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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19 · 거룩한 밤 광상곡

솔리드 디너게이트

혼란을 틈타 철혈의 음모를 품은 디너게이트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그리폰 인형에게 다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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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폰 기지 인근, 게이저와 디스트로이어가 잠복 중인 곳.

게이저

계획? 네가? 일단 들어나 보지.

디스트로이어

아 진짜... 엘더 브레인이 최근에 개발한 기술 알지?

게이저

강제 통신 연결 기술을, 말하는 거냐, 아님 소체의 체형을――

디스트로이어가 황급히 손으로 게이저의 입을 막고는, 겁에 질린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댔다.

디스트로이어

으아아 그거 말고! 식별 신호 위장 기술 말이야!

게이저

...설치하면 식별 신호를 잠시 그리폰의 신호로 위장할 수 있는 기술 말이군.

하지만 그건 아직 실험 단계 아니었나? 길어봤자 30분밖에 유지할 수 없다던데...

디스트로이어

맞아. 하지만 30분이면 충분하잖아?

그 말에 게이저도 납득해 고개를 끄덕이자, 디스트로이어는 곁에 있던 디너게이트 한 마리를 덥석 잡아 즉석에서 개조하기 시작했다...

디스트로이어

우리 디너게이트를 그리폰 놈들이 개조한 모습처럼 만들고, 신호 위장기를 쓰면 저 멍청이들은 이 녀석의 정체를 절대 눈치채지 못할 거야!

얘로 난동을 부려서 소란이 일어난 틈을 타서, 선물 몇 개를 빼돌려야지~

디스트로이어는 흥분해서 쉴 새 없이 중얼거리면서 손을 움직였고, 이내 디너게이트의 개조가 끝났다. 바닥에 어디 넣을지 모를 부품이 남은 것이 신경 쓰이지만...

게이저

......

정말 네 계획대로 될까?

아직 실전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기술인데.

디스트로이어는 게이저가 개조된 디너게이트의 전원을 켜는 것을 숨죽이고 지켜보았다.

개조된 디너게이트가 별 이상이 없어 보이자, 디스트로이어는 안심하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디스트로이어

봐 아무 문제 없잖아.

그리고 생각해 봐, 너도 이 기회에 그 배신자 녀석을 찾을 수 있을지 누가 알아?

정말 그렇게 되면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서로 윈윈이지.

게이저

딱히 반론할 곳이 없군.

그럼 네 계획대로 하지. 하지만 이 디너게이트를 정밀 조작하려면 우린 갈라져서 행동해야 한다.

디스트로이어

걱정 마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할게.

게이저

그 바보 녀석보단 판단력이 좋길 바라지.

내 부대로 기습할 테니, 그 틈을 타서 계획을 실행하자.

디스트로이어

좋았어. ...응? 방금 바보는 누구 말한 거야?

하지만 게이저는 이미 눈 내린 밤 속으로 모습을 감춘 뒤였다.

그리폰 기지.

M1918

긴급 상황 발생! 카리나, 기지 정문 500m 밖 지점에서 철혈 유닛이 포착됐어! 정찰 팀이 지원 요청 중이야!

카리나

뭐어!? 왜 하필 오늘...

CZ75

소재를 찾던 중이었는데, 마침 잘 왔다 이것들아!

아멜리

으으... 지휘관님이 안 계시니 무서워요... 전 숨어 있을래요...

RFB

어, 야 너 어디 가! 나도 지휘관이 없는 크리스마스에 혼자 게임 오버되긴 싫다고...

MG5가 구석에 숨으려는 아멜리를 끌고 나오면서 한숨을 쉬었다.

MG5

하여간 네 녀석들은 돌발상황만 벌어지면 마인드맵이 꽈배기처럼 꼬이기라도 하냐?

M21

푸핫, 꽈배기래! MG5도 개그에 소질이 있는 줄은 몰랐는걸?

그 말에 분위기가 갑자기 얼어붙었다. M14의 복잡미묘한 눈빛을 보고 나서야 M21도 멋쩍게 헛기침을 했다.

WA2000

일에 집중하면 안 될까? 너네 헛소리에 마인드맵이 터질 지경이야.

스프링필드

지휘관님은 안 계시지만, 카리나 씨가 대신 지휘해 줄 거예요. 모두 준비하세요.

카리나

다들 걱정 마! 지휘관님 곁에서 많이 배웠으니까, 이번 지휘는 나한테 맡겨 줘!

그리폰 기지의 정문 앞.

전투가 벌어지는 혼란한 상황을 틈타, 디스트로이어가 정성껏 개조한 디너게이트들이 그리폰 인형들 사이로 섞여 들어가 얌전히 문 앞에 앉았다.

FAL&담비 페일

......

CZ75

어... 쟤네들 저기 쪼그려 앉아서 뭐 하는 거야?

수오미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저 디너게이트가 버려진 애완동물처럼 불쌍하게 바라보니까...

FAL

아, 이리 온다.

곧장 나한테 와서 애교를 부리다니, 보는 눈이 있구나?

FAL이 다리에 몸을 비비는 디너게이트를 쓰다듬어 주자, 담비 페일이 뾰로퉁한 소리를 냈다.

OTs-44

아, 마침 일손이 필요했는데 잘됐네요!

WA2000

기지로 데려가는 건 괜찮은데, 지금 우리도 많이 바쁘지 않아?

G36

하지만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밖에 내버려 두기엔 불쌍해요...

스프링필드

반대 의견이 없다면, 일단은 저희가 맡도록 하죠. 어떻게 할지는 지휘관님이 돌아오신 다음에 정해도 늦지 않아요.

그리폰 기지 인근.

그리폰 인형들이 개조된 디너게이트를 데려가는 것을 본 디스트로이어는 기쁜 마음에 폴짝폴짝 뛰다 눈더미 속으로 껑충 뛰어들었다.

게이저

<color=#00CCFF>벌써부터 들떴다간 방심해서 일을 그르치고 말 거다.</color>

디스트로이어는 애써 침착한 척하며 눈더미 밖으로 나왔다.

디스트로이어

거, 걱정 말래도. 이번에는 실수 안 해.

디스트로이어는 주먹을 꼬옥 쥔 채 눈에서는 투지를 불태웠다.

같은 시각.

그리폰 기지의 굴뚝 위에서...

ART556은 새로 들어온 디너게이트를 바라보며, 음흉하게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