙!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날아든 탄환이 머리카락을 꿰뚫자, 알케미스트는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Spitfire

그 입 닥치세요!

계속해서 75 언니를... 내 소중한 동료들을 모욕하면 그 입을 찢어버리겠어요!

알케미스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지만, 얼굴에는 점점 광기 어린 표정이 피어났다.

Spitfire

당신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당신을 해치우고 기지로 끌고 가서 연구해 보면 알게 되겠죠!

잠자코 죽기나 하세요!

어둠이 내린 핼러윈의 밤.

아수라장인 그리폰 기지의 한구석.

P7은 한 마리의 박쥐처럼, 건물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P7

핼러윈이라고 정말 귀신이 나오진 않겠지...?

아까 그 암호 통신... 나쁜 녀석 같진 않지만, 너무 수상해...

야, 딱 붙어서 따라와! 다른 사람들한테 들켰다간 큰일 난다고!

P7은 목소리를 낮추고 디너게이트에게 말했다. 그리고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본 다음, 다음 그림자로 몸을 던졌다.

P7

좋았어, 감시 포인트가 바로 앞이야.

아까 그 통신이 나한테 기지 내의 카메라를 전부 확인해 보라고 했는데... 확실히 뭔가 있어.

몇몇 감시 포인트에는 도저히 접근할 수가 없지만, 지금까지의 녹화 기록을 보니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아.

P7은 다시 주위를 살펴보고서, 디너게이트를 높은 곳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연결시켰다.

P7

좋아, 데이터 전송 중.

흐흐흐, 나 아무래도 잠입 작전에 소질이 있나 봐. 나중에 지휘관한테 자랑해야지♪

P7이 태블릿을 켜, 감시 카메라가 녹화한 영상을 확인했다.

P7

어디 보자, 수상해 보이는 거... 수상해 보이는 거... 오늘 기지는 귀신이라도 들린 것 같다니까.

어? 이 영상은... FNC 녀석, 기어코 Vector한테서 도망쳤네? 아오 이 멍청이! 겨우 도망쳐놓고선 또 부식 창고로 갔네! Vector가 그걸 모를 리가 없... 어라?

왜 m45도 잡혀 있는 거지? 오늘 아침에 머리에 칼을 꽂은 녀석이랑 같이 화장하던 걸 봤는데... P90은 화장용 물감이 묻은 것까지 잡아댄 거야?

이쪽은 또 무슨 일이지?

엥, Mk23이 구석에 쪼그려 앉아 울고 있잖아? 엑, 울면서 막 총을 쏴대네? 휴우, 마주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뭐라 말하는 거 같은데... 확대 확대... 입 모양을 봐야... "달링 어딨어"? 헹, 그렇게 쉽게 지휘관을 찾을 수 있으면 나도 이렇게 좀도둑처럼 숨어다니진 않았겠다!

P7은 녹화 영상에 푹 빠져, 디너게이트가 영상을 다 받고 돌아온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깜찍한 호박 장식을 디너게이트는 P7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그녀의 발을 밟았다.

P7

아! 뭐야, 똑바로 보고 다녀! ...어?

아차, 또 넋 놓고 있었네! 정신 똑바로 차리자!

다음 감시 포인트는 어디지... 에이, 또 접근할 수 없는 구역이네. 어쩔 수 없지, 적당히 숨어서 이곳에서 찍힌 영상부터 확인하자.

...15분 후.

P7

아하!

역시 내 직감이 맞았어! 왠지 오늘 오후부터 계속 누가 날 따라다니던 것 같더라니.

근데, 이 인형... 너무 빨라서 잘 안 보이네.

그리고 이상해. 오늘의 감시 카메라 영상은 하나같이 뚝뚝 끊기는 게, 마치... 어...

P7은 머리를 긁적이며 단어를 떠올리려 했다.

그런 P7을 지켜보며, 디너게이트는 렌즈를 깜빡였다.

P7

아, 신호 간섭! 신호 간섭을 받는 것 같아!

디너게이트가 녹화하는 것도 주변에 드론이 지나가면 이러던데... 그래, 드론이야!

P7은 다시 영상들을 빨리 감으며 재확인했다.

P7

흠흠, 역시 그랬어...

오늘은 기지에 드론이 이상할 정도로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 근데 과연 이게 단서일까...?

아무튼, 이것도 그 수상한 녀석한테 전해 주자.

지난 몇 시간 동안, P7은 생애 최고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정신을 집중했다.

필사적으로 발소리를 죽이고, 타인의 시선을 피했다.

'시선을 감지하면 전자 지도에 표시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을 텐데!'

움직이는 내내 P7은 그렇게 툴툴거렸다.

P7

으으... 들키진 않았겠지?

의료팀이든 감염된 인형이든 마주쳐선 안 돼. 나까지 병 걸려서 죽긴 싫어...

삐이——

P7

오, 답장이다! 어디 어디...

응? "지휘실에서 고급 감시 권한을 얻어 인형의 식별 코드를 수집해서, 홀로그램 영상을 구성해 각 인형의 행적을 조사하라"?

어... 이거 정말 가도 되나? 지휘실에 함부로 들어가면 지휘관에게 혼날 텐데...?

P7은 소매를 깨물면서 망설였다. 그리고...

P7

에이 몰라, 가자! 눈앞의 일을 해결하고 생각하자고!

어차피 지휘관도 날 붙잡진 못할 테니까... 히히히...

...지휘실 문 앞.

위잉—— 위잉——!

고생 끝에 지휘실의 문 앞까지 온 P7이었지만, 경보음이 울려 당황하고 말았다.

P7

아니 경보음은 왜 울려!? 문고리를 잡았을 뿐이란 말이야!

P7은 헐레벌떡 숨을 곳을 찾으려 했지만, 때마침 통신기가 울렸다.

P7

우씨, 상황이 이런데 메시지만 보내지 말고 좀 도와 달라고!

뭐야, 여러 돌발상황 때문에 기지의 경계 레벨이 격상했으니까, 감시 데이터를 얻으려면... 강행 돌파하라고?

P7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이게 나처럼 연약한 인형한테 할 소리야?

???

꼼짝 마라!

잡았다, 이 도둑 녀석.

P7

윽!

P7은 반사적으로 양손을 위로 들었지만, 아차 싶어 손을 감추면서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KSVK

그 손... 너도 감염됐구나!

P7

아, 아니야! 난 아니야!

KSVK

술에 취한 사람들도 자신이 취했음을 부정하지. 네 말은 믿을 수 없다.

여기에 살금살금 숨어들어서, 무슨 속셈이지?

P7

그, 그게... 통신이...

P7은 마인드맵 속이 뒤엉켜 버린 것처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병 걸리기 싫어, 죽기 싫어...'

P7의 머릿속에는 그런 생각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붉은 경고등이 깜빡이는 지휘실 앞의 복도에서, P7는 그저 입 밖으로 나오는 대로 말을 뱉었다.

P7

지휘실에 들어가야 해! 안 그럼 모두 해체당할 거야!

이상한 통신이... 운명이... 그, 그래! 신이 날 여기로 인도했어! 고급 감시 정보를 얻으면 진상을 밝혀낼 수 있댔어!

허무맹랑한 말이었지만, KSVK는 의혹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P7을 보며 천천히 총을 내렸다.

KSVK

미안한데, 그거 무슨 속뜻이 있는 말인가?

모두가 해체당한다고? 그리고 신이 너를 시켜 경보를 울렸다니?

P7

아니 그게 아니라, 그 통신이 나더러 이 경보를 돌파하라고――

KSVK

설마...

네가 말하는 건 <color=#4EFEB3>끝을 알 수 없는 심연, 켄타우루스자리의 별빛, 작열지옥의 업화, 불완전성 군단 제2 공리지휘부의 지배자, 갓 쥬스터</color> 님을 말하는 건가?

P7

응...? 쥬스가 뭐라고?

신이고 나발이고, 난 지휘실에 들어가야 한다니까!

적어도 진상을 밝힌 다음에 잡아가면 안 돼? 그리고 나 진짜 감염된 거 아니라고...

KSVK는 P7의 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KSVK

이것도 운명의 인도인가...

설마 이런 곳에서 나와 같은 <color=#4EFEB3>끝을 알 수 없는 심연, 켄타우루스자리의 별빛, 작열지옥의 업화, 불완전성 군단 제2 공리지휘부의 지배자, 갓 쥬스터</color> 님의 신도를 만날 줄이야...

그래, 이것도 분명 그분의 인도가 틀림없어.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도...

P7

쟤 아까부터 뭐라는 거야... 중2병 걸린 인형들은 다 청각 모듈에 문제가 있는 거야? 웰로드라면 통역할 수 있으려나?

P7도 어이없어하던 그때, KSVK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P7은 그 모습에 오히려 더욱 신경을 곤두세웠다.

KSVK

이렇게 만나다니 참으로 영광이다. 임시 순찰 임무를 받았을 때 예감이 들었는데, 바로 그대였구나.

이런 경보 따위, 내가 처리하지. 일이 끝나면 함께 쥬스터 님의 가르침에 대해 토론을 하자꾸나!

P7의 마인드맵은 여전히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했지만, 상황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P7에겐 더할 나위 없는 전개였다.

P7

이 경보를 뚫고 들어가는 걸 도와주겠다고?

너... 그럼... 에이 몰라, 어디 갈 데까지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