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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21 · 한푼차이

묻힌 사기극Ⅰ

내가 우승해서 너의 입에서 진실을 듣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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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개월 전, 그리폰 기지에서 약 50km 떨어진 설산지대. 그리폰의 소대 하나가 이곳에 원정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었다.

그곳에서, 수오미는 서리처럼 차가운 살기를 내뿜으며 Px4 스톰에게 총구를 향했다.

수오미

Px4 스톰, 마지막 경고예요.

더미를 본체로 위장하고 대열에서 이탈하지 마세요.

물자 확보랍시고 규정 외 위험 지역으로 진입하는 당신만 아니라, 그런 당신을 찾으려는 우리까지 위험해진다고요.

Px4 스톰

알았어, 미안해. 그러니까 총부터 좀 치워 줄래?

FP6

네가 암시장에서 의뢰를 받아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걸 우리가 정말 모를 줄 알았어?

솔직히 당장에라도 영창에 처넣고 싶은데, 지금은 임무 중이니 대원들의 안위를 고려하도록.

Px4 스톰

네에 네에, 여부가 있겠어요 형사님♪

FP6

쯧... 수오미, 그만 총 내려.

수오미가 총을 내릴 때, 옆에서 지켜보던 CAWS는 Px4 스톰의 표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눈치챘다.

그 무엇에도 관심 없이, 그저 대충 넘기려는 미소였다.

FP6

그럼 다시 예정 경로로 복귀한다.

수오미는 선두에서 길의 상태를 보고, 나머지는 멀리 떨어지지 말고 따라와!

수오미

...알겠습니다.

수오미는 대열의 선두에 서서 GPS를 확인했고, 소대장을 맡은 FP-6은 대원들의 위치와 상태를 유심히 살폈다.

그러던 와중, CAWS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Px4 스톰이 스리슬쩍 CAWS의 곁으로 다가왔다.

Px4 스톰

너무 긴장 마 신참, 모두 붙임성 좋은 애들이야. 그냥 내가 규정을 위반했다고 사납게 군 거지.

너도 얌전히 시키는 대로만 하면 별일 없을 거야.

CAWS

...그리폰의 인형들은 다 동료부터 우선시하는 타입인 줄 알았는데.

Px4 스톰

하하하, 그래서 내가 이레귤러라는 말씀. 나랑 같이 다니면 불행한 일에 자주 휘말리게 된다구.

CAWS

......

FP6

Px4, 또 허튼짓 말고 대열 중간으로 돌아가.

FP-6가 불쑥 나타나, Px4 스톰과 CAWS 사이에 끼어들었다.

Px4 스톰

네에 대장님~

Px4 스톰이 제자리로 돌아간 걸 확인한 뒤, FP-6은 CAWS에게 고개를 돌렸다.

FP6

CAWS, 넌 원정 임무는 이번이 처음이지? 대장으로서 주의점을 하나 말해 주겠어.

Px4의 작전 수행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긴 해. 하지만 녀석은 금전적인 욕구가 너무 강해서, 비이성적인 행위는 밥먹듯이 저지르고 툭하면 동료까지 화를 입게 만들지.

그러니까 녀석이 친절하게 나온다고 방심하지 말도록.

CAWS

알았어.

FP-6도 위치로 돌아갔지만, CAWS의 시선은 다시 Px4 스톰에게 향했다.

마침 고개를 돌렸던 그녀도 눈치채고 미소로 화답했지만, 여전히 만사 무관심한 얼굴이었다.

분노한 수오미를 마주한, 바로 지금처럼.

12월 24일 오후 4시 45분, 기지의 복도.

수오미의 포효가 복도를 따라 메아리쳤다. 혹시나 싶어 CAWS가 Px4 스톰의 얼굴을 살폈지만 역시나, 별거 아니라는 미소였다.

수오미

<size=50>악질인 것도 정도가 있지! 어떻게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이토록 비겁한 술수까지 쓸 수가 있어요!?</size>

뚜껑 열린 수오미를 앞에 두고도, Px4 스톰은 아주 태연했다.

Px4 스톰

아니 정말로, 네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니까?

메일이니 전략을 도용했다니, 전혀 이해가 안 가. 좀 자세히 설명해 줄래?

수오미

설명? 설명이요!?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해요!!

지금 수오미가 눈에 뵈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CAWS는 일단 상황을 진정시키기로 마음먹었다.

CAWS

수오미, 정말 오해가 있는 걸지도 모르니까 일단 앉아서 천천히――

수오미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그때 당신도 있었는데, 어떻게 또 이 여자한테 속을 수가 있어요!?

CAWS

......

CAWS는 한 달 전의 그 임무를 떠올렸다.

그 임무는 예정 경로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중단되었고, 소대 전원은 눈사태에 휩쓸린 이후부터 수복되기 전까지의 기억이 없었다. 오직 Px4 스톰만 빼고.

하지만 그녀는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하지 않았다.

여기에 그녀의 평판이 더해져, 소대원 모두가 기능이 정지된 틈을 타 주변에서 물건을 잔뜩 주운 다음 구조를 부른 것 아니냐는 소문마저 퍼졌다.

CAWS가 인상을 조금 찌푸리며 다시 PX4 스톰에게 시선을 향하니, 이번에는 드물게도 그녀가 시큰둥한 태도를 거두고 약간 진지한 기색을 보였다.

Px4 스톰

수오미, 일단 진정할까?

수오미

진정하라고요? 지금 진정하라고요!? 어떻게 진정하라는 건데요, 우리가 하루종일 고생고생한 게 전부 허사가 되게 생겼는데!

Px4 스톰

그 메모리 카드는 우리도 진짜 처음 본대도? 헬리안 씨의 메일도 지금 확인했어.

농담 아니라, 정말 우리랑은 관계 없는 일이야. 우리도 오늘은 선물 뿌리고 다니느라 바빴다니까 그러네...

CAWS

맞아, 내가 보장해.

수오미

......

RFB

그래 수오미,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얘네가 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잖아.

살벌하던 분위기가 약간 누그러지는 듯했다.

CAWS

그러니까, 다 앉아서 천천히 얘기를――

FP6

<size=50>네놈들! 꼼짝 말고 손 들어! 체포하겠다!</size>

100식

<size=50>체포하겠어요!</size>

복도 양쪽에서 메가폰의 기계음 섞인 고함이 들려와, 포위당한 인형들은 당황했다.

RFB

뭐야 뭐야?! 우리 현상금 걸렸어!?

TMP

우리 체포돼요...?

수오미

흥, 도망가긴 누가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갑작스런 상황에도 수오미는 전혀 겁먹지 않았다.

한편, Px4 스톰은 CAWS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Px4 스톰

준비해.

CAWS

...응? 무슨 준비?

복도의 양끝에서, FP-6와 100식이 포위망을 좁혀 왔다.

RFB

우, 우린 아무 짓도 안 했어!

FP6

너희 말고.

FP-6의 날카로운 시선은, 수오미 일행을 지나 Px4 스톰에게 꽂혔다.

FP6

오랜만이다, Px4 스톰.

Px4 스톰

그렇네, 대충 한 달만인가?

100식

두 분, 고물을 선물로 둔갑시켜 인형들을 속이고 성탄 코인을 갈취한 혐의로 이벤트 수칙 제7항을 위반해――

Px4 스톰

지금이야.

CAWS

엉?

Px4 스톰이 냅다 달려, 100식의 옆을 쌩 지나쳤다.

CAWS는 아직 뭐가 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반사적으로 Px4 스톰의 뒤를 따랐다.

100식

<size=50>아앗! 거기 서라――!!</size>

CAWS

야! 그냥 함께 선물 나눠주는 거라며!

Px4 스톰

삶이란 원래 1초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재미지!

부리나케 도망치는 와중인데도, Px4 스톰은 고개를 돌려 CAWS에게 혀를 내밀어 보였다.

CAWS

......

CAWS

<color=#A9A9A9>어젯밤에 말한 거랑 전혀 다르잖아!</color>

12월 23일 오후 8시, 시끌벅적한 카페.

익숙치 않은 얼굴들이 스쳐지나가고, 면식 있는 인형이 근처에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CAWS는 아까부터 참았던 미소를 드러냈다.

CAWS

<color=#A9A9A9>성탄 코인을 제일 많이 모으면, 지휘관한테 소원을 하나 빌 수 있다 이거지...</color>

<color=#A9A9A9>연말 보너스를 2배로 받을 절호의 찬스다! 헤헤헤...</color>

<color=#A9A9A9>아니, 2배는 너무 싱거운가? 3배... 아니, 5배? 으음...</color>

그때, 누군가가 대뜸 CAWS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Px4 스톰

안녕, Px4 스톰이야.

오랜만인데 아직 나 안 잊었지?

CAWS

......

아, 기억해. 지난번에 원정 임무 같이 갔었지.

Px4 스톰

다행이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까?

CAWS, 나랑 한 팀 하자.

CAWS

싫어.

Px4 스톰

아직 뭘 하자고 말도 안 했는데...

CAWS

내가 아는 넌 멀쩡한 계획을 세웠을 리가 없으니까지. 방향성부터가 삐뚤어졌을 게 뻔해.

Px4 스톰

헤에... 날 잘 안다는 투네?

하지만 이 이벤트에서 100% 우승할 방법이라면 어때? 그래도 안 솔깃해?

CAWS

......

CAWS는 가슴이 철렁했다. 이 위험천만한 녀석도 대회에서 이길 셈이었다니.

CAWS

...왜 하필 나야?

Px4 스톰

내가 아는 애들은 하나같이 순진해 빠졌는데, 너만은 나랑 같은 부류 같아서 말이지.

시시한 환상 따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추상적인 것보단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CAWS

확실히 내가 돈 욕심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너랑 손잡을 마음은 없어. 게다가 이건 단체전도 아니잖아.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 알아봐.

Px4 스톰

아앗, 잠깐 잠깐!

CAWS는 인파 사이를 유연하게 헤치고 나갔다.

하지만, Px4 스톰은 상당히 끈질겼다.

Px4 스톰

내 말 좀 끝까지 들어보라구!

이렇게 매력적인 상품이 걸린 대회인 만큼 경쟁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건 너도 알 거 아니야? 혼자서는 승산이 너무 낮아!

CAWS

그렇겠지.

Px4 스톰

그치? 그러니까 내 계획이 뭐냐면, 선물을 줘서 성탄 코인이랑 맞바꾸는 거야.

생각해 봐, 우리 기지에 내성적인 애들 엄청 많잖아? 평소에 사교 활동 잘 못 해서 크리스마스에도 방에만 틀어박히는 애들.

걔네들 너무 불쌍하잖아? 그런 걔네 앞에 산타 두 명이 나타나서 선물을 주면, 무진장 기뻐하며 성탄 코인을 꺼내지 않을까?

CAWS

그렇겠지.

Px4 스톰

그런데 왜 자꾸 걸음이 빨라지는데!?

CAWS

참 장하다 생각해서. 정말 좋은 아이디어니까 잘 해봐, 꼭 우승할 거야.

Px4 스톰

그렇지? 다른 건 다 준비됐으니까 이제 완벽한 파트너만 있으면 돼.

CAWS

그렇겠지. 완벽한 파트너 잘 찾아봐.

Px4 스톰

......

끈질기게 따라붙던 Px4 스톰의 갑자기 눈빛이 달라지더니, 몸을 날려 CAWS의 팔을 붙잡고 늘어졌다.

CAWS

아 진짜 뭔――

Px4 스톰

훌쩍... 미안해 CAWS... 실은 다 거짓말이야...

지금 나한텐 너밖에 안 남았어...

다들 날 무서워해서 눈도 안 마주치려 해... 흑... 정말 너밖에는... 흑흑...

CAWS

......

Px4 스톰

같이 임무 나갔을 때, 내가 얼마나 미움받는지 봤잖아...?

이렇게라도 날 상대해 주는 사람은... CAWS 너밖에 없어...

CAWS

......

이때의 CAWS는, 다음날 Px4 스톰이 얼마나 굉장한 연기력의 소유자인지 놀랄 줄은 예상 못했다.

그저, 약 1개월 전의 임무 도중 맞닥뜨렸던 눈보라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그리고 CAWS가 입을 열기도 전에, Px4 스톰은 그녀의 손을 잡고 계획의 설명을 계속했다.

Px4 스톰

그러니까, 모두의 경계심을 풀어 줄 사람이 필요해. 그래야 상대방이 문을 열고 나올 거 아니야?

나눠줄 선물을 준비하는 건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 마.

넌 그냥 나 대신 애들이 문을 열도록만 해 주면 돼.

CAWS

......

그게 다면, 좋아.

Px4 스톰

정말!? 고마워 CAWS! 우린 분명 최고의 콤비가 될 거야!

CAWS는 귓가에 수오미와 FP-6의 경고가 어렴풋이 다시 들리는 것 같아, 왠지 모르게 찜찜했다.

CAWS

성과 분할은 어떻게 할 건데?

Px4 스톰

그야 물론 5대5지! 24일 하루 동안만 협력하자.

25일에는 건투를 빌며 헤어져서, 누가 우승할지 겨루는 거야!

CAWS

...꽤 공평하게 들리네.

Px4 스톰

헤헤, 그치그치? 우리 같이 잘해보자♪

힘차게 악수하는 Px4 스톰은 아주 진심 어린 얼굴이었다.

그 다음날, 순진한 인형들과 만날 때마다 보인 미소만큼.

12월 24일 오후 4시, 기지 근처.

폭죽요정

어... 원래 크리스마스가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날이던가요?

크리스마스 기념 불꽃놀이를 준비하느라 한창 바쁘던 폭죽요정은, Px4 스톰에게서 선물을 받곤 고개를 갸우뚱했다.

Px4 스톰

그뿐만이 아니야! 크리스마스에 다른 사람의 소원을 이뤄 주면, 나중에 서프라이즈를 받을 수도 있어!

폭죽요정

정말로요? 어떤 서프라이즈인데요?

Px4 스톰

뭔지 모르니까 "서프라이즈"겠지?

그래도 굳게 믿고 성실하게 임하면 분명 받게 될 거야.

Px4 스톰은 폭죽요정 앞에 쪼그려앉아,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모습은 마치...

전문 아동 간호사 인형 같다고, CAWS는 생각했다.

폭죽요정

오오...! 알겠어요, 기회가 되면 저도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줄게요!

Px4 스톰

그래, 힘내렴!

폭죽요정에게서 성탄 코인을 받은 Px4 스톰과 CAWS는 다시 기지로 향했다.

CAWS

너, 예전에 애들 돌보고 그랬어?

Px4 스톰

글쎄? 내 과거는 복잡하고 수수께끼로 가득한――

CAWS

방금 보니까 애들 잘 다루던데.

Px4 스톰

해당 메모리얼은 DLC 컨텐츠랍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소를 보이며, Px4 스톰은 화제를 돌렸다.

12월 24일 오후 5시, 기지의 복도.

질서유지반과 정의로운 "주민"들의 추적을 피해, Px4 스톰과 CAWS는 창고 안에 숨었다.

CAWS

고물을 선물로 둔갑시켜 속였다는 게 대체 무슨 소리야?

Px4 스톰

아아, 그거 다 인근의 도매시장에서 대충 잡동사니를 잔뜩 사다가 적당히 포장한 거거든.

CAWS

............

CAWS

<size=50>사기잖아!!</size>

Px4 스톰

에이... 우리가 받은 것도 그냥 동전이잖아...

CAWS

그리고 그걸 왜 이제서야 알려 주는데!?

Px4 스톰

네가 안 물어봤으니까.

CAWS

너——으읍!

Px4 스톰이 더 소리 높여 화내려는 CAWS의 입을 다급히 막았다.

Px4 스톰

쉬잇... 어차피 이젠 너도 공범이야. 하차하기엔 너무 늦었어.

CAWS

으읍읍!

Px4 스톰

응응, 엄청 화난 거 알아. 하지만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끌까?

우린 지금 이 비좁은 창고에 숨은 신세라, 언제든지 들킬 수 있어.

이대로 잡혔다간 용의자에 장물까지 있으니 현행범으로 체포되겠지.

CAWS

......

Px4 스톰

여태까지의 노력을 전부 허사로 만들긴... 너도 싫지?

CAWS

...응.

Px4 스톰

그러니까, 우리가 모은 코인을 둘로 나눠서 흩어지자. 계속 함께 돌아다녔다간 금방 잡힐 거야.

녀석들을 따돌리고 코인을 적당한 데다 숨겨 놓으면, 우리가 다른 애들을 속여서 코인을 받았다는 물증은 사라져.

애들의 증언과 고물딱지만으론 증거 불충분이라구.

CAWS

장담해?

Px4 스톰

100%는 아니지만, 달리 방법도 없잖아?

CAWS

......

CAWS

다 끝나고 두고봐.

Px4 스톰은 상냥하게 웃으며 CAWS를 꼬옥 껴안았다.

Px4 스톰

고마워, 이렇게 나한테 어울려 줘서.

CAWS

......

Px4 스톰

아, 걔네 온다. 이따 다시 봐, 조심하고.

창고의 문 바로 앞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올 때쯤, Px4 스톰은 여태까지 모은 성탄 코인의 절반을 가지고 창문 너머로 사라졌다.

그리고 CAWS가 다른쪽 창문에 걸터앉은 그때, 창고의 문이 활짝 열렸다.

FP6

찾았다!!

이어지는 FP-6의 고함이 바로 칼바람에 묻히도록 CAWS는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그녀도 나름 필사적이었다.

이벤트에서 우승하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있었으니까.

12월 23일 오후 8시 30분, 떠들썩한 카페.

Px4 스톰과 합의를 본 CAWS는 아까보다 확연히 경계가 느슨해졌다.

CAWS

...한 달 전의 그 임무 마지막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

Px4 스톰

일이라니, 무슨 일?

CAWS

시치미 떼지 마. 눈사태에 휩쓸려서 다들 소체가 마비되는 바람에 그때의 기억을 잃었는데, 정비 기록을 확인하니 너만 그 시간에 멀쩡했어.

Px4 스톰

아아 그랬지 참, 어째선지 난 기능이 정지되지 않았지.

CAWS

그동안 뭐했어? 마음껏 주변의 물건 싹싹 긁어모았어?

Px4 스톰

궁금해?

이번에는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Px4 스톰은 손가락으로 술잔의 입가를 훑었다.

Px4 스톰

그러면... 나랑 내기할래?

만약 네가 이 성탄 코인 이벤트에서 날 이기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르쳐 줄게.

대신, 네가 지면...

CAWS

뭐, 내 비밀 하나 말해 달라고?

Px4 스톰

네 동생 HK512한테 가서, "메리 크리스마스야, 내 귀염둥이 동생아!"라고, 똑바로 보면서 말해.

CAWS

......

Px4 스톰

하하, 네 뒷조사를 좀 해봤어. 미안해.

그래도 파트너로 점찍어 둔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잖아?

CAWS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Px4 스톰

그럼, 할래?

CAWS

좋아, 진실을 알아낼 기회인데 거부할 이유가 없지.

12월 24일 오후 5시 10분, 기지의 복도.

전력으로 질주하는 CAWS의 뒤를 수많은 발소리가 뒤쫓았다.

CAWS

<color=#A9A9A9>Px4 스톰... 난 절대 지지 않아.</color>

<color=#A9A9A9>반드시 우승해서 연말 보너스도 10배로 받고, 너한테서 그날의 진실을 듣겠어.</color>

<color=#A9A9A9>각오하라고.</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