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항쟁Ⅰ
어두운 숲속에서 성탄코인 쟁탈전이 조욯히 시작되었다.
12월 23일 오후 8시,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간 그리폰 카페.
지휘관이 도망치고 나니, 인형들은 놀랍도록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카리나에게서 자신의 성탄 코인을 수령했다.
다들 명심해! 성탄 코인을 절대 잃어버리지 마, 한 사람 앞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하나뿐이니까!
꼬오오옥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상대에게 주도록 해, 알았지? 함부로 가지고 놀다간 후회할 수 있어!
M21은 떨리는 손바닥 위에 놓인,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성탄 코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성탄 코인은 한 사람당 단 하나뿐...
그렇다면... M14가 나한테 코인을 준다면...
M21! 우리, 이 코인을 너한테 줄게!
정말 받아도 돼?
응! M21은 우리가 가장 고맙다고 생각하는, 제일 소중한 사람이니까!
M14... 나도 네가...
그렇게 서로 뜨겁게 맞잡은 손으로, 서로의 마음이...
찰싹찰싹.
누군가의 손바닥이, 망상에 빠져 있던 M21의 뺨을 노크해 그녀를 다시 현실로 불러들였다.
왜 멍때려? 괜찮아?
엉?! 아, 어어... 그냥 좀, 새로운 농담 생각 중이었어.
그나저나, 왜 그렇게 코인을 요리조리 살펴봐?
그냐앙... 우리가 보기에 이건 그냥 평범한 기념 동전인데, 저렇게 호들갑 떨 일인가 싶어서.
...그치? 그냥 명절 이벤트 분위기 살리는 거지.
M21은 M14의 코인을 계속 곁눈질했다. 그냥 그녀의 손바닥 위에 놓인 또 다른 코인에 지나지 않았지만, 기묘하게도 매혹적인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있잖아 M14... 너 그거 누구한테 줄 거야?
응? 글쎄... 아무한테나? 그냥 동전인걸.
우리 이런 거 대충인 거 알잖아.
M21은? 주고 싶은 사람 있어?
나... 나도 딱히 누구든 상관없지...
이, 이런 쓰잘데기 없는 걸 진지하게 누구한테 줄지 고민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 아하, 아하하하...
억지로 웃는 M21의 어깨를 누가 툭 쳐서 뒤를 보니, 어째선지 아무도 없었다.
...하여간, 어떻게 넌 질리지도 않고 항상 이러냐?
헤헤헤~ M21! 성탄 코인 내놓는 거야!
싫거든!
우와, 즉답했어! 치사한 거야!
M9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폴짝폴짝 M21의 옆을 지나쳐 M14를 와락 껴안았다.
M14~! 사랑하는 거야~
네 네, 뭐예요?
네 코인, 나한테 주는 거야!
이거요? 좋아요.
잠깐!
응?
뭐야, M21은 M14 게 갖고 싶은 거야?
에에이, 그럴 리가! 내가 그런 유치한 짓을 왜...
그럼 어서 주는 거야, M14!
받으세요~
M21의 흔들리는 시선을 받으며, M14의 성탄 코인이 공중에서 예쁜 포물선을 그렸다.
시간이 느려지기라도 한 듯, M21의 눈동자에는 회전하는 코인의 앞뒷면이 똑똑히 보였다.
앞면, 뒷면, 정의, 사악...
아싸~! M14의 코인을 손에 넣은 거야!
득의양양해하며 M14의 코인을 자랑하는 M9을 보는 M21의 마인드맵에, 사악한 계획이 완성되었다.
12월 23일 오후 8시 30분, 기지 인근의 작은 숲.
M9이 흥겨운 콧노래에 박자를 맞춘 발걸음으로 숲속을 거닐었다.
그리고 그 뒤를 미행하는 M21의 떨리는 손에는, 웬 자루가 들려 있었다.
다 네 탓이야 M9, 나한테서 M14의 성탄 코인을 빼앗아 간 네 잘못이라구...
내가 먼저 M14의 코인을,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얻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래도 너무 걱정은 마, 자루는 네가 좋아하는 빨간색이니까...
몇 번의 심호흡 후 M21은 그대로 위에서 뛰어내려, 기습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M9의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씌웠다.
꺄아아악!! 이거 뭐야!? 난 그리폰의 인기인인 거야! 당장 치우는 거야, 내 팬들이 가만 안 둘 거야!
......
바둥대는 M9의 머리를 누르고, M21은 그녀의 주머니에서 M14의 성탄 코인을 찾아냈다.
용서해라, M9...!
나중에 임무에서 총 맞을 일 있으면 내가 흑기사 해 줄 테니까!
이 비겁한 녀석! 뭐하는 거야! 정정당당하게 얼굴을 보이는 거야아아!!
M21은 비장한 표정으로 자루의 입을 꽉 조이고, 그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12월 23일 오후 9시, 여전히 떠들썩한 카페.
완전범죄에 성공한 M21이 헐레벌떡 돌아왔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히 M14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주머니에 코인을 다시 넣었다.
응? 어디 갔다 왔어?
아무데도. 그냥... 좀 바람 좀 쐬고 왔어.
M21이 반사적으로 시선을 피하던 때, 익숙한 인형이 다가왔다.
모두 안녕~ 혹시 달링 못 봤어?
아뇨, 지휘관님 카페에서 도망치신 뒤론 아무도 못 봤대요.
지휘관도 고생이 많다니까...
아까워라, 제일 먼저 달링의 성탄 코인을 쟁취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침 잘 됐다. 너희의 코인 나한테 주지 않을래?
턱도 없는 소리!
미안해요, 우리는 이미――?
M14가 미안해하는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가 비었음을 보여 주려고 툭툭 쳤다.
그런데, 어째선지 손가락 끝에 동그란 물체가 만져졌다.
어라...? 이게 왜 여기 있지? 분명 M9――
어머나~ 이건 운명의 계시가 틀림없어!
잘 받을게 M14! 고마워~♪
기다――
M1911은 싱글벙글해하며 M14의 성탄 코인을 집어 들곤 바로 카페를 나섰고, M21은 이번에도 제때 제지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다시 대충 둘러대면서 카페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손에 파란색 자루를 쥐고서.
12월 23일 오후 9시 45분, 여전히 떠들썩한 카페.
이번에도 성공한 M21은 다시 돌아와, 몰래 코인을 M14의 주머니 속에 넣었다.
화장실 엄청 오래 걸렸네?
우리 기지 사람들 외모 관리 엄청 철저한 거 알잖아, 화장 고치는 애들이 바글바글하더라...
그렇구나.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이제 돌아갈까?
그러자.
M21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며 M14의 뒤를 따라 숙소로 돌아가려 했지만, 이번에는 덩치 큰 그림자에게 앞을 가로막혔다.
메리 크리스마스다 이것들아!
오, 대장!
안녕 대장, 우리 선물 주러 왔어요?
그래, 너희 몫도 있지.
그나저나 M9이랑 M1911 못 봤냐? 아까부터 찾았는데 어디 숨었는지 그림자도 안 보이네.
지휘관 잡으러 가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숙소로 돌아가려던 참이니까 우리가 대신 선물 전해 줄게요. 그런데, 크리스마스는 아직 이틀이나 남았는데요?
그야 나도 알지. 헌데 내가 내일 아침 일찍부터 임무에 나가야 하거든, 내일모레 시간 맞춰 돌아올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미리 선물 주고 가려고.
그렇게 오래 걸리는구나...
그럼 우리도 대장한테 미리 선물 드릴게요!
됐어 이 녀석아, 나중에 줘도 돼.
안 돼요!
M14이 허둥지둥 뭐가 없을까 몸의 구석구석을 뒤지던 그때, 또다시 손끝에 동그란 물체가 만져졌다.
어라라!? 이게 왜 또 돌아왔지?!
M21도 봤지? 내가 두 번이나 이거 주머니에서 꺼내서 주는 거!
이 동전 귀신 들렸나 봐!
저... M14? 성탄 코인은 나중에――
오호라, M14의 성탄 코인이라? 좋아, 이틀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로 감사히 받으마.
잠깐만요 대장! 이 동전 심상치가 않아요!
마, 맞아 맞아! 이거 갖고 임무 나갔다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요!
호들갑 떠는 M14와 당황하며 팔을 붕붕 휘젓는 M21을 무시하고, 톰슨은 신사적이면서도 은근히 고압적으로 M14에게서 성탄 코인을 받았다.
하, 이딴 동전이 무슨 불행을 불러오겠어?
아니 그래도...
왜, 설마 한밤중에 숲속을 거닐다 길이라도 잃을까 봐?
톰슨의 한마디와 미소는 의미심장했지만, M21은 그걸 눈치챌 겨를이 없었다.
안 된다니까요 대장! 다른 거 없나 찾아볼게요!
신경써 주는 건 고맙다만 M14, 난 이게 마음에 들었어. 그럼 돌아와서 보자.
대, 대장... 그게...!
그치만...
톰슨은 쿨하게 인사를 남기며 카페를 떠났다.
그리고 2번이나 고생해서 되가져 왔던 M14의 성탄 코인이 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M21의 마인드맵은 점점 과부하되어 갔다.
어떡하지 M21?! 대장이 저 귀신 들린 코인을 가져가 버렸어!
M9이랑 M1911이랑도 연락이 안 되는데...
...M21? 왜그래 M21?
아... 아무것도 아니야...
속이 타 들어가는 M21은 그저 억지로 미소를 짜낼 뿐이었다.
12월 23일 오후 10시 30분, 기지 인근의 작은 숲.
벌써 3번째인 M21은 자루를 들고 능숙하게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이젠 대장까지 해치워야 한다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대장... 왜 하필 M14의 코인을 탐낸 거야!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M9과 M1911한테서 코인을 되찾았는데, 이번엔 대장까지...
마지막으로 톰슨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M21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알아주질 못하는 거야, M14...
네 코인은 내 것이어야만 한다고!
M21은 자루의 입을 열고, 거리를 가늠한 다음, 나무 뒤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녀를 맞이한 것은...
입을 쩌억 벌린, 또 하나의 자루였다.
으아악!? 아, 안 보여! 뭐야 이거!
누구야! 날 어디로 끌고 갈 셈이야?!
인형 살려! 여기 납치당해요!!!
그대로 포박당한 M21은 어디론가 옮겨졌고, 자루가 벗겨져 겨우 앞이 보이게 된 그곳은 바로 창고였다.
M21의 앞에는 톰슨이 의자에 반대로 앉은 채로, 그녀가 준비했던 보라색 자루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어이, M21... 나한테 무슨 볼일이길래 이런 것까지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냐?
저... 그, 그냥 찾는 물건이 좀...
아하... 찾는 물건이 있으시다?
네가 찾는 물건이... 이 보라색 자루냐?
아님 이 파란색 자루냐~?
M21이 뒤집어씌웠던 그 파란 자루를 들고서, M1911이 불쑥 끼어들었다.
이를 본 M21은 몸서리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게... 숲속에서 성탄 코인을 모을 수 있다길래...
아아~ 성탄 코인을 찾던 거야~?
M9까지 M1911의 옆에서 튀어나와, 자랑하듯 M21의 눈앞에서 동전을 한 바퀴 팅 튕겼다.
"M14". 빛에 반짝이는 건 분명히 M14의 성탄 코인이었다.
......!
M14의 성탄 코인!
M21 너! M14의 코인이 갖고 싶어서 우리한테 그런 거야!?
우리 M21이 의외로 로맨티스트였구나~ 나 진짜 다시 봤어.
아, 아니야! 내가 유치하게 그런 거 가지고 그랬겠어?!
절대 인정하면 안 돼, 1년은 족히 놀림거리가 될 거라고!
아니라고?
진짜 아니라니까요!? 그, 그냥 바람이나 쐬면서 바닥에 뭐 재밌어 보이는 거 없나 하고...!
그렇다니 다행이군. 그럼, 이 "귀신 들린" M14의 성탄 코인을 처리해도 상관없겠지?
다행이네~
헤헤헷!
엑... 그, 그걸 어떡하려고요...?
세 인형들이 심술궃은 미소를 띄우자, 불길한 예감이 M21의 등골을 타고 올랐다.
궁금하냐?
아... 아뇨...?
그런 거 아무래도 상관없죠오...
그치~ 너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지~
헤헤헤... 그럼~ M14의 성탄 코인은 맛이 어떤지 볼까나? 아앙~
M9이 고개를 척 들더니, 입을 떡 벌리고 성탄 코인을 집은 손을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M14의 코인이 그 쬐끄만 심연에 가까워질수록, M21은 눈에 띄게 동요했다.
아 왜 또 저러는데!
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않아?
뭐가?
성탄 코인은 이제 M9의 콧등을 지나쳐, 저 심연의 입구 바로 앞까지 갔다.
안 돼, 멈춰!
이제 좀 솔직해질 마음이 드냐?
제, 제가 뭘요!
M9.
그 말에, 성탄 코인이 그 작은 입 속으로 쏙 들어갔다.
아아악! 알았어요 말할게요 말한다고요!!
M9, 스톱.
M21은 결국 포기하고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M9, M1911, 미안해... 딱히 어쩔 생각은 없었어...
그냥... M14한테서 코인을 받고 싶어서...
뭐어? 그럼 걔한테 직접 말을 하지 그랬어.
하지만 그러면 내가 억지로 달라는 것처럼 보이잖아!
M14이 스스로의 의지로 줘야 의미가 있지!
그래서 M14가 얘네한테 코인을 주는 걸 그냥 눈 뜨고 지켜보기만 했다고?
......
세상엔 말이다 M21, 직접 상대에게 말하지 않으면 전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
이건 직접 선물받아야 의미가 있네 없네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네가 바라는 바를 똑바로 표현 못해서 변명거리를 찾은 꼴이야.
맞아. 나도 달링의 성탄 코인이 갖고 싶지만, 몰래 비겁한 술수 쓰지 않고 당당하게 말할 거야!
네... 죄송해요...
M14의 코인은 너한테 주마. 이번 일도 없던 걸로 하고.
대장!
대신.
당장 M14한테 가서 네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도록.
...네.
M9, 장난 그만 치고 이제 줘. ...M9?
어째선지 조금 전부터 등을 돌린 M9이 뜨끔하면서 겨우 고개를 돌려, 새빨개진 얼굴을 드러냈다.
켁켁... 웩... 켁...
진짜 삼키면 어떡해!!!
12월 23일 오후 11시 30분, 고요한 숙소.
M21이 숙소로 돌아왔을 때, M14는 이미 심층 휴면 상태였다.
후우... 다행이다. 안 깨겠지?
M21은 살금살금 다가가 M14의 성탄 코인을 그녀의 머리맡에 두고, 자신의 침대로 돌아가 지친 몸을 이불로 덮었다.
어휴, 임무 나갔다 왔을 때보다 더 피곤하네.
대장이 날 봐줘서 망정이지...
M21이 누운 채로 몸을 뒤집어, 맞은편에서 곤히 자는 M14의 얼굴을 바라보며 무심코 한숨을 푹 쉬었다.
M14...
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
졸음이 쏟아지고, 눈꺼풀도 점점 무거워졌다.
하지만 아까 들었던 말이 그녀의 귓가를 좀처럼 떠나질 않았다.
결국 다 감겼던 M21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 마음을 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할 줄 알아야 해!
M14한테 성탄 코인 받고 싶다고 말하자!
내일, M14가 일어나면 바로!
12월 24일 아침, 그리폰 숙소.
휴면에서 깨어난 M14는 아직 졸려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도 미리 준비해 뒀던 크리스마스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잘 잤어 M14...?
우웅... 안녕 M21. 오늘 일찍 일어났네?
...? 왜 기운 없어 보여?
아하하... 크리스마스가 기대되다 보니까 잠이 안 오더라...
빨리 말해 M21! 어떻게 말할지 밤새도록 생각했잖아!
여전히 민망해, M21은 엉킨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서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을 따라 M14도 고개를 돌리니, 그녀의 침대 머리맡에 작은 무언가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어...?!
내 성탄 코인이잖아!?
엉? 아아, 저, 정말이네!
이거, 왜 이렇게 끈질기게 날 따라오는 걸까? 어제 세 번이나 다른 사람한테 줬는데!
어... 어쩌면 거기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 돌아온 걸지도...?
무서워! 이거 저주라도 걸렸나 봐!
어떻게 처리하지?!
나, 나는 꽤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으으... 무서워무서워무서워어어...
M14가 당황해 발을 동동 구르는 소리에 M21도 덩달아 긴장했다.
M21! 무슨 좋은 수 없을까? 이 불길한 동전을 빨리 없애버려야겠어!
어... 그럼...
M21은 마침내 용기를 내어, M14에게 다가가 떨리는 입술로 한 마디 한 마디를 짜냈다.
M14, 네 성탄 코인, 나――
콰앙! 숙소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요란한 옷차림의 인형 둘이 안으로 쳐들어왔다.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분!
굿 모닝. 난 CAWS고, 이 아침부터 수상할 정도로 기운 넘치는 녀석은 Px4야.
놀랄 것 없어, 우린 산타클로스로서 선물을 나눠 주러 온 거니까!
아 제발... 왜 하필 또 이런 때에...!
반가워요. 그런데, 우리 처음 보는 사이죠?
직접 보는 건 그렇지? 근데 이상하게 엄청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야...
마치... 내 언니 같은 느낌?
아니, 대뜸 들이닥쳐서는 그게 무슨 소리야?
수상해! 이 녀석들 심상치 않아!
어쨌든 선물부터 받아.
정말 고마워요. 온 김에 잠깐 앉았다 갈래요?
마음만 받을게, 우린 선물로 기쁨을 나누러 왔을 뿐인걸.
물론, 너희가 답례를 해 주겠다면야 그건 우리도 사양 않고 고맙게 받을게!
우리의 모토가 마침 "기쁨이란 나누고 거두는 것"이거든!
기쁨도 나누면 2배.
정 줄 만한 선물이 없으면 작은 동전이라도 괜찮아.
역시나! 대놓고 성탄 코인을 달라고 하네?!
설마 M14가 이대로 속아넘어갈 리는...
그건 그렇네요. 흐음...
두 "산타"의 말을 들은 M14이 방을 두리번대다, 금세 다시 그 성탄 코인에 시선이 고정됐다.
아, 안 돼 M14! 잘 생각해 보자, 분명 다른 게――
괜찮아, 어차피 그냥 동전일 뿐이잖아?
그럼 우리의 성탄 코인을 드릴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오오, 정말 고마워!
선물 고맙게 받을게.
그럼 우린 이제 실례할 테니, 다음에 또 봐~♪
폭풍처럼 들이닥친 Px4 스톰과 CAWS는 휭하고 가버렸고, 방에는 다시 그대로 굳어버린 M21과 마냥 신난 M14만 남았다.
헤헤헤~ 우리, 모르는 사람한테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어!
하지만 그 불길한 성탄 코인을 줘 버렸는데, 역시 나쁜 짓일까?
아하... 아하하하... 아니지... 그게 왜 나쁜 짓이야...
어... 왜 그래 M21? 어디 아파?
아아니... 그냐앙...
이 순간, M21의 마인드맵은 한계까지 가동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나도... 선물 받고 싶어서... 하나 더 줄 수 있나... 물어보고 올게...
그렇구나! 가는 김에 선물 고맙다고 한 번 더 전해 줘!
M21은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이고, 비틀거리며 숙소 밖으로 나갔다.
자루를 손에 꽉 쥐고서, M21은 Px4 스톰과 CAWS 일행을 바짝 뒤쫓았다.
계속 미행하며 관찰한 결과, Px4 스톰과 CAWS는 숙소란 숙소는 전부 방문하며, 각기 다른 교섭 방식으로 인형들에게서 성탄 코인을 모으는 중임을 알게 되었다.
저 녀석들, 특정 인형을 노리는 게 아니라 넓게 그물을 던지는 거였어.
아주 작정하고 성탄 코인 이벤트에서 우승해서, 지휘관한테 소원을 빌 권리를 얻으려나 본데...
근데 저렇게 선물을 잔뜩 뿌려대다니, 수지타산이 맞기는 한가?
고마워! 모두 사랑해~♪
Px4 스톰과 CAWS가 또 다른 숙소에서 나와, 곧장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 CAWS의 보따리에서 선물 상자 하나가 떨어졌다.
오! 찬스다!
굴러들어온 기회를 놓칠세라, M21은 빠르게 몸을 날려 떨어진 선물 상자를 집으려 했다.
하지만 손이 상자에 닿기 직전, 옆에서 불쑥 나타난 발이 그녀의 손을 밟았다.
끄악!?
앗!?
놀란 수오미는 황급히 발을 치우려다 넘어질 뻔했다.
M21?! 거기서 뭐해요!?
아야야... 너야말로 어디서 튀어나왔어?!
M21은 밟힌 손을 문지르며 선물을 집어 들었다.
......
미안해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괜찮아... 바닥에서 이러던 내 잘못도 있으니.
M21은 대충 둘러대면서, 초조한 시선으로 수오미 너머의 Px4 스톰을 곁눈질했다.
그, 그럼 난 이만――
잠깐만요 M21!
수오미가 M21의 손을 덥석 붙잡더니, 작은 메모리 카드 하나를 쥐여 주었다.
우리가 평소에 딱히 교류가 없긴 했지만, 그래도...
이게 뭔데?
보다시피, 메모리 카드예요. 안에는 노래가 한 곡 들었고요.
당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에게 들려주면, 당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을 거예요.
머, 뭐가 마음에 둔 사람에 무슨 진심을 전한다는 거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M21은 예상치 못하게 정곡을 찔려서 하마터면 펄쩍 뛸 뻔했다.
그그그리고 대뜸 선물이라니, 무슨 보답이라도 바라는 거라면 꿈 깨셔!
보답이라뇨, 당치도 않아요. 당신 손을 밟은 것에 대한 사과로 받아 주세요.
벌써 내일이면 크리스마스잖아요? 분명 쓸모가 있을 거예요.
......
이거, M14한테 들려주면 정말 내가 걔의 성탄 코인을 원한다는 걸 알아줄까?
M21이 한눈파는 사이에, 수오미는 그대로 갈 길을 갔다.
...고마워 수오미.
......
아니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M21은 받은 메모리 카드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방금 주운 선물 상자를 뜯어봤다.
안에 든 것은 쓰레기장을 뒤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녹슨 숟가락이었다.
이것들이... 이딴 걸 선물이라 속여서 모두의 성탄 코인을 받을 셈이었구나!
비겁한 놈들 같으니라고! M14의 코인을 되찾는 김에 따끔하게 혼 좀 내야겠구만!
그런 다음, M14에게 정식으로 코인을 내게 달라 하면...
고마워 M21!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의 성탄 코인이 나쁜 사람 손에 들어가 버렸을 거야...
우리도, 우리가 누구에게 성탄 코인을 줘야 했는지도 몰랐을 테고...
아하하하하! 천만에 M14!
M21! 우리의 성탄 코인을 받아 줘!
으헤헤......웃긴 아직 이른가.
격정적인 심리 변화에 따라 M21의 표정도 휙휙 변했다.
맞다, 카리나가 무슨 일 있으면 이벤트 질서유지반에 보고하라 했지?
이벤트 설명 우편에 연락처가 첨부되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 FP-6이구나!
M21은 바로 FP-6에게 통신을 걸었다.
여보세요, FP-6? 지금 이벤트 질서유지반한테 급히 보고할 일이 생겼는데...
질서유지반과 모두의 노력으로, Px4 스톰과 CAWS는 "불공정거래죄"로 체포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사기쳐 모은 성탄 코인은 절반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M14는 질서유지반의 방송을 듣고는 자신의 성탄 코인을 찾으러 창고로 갔고, 함께 간 M21은 복도에서 기다리며 초조해했다.
얼른 코인 찾아와, M14!
이젠 뭐라 말할지 다 정하고 준비했——
등 뒤의 창고 문이 덜컹 소리를 냈다. 아무래도 문이 열린 듯했다.
M21은 움찔했지만, 바로 마음을 다잡고 몸을 홱 돌렸다.
그리고, 여태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말을 있는 힘껏 외쳤다.
M14! 네 성탄 코인이 갖고 싶어!
?!!
하지만 그것은 M14가 아니라, 놀라 황급히 뒤로 지휘 태블릿을 숨긴, 어리둥절한 얼굴의 헬리안이었다.
...M21? 무슨 일이지?
아하하하... 아무것도 아님다...
헬리안은 미심쩍어하면서도 발걸음을 서둘렀고, M21은 헬리안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제서야 창고의 문이 드르륵 열리면서 M14가 나왔다.
M14! 네――
M21, 우리 거 못 찾았어... 아무래도 그 나머지 절반 속에 있었나 봐...
뭐어?! 말도 안 돼!!
내가 당장 가서 찾아올게!!
괜찮아, 별로 중요한 물건도 아닌걸.
그래도!
그리고,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임무가 있잖아.
오늘 밤까지 M9랑 M1911을 도와서 크리스마스 기념 불꽃놀이 장소를 청소하기로 한 거, 벌써 잊었어?
아니 기억하지만...!
그럼 얼른 가서 도와주자!
M9이 언제 오냐고 지금도 메시지 보내고 있어!
M14의 부드러운 손에 붙잡히니, M21은 차마 뭐라 더 말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지. 일단 일부터 해치우고 다시 기회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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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오후 8시,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간 그리폰 카페.
지휘관이 도망치고 나니, 인형들은 놀랍도록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카리나에게서 자신의 성탄 코인을 수령했다.
다들 명심해! 성탄 코인을 절대 잃어버리지 마, 한 사람 앞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하나뿐이니까!
꼬오오옥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상대에게 주도록 해, 알았지? 함부로 가지고 놀다간 후회할 수 있어!
M21은 떨리는 손바닥 위에 놓인,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성탄 코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color=#A9A9A9>성탄 코인은 한 사람당 단 하나뿐...</color>
<color=#A9A9A9>그렇다면... M14가 나한테 코인을 준다면...</color>
M21! 우리, 이 코인을 너한테 줄게!
정말 받아도 돼?
응! M21은 우리가 가장 고맙다고 생각하는, 제일 소중한 사람이니까!
M14... 나도 네가...
그렇게 서로 뜨겁게 맞잡은 손으로, 서로의 마음이...
찰싹찰싹.
누군가의 손바닥이, 망상에 빠져 있던 M21의 뺨을 노크해 그녀를 다시 현실로 불러들였다.
왜 멍때려? 괜찮아?
엉?! 아, 어어... 그냥 좀, 새로운 농담 생각 중이었어.
그나저나, 왜 그렇게 코인을 요리조리 살펴봐?
그냐앙... 우리가 보기에 이건 그냥 평범한 기념 동전인데, 저렇게 호들갑 떨 일인가 싶어서.
...그치? 그냥 명절 이벤트 분위기 살리는 거지.
M21은 M14의 코인을 계속 곁눈질했다. 그냥 그녀의 손바닥 위에 놓인 또 다른 코인에 지나지 않았지만, 기묘하게도 매혹적인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있잖아 M14... 너 그거 누구한테 줄 거야?
응? 글쎄... 아무한테나? 그냥 동전인걸.
우리 이런 거 대충인 거 알잖아.
M21은? 주고 싶은 사람 있어?
나... 나도 딱히 누구든 상관없지...
이, 이런 쓰잘데기 없는 걸 진지하게 누구한테 줄지 고민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 아하, 아하하하...
억지로 웃는 M21의 어깨를 누가 툭 쳐서 뒤를 보니, 어째선지 아무도 없었다.
...하여간, 어떻게 넌 질리지도 않고 항상 이러냐?
헤헤헤~ M21! 성탄 코인 내놓는 거야!
싫거든!
우와, 즉답했어! 치사한 거야!
M9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폴짝폴짝 M21의 옆을 지나쳐 M14를 와락 껴안았다.
M14~! 사랑하는 거야~
네 네, 뭐예요?
네 코인, 나한테 주는 거야!
이거요? 좋아요.
잠깐!
응?
뭐야, M21은 M14 게 갖고 싶은 거야?
에에이, 그럴 리가! 내가 그런 유치한 짓을 왜...
그럼 어서 주는 거야, M14!
받으세요~
M21의 흔들리는 시선을 받으며, M14의 성탄 코인이 공중에서 예쁜 포물선을 그렸다.
시간이 느려지기라도 한 듯, M21의 눈동자에는 회전하는 코인의 앞뒷면이 똑똑히 보였다.
앞면, 뒷면, 정의, 사악...
아싸~! M14의 코인을 손에 넣은 거야!
득의양양해하며 M14의 코인을 자랑하는 M9을 보는 M21의 마인드맵에, 사악한 계획이 완성되었다.
12월 23일 오후 8시 30분, 기지 인근의 작은 숲.
M9이 흥겨운 콧노래에 박자를 맞춘 발걸음으로 숲속을 거닐었다.
그리고 그 뒤를 미행하는 M21의 떨리는 손에는, 웬 자루가 들려 있었다.
<color=#A9A9A9>다 네 탓이야 M9, 나한테서 M14의 성탄 코인을 빼앗아 간 네 잘못이라구...</color>
<color=#A9A9A9>내가 먼저 M14의 코인을,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얻겠다고 다짐했는데...!</color>
<color=#A9A9A9>그래도 너무 걱정은 마, 자루는 네가 좋아하는 빨간색이니까...</color>
몇 번의 심호흡 후 M21은 그대로 위에서 뛰어내려, 기습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M9의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씌웠다.
꺄아아악!! 이거 뭐야!? 난 그리폰의 인기인인 거야! 당장 치우는 거야, 내 팬들이 가만 안 둘 거야!
......
바둥대는 M9의 머리를 누르고, M21은 그녀의 주머니에서 M14의 성탄 코인을 찾아냈다.
<color=#A9A9A9>용서해라, M9...!</color>
<color=#A9A9A9>나중에 임무에서 총 맞을 일 있으면 내가 흑기사 해 줄 테니까!</color>
이 비겁한 녀석! 뭐하는 거야! 정정당당하게 얼굴을 보이는 거야아아!!
M21은 비장한 표정으로 자루의 입을 꽉 조이고, 그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12월 23일 오후 9시, 여전히 떠들썩한 카페.
완전범죄에 성공한 M21이 헐레벌떡 돌아왔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히 M14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주머니에 코인을 다시 넣었다.
응? 어디 갔다 왔어?
아무데도. 그냥... 좀 바람 좀 쐬고 왔어.
M21이 반사적으로 시선을 피하던 때, 익숙한 인형이 다가왔다.
모두 안녕~ 혹시 달링 못 봤어?
아뇨, 지휘관님 카페에서 도망치신 뒤론 아무도 못 봤대요.
지휘관도 고생이 많다니까...
아까워라, 제일 먼저 달링의 성탄 코인을 쟁취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침 잘 됐다. 너희의 코인 나한테 주지 않을래?
턱도 없는 소리!
미안해요, 우리는 이미――?
M14가 미안해하는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가 비었음을 보여 주려고 툭툭 쳤다.
그런데, 어째선지 손가락 끝에 동그란 물체가 만져졌다.
어라...? 이게 왜 여기 있지? 분명 M9――
어머나~ 이건 운명의 계시가 틀림없어!
잘 받을게 M14! 고마워~♪
기다――
M1911은 싱글벙글해하며 M14의 성탄 코인을 집어 들곤 바로 카페를 나섰고, M21은 이번에도 제때 제지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다시 대충 둘러대면서 카페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손에 파란색 자루를 쥐고서.
12월 23일 오후 9시 45분, 여전히 떠들썩한 카페.
이번에도 성공한 M21은 다시 돌아와, 몰래 코인을 M14의 주머니 속에 넣었다.
화장실 엄청 오래 걸렸네?
우리 기지 사람들 외모 관리 엄청 철저한 거 알잖아, 화장 고치는 애들이 바글바글하더라...
그렇구나.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이제 돌아갈까?
그러자.
M21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며 M14의 뒤를 따라 숙소로 돌아가려 했지만, 이번에는 덩치 큰 그림자에게 앞을 가로막혔다.
메리 크리스마스다 이것들아!
오, 대장!
안녕 대장, 우리 선물 주러 왔어요?
그래, 너희 몫도 있지.
그나저나 M9이랑 M1911 못 봤냐? 아까부터 찾았는데 어디 숨었는지 그림자도 안 보이네.
지휘관 잡으러 가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숙소로 돌아가려던 참이니까 우리가 대신 선물 전해 줄게요. 그런데, 크리스마스는 아직 이틀이나 남았는데요?
그야 나도 알지. 헌데 내가 내일 아침 일찍부터 임무에 나가야 하거든, 내일모레 시간 맞춰 돌아올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미리 선물 주고 가려고.
그렇게 오래 걸리는구나...
그럼 우리도 대장한테 미리 선물 드릴게요!
됐어 이 녀석아, 나중에 줘도 돼.
안 돼요!
M14이 허둥지둥 뭐가 없을까 몸의 구석구석을 뒤지던 그때, 또다시 손끝에 동그란 물체가 만져졌다.
어라라!? 이게 왜 또 돌아왔지?!
M21도 봤지? 내가 두 번이나 이거 주머니에서 꺼내서 주는 거!
이 동전 귀신 들렸나 봐!
저... M14? 성탄 코인은 나중에――
오호라, M14의 성탄 코인이라? 좋아, 이틀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로 감사히 받으마.
잠깐만요 대장! 이 동전 심상치가 않아요!
마, 맞아 맞아! 이거 갖고 임무 나갔다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요!
호들갑 떠는 M14와 당황하며 팔을 붕붕 휘젓는 M21을 무시하고, 톰슨은 신사적이면서도 은근히 고압적으로 M14에게서 성탄 코인을 받았다.
하, 이딴 동전이 무슨 불행을 불러오겠어?
아니 그래도...
왜, 설마 한밤중에 숲속을 거닐다 길이라도 잃을까 봐?
톰슨의 한마디와 미소는 의미심장했지만, M21은 그걸 눈치챌 겨를이 없었다.
안 된다니까요 대장! 다른 거 없나 찾아볼게요!
신경써 주는 건 고맙다만 M14, 난 이게 마음에 들었어. 그럼 돌아와서 보자.
대, 대장... 그게...!
그치만...
톰슨은 쿨하게 인사를 남기며 카페를 떠났다.
그리고 2번이나 고생해서 되가져 왔던 M14의 성탄 코인이 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M21의 마인드맵은 점점 과부하되어 갔다.
어떡하지 M21?! 대장이 저 귀신 들린 코인을 가져가 버렸어!
M9이랑 M1911이랑도 연락이 안 되는데...
...M21? 왜그래 M21?
아... 아무것도 아니야...
속이 타 들어가는 M21은 그저 억지로 미소를 짜낼 뿐이었다.
12월 23일 오후 10시 30분, 기지 인근의 작은 숲.
벌써 3번째인 M21은 자루를 들고 능숙하게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이젠 대장까지 해치워야 한다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color=#A9A9A9>대장... 왜 하필 M14의 코인을 탐낸 거야!</color>
<color=#A9A9A9>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M9과 M1911한테서 코인을 되찾았는데, 이번엔 대장까지...</color>
마지막으로 톰슨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M21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color=#A9A9A9>왜 알아주질 못하는 거야, M14...</color>
<color=#A9A9A9>네 코인은 내 것이어야만 한다고!</color>
M21은 자루의 입을 열고, 거리를 가늠한 다음, 나무 뒤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녀를 맞이한 것은...
입을 쩌억 벌린, 또 하나의 자루였다.
으아악!? 아, 안 보여! 뭐야 이거!
누구야! 날 어디로 끌고 갈 셈이야?!
<size=50>인형 살려! 여기 납치당해요!!!</size>
그대로 포박당한 M21은 어디론가 옮겨졌고, 자루가 벗겨져 겨우 앞이 보이게 된 그곳은 바로 창고였다.
M21의 앞에는 톰슨이 의자에 반대로 앉은 채로, 그녀가 준비했던 보라색 자루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어이, M21... 나한테 무슨 볼일이길래 이런 것까지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냐?
저... 그, 그냥 찾는 물건이 좀...
아하... 찾는 물건이 있으시다?
네가 찾는 물건이... 이 보라색 자루냐?
아님 이 파란색 자루냐~?
M21이 뒤집어씌웠던 그 파란 자루를 들고서, M1911이 불쑥 끼어들었다.
이를 본 M21은 몸서리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게... 숲속에서 성탄 코인을 모을 수 있다길래...
아아~ 성탄 코인을 찾던 거야~?
M9까지 M1911의 옆에서 튀어나와, 자랑하듯 M21의 눈앞에서 동전을 한 바퀴 팅 튕겼다.
"M14". 빛에 반짝이는 건 분명히 M14의 성탄 코인이었다.
......!
<color=#A9A9A9>M14의 성탄 코인!</color>
M21 너! M14의 코인이 갖고 싶어서 우리한테 그런 거야!?
우리 M21이 의외로 로맨티스트였구나~ 나 진짜 다시 봤어.
아, 아니야! 내가 유치하게 그런 거 가지고 그랬겠어?!
<color=#A9A9A9>절대 인정하면 안 돼, 1년은 족히 놀림거리가 될 거라고!</color>
아니라고?
진짜 아니라니까요!? 그, 그냥 바람이나 쐬면서 바닥에 뭐 재밌어 보이는 거 없나 하고...!
그렇다니 다행이군. 그럼, 이 "귀신 들린" M14의 성탄 코인을 처리해도 상관없겠지?
다행이네~
헤헤헷!
엑... 그, 그걸 어떡하려고요...?
세 인형들이 심술궃은 미소를 띄우자, 불길한 예감이 M21의 등골을 타고 올랐다.
궁금하냐?
아... 아뇨...?
그런 거 아무래도 상관없죠오...
그치~ 너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지~
헤헤헤... 그럼~ M14의 성탄 코인은 맛이 어떤지 볼까나? 아앙~
M9이 고개를 척 들더니, 입을 떡 벌리고 성탄 코인을 집은 손을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M14의 코인이 그 쬐끄만 심연에 가까워질수록, M21은 눈에 띄게 동요했다.
<color=#A9A9A9>아 왜 또 저러는데!</color>
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않아?
뭐가?
성탄 코인은 이제 M9의 콧등을 지나쳐, 저 심연의 입구 바로 앞까지 갔다.
안 돼, 멈춰!
이제 좀 솔직해질 마음이 드냐?
제, 제가 뭘요!
M9.
그 말에, 성탄 코인이 그 작은 입 속으로 쏙 들어갔다.
아아악! 알았어요 말할게요 말한다고요!!
M9, 스톱.
M21은 결국 포기하고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M9, M1911, 미안해... 딱히 어쩔 생각은 없었어...
그냥... M14한테서 코인을 받고 싶어서...
뭐어? 그럼 걔한테 직접 말을 하지 그랬어.
하지만 그러면 내가 억지로 달라는 것처럼 보이잖아!
M14이 스스로의 의지로 줘야 의미가 있지!
그래서 M14가 얘네한테 코인을 주는 걸 그냥 눈 뜨고 지켜보기만 했다고?
......
세상엔 말이다 M21, 직접 상대에게 말하지 않으면 전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
이건 직접 선물받아야 의미가 있네 없네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네가 바라는 바를 똑바로 표현 못해서 변명거리를 찾은 꼴이야.
맞아. 나도 달링의 성탄 코인이 갖고 싶지만, 몰래 비겁한 술수 쓰지 않고 당당하게 말할 거야!
네... 죄송해요...
M14의 코인은 너한테 주마. 이번 일도 없던 걸로 하고.
대장!
대신.
당장 M14한테 가서 네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도록.
...네.
M9, 장난 그만 치고 이제 줘. ...M9?
어째선지 조금 전부터 등을 돌린 M9이 뜨끔하면서 겨우 고개를 돌려, 새빨개진 얼굴을 드러냈다.
켁켁... 웩... 켁...
<size=50>진짜 삼키면 어떡해!!!</size>
12월 23일 오후 11시 30분, 고요한 숙소.
M21이 숙소로 돌아왔을 때, M14는 이미 심층 휴면 상태였다.
후우... 다행이다. 안 깨겠지?
M21은 살금살금 다가가 M14의 성탄 코인을 그녀의 머리맡에 두고, 자신의 침대로 돌아가 지친 몸을 이불로 덮었다.
<color=#A9A9A9>어휴, 임무 나갔다 왔을 때보다 더 피곤하네.</color>
<color=#A9A9A9>대장이 날 봐줘서 망정이지...</color>
M21이 누운 채로 몸을 뒤집어, 맞은편에서 곤히 자는 M14의 얼굴을 바라보며 무심코 한숨을 푹 쉬었다.
<color=#A9A9A9>M14...</color>
<color=#A9A9A9>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color>
졸음이 쏟아지고, 눈꺼풀도 점점 무거워졌다.
하지만 아까 들었던 말이 그녀의 귓가를 좀처럼 떠나질 않았다.
결국 다 감겼던 M21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 마음을 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할 줄 알아야 해!
M14한테 성탄 코인 받고 싶다고 말하자!
내일, M14가 일어나면 바로!
12월 24일 아침, 그리폰 숙소.
휴면에서 깨어난 M14는 아직 졸려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도 미리 준비해 뒀던 크리스마스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잘 잤어 M14...?
우웅... 안녕 M21. 오늘 일찍 일어났네?
...? 왜 기운 없어 보여?
아하하... 크리스마스가 기대되다 보니까 잠이 안 오더라...
<color=#A9A9A9>빨리 말해 M21! 어떻게 말할지 밤새도록 생각했잖아!</color>
여전히 민망해, M21은 엉킨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서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을 따라 M14도 고개를 돌리니, 그녀의 침대 머리맡에 작은 무언가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어...?!
내 성탄 코인이잖아!?
엉? 아아, 저, 정말이네!
이거, 왜 이렇게 끈질기게 날 따라오는 걸까? 어제 세 번이나 다른 사람한테 줬는데!
어... 어쩌면 거기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 돌아온 걸지도...?
무서워! 이거 저주라도 걸렸나 봐!
어떻게 처리하지?!
나, 나는 꽤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으으... 무서워무서워무서워어어...
M14가 당황해 발을 동동 구르는 소리에 M21도 덩달아 긴장했다.
M21! 무슨 좋은 수 없을까? 이 불길한 동전을 빨리 없애버려야겠어!
어... 그럼...
M21은 마침내 용기를 내어, M14에게 다가가 떨리는 입술로 한 마디 한 마디를 짜냈다.
M14, 네 성탄 코인, 나――
콰앙! 숙소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요란한 옷차림의 인형 둘이 안으로 쳐들어왔다.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분!
굿 모닝. 난 CAWS고, 이 아침부터 수상할 정도로 기운 넘치는 녀석은 Px4야.
놀랄 것 없어, 우린 산타클로스로서 선물을 나눠 주러 온 거니까!
<color=#A9A9A9>아 제발... 왜 하필 또 이런 때에...!</color>
반가워요. 그런데, 우리 처음 보는 사이죠?
직접 보는 건 그렇지? 근데 이상하게 엄청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야...
마치... 내 언니 같은 느낌?
아니, 대뜸 들이닥쳐서는 그게 무슨 소리야?
<color=#A9A9A9>수상해! 이 녀석들 심상치 않아!</color>
어쨌든 선물부터 받아.
정말 고마워요. 온 김에 잠깐 앉았다 갈래요?
마음만 받을게, 우린 선물로 기쁨을 나누러 왔을 뿐인걸.
물론, 너희가 답례를 해 주겠다면야 그건 우리도 사양 않고 고맙게 받을게!
우리의 모토가 마침 "기쁨이란 나누고 거두는 것"이거든!
기쁨도 나누면 2배.
정 줄 만한 선물이 없으면 작은 동전이라도 괜찮아.
<color=#A9A9A9>역시나! 대놓고 성탄 코인을 달라고 하네?!</color>
<color=#A9A9A9>설마 M14가 이대로 속아넘어갈 리는...</color>
그건 그렇네요. 흐음...
두 "산타"의 말을 들은 M14이 방을 두리번대다, 금세 다시 그 성탄 코인에 시선이 고정됐다.
아, 안 돼 M14! 잘 생각해 보자, 분명 다른 게――
괜찮아, 어차피 그냥 동전일 뿐이잖아?
그럼 우리의 성탄 코인을 드릴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오오, 정말 고마워!
선물 고맙게 받을게.
그럼 우린 이제 실례할 테니, 다음에 또 봐~♪
폭풍처럼 들이닥친 Px4 스톰과 CAWS는 휭하고 가버렸고, 방에는 다시 그대로 굳어버린 M21과 마냥 신난 M14만 남았다.
헤헤헤~ 우리, 모르는 사람한테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어!
하지만 그 불길한 성탄 코인을 줘 버렸는데, 역시 나쁜 짓일까?
아하... 아하하하... 아니지... 그게 왜 나쁜 짓이야...
어... 왜 그래 M21? 어디 아파?
아아니... 그냐앙...
이 순간, M21의 마인드맵은 한계까지 가동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나도... 선물 받고 싶어서... 하나 더 줄 수 있나... 물어보고 올게...
그렇구나! 가는 김에 선물 고맙다고 한 번 더 전해 줘!
M21은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이고, 비틀거리며 숙소 밖으로 나갔다.
자루를 손에 꽉 쥐고서, M21은 Px4 스톰과 CAWS 일행을 바짝 뒤쫓았다.
계속 미행하며 관찰한 결과, Px4 스톰과 CAWS는 숙소란 숙소는 전부 방문하며, 각기 다른 교섭 방식으로 인형들에게서 성탄 코인을 모으는 중임을 알게 되었다.
<color=#A9A9A9>저 녀석들, 특정 인형을 노리는 게 아니라 넓게 그물을 던지는 거였어.</color>
<color=#A9A9A9>아주 작정하고 성탄 코인 이벤트에서 우승해서, 지휘관한테 소원을 빌 권리를 얻으려나 본데...</color>
<color=#A9A9A9>근데 저렇게 선물을 잔뜩 뿌려대다니, 수지타산이 맞기는 한가?</color>
고마워! 모두 사랑해~♪
Px4 스톰과 CAWS가 또 다른 숙소에서 나와, 곧장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 CAWS의 보따리에서 선물 상자 하나가 떨어졌다.
<color=#A9A9A9>오! 찬스다!</color>
굴러들어온 기회를 놓칠세라, M21은 빠르게 몸을 날려 떨어진 선물 상자를 집으려 했다.
하지만 손이 상자에 닿기 직전, 옆에서 불쑥 나타난 발이 그녀의 손을 밟았다.
끄악!?
앗!?
놀란 수오미는 황급히 발을 치우려다 넘어질 뻔했다.
M21?! 거기서 뭐해요!?
아야야... 너야말로 어디서 튀어나왔어?!
M21은 밟힌 손을 문지르며 선물을 집어 들었다.
......
미안해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괜찮아... 바닥에서 이러던 내 잘못도 있으니.
M21은 대충 둘러대면서, 초조한 시선으로 수오미 너머의 Px4 스톰을 곁눈질했다.
그, 그럼 난 이만――
잠깐만요 M21!
수오미가 M21의 손을 덥석 붙잡더니, 작은 메모리 카드 하나를 쥐여 주었다.
우리가 평소에 딱히 교류가 없긴 했지만, 그래도...
이게 뭔데?
보다시피, 메모리 카드예요. 안에는 노래가 한 곡 들었고요.
당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에게 들려주면, 당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을 거예요.
머, 뭐가 마음에 둔 사람에 무슨 진심을 전한다는 거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M21은 예상치 못하게 정곡을 찔려서 하마터면 펄쩍 뛸 뻔했다.
그그그리고 대뜸 선물이라니, 무슨 보답이라도 바라는 거라면 꿈 깨셔!
보답이라뇨, 당치도 않아요. 당신 손을 밟은 것에 대한 사과로 받아 주세요.
벌써 내일이면 크리스마스잖아요? 분명 쓸모가 있을 거예요.
......
<color=#A9A9A9>이거, M14한테 들려주면 정말 내가 걔의 성탄 코인을 원한다는 걸 알아줄까?</color>
M21이 한눈파는 사이에, 수오미는 그대로 갈 길을 갔다.
...고마워 수오미.
......
아니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M21은 받은 메모리 카드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방금 주운 선물 상자를 뜯어봤다.
안에 든 것은 쓰레기장을 뒤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녹슨 숟가락이었다.
<color=#A9A9A9>이것들이... 이딴 걸 선물이라 속여서 모두의 성탄 코인을 받을 셈이었구나!</color>
<color=#A9A9A9>비겁한 놈들 같으니라고! M14의 코인을 되찾는 김에 따끔하게 혼 좀 내야겠구만!</color>
<color=#A9A9A9>그런 다음, M14에게 정식으로 코인을 내게 달라 하면...</color>
고마워 M21!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의 성탄 코인이 나쁜 사람 손에 들어가 버렸을 거야...
우리도, 우리가 누구에게 성탄 코인을 줘야 했는지도 몰랐을 테고...
아하하하하! 천만에 M14!
M21! 우리의 성탄 코인을 받아 줘!
<color=#A9A9A9>으헤헤......웃긴 아직 이른가.</color>
격정적인 심리 변화에 따라 M21의 표정도 휙휙 변했다.
<color=#A9A9A9>맞다, 카리나가 무슨 일 있으면 이벤트 질서유지반에 보고하라 했지?</color>
<color=#A9A9A9>이벤트 설명 우편에 연락처가 첨부되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 FP-6이구나!</color>
M21은 바로 FP-6에게 통신을 걸었다.
여보세요, FP-6? 지금 이벤트 질서유지반한테 급히 보고할 일이 생겼는데...
질서유지반과 모두의 노력으로, Px4 스톰과 CAWS는 "불공정거래죄"로 체포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사기쳐 모은 성탄 코인은 절반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M14는 질서유지반의 방송을 듣고는 자신의 성탄 코인을 찾으러 창고로 갔고, 함께 간 M21은 복도에서 기다리며 초조해했다.
<color=#A9A9A9>얼른 코인 찾아와, M14!</color>
<color=#A9A9A9>이젠 뭐라 말할지 다 정하고 준비했——</color>
등 뒤의 창고 문이 덜컹 소리를 냈다. 아무래도 문이 열린 듯했다.
M21은 움찔했지만, 바로 마음을 다잡고 몸을 홱 돌렸다.
그리고, 여태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말을 있는 힘껏 외쳤다.
<size=50>M14! 네 성탄 코인이 갖고 싶어!</size>
?!!
하지만 그것은 M14가 아니라, 놀라 황급히 뒤로 지휘 태블릿을 숨긴, 어리둥절한 얼굴의 헬리안이었다.
...M21? 무슨 일이지?
아하하하... 아무것도 아님다...
헬리안은 미심쩍어하면서도 발걸음을 서둘렀고, M21은 헬리안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제서야 창고의 문이 드르륵 열리면서 M14가 나왔다.
<size=50>M14! 네――</size>
M21, 우리 거 못 찾았어... 아무래도 그 나머지 절반 속에 있었나 봐...
뭐어?! 말도 안 돼!!
내가 당장 가서 찾아올게!!
괜찮아, 별로 중요한 물건도 아닌걸.
그래도!
그리고,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임무가 있잖아.
오늘 밤까지 M9랑 M1911을 도와서 크리스마스 기념 불꽃놀이 장소를 청소하기로 한 거, 벌써 잊었어?
아니 기억하지만...!
그럼 얼른 가서 도와주자!
M9이 언제 오냐고 지금도 메시지 보내고 있어!
M14의 부드러운 손에 붙잡히니, M21은 차마 뭐라 더 말할 수가 없었다.
<color=#A9A9A9>하는 수 없지. 일단 일부터 해치우고 다시 기회를 보자!</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