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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21 · 웨이브 랭글러

몰이사냥

몰이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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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보기 (215줄)
웨이터

보랜스노 씨! 어서 오십시오!

아주 좋은 자리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바로 안내해드릴까요?

보랜스노?

아... 아뇨, 괜찮아요. 이따가 갈게요.

웨이터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샴폐인 한 잔 즐기시겠습니까? 저희가 특별히 마련한, 보랜스노 씨가 가장 선호하시는 연도산입니다.

웨이터가 잔을 꺼내 투명한 연황색의 샴페인을 따르니, 온갖 과일향이 섞인 향기가 풍겼다.

보랜스노?

고, 고마워요.

웨이터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파티를 즐겨 주십시오.

보랜스노?

네에...

자선 파티장 내부.

보랜스노?

후우―― 드디어 들어왔다!

MDR

<color=#00CCFF>이제 겨우 입장했을 뿐인데 뭘 그렇게 긴장해?</color>

보랜스노

<color=#00CCFF>루이스 씨는 잘하고 계세요.</color>

<color=#00CCFF>아무리 저라도 이렇게 단시간에 다른 사람을 연기하진 못하는걸요?</color>

루이스

으헤... 과, 과찬이십니다!

보랜스노

<color=#00CCFF>어... 우리 그냥 말 놓을까요? 친구처럼 느껴져서, 편하게 말하고 싶은데...</color>

루이스

엑... 저, 정말요? 정말 말 놓아도 돼...요?

보랜스노

<color=#00CCFF>응, 이제 친구니까 괜찮아.</color>

루이스

우와아...! 보랜스노랑 친구다! 만세!

웰로드

<color=#00CCFF>정신 차려 루이스, 지금은 임무 중이다.</color>

루이스

아차차... 그래, 지금 나는 초 유명 배우 보랜스노! 옷소매에 깃털 모양 단추가 달린 사람을 찾아야 해!

M200

<color=#00CCFF>그걸 굳이 말로 할 필요가...?</color>

???

보랜스노! 이야, 오랜만이야.

루이스

(누구지???)

아... 응, 오랜만.

???

[웨이브 랭글러] 정말 환상적이었어. 네 얼굴 보고 싶어서 스케줄에 특별히 시간을 만들었다고.

루이스

아하하하...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인연이네.

???

풉, 인연이라기 보단 내가 쫓아다니는 거지만 말이지.

괜찮으면 같이 바람이나 쐬러 갈까?

M200

<color=#00CCFF>그 사람은 소매 단추가 깃털 모양이 아니에요.</color>

루이스

...미안, 컨디션이 좀 안 좋은지 찬 바람을 쐬면 바로 머리가 아파져서.

???

아아...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루이스가 앉을 자리를 찾던 와중, 또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태도로 보아선 알고 지낸 지 꽤 되는 듯했다.

???

이게 누구야,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이렇게 일찍 나타나다니 별일인걸?

루이스

...괜한 참견이야.

???

???

보랜스노...?

보랜스노

<color=#00CCFF>크흠... 그 사람은 [웨이브 랭글러]의 남주인공 역을 맡은 게인이야.</color>

루이스

으엑!? 세상에, 영화 속 모습이랑 완전 딴판이잖아?! 팬이 봐도 누구냐고 묻겠다!

게인

보랜스노?

지금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MDR

<color=#00CCFF>뭐해, 너한테 말 걸고 있잖아!</color>

루이스

어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오늘은 좀 피곤해서 빨리 돌아가 쉬고 싶어서 일찍 왔어.

게인

하하, 벌써 너무 많이 마시기라도 했어?

파티는 보나마나 새벽까지 이어질 텐데, 자리를 빛낼 오늘의 인물이 일찍 빠지면 곤란하지.

게인

정신 좀 차리게 술 대신 커피 가져올까?

아님 뭐 다른 거 마시고 싶은 거라도 있어?

루이스

술 안 마셨어, 커피도 됐고.

M200

<color=#00CCFF>와아... 월드 스타급 배우도 이렇게 귀찮은 일이 잔뜩 꼬이는군요.</color>

보랜스노

<color=#00CCFF>영화 속 인물과 현실은 엄연히 다른 법이니까.</color>

<color=#00CCFF>누가 뭐래도 영화는 예술이야. 평범한 사람은 예술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color>

루이스

보랜스노도 정말 고생이 많구나, 이런 끈덕진 사람도 상대해야 하고!

썬더

<color=#00CCFF>그래도 한눈팔진 마, 지금 급선무는 깃털 소매 단추가 있는 사람을 찾는 거야.</color>

루이스

아 나도 안다니까!

게인

보랜스노, 왜 그래? 오늘따라 날 전혀 신경쓰지 않는 거 같은데.

루이스

(내가 뭐 신경쓸 만한 물건이 있어야 신경을 써 주든 하지!)

아아니, 그냥 속이 좀 안 좋아서.

게인

이런, 속이 안 좋다고? 만병통치약인 내 얼굴을 봤는데도?

루이스

......

루이스

미안, 이만 가볼게!

게인

엇? 기다려, 우리 사이에 그래도 설명은 해 줘야――

루이스

아 이 손 놓――꺄악!

게인이 잡아당기는 바람에 서둘러 자리를 벗어나려던 루이스는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지만, 타이밍 좋게 다른 누군가가 그녀를 받아 주었다.

루이스

죄, 죄송합니다...

바로 몸을 세운 루이스 앞에는 처음 보는 젊은 남성이 있었다.

???

천만에요. ...응?

이런! 보랜스노 씨였군요!

루이스

어... 안녕하세요?

???

월드 스타인 당신과 함께 이렇게 자선 파티에 참석하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루이스

고... 고마워요.

???

그런데, 당신 같은 사람이라면 거드름 좀 피워도 나무랄 사람 없지 않습니까? 파티 리셉션까지 아직 30분이나 남았는데 벌써 오시다니, 뜻밖이군요.

아 참, [웨이브 랭글러] 정말 잘 봤습니다, 온갖 상을 휩쓴 건 누가 봐도 자명했어요. 제 친구들끼리 내기할 거리도 없었다니까요? 다들 어지간한 상은 다 [웨이브 랭글러]와 당신이 수상할 거라 했거든요.

루이스

좋은 작품이죠, [웨이브 랭글러]!

썬더

<color=#00CCFF>그 사람 소매 단추 확인했어?</color>

루이스

...헉, 이 사람이다.

???

누가요?

루이스

아, 아하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기, 휴게실에서 과일이나 좀 먹으려는데 같이 가실래요?

???

호오...? 당신 정도 되는 분은 식단 관리도 까다로울 줄 알았는데요.

루이스

과일쯤은 먹어도 상관없어요.

???

그러시다면야. 그럼 가실까요?

루이스

좋아요.

게인

엑, 보랜스노? 갑자기 무슨 소릴... 아는 사람이야? 보랜스노?

루이스

......

웰로드

<color=#00CCFF>보랜스노 씨, 아는 사람입니까?</color>

M200

<color=#00CCFF>보랜스노 씨?</color>

웰로드

<color=#00CCFF>이상해, 통신이 두절됐어.</color>

MDR

<color=#00CCFF>뭐? 그럴 리가, 우리 방에 있는데 어떻게 통신이 끊어져?</color>

웰로드

<color=#00CCFF>단순히 신호 불량일 수도 있겠지. 루이스, 그 사람을 붙잡아 두고 있어라. 우리는 복도에서 대기할 테니 상황 발생 시 즉시 호출하도록.</color>

루이스

뭐?! 그치만 난――

???

자아 그럼 아가씨, 여기라면 보는 사람도 없으니 연기는 그만두실까?

얌전히 물건을 내놓는다면 고맙겠는데.

루이스

...그러는 당신은 누군데요?

발렌타인

개의치 않는다면 "발렌타인"이라 불러 줘.

하지만 괜히 시치미 떼진 말아 주겠어? 미녀에겐 신사적으로 대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어서 말이지.

루이스

어머, 그래요? 사실은 저도――

전부 똑똑하게 들은 건 아니라서요.

발렌타인

귀 어두운 척해도 소용없어, 아가씨는 눈치 빠른 사람이잖아?

웰로드

<color=#00CCFF>대체 무슨 상황이지...?</color>

썬더

<color=#00CCFF>예감이 안 좋은데.</color>

——!

그때, 갑작스레 울려 퍼진 경보음에 휴게실의 모두가 당황했다.

루이스

...?!

무슨 일이지!?

발렌타인

화재 경보기인가? 어디서 뭔 일이라도 생겼나 보군.

하지만 지금 우리랑은 상관없지. 얌전히 물건이나 내놔.

루이스

내놓으라는 그게 대체 뭔데요?

수행원

손님, 큰일입니다!

발렌타인

뭘 그렇게 호들갑 떨어? 이쪽 아가씨 놀라게 하지 말고 침착하게 말해.

수행원

어엇...!

루이스

......?

수행원

죄송합니다, 그게... 방금의 경보는 손님의 방에서 돌연 화재가 발생해서입니다...

발렌타인

그럼 내 계약...

...아니, 내 방의 물건들은?

수행원

정말 죄송합니다, 불길이 거세 진입할 수가...

발렌타인

<size=55>뭐야!?</size>

빌어먹을!! 당신들은 이 아가씨 방으로 돌려보내! 내가 직접 가서 봐야겠어!

루이스

......

개인실.

MDR

아 옷 갈아입는데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

루이스

다 됐어 다 됐어! 그 옷차림으로 방금 그 보안 인형들 처리하느라 엄청 고생했다고!

어... 그런데 내가 세탁해 둔 옷이 어디 갔지?

웰로드

급하니 있는대로 입어. 그건 그렇고, 무엇 때문에 경보가 울린 거지?

루이스

발렌타인의 방에서 불이 났다더라. 어휴, 갱단 관련 정보는 하나도 못 얻었는데...

보랜스노 쪽은 어떻게 됐어?

웰로드

방에 저항한 흔적은 없었으니, 습격당해 납치된 것은 아닐 터다. 하지만 그래서 그녀의 동향을 파악할 수가 없어.

그리고, 방금 전의 대화를 분석한 바로는 발렌타인은 그녀를 해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MDR

어... 루이스, 이 조각상 네가 가져온 거야?

루이스

조각상? 웬 조각상?

막 옷을 다 갈아입은 루이스가 뒤돌아보니, MDR이 탈의실에서 가지고 나온 요란한 모습의 조각상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그 조각상이 눈에 많이 익었다.

루이스

아니, 그런 거 건드린 적도 없어. 원래부터 탈의실에 있던 거 아니야?

루이스는 조각상을 넘겨 받아 찬찬히 살펴보았다.

루이스

근데 확실히 눈에 익네... 이걸 어디서 봤더라...?

쿵쿵쿵!

루이스

응? 누구세요?

콰앙――!!

문이 폭발하듯 강제로 열리면서, 보안 인형 10기가 안으로 줄지어 닥쳐들었다.

보안 인형

절도 및 방화 혐의로 체포합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십시오.

갑판 위.

그리폰 인형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달렸다.

루이스

생각났다!

M200

뭐가요?!

루이스

그 조각상, 발렌타인의 방에 있던 거야! 그 남자가 나한테 누명을 씌운 게 분명해!

M200

네? 그럴 리가요! 우리 방엔 방범 장치도 있는걸요! 누가 억지로 들어왔다면 경보가 울렸을 거예요!

웰로드

그것도 보랜스노에게 추궁해야겠군!

루이스

뭐야, 지금 우리 보랜스노를 의심하는 거야?!

웰로드

단순한 의심이 아니다! 지금으로선 너무 많은 의문점이 그녀와 얽혀 있어!

M200

지금은 추격부터 따돌리고 숨는 게 우선이라 보는데요!

루이스

우리가 왜 숨어야 해? 불지르지도 물건 훔치지도 않았는데! 다 그 발렌타인이란 놈의 모함이야!

이 난장판의 원인을 알아내지 못하면 계속 억울한 일만 당할 거라고!

M200

엇, 저 모니터 좀 보세요!

긴급 경보. 절도 방화 사건이 발생했음을 알립니다. 용의자는 소속 불명의 전술인형으로, 현재 도주 중입니다.

감시 카메라 영상을 확인하시고, 용의자 목격 시 보안실에 즉시 연락하시되 안전을 위해 절대 용의자와 접촉하지 마십시오.

M200

저희 수배당했어요...

MDR

말 안 해도 알아!

M200

그런데, 저 녹화 영상은 뭐죠?

루이스 씨는 그때 분명 파티장에 있었잖아요! 왜 물건을 훔치는 모습이 찍힌 거예요?!

웰로드

영문을 모르겠는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혀 휴가답지 않게 됐어...

M200

그나저나, 썬더 씨가 안 보이는데 어디 갔는지 아는 분 있어요?

그 말에 모두가 걸음을 멈췄고, 루이스도 홱 뒤돌아 일행을 확인했다.

웰로드와 MDR, M200, 그리고 자신. 4명뿐이었다.

MDR

어...?

루이스

......

어느 방.

잠겼어야 할 방의 문은 어째선지 슬며시 열려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없었지만, 방문객은 그 안에 찾는 사람이 있다고 확신했다.

——!

썬더

루이스.

썬더는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듯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린 창가의 그림자는, 확실히 익숙한 얼굴이었다.

루이스

......

루이스

아, 썬더! 이것 봐, 내가 발렌타인이 암거래상이란 증거를 찾았어! 역시, 그는 최근 뉴스에서 집중 보도하던 갱단의 우두머리였어! 국적 불문하고 전문적으로 무기를 밀매하는――

썬더

그 증거가 뭔데?

루이스

발렌타인 본인이 직접 서명한 서류야! 거래 상대도 꽤 거물인 거 같은데?

후후후, 우리 이번에 대박 났어!

썬더

보여 줄래?

루이스

응, 우선 다른 애들이랑 합류부터 하자.

썬더

그럴 필욘 없어요.

썬더는 총의 안전 장치를 풀고, 총구를 눈앞의 "루이스"에게 겨눴다.

썬더

그걸 손에 넣기 위해 우릴 미끼로 그의 주의를 돌렸군요.

그렇죠? 보랜스노 씨.

보랜스노

......

언제 눈치챘어?

썬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이유가 너무 어설퍼서요.

보랜스노

어머, 그럼 처음부터잖아?

왜 바로 밝히지 않았어?

썬더

루이스가 당신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보랜스노

그건... 진심으로 감격스러워.

썬더

루이스는 오직 당신을 보고 싶어서 이 배에 올랐어요. 매일 동료들에게 당신에게 인기 투표를 해 달라고 부탁했죠.

하지만 역시 당신은 영화 속 캐릭터 같은 사람이 아니네요.

썬더

제 눈에 당신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예술가가 아니라, 정체불명의 교활한 사기꾼이에요.

보랜스노

그 말은 좀 속상한걸... 흠.

아무튼, 어떻게 날 찾아낸 거야?

썬더

루이스의 옷에다 초소형 추적기를 달았죠.

보랜스노

내가 너희를 너무 얕봤구나.

썬더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말하세요. 들어줄게요.

보랜스노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썬더

창문에서 뛰어내려 일부러 루이스와 부딪힌 시점부터요.

아니면 우리가 전술인형임을 모르는 척하던 때부터도 좋겠죠.

보랜스노

그건 정말 긴 이야기가 되겠는걸...

다른 방.

루이스

여기도 없어... 아 정말 대체 어디 간 거야!

만약... 만약 내 판단 때문에 썬더한테 무슨 일이 생겼으면...

MDR

얼씨구, 지금 자책하는 거야? 진심?

우린 전술인형이야, 이딴 데서 당하기라도 할까 봐?

웰로드

아직도 보랜스노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루이스

어쩜 정말로 갱단이...

웰로드

정신 차려라, 루이스. 아무리 그녀가 네 우상이더라도 현실을 직시해.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그 모습은 너와 외견이 비슷한 그녀밖에 없어.

루이스

하... 하지만 어째서...?

M200

그 사람을 찾으면 알 수 있겠죠.

하지만 먼저 썬더 씨를 찾아야 해요.

MDR

하지만 어떻게? 아까부터 신호도 안 잡힌다고...

루이스

발렌타인!

MDR

잉?

루이스

보랜스노 님... 아니지.

보랜스노가 무슨 목적이든, 이 일의 실마리는 발렌타인에게 있어.

크루즈 어딘가의 컨퍼런스 룸.

발렌타인

사장님,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 인형들은 대체 뭡니까?

뚱뚱한 남자

설명해야 하는 건 그쪽 아닙니까?

발렌타인

설마 여기서도 당신 마음대로 해도 되는 줄 아시나 보죠?

제가 무력한 상인일 뿐이긴 하지만, 궁지에 몰리면 총도 당연히 쏩니다.

발렌타인

무슨 꿍꿍이길래 사람을 보내 제 계약서를 없앤 겁니까?

거기엔 당신들과의 거래만 있는 게 아닌데요.

뚱뚱한 남자

그건 또 무슨 헛소립니까? 생사람 잡을 생각은 접어 두고, 우리가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나 생각하세요.

발렌타인

나 참... 사장님, "생선"이 죽어서 이제 "떡밥"을 뿌릴 이유도 사라졌어요.

뚱뚱한 남자

이놈이 설마 일부러...!

우리 뒤에 있는 게 누군지――

——!

발렌타인

어휴 진짜, 귀찮아 죽겠네.

뚱뚱한 남자

너어어...!

몇 차례 총성이 울린 뒤, 방바닥은 피로 흥건해졌다.

발렌타인

여기 좀 깨끗하게 청소해 놔. 너랑 너, 나랑 같이 그 물 흐리는 금붕어들한테 따지러 가자.

보랜스노와 썬더가 대치 중인 어느 방.

썬더

어떻게 요약할지 다 생각했나요?

보랜스노

그렇게 재촉하지 마~

여자란 원래 이렇게 좀 번거로운 법인걸.

그렇게 말하면서도 수상쩍게 움직이는 보랜스노의 손을, 썬더는 넘어가지 않았다.

썬더

눈앞의 상대를 조금은 존중해 주시는 게 어떻겠어요? 대화 도중에 딴 마음 품지 마세요.

보랜스노

딴 마음이라니? 그냥 말할 마음을 다잡으려는 거일 뿐이야, 너무 긴장하지 마.

보랜스노는 썬더가 보는 앞에서 작은 주머니에서 물건 하나를 꺼냈다.

쥔 손을 천천히 펴 보이니, 그것은 어젯밤 썼던 것과 같은 립스틱이었다.

보랜스노

우리한테 립스틱은 화장품이 아니라 무기란다.

단두대에 올라 최후를 맞이할지언정, 피로 입술을 붉게 칠할 거야.

썬더

루이스 덕분에 당신의 영화는 잘 감상했습니다.

영화마다 정말 훌륭한 연기였어요, 과연 명배우랄까요? 이렇게 가까이서 세계 최고의 여배우의 연기를 공짜로 보게 되어 참 영광이에요.

보랜스노

고마워, 칭찬은 사양 않고 받을게.

그런데... 네가 여기서 날 노려본 지도 꽤 됐지? 동료들한테 연락도 없는 거 같은데 괜찮겠어?

썬더

......!

그 말에 썬더는 동료들에게 통신을 시도했지만, 점점 안색이 나빠졌다.

그 모습에 보랜스노는 미소를 띄우며 썬더에게 다가갔다.

보랜스노

신호에 문제가 생긴 걸 드디어 깨달았구나.

생선을 잡으려던 새가 역으로 생선에게 잡아먹힌 기분은 어때?

썬더

당장 멈춰――

보랜스노

내가 루이스의 옷을 훔칠 때도, 실은 네가 발견하길 기다리고서 움직인 거야.

썬더

너... 무슨 속셈이야?

보랜스노

슬슬 네 동료들도 눈치챘을 테지...

보랜스노는 립스틱의 뚜껑을 다시 돌려 끼웠다.

썬더

눈치채다니, 뭘?

금속 외피의 립스틱이 보랜스노의 손끝에서 빙글 반바퀴 돌자, 돌연 뚜껑이 퉁 튕겨나왔다.

썬더

――!!

썬더는 재빨리 보랜스노의 손을 낚아채 립스틱을 떨어뜨리게 했다.

하지만 튕겨나온 립스틱 뚜껑은 단지 겉면에 반짝이는 거울이 붙은 평범한 뚜껑일 뿐이었다.

썬더

......?

그때, 차가운 금속의 촉감이 썬더의 허리에 닿았다.

그리고 강렬한 전류가 그녀의 몸을 타고 흘렀다.

썬더

으윽...!

보랜스노

굿 나잇, Ms. 썬더.

너희 같은 전술인형을 상대로 내가 방심할 리가 없잖니.

보랜스노

농담 아니야, 정말 높게 사고 있어. 그러니까 나머지도 열심히 잘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