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커피
G36, XM8
카페.
......
......
좋았어, 곧 영업 시작이야.
스톱스톱스톱, 내가 왜 여깄어?
그게 무슨 소리니?
아니 왜 내가 카운터 앞에 있냐고!
난 손님이거든!? 왜 나까지 일을 도와야 해?!
당연한 일을 왜 물어, 일을 이렇게 벌여 놓고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저 나랑 스프링필드가 난감해하는 모습을 구경할 셈이었단 걸 내가 모를 줄 알고?
네 말대로 하게 됐으니 얌전히 일을 거들어.
보아하니 카페 업무도 꽤 잘 아는 거 같은데.
으윽... 설마했던 데인저 클로즈...
이게 바로 "함정을 파려면 먼저 함정에 들어가라"인가?
잔말 말고 정신차려.
개점 시각까지 앞으로 13분 28초밖에 안 남았어.
그 전에 영업 준비를 끝마쳐야 해.
끄응... 어휴 알았어, 도와주면 되잖아.
그런데 언니가 그 옷차림이니 꽤 신선하네.
평소 입던 제복은 어따 뒀어?
스프링필드한테 빌려줬어.
일에 알맞는 복장을 하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야.
그쪽은 분명 안 입을 텐데.
......
응? 뭐야, 왜 갑자기 멍때려?
아, 혹시 벌써 질린 거야?
그럼 나 돌아가도 되지?
자아 오늘은 휴업입니――
어딜 도망가려고.
가서 테이블 정리해.
응...
그래서, 왜 멍때렸어?
아니... 그냥 조금 놀랐을 뿐이야.
상태가 엉망일 줄 알았더니, 카페의 각종 식재료와 도구가 전부 찾기 쉬운 곳에 정리되어 있어서.
스프링필드가 어떻게 항상 혼자서 그렇게 많은 손님들을 접대할 수 있었는지 알겠어.
스프링필드도 이 일을 날로 먹진 않았으니까.
흠... 그럼 이 테이블도 다 혼자 정리한 건가?
다만 위생 쪽은 아직 더 개선의 여지가 있어.
이 점은 내가 더 신경써 줘야겠는걸.
그리고... 메뉴에 디저트 종류가 압도적으로 부족해.
다 시장에서 팔 법한 과자랑 영국식 사탕밖에 없어.
스프링필드는 평소에 케이크 같은 건 안 만들어?
가끔가다 만들긴 하던데...
그 사람이 의외로 그런 트렌디한 쪽엔 어두워서 말이지.
저번에 나온 건... 호두 당근 케이크였어.
...미국 시골 감성이 물씬 풍기네.
참 아깝다니까, 커피 내리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홍차도 일품이지만, 곁들일 간식이 공장제 대량생산품밖에 없단 말이지.
......
XM8.
응?
목록 줄 테니까, 종합근무팀 창고에서 물건 좀 가져와.
장부에 내 이름 적고, 가게 문 열기 전에 돌아와.
엉? 뭐어 시간은 되겠지만.
어디 보자... 밀가루, 버터... 으에엑!?
케이크 만드려고?!
서양식 디저트는 마침 내 특기 분야니까.
스프링필드에게 부족한 점을 확실하게 알려 줄 생각이니, 당연히 더 잘해야지.
어... 그렇게까지 할 필욘 없지 않아?
언니 좀 평소보다 너무 진지한 거 같다?
전혀 언니답지 않아.
나답지 않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지.
나도 왜 내가 이런 억지스런 일을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어.
스프링필드는 내가 항상 동경하던 대상이었어.
모두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녀가 나태한 모습을 보니 욱했던 거 같아.
푸흡... 우리 언니가 닭살 돋는 말도다 하아야야야야야!!
내 볼 느러나, 느러나하아악!!
스프링필드가 일을 더 잘했으면 좋겠어.
무엇보다, 그녀에겐 그만한 능력이 있는걸.
우으으... 언니야, 그런 걸 보고 양심적 강요라 하는 거야.
사람 하는 일엔 다 저마다의 기준이 있는 법이라구.
무슨 일에든 자신의 잣대를 남에게 들이대는 행위는 나쁜 짓이야.
......
그런가...?
아니 그렇다고 바로 주눅들면 어떡해...
내가 보고 왔는데, 스프링필드도 즐기고 있더라.
그냥 가벼운 기분전환이라 생각해.
이왕이면 최선을 다해야지.
대충해선 스프링필드가 비웃을 거야.
넌 얼른 창고 가서 목록대로 가져와! 여긴 내가 처리할 테니까!
네에네에 바로 갑니다요!