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연대
"이 세상에 깨지지 않는 징크스가 있다곤 난 안 믿어"
등불이 교차하는 밤의 바닷가.
지휘관은 딱히 하는 일 없이 인파를 따라 길을 걷고 있었다.
히이잉...
후에엥...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 운이 꽝이라서 게임에서 져 버렸다고!
그때, 지나치려던 바로 옆의 점포에서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정사정 없는 호통과 흔들리는 탁상이 지휘관의 마음을 두들기니...
지휘관은 바로 멍하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그곳으로 돌진했다.
우에엥... 죄송해요오...
죄송하면 다야!? 처음부터 네가――오!
마침 잘 왔어 부하 1호! 네가 한번 판단해 봐!
이곳은 C-MS의 점포.
점포 안은 긴 테이블로 양단되어 있었다.
그리고 FN-49는 밖에서 전전긍긍 고개를 숙인 채로 눈물만 뚝뚝 흘리는 중이었다.
무슨 일인진 들어봐야 알겠지만 그렇게 화를 내면 어떡하니, C-MS.
지휘관은 손수건을 꺼내 엉엉 우는 FN-49에게 건네주었다.
흥! 화 안 나게 생겼어? 우리 주민 팀이 처참하게 진 게 다 FN-49의 "기사 징크스" 때문인데!
"기사 징크스"...?
C-MS가 태블릿을 켜더니 지휘관의 눈앞에 들이댔다.
이것 봐, "라이칸의 성역" 플레이 기록이야.
여기 이 줄 잘 보라고, 이게 여태까지의 FN-49의 전적! [기사] 총 9판, 승률 0!
......그래서?
아 이해력이 딸리네 진짜! 대체 누가 [기사]로 9번이나 질 수가 있어!?
이건 이미 누구나가 아는 징크스야! FN-49가 [기사]가 되면 주민은 반드시 져!
그냥 우연 아니야?
우연 아니거든? 오늘 낮에도 FN-49가 뽑은 게 [기사] 카드였는데 이래도 우연이야?
덕분에 주민 팀이 시작하자마자 박살났어! [예언자] 죽었지, [기사]도 당연히 죽었지, 심지어는 [큐피드]까지 죽었다고...
이게 징크스 아님 뭔데! 다 FN-49 너 때문이야!
누명을 씌워서 책임을 전가하다니... 너무한걸?
목소리의 주인공은 팔짱을 끼고 문 앞에 나타난 FAL이었다.
특유의 도도함과 약간의 경멸 어린 미소를 띄운 FAL은 C-MS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소위 운명이나 사주팔자 같은 걸 신봉한다면 전술인형 관두고 가서 점쟁이 일이나 알아보도록 해.
그리고, 난 징크스 따위 안 믿어.
49가 [기사]를 맡았을 때의 승률이 0인 건 팀원이 하수였거나, 단순히 운이 나빠서였을지 어떻게 알아?
같은 팀이었으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실력을 갈고닦을 생각은 안 하고 문제를 전부 49한테 떠넘기고 징크스라 매도하다니... 꼴불견이네.
한 소대의 고고한 대장으로서의 포스를 뿜으며 다가온 FAL은 FN-49를 자신의 뒤로 숨겨 주었다.
대장니임...
헹, 자기 부하라고 감싸기는.
그리고 감히 내 동의도 없이 49한테 따져?
FN 소대는 내 거야, 전부 내 관할이라고.
외부인은 괜한 힘 낭비 말고 딴 데 가서 자신의 허접한 플레이나 반성하셔.
그 말이 C-MS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누구더러 허접이라는 거야 이 허접아!
지휘관! FAL 애 [예언자]]였는데, 첫날 밤에 [늑대왕]은커녕 늑대인간 찾지도 못했으면서 신분을 밝혔어!
그리고 FN-49 너는 대체 뭔 생각으로 [큐피드]한테 너랑 FAL을 이어 달라 하냐!?
무슨 원 플러스 원 행사야?! 그렇게 게임 빨리 끝내고 싶었냐!
잠깐만, "[큐피드]가 이어줬다"는 건 무슨 뜻이야? 아직도 규칙을 잘 몰라서.
아오 여기 바보가 또 있었네!
짧게 설명해 주자면, [큐피드]의 능력은 게임 시작 시 두 플레이어를 선택해 "파트너"로 지정하는 거야.
둘 중 한 명이 죽는다면 다른 한 명도 덩달아 죽게 된다고.
하... 하지만 "파트너"인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팀이라면...
그 둘과 [큐피드]가 한 팀이 돼서 늑대인간도 주민도 아닌 3번째 팀이 돼요...
하지만 [큐피드]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무작위로 선정하잖아.
잘도 그걸 49가 시킨 거라 하네? 어이가 없어서 정말...
흥! 증거 있거든?
G36이 나한테 말해 줬거든!?
FN-49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정말이야?
눈물로 반짝이던 FN-49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입술까지 깨물기 시작한 그녀는 엄청난 심적 고민에 빠진 듯했다.
결국, FN-49는 FAL의 뒤에서 나와 푹 허리를 숙였다.
죄송해요 대장님!
제, 제가 [큐피드]인 G36 씨한테 저랑 대장님을 지정해 달라 했어요...
그래서 대장님이 탈락하셨을 때 저까지...!
정말 죄송해요!
FN-49는 차마 고개를 들어 FAL과 지휘관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
왜 그랬어?
왜냐면... 왜냐면요오...
FN-49의 목소리는 더욱 기어들어갔고, 창백한 얼굴도 점점 긴 머릿결에 파묻혔다.
오후의 바닷가.
"라이칸의 성역" 게임 도중.
라이칸의 신이시여! 제발!
제발 [기사] 카드만은 아니기를... 제발 그것만은 아니기를...!
잔뜩 긴장한 FN-49가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신분 카드를 슬쩍 열어보자...
방패와 검이 교차한 멋들어진 그림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기사] 카드였다.
히이잉 망했어요...!!
............
그리폰의 "라이칸의 성역" 전용 채팅 룸.
저기요!!!
누구 없어요?!!
유저명 "FN-49"가 애처롭게 메시지를 띄웠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
정말 아무도 없나요...?
제발요, 저 지금 도움이 필요해요! 엄청 급해요!
............
이번에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저... 정말로...
FN-49 씨, 게임이 시작된 후엔 이 공개 채팅 룸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규칙 위반이에요.
채팅 룸에 흐르던 정적이 깨졌다.
아아아살았다아아!!!!!!!!
FN-49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느낌표를 마구 찍었다.
???
죄송해요 너무 흥분해서 그만!
그런데 혹시 주민 팀이신가요?! 저 좀 도와주실래요?!
제 목숨이 걸린 일이에요!
제발요! 부탁드려요!
......
그 익명의 유저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유저명을 변경하고 메시지를 띄웠다.
G36입니다, [큐피드]예요.
FN-49 씨,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G36 씨였구나!!!!!!!!
저 [기사]인데, 징크스가 있어서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징크스요?
제가 [기사]가 되면 반드시 지는 징크스예요!
저 혼자라면 괜찮겠지만, Five-seveN 씨랑 FAL 대장님까지 주민이라면...!
모두 저 때문에 지고 말아요오...
히잉...
그럼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FN 소대의 전멸만은 막아야 해요...
G36 씨가 FAL 대장님과 Five-seveN 씨의 신분을 훔쳐보고...
저한테...
안 된다는 거 아시죠?
그쵸...
그럼 어떡하죠!???
......
익명4952 님이 입장했습니다.
앗, 또 누가 들어왔어요!
저기...
49.
네!!!!! 그런데 당신은...?
하늘 같은 네 대장 FAL도 몰라보면 어떡하니?
아무튼, [늑대인간]이 걸려서 이거 고민인걸...
우와! 천만다행이에요 대장님!
대장님이 늑대인간이면 제 징크스에 휘말릴 걱정은 없네요!
그런데...
대장님은 늑대인간 된 거 처음이시죠?
늑대인간은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엄청 어려운데!
응, 그렇지.
확실히 나도 좋은 수가 안 떠올라.
너 뭐 좋은 생각 없어?
FN-49는 잠시 고민하나 싶더니 또 느낌표를 잔뜩 띄웠다.
대장님!!!!!!!!
G36 씨한테 우릴 파트너로 지정해 달라 해요!!!!!
응? 왜?
대장님이 늑대인간 팀이고 제가 주민 팀이니까 우리가 파트너가 되면 제3의 팀이 돼요!
그럼 대장님은 늑대인간 신분으로 고민할 필요 없고
잘하면 제 징크스도...
아무튼 우리 함께 힘을 합쳐서 FN 소대의 승리를 쟁취하자고요!
그거 좋네.
그럼 이쁜이 G36, 부탁할게.
삑.
유저명 "FAL"은 그렇게 휙 채팅 룸에서 나갔다.
......
바로 나갔군요.
그런데 이 사람... 정말 FAL 씨 맞나요?
엑,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늑대인간이 이런 공개 채팅 룸에다 대놓고 정체를 밝히는 게 수상쩍어서 말이죠.
최대한 정체를 숨기는 것이 늑대인간 플레이어의 정석 아닌가요?
그리고... 그녀의 말투도 조금 이상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FAL 대장님은 저를 보고 오신 거예요! 저를 그만큼 신뢰하신단 거예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G36 씨!
정말 감사합니다!!!
......
천만에요.
............
무슨 소리야, 난 게임 시작한 뒤에 채팅 룸 들어간 적도 없고 늑대인간도 아니었어!
대체 누가 내 행세를 한 거야?!
모모모모몰라요오...
G36 씨가 약속대로 우릴 파트너로 지정해 주셔서 신분을 확인한 뒤에야...
제가 속았단 걸 깨달았어요오... 우에엥...
FAL은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게임 시작 후 외부에서 대화하는 건 반칙이야.
그리고 49가 방심한 탓도 있네.
근데 너 말이야, FAL이랑 파트너 되려 할 때 징크스는 생각 안 했어?
제3의 팀이라도 여전히 [기사]잖아. 똑같이 질 거 아니야.
대, 대장님이 늑대인간 잘 못하신다길래 깊게 생각하질 않았어요...
그, 그리고, 이 징크스는 주민 팀일 때만이었으니까... 3번째 팀이 되면 다를 거 같아서...
그, 그런 생각에...
그런데 결국엔...
반칙한 업보를 치렀구만.
죄송해요오...
제가 주민 팀을, FAL 대장님을, FN 소대를 실망시켰어요...
후에엥...
......
FN-49는 고개를 떨구고 FAL의 꾸중을 들을 각오를 했다.
그녀가 작전에서 실수할 때마다 그러했던 것처럼.
하지만 부드러운 두 손이 FN-49의 어깨를 살며시 받쳐 주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따뜻함이, FAL의 손바닥에서 FN-49의 어깨를 통해 전해졌다.
이에 천천히 고개를 든 FN-49는 생각지도 못한 FAL의 상냥한 눈동자에 두려움과 떨림을 잊어버렸다.
대... 대장님?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징크스도, G36이 우리를 파트너로 지정하게 한 것도 네 잘못이 아니야.
날 위해 그랬다니 정말 고마워, 49.
날 생각해 주고, FN 소대를 생각해 줘서 고마워.
대장니임...
FAL는 가볍게 숨을 뱉고 FN-49의 손을 쥐고서 지휘관에게 다가왔다.
지휘관, 49의 반칙은 벌받아도 싸지만... 다 얘가 징크스가 너무 겁내는 한편 FN 소대를 생각한 탓이야.
얘가 그 채팅 룸에서 내 행세를 한 가짜에게 속은 것도 날 위해 노력하다 그렇게 된 거고.
다 리더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49의 잘못은 아니야.
49는 충직하게 자신의 소임을 다했어. FN 소대의 일원으로서도, 주민 팀의 [기사]로서도.
이런 애가 내 소대원이라니, 나도 참 복이 많다니까.
훌쩍...
고마워요 대장님... 정말 죄송해요...
FN-49가 또다시 훌쩍이자, FAL은 드물게 다정한 표정으로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아 알았으니까 그만 좀 울어! 아직 안 졌는데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말 좀 곱게 하지?
흥!
지휘관, 부탁 하나 해도 될까?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줬으면 해. 그걸 49에게 선물하고 싶어.
선물?
징크스 말이야.
49, 이번에 우리가 이기면 네 [기사] 승률 0은 깨지는 거야.
아, 그렇네요!
하지만 명심하도록 해.
네가 이번에 잘못을 저지른 이유는 징크스를 너무 두려워해서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이야.
세상에 징크스 따위 없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
네가 무서워해야 할 건 그딴 미신이 아니라, 자기자신마저 믿지 못하고 편법에 기대다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는 거야.
다신 그러면 안 돼, 알았어?
네... 넵! 알겠습니다 대장님!
되게 감동적이긴 한데, 지휘관이 싫다면 어쩌려고 그래?
그 말에 일동의 시선이 동시에 지휘관에게 꽂혔다.
어... 못 도와줄 거 없지.
고마워요 지휘관니임...!
FN-49이 감격에 겨워 지휘관의 손을 꼭 붙잡고 또다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고마워 지휘관. 이제 주민 팀의 승패는 지휘관의 손에 달렸어.
지휘관의 옳은 판단을 믿을게.
네에네에 그쯤 하셔들.
빨리 이리 와 지휘관, 게임을 해야 투표할 카드를 주던 말던 할 거 아니야.
드디어 목표가 일치하게 됐네?
흥이다! 같은 편이라서 다행인 줄 알아, 너네 같은 트롤들 다 갖다 버려도 시원찮다구.
지휘관, 주민 팀이 이기게 할 거면 그냥 나한테 투표해.
쟤네 생쇼하는 거 보니까 속이 다 뒤집히겠어.
이걸 진짜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자 자 같은 팀이니까 괜한 일로 싸우면 안 되지.
어서 게임이나 하자. C-MS?
그래그래, 내가 부하 1호 얼굴을 봐서라도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 줘야지. 자아, 내 "봉화연대" 게임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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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이 교차하는 밤의 바닷가.
지휘관은 딱히 하는 일 없이 인파를 따라 길을 걷고 있었다.
히이잉...
후에엥...
<size=50>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 운이 꽝이라서 게임에서 져 버렸다고!</size>
그때, 지나치려던 바로 옆의 점포에서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정사정 없는 호통과 흔들리는 탁상이 지휘관의 마음을 두들기니...
지휘관은 바로 멍하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그곳으로 돌진했다.
우에엥... 죄송해요오...
죄송하면 다야!? 처음부터 네가――오!
마침 잘 왔어 부하 1호! 네가 한번 판단해 봐!
이곳은 C-MS의 점포.
점포 안은 긴 테이블로 양단되어 있었다.
그리고 FN-49는 밖에서 전전긍긍 고개를 숙인 채로 눈물만 뚝뚝 흘리는 중이었다.
무슨 일인진 들어봐야 알겠지만 그렇게 화를 내면 어떡하니, C-MS.
지휘관은 손수건을 꺼내 엉엉 우는 FN-49에게 건네주었다.
흥! 화 안 나게 생겼어? 우리 주민 팀이 처참하게 진 게 다 FN-49의 "기사 징크스" 때문인데!
"기사 징크스"...?
C-MS가 태블릿을 켜더니 지휘관의 눈앞에 들이댔다.
이것 봐, "라이칸의 성역" 플레이 기록이야.
여기 이 줄 잘 보라고, 이게 여태까지의 FN-49의 전적! [기사] 총 9판, 승률 0!
......그래서?
아 이해력이 딸리네 진짜! 대체 누가 [기사]로 9번이나 질 수가 있어!?
이건 이미 누구나가 아는 징크스야! FN-49가 [기사]가 되면 주민은 반드시 져!
그냥 우연 아니야?
우연 아니거든? 오늘 낮에도 FN-49가 뽑은 게 [기사] 카드였는데 이래도 우연이야?
덕분에 주민 팀이 시작하자마자 박살났어! [예언자] 죽었지, [기사]도 당연히 죽었지, 심지어는 [큐피드]까지 죽었다고...
이게 징크스 아님 뭔데! 다 FN-49 너 때문이야!
누명을 씌워서 책임을 전가하다니... 너무한걸?
목소리의 주인공은 팔짱을 끼고 문 앞에 나타난 FAL이었다.
특유의 도도함과 약간의 경멸 어린 미소를 띄운 FAL은 C-MS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소위 운명이나 사주팔자 같은 걸 신봉한다면 전술인형 관두고 가서 점쟁이 일이나 알아보도록 해.
그리고, 난 징크스 따위 안 믿어.
49가 [기사]를 맡았을 때의 승률이 0인 건 팀원이 하수였거나, 단순히 운이 나빠서였을지 어떻게 알아?
같은 팀이었으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실력을 갈고닦을 생각은 안 하고 문제를 전부 49한테 떠넘기고 징크스라 매도하다니... 꼴불견이네.
한 소대의 고고한 대장으로서의 포스를 뿜으며 다가온 FAL은 FN-49를 자신의 뒤로 숨겨 주었다.
대장니임...
헹, 자기 부하라고 감싸기는.
그리고 감히 내 동의도 없이 49한테 따져?
FN 소대는 내 거야, 전부 내 관할이라고.
외부인은 괜한 힘 낭비 말고 딴 데 가서 자신의 허접한 플레이나 반성하셔.
그 말이 C-MS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size=50>누구더러 허접이라는 거야 이 허접아!</size>
지휘관! FAL 애 [예언자]]였는데, 첫날 밤에 [늑대왕]은커녕 늑대인간 찾지도 못했으면서 신분을 밝혔어!
그리고 FN-49 너는 대체 뭔 생각으로 [큐피드]한테 너랑 FAL을 이어 달라 하냐!?
무슨 원 플러스 원 행사야?! 그렇게 게임 빨리 끝내고 싶었냐!
잠깐만, "[큐피드]가 이어줬다"는 건 무슨 뜻이야? 아직도 규칙을 잘 몰라서.
아오 여기 바보가 또 있었네!
짧게 설명해 주자면, [큐피드]의 능력은 게임 시작 시 두 플레이어를 선택해 "파트너"로 지정하는 거야.
둘 중 한 명이 죽는다면 다른 한 명도 덩달아 죽게 된다고.
하... 하지만 "파트너"인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팀이라면...
그 둘과 [큐피드]가 한 팀이 돼서 늑대인간도 주민도 아닌 3번째 팀이 돼요...
하지만 [큐피드]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무작위로 선정하잖아.
잘도 그걸 49가 시킨 거라 하네? 어이가 없어서 정말...
흥! 증거 있거든?
G36이 나한테 말해 줬거든!?
FN-49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정말이야?
눈물로 반짝이던 FN-49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입술까지 깨물기 시작한 그녀는 엄청난 심적 고민에 빠진 듯했다.
결국, FN-49는 FAL의 뒤에서 나와 푹 허리를 숙였다.
죄송해요 대장님!
제, 제가 [큐피드]인 G36 씨한테 저랑 대장님을 지정해 달라 했어요...
그래서 대장님이 탈락하셨을 때 저까지...!
<size=50>정말 죄송해요!</size>
FN-49는 차마 고개를 들어 FAL과 지휘관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
왜 그랬어?
왜냐면... 왜냐면요오...
FN-49의 목소리는 더욱 기어들어갔고, 창백한 얼굴도 점점 긴 머릿결에 파묻혔다.
오후의 바닷가.
"라이칸의 성역" 게임 도중.
<color=#A9A9A9>라이칸의 신이시여! 제발!</color>
<color=#A9A9A9>제발 [기사] 카드만은 아니기를... 제발 그것만은 아니기를...!</color>
잔뜩 긴장한 FN-49가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신분 카드를 슬쩍 열어보자...
방패와 검이 교차한 멋들어진 그림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기사] 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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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폰의 "라이칸의 성역" 전용 채팅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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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누구 없어요?!!</color>
유저명 "FN-49"가 애처롭게 메시지를 띄웠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color=#00CCFF>......</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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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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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 룸에 흐르던 정적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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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49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느낌표를 마구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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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죄송해요 너무 흥분해서 그만!</color>
<color=#00CCFF>그런데 혹시 주민 팀이신가요?! 저 좀 도와주실래요?!</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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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익명의 유저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유저명을 변경하고 메시지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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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응? 왜?</color>
<color=#00CCFF>대장님이 늑대인간 팀이고 제가 주민 팀이니까 우리가 파트너가 되면 제3의 팀이 돼요!</color>
<color=#00CCFF>그럼 대장님은 늑대인간 신분으로 고민할 필요 없고</color>
<color=#00CCFF>잘하면 제 징크스도...</color>
<color=#00CCFF>아무튼 우리 함께 힘을 합쳐서 FN 소대의 승리를 쟁취하자고요!</color>
<color=#00CCFF>그거 좋네.</color>
<color=#00CCFF>그럼 이쁜이 G36, 부탁할게.</color>
삑.
유저명 "FAL"은 그렇게 휙 채팅 룸에서 나갔다.
<color=#00CCFF>......</color>
<color=#00CCFF>바로 나갔군요.</color>
<color=#00CCFF>그런데 이 사람... 정말 FAL 씨 맞나요?</color>
<color=#00CCFF>엑,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color>
<color=#00CCFF>늑대인간이 이런 공개 채팅 룸에다 대놓고 정체를 밝히는 게 수상쩍어서 말이죠.</color>
<color=#00CCFF>최대한 정체를 숨기는 것이 늑대인간 플레이어의 정석 아닌가요?</color>
<color=#00CCFF>그리고... 그녀의 말투도 조금 이상했습니다.</color>
<color=#00CCFF>걱정 마세요! FAL 대장님은 저를 보고 오신 거예요! 저를 그만큼 신뢰하신단 거예요!</color>
<color=#00CCFF>그럼 부탁드릴게요 G36 씨!</color>
<color=#00CCFF><size=50>정말 감사합니다!!!</size></color>
<color=#00CCFF>......</color>
<color=#00CCFF>천만에요.</color>
............
무슨 소리야, 난 게임 시작한 뒤에 채팅 룸 들어간 적도 없고 늑대인간도 아니었어!
대체 누가 내 행세를 한 거야?!
모모모모몰라요오...
G36 씨가 약속대로 우릴 파트너로 지정해 주셔서 신분을 확인한 뒤에야...
제가 속았단 걸 깨달았어요오... 우에엥...
FAL은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게임 시작 후 외부에서 대화하는 건 반칙이야.
그리고 49가 방심한 탓도 있네.
근데 너 말이야, FAL이랑 파트너 되려 할 때 징크스는 생각 안 했어?
제3의 팀이라도 여전히 [기사]잖아. 똑같이 질 거 아니야.
대, 대장님이 늑대인간 잘 못하신다길래 깊게 생각하질 않았어요...
그, 그리고, 이 징크스는 주민 팀일 때만이었으니까... 3번째 팀이 되면 다를 거 같아서...
그, 그런 생각에...
그런데 결국엔...
반칙한 업보를 치렀구만.
죄송해요오...
제가 주민 팀을, FAL 대장님을, FN 소대를 실망시켰어요...
후에엥...
......
FN-49는 고개를 떨구고 FAL의 꾸중을 들을 각오를 했다.
그녀가 작전에서 실수할 때마다 그러했던 것처럼.
하지만 부드러운 두 손이 FN-49의 어깨를 살며시 받쳐 주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따뜻함이, FAL의 손바닥에서 FN-49의 어깨를 통해 전해졌다.
이에 천천히 고개를 든 FN-49는 생각지도 못한 FAL의 상냥한 눈동자에 두려움과 떨림을 잊어버렸다.
대... 대장님?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징크스도, G36이 우리를 파트너로 지정하게 한 것도 네 잘못이 아니야.
날 위해 그랬다니 정말 고마워, 49.
날 생각해 주고, FN 소대를 생각해 줘서 고마워.
대장니임...
FAL는 가볍게 숨을 뱉고 FN-49의 손을 쥐고서 지휘관에게 다가왔다.
지휘관, 49의 반칙은 벌받아도 싸지만... 다 얘가 징크스가 너무 겁내는 한편 FN 소대를 생각한 탓이야.
얘가 그 채팅 룸에서 내 행세를 한 가짜에게 속은 것도 날 위해 노력하다 그렇게 된 거고.
다 리더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49의 잘못은 아니야.
49는 충직하게 자신의 소임을 다했어. FN 소대의 일원으로서도, 주민 팀의 [기사]로서도.
이런 애가 내 소대원이라니, 나도 참 복이 많다니까.
훌쩍...
고마워요 대장님... 정말 죄송해요...
FN-49가 또다시 훌쩍이자, FAL은 드물게 다정한 표정으로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아 알았으니까 그만 좀 울어! 아직 안 졌는데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말 좀 곱게 하지?
흥!
지휘관, 부탁 하나 해도 될까?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줬으면 해. 그걸 49에게 선물하고 싶어.
선물?
징크스 말이야.
49, 이번에 우리가 이기면 네 [기사] 승률 0은 깨지는 거야.
아, 그렇네요!
하지만 명심하도록 해.
네가 이번에 잘못을 저지른 이유는 징크스를 너무 두려워해서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이야.
세상에 징크스 따위 없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
네가 무서워해야 할 건 그딴 미신이 아니라, 자기자신마저 믿지 못하고 편법에 기대다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는 거야.
다신 그러면 안 돼, 알았어?
네... 넵! 알겠습니다 대장님!
되게 감동적이긴 한데, 지휘관이 싫다면 어쩌려고 그래?
그 말에 일동의 시선이 동시에 지휘관에게 꽂혔다.
어... 못 도와줄 거 없지.
고마워요 지휘관니임...!
FN-49이 감격에 겨워 지휘관의 손을 꼭 붙잡고 또다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고마워 지휘관. 이제 주민 팀의 승패는 지휘관의 손에 달렸어.
지휘관의 옳은 판단을 믿을게.
네에네에 그쯤 하셔들.
빨리 이리 와 지휘관, 게임을 해야 투표할 카드를 주던 말던 할 거 아니야.
드디어 목표가 일치하게 됐네?
흥이다! 같은 편이라서 다행인 줄 알아, 너네 같은 트롤들 다 갖다 버려도 시원찮다구.
지휘관, 주민 팀이 이기게 할 거면 그냥 나한테 투표해.
쟤네 생쇼하는 거 보니까 속이 다 뒤집히겠어.
이걸 진짜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자 자 같은 팀이니까 괜한 일로 싸우면 안 되지.
어서 게임이나 하자. C-MS?
그래그래, 내가 부하 1호 얼굴을 봐서라도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 줘야지. 자아, 내 "봉화연대" 게임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