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은 아직
"이기거나, 죽거나예요."
제3 스테이지 종료. 적 지휘부 공략도 - 47%.
종합 평가 - 불합격.
현재 시험 진도 - 75%. 곧 다음 스테이지를 불러옵니다...
......
불합...격...
......
할 만큼 했다아――!
80식은 벌러덩 드러누워, 공허한 눈을 깜깜한 허공으로 향했다.
난이도가 정상이 아니예요...
우리, 혹시 그리폰한테 버림받아서 소체도 어디 암시장으로 팔려 나간 것 아닐까요?
무, 무서운 소리하지 마...!
지직... 지지직...
이젠 익숙한 노이즈음.
인형들은 더는 몸부림치지 않고, 살며시 눈을 감고 운명의 심판을 기다렸다.
......어라?
여긴 어디지?
희미한 불빛을 느낀 순간, CMR-30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났다.
다른 인형들도 뒤이어 눈을 떠 보니...
흑회색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시꺼멓게 초토화된 어딘가의 들판.
불어오는 매캐한 연기가 이곳의 무겁고 살벌한 분위기를 가중시켰다.
처음 보는 스테이지네...?
그래...
여기가 아마... 최종 스테이지겠지.
톰슨 선배!
동면에서 깨어난 것처럼, 톰슨은 안간힘으로 상반신을 일으켜 모두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무리하지 마, 톰슨!
기운이 좀 돌아왔을진 몰라도, 그 몸상태론 싸울 수 없어.
싸움은 무리니까 지금 이렇게 참모 역할 해 주려는 거 아니냐.
톰슨 선배, 왜 여기가 마지막 스테이지라고 한 거야?
그야, 이 전투는 그리폰 역사상 가장 처참했던 싸움이니까지.
이것보다 클라이맥스에 어울리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 시노?
CMR-30이 고개를 돌려 보니, 시노는 지금 코앞에 장막을 두고, 석상처럼 너머의 풍경을 노려보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듯함에도 그 눈빛에서 새어나오는 분노. CMR-30이 지금까지 시노에게서 보리라곤 상상도 못한 것이었다.
시노 선배...?
괜찮으니까 냅둬.
쟤랑 쟤 언니가 직접 겪은 일이 있거든.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철혈을 쓰러뜨리고, 당시에는 영문 모를 전자 교란까지 버텼는데, 결국 믿었더니 애초부터 배신할 생각뿐이었던 군한테 당했으니까.
CMR-30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렇구나...!
S11 구역에서 벌어졌던 그리폰과 정규군의 대철혈 연합 작전!
설마 시노 선배가 여기서 처절하게 싸우다 패배한 사람이었다니...
패배하긴 누가 패배해요?
시노의 목소리가 뜬금없이 바로 등뒤에서 들려, CMR-30은 화들짝 놀랐다.
잘 들어요. 전술인형은 전장에서 패배하는 일 없어요.
하, 하지만 시노 선배는...
이기거나, 죽거나예요.
톰슨과 80식은 서로 마주보고 함께 웃었다.
오냐 말 잘했다 시노!
아야야 켁켁...
으휴, 이럴 땐 그냥 좀 누워 있어.
하하하... 그러지 뭐.
하지만 뭐랄까, 죽기보단 이겼으면 싶네.
톰슨은 담담히 손을 내밀고 동료들을 둘러봤다.
이에 80식은 허리를 살짝 숙여, 자신의 손을 그 위에 얹었다.
그리고 그 위에 CMR-30 손이,
그리고 그 위에 시노의 손이 포개졌다.
그냥 이기는 게 아니야, 우린——
반드시 이긴다!!!
전체 대사 보기 (36줄)
<color=#FFFF00>제3 스테이지 종료. 적 지휘부 공략도 - 47%.</color>
<color=#FFFF00>종합 평가 - 불합격.</color>
<color=#FFFF00>현재 시험 진도 - 75%. 곧 다음 스테이지를 불러옵니다...</color>
......
불합...격...
......
할 만큼 했다아――!
80식은 벌러덩 드러누워, 공허한 눈을 깜깜한 허공으로 향했다.
난이도가 정상이 아니예요...
우리, 혹시 그리폰한테 버림받아서 소체도 어디 암시장으로 팔려 나간 것 아닐까요?
무, 무서운 소리하지 마...!
지직... 지지직...
이젠 익숙한 노이즈음.
인형들은 더는 몸부림치지 않고, 살며시 눈을 감고 운명의 심판을 기다렸다.
......어라?
여긴 어디지?
희미한 불빛을 느낀 순간, CMR-30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났다.
다른 인형들도 뒤이어 눈을 떠 보니...
흑회색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시꺼멓게 초토화된 어딘가의 들판.
불어오는 매캐한 연기가 이곳의 무겁고 살벌한 분위기를 가중시켰다.
처음 보는 스테이지네...?
그래...
여기가 아마... 최종 스테이지겠지.
톰슨 선배!
동면에서 깨어난 것처럼, 톰슨은 안간힘으로 상반신을 일으켜 모두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무리하지 마, 톰슨!
기운이 좀 돌아왔을진 몰라도, 그 몸상태론 싸울 수 없어.
싸움은 무리니까 지금 이렇게 참모 역할 해 주려는 거 아니냐.
톰슨 선배, 왜 여기가 마지막 스테이지라고 한 거야?
그야, 이 전투는 그리폰 역사상 가장 처참했던 싸움이니까지.
이것보다 클라이맥스에 어울리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 시노?
CMR-30이 고개를 돌려 보니, 시노는 지금 코앞에 장막을 두고, 석상처럼 너머의 풍경을 노려보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듯함에도 그 눈빛에서 새어나오는 분노. CMR-30이 지금까지 시노에게서 보리라곤 상상도 못한 것이었다.
시노 선배...?
괜찮으니까 냅둬.
쟤랑 쟤 언니가 직접 겪은 일이 있거든.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철혈을 쓰러뜨리고, 당시에는 영문 모를 전자 교란까지 버텼는데, 결국 믿었더니 애초부터 배신할 생각뿐이었던 군한테 당했으니까.
CMR-30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렇구나...!
S11 구역에서 벌어졌던 그리폰과 정규군의 대철혈 연합 작전!
설마 시노 선배가 여기서 처절하게 싸우다 패배한 사람이었다니...
패배하긴 누가 패배해요?
시노의 목소리가 뜬금없이 바로 등뒤에서 들려, CMR-30은 화들짝 놀랐다.
잘 들어요. 전술인형은 전장에서 패배하는 일 없어요.
하, 하지만 시노 선배는...
이기거나, 죽거나예요.
톰슨과 80식은 서로 마주보고 함께 웃었다.
오냐 말 잘했다 시노!
아야야 켁켁...
으휴, 이럴 땐 그냥 좀 누워 있어.
하하하... 그러지 뭐.
하지만 뭐랄까, 죽기보단 이겼으면 싶네.
톰슨은 담담히 손을 내밀고 동료들을 둘러봤다.
이에 80식은 허리를 살짝 숙여, 자신의 손을 그 위에 얹었다.
그리고 그 위에 CMR-30 손이,
그리고 그 위에 시노의 손이 포개졌다.
그냥 이기는 게 아니야,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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